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호네농가가 칡즙을 내리기 시작한 지가 3년여의 시간이 지났습니다.
다른 농산물이나 장류와 달리 처음에는 산골이에게 그다지 사랑받지 못하는 먹거리였지요.
칡즙을 시작할 즈음엔 사실 좀 마음이 편치는 않았습니다.
농사꾼이 왠지 외도를 하는 듯한 마음도 들고...
지인이 칡을 찾기에 캐어 썰어 시작된 것이 칡즙이었고
남편이 땀 흘리며 캔 칡을 아직 철이 덜든 산골이는 한쪽 구석에 밀어놓고 마음을 내주지 않았지요.
건강식품에 대한 선입견이 강했기 때문이기도 하고요...
8년전 칡즙을 시작할 무렵엔 농사만으론 생계를 보존하기도 어렸웠지요.
엎친데 덮친 격으로 제 건강도 많이 축나 있었구요.
그러다 집에 찾아온 지인들이 칡즙을 보고 먹어보더니 진하고 좋다고 주문을 넣기 시작한 것이 오늘에 이르렀습니다.
또한 저 역시 칡 덕을 톡톡히 보아 많이 건강해졌구요.
그렇게 시간이 지나면서 어느새 칡즙은 두호네농가에 빠질 수 없는 중요한 먹거리가 되었지요.
처음 산골이의 뜨뜨미지근한 태도와는 달리
칡즙을 드신 분들의 반응은 놀라울 정도로 좋았습니다.
건강해지셨다고 감사의 인사도 정말 많이 받았지요.
사실은 좀 어리둥절했습니다.
저 스스로도 칡즙에 많은 도움을 받았지만
정말 제가 받은 감사의 인사처럼 오랜 지병이 회복되고 건강해지시리라고는 기대를 하지 못했거든요.
앉아있는 것도 힘들었는데 기력이 많이 회복되어 생활이 활기차지셨다는 분,
오랜 변비로 고생했는데 속이 다 후련해지셨다는 분,
어깨가 뭉쳐 한쪽 팔을 못 써서 운전을 못하고 이병원 저병원을 다녔는데 두달만에 팔이 완전히 나았다는 분,
17년 심장질환을 알아왔는데 심장수치가 정상으로 돌아왔다는 분,
갱년기 증상으로 밤에 잠을 못 잤는데 잠도 잘 자고 우울함이 없어지셨다는 분,
몇달만간 끊겼던 생리가 정상으로 돌아오셨다는 분,
만성두통을 칡즙으로 개선하셨다는 분,
껄껄 웃으시며 술 먹기 전에 칡즙을 마시고 술을 마시니 취하지 않아 술을 더 드신다는 분까지...
참으로 많은 분들이 칡즙으로, 내리는 저조차 믿기지 않을 정도로 도움이 되셨답니다.
저 역시 몸과 마음이 힘들었던 시기 칡즙이 아주 큰 힘이 되었지만 이런 반응은 매우 놀라웠습니다.
곰곰히 생각해 보았지요.
아무리 칡이 흙속의 진주라 불릴만큼 좋은 성분을 갖고 있다하지만
이렇게 효과를 보리라고는 생각지 못했었지요.
무엇일까???
물론 칡이 가진 특별한 약성이 있으리라 생각되지만
그렇게 눈에 띄는 효과의 힘은 '야생성'이 아닐까 생각했습니다.
많은 건강식품들이 있고 한약재가 있고 몸에 좋다는 먹거리가 넘쳐나는 세상입니다.
하지만 하나하나 살펴보면
대부분이 농약, 비료를 듬뿍 받고 자란 생명력 약한 먹거리가 대부분이지요.
약재조차도 재배인 것은 물론 몸에 좋자고 먹는 인삼은 농약 덩어리라 해도 부족함이 없을 지경이니까요.
그나마 가장 안전하고 좋은 먹거리가 유기재배이고 보면
자연적인 힘을 고스란히 받고 자란 먹거리는 참으로 귀하다하겠습니다.
사정이 이렇고 보니
저로서는 칡이 지닌 '야생성'에 주목하지 않을 수가 없었답니다.
두호네칡즙이 뭐 별다른 것도 아니고
가장 큰 특징이라고 한다면
오염되지 않은 자연 그대로의 깊은 산골의 칡이라는 것이 그 전부일 것입니다.
머리로는 알고 있었지만
이렇게 피부로 와닿고 가슴으로 확신하게 된 것은 칡즙의 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확신이 들면서 저는 자연적인 먹거리에 더 관심을 기울이게 되었지요.
우리가 모든 먹거리를 야생에서 채취할 수는 없겠지만
조금씩이라도 자연적인 먹거리를 취하려는 노력은 꼭 필요하겠다라는 확신이 들었지요.
쉽지 않은 조건이지만
누구든 봄에는 가까운 야산에서 나물도 뜯고 효소도 담는 시도를 하는 것은 참 좋겠다는 생각입니다.
그리고 부족한 것은 이렇게 차선책으로나마 칡즙같은 것을 먹을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이런 과정을 통해
산골이의 찜찜하던 마음은 칡즙에 대한 때늦은 사랑으로 변심(?)되었지요. ㅎㅎ
그리곤
칡에 대해 더 많이 알고자
또 칠즙을 더 잘 내리고자 노력하고 있답니다.
