할 일 다 못하는 도정과 떼쓰는 개발센타

[이창선]

 제주불교시론-할 일 다 못하는 도정과 떼쓰는 개발센타

김호성<전 제주도행정부지사․본지 비상임 논설위원>
“내국인 면세점 영역 갈등 언제까지”, “밥그릇 싸움에 도민은 안중에도 없이 두 기관이 이전투구”

지난 7월 11일자 지방언론에 보도된 기사 제목이다. 두 기관이라 함은 JDC(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와 JTO(제주관광공사)이다. 두 기관은 제주특별자치도법에 의하여 설치된 기관으로서 전자는 정부산하, 후자는 제주도 산하기관이다. 겉으로는 JTO와 싸움 같지만 실질적으로는 제주도와 JDC의 밥그릇 싸움이다.

JDC와 JTO는 각각 제주특별자치도 설치 및 국제자유도시 조성을 위한 특별법 261조와 173조 그리고 동법 177조의 1항 및 시행령 27조에 의하여 관세청 고시에 의하여 지정하는 품목과 1인당 매출액 한도(년6회 1회당 400불)를 정해 운영하고 있으며 제주 도내 공․항만 및 제주국제컨벤션센터로 한정되고 있다.

JDC는 년 간 매출액 3,500억․순수익 700억 내외, JTO는 매출액 450억․순수익 20억을 올리고 있다.

이와 같이 황금알과 같은 이익과 권한을 독점하기 위하여 제주도와 JDC가 면세점 운영권을 둘러싸고 수년째 갈등을 빚고 있는 것이다. 이번 싸움의 발단은 성산항 면세점 운영권 문제다. 양 기관 모두 제주지역 발전을 위해 탄생한 공기업들이다. 하지만 서로의 입장만을 고집하면서 도민은 안중에도 없고 기관 이기주의 싸움을 계속하고 있다. 이제 두기관은 지역 이익에 역행하는 이전투구를 멈추고 국제자유도시 조성을 위한 특별법 정신에 충실하여야 할 것이다.

제주특별법 정신이란 어떤 것인가? 필자는 2000년 제주국제자유도시 특별법 제정 당시 입법추진 실무위원장(당시 행정부지사)이었기 때문에 어떻게 하는 것이 그 정신을 잘 반영하는 것인지 고민했다. 일반적으로 자유무역 지역 지정 등에 관한 법률은 국가가 운영하고 있는 반면 제주국제자유도시 지역은 제주도지사가 지정하고 있다. 그 이유는 개발주체나 개발이익이 지방자치단체에 귀속되도록 하기 위함이다. 지역주민이 주체가 되며 도지사에게 절대적인 권한을 부여해 개발하고자 하는 것이다. 그 후 국제자유도시 조성을 위한 제주 특별자치도법 제정으로 그 권한이 더 강화됐다. 따라서 국무총리실 산하 제주지원위원회이나 JDC나 중앙정부의 어느 기관도 제주국제자유도시 조성을 위한 보조역할이라는 것을 조금이라도 망각해서는 안 될 것이다. 왜냐하면 제주도의 개발을 위해 동법은 국가의 책무를 강제규정으로 두고 있다. 즉, 특별지방자치의 보장 및 국제자유도시의 실현에 필요한 관련 법령의 지속적인 정비 등 입법․행정상 조치와 국세의 세목을 이양하거나 제주특별자치도에서 징수되는 국세를 이양하는 모든 권한, 재정 등은 제주도지사의 절대적 권한이다. JDC의 역할도 제주도지사 개발전략의 보조적 역할이다. 제주도가 재정면에서 취약함으로 일시적으로 JDC에 정부가 출연금이나 보조금을 충분히 지원하여 제주지역을 인큐베이터 지원방식의 전략으로 7대 선도 프로젝트를 수립한 것이다. 그러함에도 정부는 출연금이나 보조금은 4～5%에 불과하고 사업예산의 80～90%를 면세점 이익에 의존하고 있다. 국가보조금이나 출연금 등 동결될 바에는 앞으로 면세점 이익금을 전액 제주도지사로 이관되고 관계중앙, 행정기관이 현재 제주계정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전환해야 해야 할 것이다.

이와 같은 현상이 발생한 것은 지금까지 제주특별자치도의 권한을 방치했기 때문에 발생했다. 당연히 제주 지역개발 계획의 주체는 제주도민이고, 제주특별자치도에 의해 추진되어야 특별자치 이론에 부합되고 마땅함에도 불구, 지방차지단체도 아니고 중앙행정기관도 아닌 JDC가 면세점 운영권이나 투자진흥지구 관리권을 주도적으로 행사하려하고 하는 것은 주객이 전도된 현상이다.

반면에 JDC를 나무라기 어려운 면도 없지 않다. 당초 개발센터 설립 당시는 재원이 정부 보조금과 출연금․수익금 등으로 제도적으로 충분히 마련됐음에도 국가지원이 따르지 못하고 손쉽게 면세점 이익금으로 만 운영하다보니 채무는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면세점 이익금은 그야말로 기관 유지를 위한 생명선인 셈이다.

설사 그렇다 치더라도 면세점 운영권을 두고 두기관이 싸울 문제가 아니다. 향후 면세점 운영권은 공항은 물론 항만 그리고 전도 면세 지역화를 위해 특별법 원래 취지에 맞게 제주도민에게 돌아가야 도민들이 특별자치도에 대한체감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이런 점에서 JDC는 면세점 이익금에 눈독을 들이지 말고 정부에 투쟁해 출연금이나 보조금을 많이 확보하여 개발 사업비에 충당해야 한다. 또한 제주도는 원래의 국제자유도시 조성을 위한 제주특별자치법의 취지대로 막강한 도지사 권한을 이양받는 일이 도지사의 책무를 다하는 일이 될 것이다. 지엽적인 면세점 운영권으로 이전투구 할 것이 아니라 특별자치의 원형대로 외교국방을 제외한 국세의 지방세화, 전도의 면세지역화 등 특별 자치권한을 실질적으로 이양 받아야 할 것이다.

2013-07-22 오후 5:01:14/제주불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