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이슈]미주 한인사회서 국회의원 나와야 할 때
재외선거 유권자 198만명 시대에 피선거권자는 0명
새누리당 비례대표에 8명 공천신청, 결과는 불투명
[워싱턴 중앙일보] 기사입력 2016/03/18
제20대 국회의원 선거와 관련해 새누리당 비례대표 공천 신청자에 미주 한인 출신도 8명이 포함된 것으로 나타난 가운데, 미주 동포사회에서 198만명 재외선거 유권자를 대표하는 국회의원의 필요성이 강력히 제기되고 있다.
현재 한국 선거법상 선거구당 인구는 최소 14만, 최대 28만명이다. 이같은 셈법을 기준으로 해외동포 국회의원이 최소 7명이 나와야 한다. 하지만 지난 19대 총선에서 탈북자 몫으로 조명철 의원, 다문화가정 몫으로 이자스민 의원을 파격 공천하기도 했던 새누리당이 지금까지 해외동포를 공천한 사례는 전무했다.
이번 선거에서는 조선족이나 고려인을 배려한 공천이 나올 가능성이 크다는 이야기가 전해지는 가운데 미주 동포들 사이에서는 그 수나 영향력, 한국의 발전에 긴밀한 역할을 하고 있는 한인사회에서 후보가 나와야 한다는 여론이 압도적이다.
이런 가운데, 새누리당 공천관리관리위원회는 한국시간으로 총 611명(남 402명·여 209명)의 비례대표 공천신청자 명단을 발표한 가운데 미주한인 7명이 포함 된 것으로 나타났다. 발표에 따르면 전 LA한인회장과 미주총연 회장을 역임한 남문기(61) 뉴스타부동산 대표를 비롯, 서(진)안순(70) 현 시카고 한인회장, 김태식(76) 피드몬트 대학 코리아 총장, 정성(71) 미 국방성 프로젝트 매니저, 전 민주평통 북미주 부의장을 지낸 김영호(67) 현 알링턴 텍사스 대학 장학회장, 탈북자 출신 마영애(59) 현 사단법인 행복한 통일로 여성인권위원장, LA동시통역대학원 원장과 서울과학기술대 겸임교수를 역임한 주준희(61)씨와 LA총영사관에서 경찰영사로 근무했던 전 경기경찰청장 김종양(54) 현 인터폴 부총재의 신청이 접수됐거나 가접수한 것으로 확인됐다.
남문기 회장은 “이제는 720만 해외동포를 대표하는 국회의원이 나올 때가 됐다”면서 “그동안의 다양한 경험을 바탕으로 해외동포사회는 물론 한국사회에도 기여하고 싶다”고 출마의 변을 전했다.
워싱턴 지역 한인들도 지금껏 한국의 발전을 위해 노력해온 미주 한인들을 배려해 한국 정치권이 미주동포 출신 비례대표를 공천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세계 한인여성 회장협의회 린다 한 총재는 “한국의 발전과 한미공조의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해 왔던 미주 한인동포 중에서, 이제는 국회의원이 한두명 나와야 한다는 것은 피할 수 없는 현실”이라면서 “한국 정치권이 이중적인 잣대로 미주 한인들의 역할과 위상을 더 이상 묵과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워싱턴 동포처 추진위원회 허인욱 위원장은 “190만 재외 유권자들이 참정권을 얻었으면, 피선거인인 후보 역시 나와야 한다는 것은 당연한 것”이라면서 “글로벌화되는 시대환경에 세계적 흐름을 좇는 대한민국 정부에, 미국에 거주하는 동포들을 대표하는 비례대표가 꼭 나와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해 7월, 당시 미국을 방문한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는, 뉴욕 동포언론과의 간담회에서 재외동포 비례대표 문제와 관련, “현실성 없이 세계 여러 나라 동포들에게 약속하는 것은 사기 행위이고 무책임한 일”이라고 밝혀 논란이 된 바 있다. 김 대표의 발언을 놓고 한인사회 대부분 단체장들은 “재외선거권이 주어진 상황에서 재외동포 비례대표에 대한 한국 정치권의 논의가 당연한 상황에서, ‘미래에 대한 약속’, ‘의지의 표현’을 사기라고 표현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입을 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