아래는 그간 두호네농가가
칡에 관해 관심을 기울이고 배워가면서 선택한 칡즙을 내리는 방법입니다.
참고해 보세요.
저희가 알고 있는 방법 중 칡의 좋은 약성을 가장 잘 살릴 수 있는 방식으로 내립니다.
1, 봉화 깊은 산골에서 두호네농가와 이웃이 캔 칡만을 사용한다.
칡즙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어떤 칡인가이다.
깨끗한 토양, 건강한 기운을 지닌 칡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두호네칡즙은 봉화 골짜기에서 캔 칡만을 내린다.
2, 겨울 칡만을 쓴다.
칡은 순이 올라오고 꽃이 피면 사람이 취하고자하는 좋은 성분의 대부분이 꽃과 줄기로 온다.
영양소를 고스란히 품고 있는 것은 순이 진 11월부터 싹을 틔워내기 직전인 4월까지이다.
두호네농가는 11~4월까지의 칡만을 캐서 쓴다.
3, 말린 칡만을 쓴다. 캔 칡을 세척하여 잘게 썬 후 바짝 말린다.
칡은 성질은 평하지만 찬 기운이 있어 몸이 찬 사람의 경우 생 것이 몸을 더욱 냉하게 하는 경우가 있다.
말려 건재로 하여 내릴 경우 이런 문제를 줄일 수 있으며 약효가 더 좋아진다고 하며, 또한 건재는 봄, 여름에도 보관이 가능하여 4철 먹을 수 있다. 썰어서 말리는 수고가 따르지만 마르면서 법제의 효과까지 있다하니 말리는 수고가 결코 헛되지 않다.
4, 두호네농가는 칡을 잘라 자연건조하고 8시간이상 우려 밀봉한다.
취하고자 하는 칡의 다량 포함된 전분은 자연 상태 그대로는 찬물에서는 녹지 않으며
주요 영양소는 장시간 우릴수록 많은 양이 용출 (특히 간손상 억제에 효과적인 카테킨이 더욱 그러하다고 함)된다고 한다.
또한 우려내린 칡즙은 보관도 용이하여 일석사조의 효과가 있다.
5, 칡의 맛을 더하고 진하게 느끼게 할 수 있는 다른 첨가물은 일체 넣지 않는다.
전분류, 대추 등을 넣으면 더 걸쭉하고 달게 느껴진다고 한다.
칡즙을 드시는 이유는 건강을 지키고 싶어서이다. 더 넣을 수만 있다면 칡을 더 넣는 것이 낫다는 것이 두호네의 생각.
두호네농가는 칡10킬로 당 국산감초(전남 생약농업협동조합) 한 줌 정도만을 넣어 내린다.
칡을 캐는 일는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캐는 어려움 못지않게 써는 것 역시 쉽지 않습니다.
두호네 가족은 겨울에는 칡을 썹니다.
아빠는 썰고 아이들은 칡을 더 잘게 쪼갭니다. 잘 내려지게 하기 위함이지요.
밤늦은 시간까지 작두로 칡을 써는 두호아빠는 봄이 올 때 쯤에는 손목에
어김없이 붕대나 아대를 감싸야 합니다. 손목이 나가는 것이지요.
썰고 널고 뒤집고 간수하고...
일부에서는 중국산의 수입이니, 인터넷에서는 공공연히 성장촉진제를 주사하고 그라목손을 발라 채취한다는 이야기도 있습니다만 얼마큼까지가 진실인지 정확히 알기는 어렵습니다.
그러니
우리가 할 수 있는 이야기는 우리가 캐고 만드는 칡즙에 대한 것 뿐이겠습니다.
두호네농가의 칡은 봉화 깊은 골에서 직접 캔다는 것.
겨울 칡만을 캔다는 것.
말린 칡만을 내린다는 것.
8시간 이상 우려서 내린다는 것.
국산감초 외에 일체의 첨가물이 없다는 것.
칡즙기는 내릴 때마다 세척후 반드시 펄펄 끓는 물로 소독한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많은 분들이 건강의 지키는데 도움을 받았다는 것이 두호네농가가 할 수 있는 이야기입니다.
집에서 먹는 식품 중 일부라도 직접 자연 속에서 채취하여 먹을 수 있으면 참 좋겠습니다.
하지만 현실은 그다지 호락호락하지는 않습니다.
누구나 자연 속에서 자신의 먹거리를 채취하는 날이 올 때까지
비록 최선은 아니지만 차선으로 야생의 먹을거리들을 채취하고 손질하여 정성스레 내린 칡즙을 보내는 것이
산골에 사는 두호네농가의 몫이라 여깁니다.
아직도 많은 것이 부족합니다만
앞으로도 칡에 대해 알아가려고 노력하겠습니다.
자연이 준 이 고마운 선물에 감사합니다.
또한 두호네칡즙을 드시고 건강을 지키셨다는 두호네농가 가족들에게도 머리숙여 깊이 감사드립니다.
더욱 더 건강하시길!!!
아래는 칡에 대한 자료입니다. 참고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