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망 좋은 방?
신정은 지났지만 구정을 맞이하야, 늦게나마 동해의 일출을 찍어보고픈 욕심이 샘솟아서
또 둘이서 무작정 길을 잡아서 도착한 거진항이다.
일출의 명소자리를 둘러보면서도 한심한 생각이 드는것은 한여름이라면 이 고생이
좀 덜 할텐데 싶은것이 잔대가리를 굴려 보기로 했다.
전망좋은 방을 잡는것이다. 모텔 바로 앞으로 해가 뜨는 명당자리로....
사실, 그 생각을 해냈을 때 우린 참 대단하다고 생각했었다...풋
갈매기 이름을 가진 모텔 제일 위층 305호실(30.000원...ㅋ),
혹시나 우리같은 사람이 있을까봐서 후딱 방도 찜해놓고, 삼각대도 올려놓고 나서 뜨끈한 저녁을 먹으러 나섰다.
모텔방에서 바라본 동해 바다다.
내일은 저 안개가 걷히고
'둥 근 해 가 떳 습 니 다.'...룰루랄라~ 를 외쳐볼 기대감을 갖어본다.
해는 겨울이 지나면서 점점 오른쪽에서 떠오른다고 한다.
겨울, 2월이 가기전에 먹어야 제철이라는 도치알탕
차를 두고서 거진항구쪽으로 가면서 수산시장이 문을 열었으면, 직접 원하는 생선을 골라서 그 자리에서 회를 떠서 먹어보려 했다.
사실 항구의 오는 재미는 바로 그런 어시장의 팔딱거리는 맛을 보는것이지 싶었지만, 아쉽게도 날씨탓에 조업이 거의 멈춘상태라 일반 횟집 말고는 문을 연곳이 없었다.
고민을 하면서 뚤레뚤레 생선을 구경하고 있는데, 다른 여행객이 곰치 한마리 가격을 물어보니 17만원~~
고대로 빠른걸음으로 회센터를 빠져나와서 우린 모텔 부근에서 만만한 찌개나 먹기로 했다.
인향식당...보아하니 개업한지가 얼마되질 않은 식당내부인것이 깨끗해서 맘에 들었다.
매뉴판을 살피던중 눈에 들어오는 생소한 이름이 있는데 바로 도치알탕이다.
이런 생선도? 싶어 여쭤보니 요즘이 한참 철이라고, 2월전에 산란을 하기때문에 아무래도 지금이 맛이 제일 좋을 때라고 하시면서 맛있다고 추천을 해주신다.
도치알탕 중 25.000원
아주머니 두 분이이서 조용히 식당을 하시는데, 깔리는 밑반찬이 아주 깔끔하다.
맛을 보니 일반 밑반찬의 맛은 보는 비주얼보다는 조금 못한 편이고, 물김치 맛은 괜찮았다.
못난이 삼형제중 하나인 도치
'심퉁이, 씽티' 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는 도치는 물에 둥둥 떠있는 심통맞은 혹부리 처럼 생긴데다가 , 또 가지가지 하는것이 배쪽에 바로 빨판이 있는데, 바위에 붙어서 생활하기도 하는 녀석이며,
암컷은 빨판이 작고 수컷은 크단다.
우리나라 동해와 남해 중에서는 그래도 동해 북쪽에서 많이 잡히고 거진항에서는 매일 아침 8시에 경매가 이루어 진다고 한다.
도치가 유명해진 것은 바로 알이 많기 때문이라고 하는데, 여하튼 못난이 삼형제인 아귀와 물메기, 그 중 단연 도치 니가...you win....다ㅎ
도치알탕의 국물은 매운탕 맛이 아닌 개운한 맛
도치는 숫컷은 회, 암컷은 탕을 해서 주로 먹는데, 생선살은 머랄까 일반적인 생선살의 쫀득함, 고소함 이런것은 전혀 아니고 흐물거리면서 껍질이 씹히다가도, 뼈가 씹히고, 거시기 참 머한 식감이다.
말리면 수분이 빠져나가서 흐물거리는 것이 꼬들해진다고 하는데, 아무래도 흐물거리는 식감을 싫어하시는 분들은 좀 별로라고 하겠다.
그렇지만 알은 역시나 입안메서 톡톡 터지는 너무 질기지도 흐물거리도 않는 맛이며, 냄비바닥으로 가득이다.
그리고 도치알탕의 일품은 개운한 국물맛이라 할 수 있겠다.
일반적은 생선찌개나 매운탕을 생각했는데, 된장을 풀어 신김치를 넣어서 나왔다.
도치 자체는 비닐도 없는 녀석이고 비린내 자체가 없는데다가, 졸으면서 된장과 신김치가 어우러진 국물은 생선찌개라고는 전혀 느끼지 못할 개운한맛에 들이킬수록 속이 다 시원하다.
그래서 결국 또 둘은 원하는 술을 골라잡아서 꼴락꼴락 않할수가 없었다능...
입안에 기분좋은 터치감...톡톡 터지는 도치알
일반적인 명란젓같은 생선알들 하고는 다른 하얗고 탱글한 도치알은 숟가락 하나씩 입안을 들어가서는 맛나게 톡톡 터진다.
씹히는 소리도 좋고, 이리 많은 알들을 양껏 입속으로 넣는 포만감까지, 그리고 마지막은 역시나 밥말아서 먹는 정신적인 포만감 또한 마무리로 아주 딱이다.
이 알을 찌개 말고도 볶음밥을 해먹어도 참 맛날것 같다.
아침에 일어나서 결국 안개때문에 둥근해는 보지는 못했지만(역쉬나 잔머리 굴리는 것에는 보답이 없는듯...ㅎ),
항구에서 먹은 맛난 저녁 식사 덕분에 속은 아~주 편하게 아침을 밎이 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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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어보니, 술 없이는 정말로 못먹겠더라...
도치알탕 먹을때는 아무말 없이 병따개를 따겠다.
여행지에서 맛본, 새롭고 맛난 맛의 발견에 더욱 기분이 좋았다.
거진항에 가면 꼭 도치알탕 강추한다.
(찾아가는 길)
주소 : 강원도 고성군 거진읍 거진리 287-105 T. 033)682-22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