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권으로 읽는 고려왕조실록
저자 박영규

1966년 경남 산청에서 태어났으며, 한국외국어대학교에서 독문학과 철학을 전공했다.
해동불교신문사 편집장을 지내고, 창작집필기획 '책과 사람들'과 참사랑 배움집 '이산
서당'을 운영하고 있다.
1996년에 『한 권으로 읽는 조선왕조실록』을 내면서 저술활동을 시작했다. 1998년에는
중편소설 『식물도감 만드는 시간』으로 “문예중앙신인상”을 수상하면서 소설가로
등단했다. 현재 문학,철학,역사 분야에서 수많은 저서를 출간하며 저술가로 활동하고
있으며, 교육에도 관심을 가져 ‘다산학교’를 설립하여 교장으로 재직하고 있다. 그의
대표작은 역사와 철학 분야에서 특히 두드러지게 나타나는데, 최근에 그는 자신의
저술활동을 이끌어 주었던 생각의 출발점으로 돌아가 동서양의 여러 철학자들과
사상가들에 대한 연구에 매진한 끝에 방대한 분량의 『생각박물관』 집필을 마무리했다.
대표적인 역사서로는 『한 권으로 읽는 조선왕조실록』, 『한 권으로 읽는 고려왕조
실록』, 『한 권으로 읽는 고구려왕조실록』, 『한 권으로 읽는 백제왕조실록』,
『한 권으로 읽는 신라왕조실록』, 『한 권으로 읽는 세종대왕실록』, 『한 권으로 읽는
조선왕실계보』, 『환관과 궁녀』, 『교양으로 읽는 중국사』 등이 있다. 사상서로는
『특별한 한국인』, 『생각의 정복자들』, 『달마에서 성철까지』, 『도덕경 읽는
즐거움』, 『생각 박물관』, 『체질과 인간 유형을 알면 사람 만나는 것이 즐겁다』
등이 있다.
소설로는 『책략』(전5권)과 장편 『그 남자의 물고기』가 있다. 어린이 책으로는
『조선사 이야기』(전3권), 『고려사 이야기』(전3권), 『신라사 이야기』(전3권),
『백제사 이야기』, 『고구려사 이야기』(전2권), 『치우대왕과 단군의 나라』,
『김수로왕과 비밀의 나라 가야』, 『조선시대에는 어떤 관청이 있었을까?』,
『조선시대 왕실 사람들은 어떻게 살았을까?』, 『조선시대 궁녀들은 어떻게
살았을까?』, 『조선시대 환관들은 어떻게 살았을까?』, 『만화 조선왕조실록』
(전8권), 『만화 고구려왕조실록』(전4권) 등이 있다.
[저자소개 YES24시/도서11번가 인용]
책소개
그동안 조선사나 삼국사에 밀려 외면당해 왔던 고려사. 5백 년 이라는 짧지 않은
역사를 가지고 있는 이 고려왕조의 기록을 복원해 놓은 책. 저자는 고려사를 조선사의
관점에서 바라보는 것과 고려가 불교국가 라는 점 등을 부정하며 후 삼국시대부터
제1대 태조 그리고 고려의 마지막 왕 공양왕에 이르기까지의 실록에 수록된 내용을
정리하고 그것을 고려의 시각으로 바라보며 한 치 앞도 분간하기 어려운 국제정세
속에서 실리와 대의명분을 함께 취하는 고려인들의 현실감각을 보여준다.
[인터넷 교보문고 제공자료인용]

(단행본)


