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빗새의 문학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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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남섭詩人┃ 스크랩 횡재 (강원 양구 봉화산 산행일기)
이남섭 추천 0 조회 466 12.04.02 23:10 댓글 1
게시글 본문내용

 

 

지난 3월 31일 토요일.

친구 네 명과 강원도 양구 봉화산 등반을 했다.

정상까지는 6Km 정도.

부러졌다 붙은 다리로, 2년 만의 두 번째 산행이라 그런지 좀 힘이 부쳤다.

정작 다리는 괜찮은데 오랜만에 산을 타니 숨이 가쁘다.

한 친구는 뒷짐 지고 동네 공원을 산책이나 하듯, 쑥쑥 정상까지 신선처럼 솟아오르고……

사진작가처럼 사진을 좋아하는 친구 한 명은 연신 셔터 눌러대느라 뒤처져서 오고, 나머지 두 친구는 나보다 나은 체력으로 별로 힘들이지 않고 오르고……

 

헐떡대며 능선까지 오른 뒤, 오른쪽으로는 인제까지 이어진 소양호를 바라보고, 왼쪽으로는 옹기종기 자리 잡은 양구 시내를 내려보며, 좀 수월한 능선을 탔다.

 

 

중간에 반대 방향에서 내려오는 등산객들을 만나 돼지껍데기 볶음에 소주를 얻어 마셨는데, 돼지껍데기를 먹지 않는 내게도 왜 그리 맛있는지……

산행 시발 4km 정도 지점에서 친구가 준비해 온 김밥을 맛있게 먹고,

 

 

다시 피치를 가하여 봉화산 정상에 등정.

 

 

바람은, 바람은 그리도 불어대는지……

3월 말에 눈발까지 날리며……

구암리 쪽으로 하산하니 4시.

여섯 시간의 산행이었다.

택시를 불러 차를 세워두었던 주차장까지 이동한 후, 각자의 차에 나눠 타고 양구 시내로 나가 오골계를 오물오물 씹어 먹으며 산행을 마무리했다.

여섯 시 반에 자리에서 일어나 각자의 길로 되돌아왔다.

 

혼자 서울로 돌아오는 길에 가평휴게소에 들러, 화장실에 갔는데……

이게 웬 떡?

화장실 안에 지갑 하나가 떡하니 나를 기다리고 있는 것이 아닌가?

기대 반, 호기심 반으로 지갑을 펼쳐보니, 내가 좋아하는 신용카드들이 열 개정도 있고, 현금 12만 원에, 주민등록증까지……

일단 들고 나와서 차에 올라탄 뒤, 샅샅이 뒤져보았더니 명함이 떡 있더군.

명함과 주민등록증을 비교해보니 명함의 주인공이 지갑의 주인공과 일치하더군.

그래서 명함에 나온 휴대전화로 전화했다.

“여보세요?”

“누구세요?”

“댁의 지갑은 안녕하십니까?”

“……어……어……여보세요?……없는데요. 누구세요?”

“예. 가평휴게소 화장실에서 지갑을 주웠습니다.”

올림픽대로 갓길에서 지갑을 기다리고 있는 주인을 만나 지갑을 건네줬더니, 3만 원을 내밀었다.

안 받겠다는데도 계속 받아주십쇼 하여, 받으시라, 안 받겠노라, 승강이를 벌이다가 결국 내가 제안을 했다.

“만원만 주세요. 우리 아들에게 아빠가 좋은 일 하여 받은 상금으로 빵 사주게요” 했더니, “그러면 맛있는 빵 사 주세요” 하면서 계속 3만원을 건넨다.

결국 지갑을 주워온 성의와, 감사를 표시하는 성의로 2만원만 받기로 합의하였다.

꽁으로 2만원 벌어서 돌아오는 길.

 

아들 학원 앞에서 기다리다가, 학원 끝나고 나오는 아들놈을 픽업해서 집으로 돌아오며 빵집에 들어갔다.

“야…아빠 오늘 착한일 해서 상금 2만원 받았다. 한 턱 낼 테니 골라. 고르고 싶은 것 다 골라.”

“????????????????”

이렇게 빵을 사서 집으로 돌아왔다.

 

친구들 만나 즐거운 산행하며 김밥이니, 라면이니, 오골계니, 모두 공짜로 먹고……

지갑 주워서 2만원 꽁으로 벌고……

이보다 더 큰 횡재가 어디 있어?

모두들에게 감사할 따름이지.

땡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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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 12.04.03 07:09

    첫댓글 하하 좋은 일 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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