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愛知}, 2010년 봄호를 펴내면서
어떤 사람은 김대중 전대통령을 도덕적인 괴물이라고 생각하고 있을는지도 모른다. 그는 김대중 전대통령의 민주화 운동과 남북통일운동은 인정하지만, 그러나 그의 도덕적인 부정부패는 결코 용서할 수가 없는 것이다. 김대중 전대통령이 죽기 얼마 전까지, 이 땅의 대형신문들, 예컨대 조, 중, 동의 기사란에는 그의 비자금을 수사해야 한다는 글이 수도 없이 실렸던 것이다. 과연, 그는 수천 억에서 수조 원대까지 그 비자금을 조성했고, 또한, 그 비자금들을 스위스 은행의 비밀계좌에 은닉해 두고 있었던 것일까?
김대중 전대통령의 장례식장은 온갖 전과자들과 온갖 범죄인들의 축제의 장소처럼만 보였다. 김홍일, 김홍업, 김홍걸 등의 그의 세 아들들이 그렇고, 권노갑, 한화갑, 한광옥, 박지원 등, 온갖 부정부패와 비리에 연루되었던 사람들이 그의 죽음을 애도하고, 한 걸음 더 나아가, 그를 ‘대한민국 국부國父’라고 추켜세우고 있는 모습은 왜, 우리 대한민국이 부정부패의 공화국인가를 새삼스럽게 떠올려 보지 않을 수가 없었던 것이다.
미국은 지난 20여년 동안 700여 명의 범죄인들만을 사면복권시켜 주었을 뿐이고, 독일은 지난 60여년 동안 단 3~4번의 사면복권만이 있었다고 한다. 우리 대한민국은 1년에 적어도 3~4번, 그것도 수백 명에서 수백만 명까지, 국민대화합의 차원에서 사면복권을 단행한다. 음주운전도 생계형 범죄이고, 살인과 강도도 생계형 범죄이다. 고위공직자들의 뇌물수수도 생계형 범죄이고, 정치인들의 불법 정치자금 수수도 생계형 범죄이다. 따라서 이제부터는 음주운전도 무죄가 되지 않으면 안 되고, 살인과 강도도 무죄가 되지 않으면 안 된다. 뇌물의 증여와 불법정치자금 수수도 무죄가 되지 않으면 안 되고, 소매치기와 도둑질도 무죄가 되지 않으면 안 된다. 법률의 준수는 국력과 민심의 이반 현상을 낳게 하고, 따라서 이 생계형 범죄에 대한 일벌백계는 대국민화합의 차원에서 최대의 걸림돌이 되고 있을 뿐인 것이다.
주지하다시피 법률의 잦은 변경은 사회의 안정성을 해치고, 사법부의 판결문의 잉크도 마르기도 전의 사면복권은 수많은 시민들의 준법의식을 약화시키게 된다. 과거 스파르타는 수백 년 동안이나 단 한 번도 사면복권을 단행하지 않았다고 한다. 왜냐하면 사면복권의 남용은 국법질서를 무너뜨리고, 온갖 범죄자들만을 양산해 내기 때문이었다. 법률의 준수와 국법의 질서를 통해서 국력과 민심을 결집----대국민화합----시키지 못하고, 오히려, 거꾸로, 범죄자들을 대량 사면복권함으로써 국민대화합을 이끌어 내겠다는 것은, 범죄자가 범죄자의 입장에서 이 대한민국을 부정부패의 공화국으로 이끌어 나겠다는 것과도 틀린 말이 아닌 것이다. 수많은 음주운전자들의 증가와 함께, 수많은 범죄자들의 증가가, 바로 이 문화선진국이 될 수 없는 우리 대한민국의 치부恥部를 드러내 주고 있는 것이라고 하지 않을 수가 없는 것이다.
