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수산 [韓水山] 1946. 11. 13 강원 인제~.
소설가.
초등학교 교사인 아버지가 근무지를 옮길 때마다 이사를 다녀 어린 시절에 2년 이상 한곳에 머물러 살지 못했다. 1964년 춘천고등학교를 졸업했으나 대학 진학을 포기하고 농부가 될 결심으로 고향의 조부 밑에서 1년을 보냈다. 1965년 가정 불화 속에서 궁여지책으로 춘천교육대학에 입학했으나 이듬해 자퇴했다. 1967년 〈강원일보〉 신춘문예에 시가 당선되고 1969년 경희대학교 영문과에 입학했다. 1972년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단편소설 〈4월의 끝〉이 당선되면서 문단에 데뷔했다. 1973년에는 〈한국일보〉 장편소설 모집에 〈해빙기의 아침〉이 입선했다.
1977년 물질 만능의 세태와 뿌리 뽑힌 삶의 모습을 그린 〈부초 浮草〉로 제1회 오늘의 작가상을 수상하면서 1970년대 베스트셀러 작가가 되었다. 1981년 〈중앙일보〉에 장편소설 〈욕망의 거리〉를 연재하던 중 소설 내용 가운데 전두환 전 대통령과 군사정권에 대한 비판 의식을 담고 있다는 혐의를 받고 '한수산 필화사건'으로 불리는 사건에 휘말렸다. 이 일로 〈중앙일보〉 관계자들과 시인 박정만 등이 기관에 끌려가 혹독한 고문을 당했다. 국내에서의 창작 작업에 회의를 느낀 한수산은 1988년 일본으로 떠나 오랜 기간 일본에서 생활했다. 1997년부터 세종대학교 국문학과 교수로 재직하면서 작품활동을 병행하고 있다.
주요 작품으로 소설 〈해빙기의 아침〉(1973), 〈4월의 끝〉(1978), 〈바다로 간 목마〉(1978), 〈욕망의 거리〉(1981), 〈밤에서 밤으로〉(1984), 〈거리의 악사〉(1986), 〈모래 위의 집〉(1991), 〈벚꽃도 사쿠라도 봄이면 핀다〉(1995), 〈말 탄 자는 지나가다〉(1998) 등과 수필집 〈젊은 나그네〉(1978), 〈저녁에는 그대여 아침을 꿈꾸어라〉(1986), 〈이 세상의 모든 아침〉(1996), 산문집 〈단순하게 조금 느리게〉(2000), 천주교 성지 순례기 〈순교자의 길을 따라〉(2009) 등이 있다. 사랑과 죽음, 삶과 영혼 등 인간 보편의 문제를 작가 특유의 감각적이고 유려한 문체로 그려내어 큰 울림을 안겨주는 작품들을 주로 썼으며, 근래에는 역사소설에 관심을 쏟고 있다. 1984년 제4회 녹원문학상, 1991년 제36회 현대문학상 등을 수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