(확장증보판)
* 한권으로 읽는 왕조실록시리즈 : 조선,고려,고구려,백제,신라
<목차>
제1대 태조실록
제2대 혜종실록
제3대 정종실록
제4대 광종실록
제5대 경종실록
제6대 성종실록
제7대 목종실록
제8대 현종실록
제9대 덕종실록
제10대 정종실록
제11대 문종실록
제12대 순종실록
제13대 선종실록
제14대 헌종실록
제15대 숙종실록
제16대 예종실록
제17대 인종실록
제18대 의종실록
제19대 명종실록
제20대 신종실록
제21대 희종실록
제22대 강종실록
제23대 고종실록
제24대 원종실록
제25대 충렬왕실록
제26대 충선왕실록
제27대 충숙왕실록
제28대 충혜왕실록
제29대 충목왕실록
제30대 충정왕실록
제31대 공민황실록
제32대 우왕실록
제33대 창왕실록
제34대 공양왕실록
고려왕조실록을 한권으로 복원하며
대학 시절,잘 알고 지내던 후배 하나가 불쑥 '고려도 실록을 만들었어요?'
하고 물은 적이 있다.그때만 해도 서양 사상에만 몰두하고 있던 나는
조선왕조실록은 들어봤지만 고려왕조실록은 들어본 적이 없는데.'
라고 대수롭지 않게 대답했다.
그리고 7년쯤 지난 어느날 나는 아주 우연히 '고려왕조실록'에 관한
기록을 보게 되었다.
대학을 졸업하고 늦깎이로 시작한 27개월간의 군복무도 마친 후
글쟁이가 되겠다는 생각으로 시골집에 틀어박혀 있던 시절이었다.
당시 나의 유일한 취미는 대학교 교정이나 지하철역에 앉아 무섭도록 바쁘게 지나가는
사람들의 얼굴과 발을 구경하거나, 대학 앞의 어느 서점에서
책을 뒤적거리는 일이었다.
그날도 여느 때와 다름없이 서점 구석에 또아리를 틀고 앉아
먼지가 뿌옇게 앉은 책 한 권을 뒤적거리고 있었다. 그리고 어느 한 순간
나는 갑자기 얼굴이 화끈 달아오르는 부끄러움을 느껴야 했다.
비록 아주 간단한 설명이었지만 그 책 속에는 '고려실록'에 관한 이야기가
담겨 있었다. 그 내용을 읽으면서 나는 '고려도 실록을 만들었냐?'고 물었던
그 후배에 대한 미안함 때문에 고개를 들수 없었다.
불행하게도 그 후배는 내게 질문을 던진 그 시간으로부터 1년쯤 후에
불귀의 혼이 되었다. 오토바이를 타고 가다가 트럭에 부딪쳤다고 했다.
흰 종이 위에 박힌 듯이 씌어 있는 까만 글씨의 부고장을 보고 알았다.
그 후 녀석 앞으로 어느 여강사가 보낸 엽서 한 장이 왔고
나는 그것을 돌려주기 위해 그 여강사를 만났다.
하지만 그녀는 돌려받기를 거부하였다. 그래서 별수없이
내가 그 엽서를 보관해야 했다.
녀석이 불귀의 혼이 되지 않았다면, 또 내가 그의 엽서를
들고 있지 않았다면 나의 얼굴은 그렇게 심하게 달아오르지 않았을 것이다.
녀석으로부터 그런 질문을 받았다는 사실을 까맣게 잊었거나
아니면 기억이 났다고 해도 그저 녀석에게 전화를 걸어
'야, 나도 처음 알게 된 사실인데 말이야 고려도 실록을 만들었더라구.
아니, 조선실록이 고려실록을 모범으로 만든 것이더라구 그거 알고 보니까
임진왜란 때까지 춘추판에 보관됐더구만. 임진왜란만 없었다면 지금도
볼 수 있을 텐데 말이야.' 하면서 나의 무식을 역사적 아픔으로
얼버무리고 넘어갔을 것이다.
하지만 정작 그 말을 들어야 할 사람은 이미 이 세상에 없었다. 그 때문에
지나가듯이 무심코 던진 무책임한 말 한마디가 내게는 큰 부채의식으로 남았다.
시간이 지나면서 그 부채의식은 '고려실록에 대한 관심으로 옮겨갔고
어느덧 '고려실록'을 복원해보겠다는 생각으로 발전해갔다.아들이나 후배,또는
친구에게 나처럼 무책임한 답변을 하고 있을 많은 일반인들을 위해서도
꼭 필요한 작업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그래서 '고려실록'의 주요내용을 옮겨
재편집한 [고려사]를 근거로 삼고 [고려사절요] 및 고려사 관련 연구서들을
참고하여 '고려왕조실록'의 복원을 모색하기에 이르렀다.
'한권으로 읽는 조선왕조실록'을 탈고한 후 나는 곧바로 이 작업에 착수했다.
그러면서 '고려왕조실록'을 복원하는 작업이 얼마나 가치 있는 일인가를
조금씩 깨닫게 되었다.
그 깨달음 중에 몇 가지를 소개하자면.
첫째는 나를 포함한 많은 사람들이 고려사를 조선사의 관점에서 바라보는
잘못을 범하고 있다는 점이고
둘째는 고려를 불교가 아주 성행했던 불교국가로만 알고 있다는 점이며,
셋째는 고려를 삼국과 조선을 이어주는 징검다리 정도로만 이해하고 있다는
점이었다.
고려사는 고려의 시각으로 바라보지 않으면 이해할 수 없다. 중국 대륙에서
수십 개의 나라가 섰다가 사라지는 상황에서 오백 년을 버티며 참으로 지난한
삶을 지탱한 고려인들의 강인함과. 한 치 앞도 분간하기 어려운 국제정세 속에서
실리와 대의명분을 함께 취하는 고려인들의 현실감각은 비슷한 상황에
처해있는 작금의 우리들에게 많은 것을 가르쳐줄 것이다.
왕조사는 단순히 왕족들을 위한 역사가 아니다. 왕(王)이라는 존재는 글자
그대로 하늘과 땅과 인간을 하나로 연결시켜주는 중재자이자 그 시대를 살아
가는 사람들의 대표명사일 뿐, 절대권력자는 아니기 때문이다. 따라서 왕조사가
왕을 중심으로 서술되었다고 빼서 왕실의 이야기를 정리해놓은 종묘사로
이해되어서는 곤란하다. 왕으로 하여금 사관들의 사초를 볼 수 없도록 한 것도
바로 이런 까닭에서다.
모쪼록 이 책이 고려의 재발견을 위한 디딤돌이 되었으면 한다.
병자년 말미에
저자 박영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