대한민국정부는 지난 여름 150만 명의 사면복권에 이어서, 또다시 이건회 삼성그룹 회장을 사면복권시킨 바가 있었다. 너무나도, 오직, 너무나도 대통령이 되고 싶었기 때문에, ‘세종시 원안 추진 공약’을 수십 번도 더 해놓고, 이제와서 그 공약을 뒤집어 엎어버리는 그의 거짓말은 도대체 얼마만한 국익의 손실을 끼치고 있는 것이란 말인가? 세종시 원안 추진----9부 2처 2청 이전----으로 인한 국익 손실이 청와대의 주장대로 200조원대라면, 대한민국 국가원수의 너무나도 마음에도 없는 거짓말 공약은 2000억조원대----대한민국의 민족혼은 너무나도 완벽하게 거짓말 그 자체로 소멸될 것이기 때문이다----는 될 것이다. 왜냐하면 앞으로, 장차 우리 대한민국에서는 대통령이 되기 위해서는 그 어떠한 거짓말도, 또, 그리고, 그 어떠한 사악한 수단과 방법마저도 다 허용될 것이기 때문이다.
김영삼, 김대중, 노무현 대통령의 사면복권의 지나친 남용은 그들의 부정부패의 정신과도 너무나도 깊은 상관성을 지니고 있다고 하지 않을 수가 없는 것이다.
‘애지의 기획특집: 논쟁문화의 장’은 서른 아홉 번째로 반병섭의 [UN과 반기문 총장]과 반경환의 [사색인의 십계명] 제5장을 내보낸다. [UN과 반기문 총장]의 필자인 반병섭은 카나다 거주 한국인으로서, 오랜 글쓰기와 목회활동을 통하여 그 동안 축적해 놓은 지식으로 ‘세계의 중재자’ 및 ‘세계의 대변인’인 반기문 UN 사무총장의 위치와 그 역할을 성찰하고 있는 수작이라고 할 수가 있다. 반경환의 [사색인의 십계명] 제5장은 ‘우리 한국사회에는 진정한 친일파가 존재하고 있는가? 만일, 그렇다면 우리 한국인들은 왜, 기초생활의 질서와 함께, 언제, 어느 때나 개인의 이익보다는 전체의 이익들 돌보아 나가고 있는 일본인들로부터 과연 무엇을 배웠는가?’라는 가장 날카롭고 예리한 비판적 성찰을 담고 있다고 할 수가 있을 것이다.
이번 호의 ‘애지의 초대석’에서는 김명인 시인과 신현정 시인, 그리고 이성렬 시인을 초대했다. 신현정 시인은 1948년 서울에서 태어났고, 1974년 {월간문학}으로 등단했으며, 2009년 10월 16일, 61세의 나이로 그 파란만장했던 생애를 마감했다. 이성렬 시인은 1954년 서울에서 태어났고, 2002년 {서정시학}으로 등단했으며, {여행지에서 얻은 몇 개의 단서}와 {비밀요원} 등의 시집을 출간한 바가 있다. 신현정의 시 [ 바보사막]과 신진숙의 작품론 [시의 뿔을 타고 가라], 그리고 이성렬의 신작시 [치정癡情에 대하여]와 고봉준의 작품론 [사물의 시, 눈물의 시]를 다 함께 읽고 감상해 주기를 바란다.
‘애지의 초점: 이 시인을 주목한다’에서는 김안려 시인과 최용훈 시인의 신작시를 내보낸다. 김안려 시인은 경북 김천에서 태어났고, 1999년『심상}으로 등단했다. 최용훈 시인은 서울에서 태어났고, 2008년 {애지}로 등단했다. 김안려의 시는 ‘단순성의 미학’을 통하여 우리 인간들의 정서를 파고들고 있고, 최용훈의 시는 ‘나무학’을 통하여, 이 세상의 사물에 대한 새로운 인식과 함께 우리 인간들의 마비된 의식을 일깨워 나가고 있다. 김안려의 신작시 [황금잉어빵 굽는 여자] 외 4편과 이성혁의 작품론 [생명에 대한 경건한 마음과 밥의 윤리], 최용훈의 신작시 [별 아니면 벌] 외 4편과 강동우의 작품론 [자연과 시적인 삶에의 갈망]을 다 함께 읽고 감상해 주기를 바란다. 본지는 이번 호에도 [SRY 유전자에 관한 단상] 외 9편을 응모해온 조옥엽 씨를 애지신인문학상 당선자로 내보낸다. 당선작품과 당선소감, 그리고 심사평은 본문을 참고하여 주기를 바란다.
2009년 12월 5일(토요일) 충남대학교 정심화 국제문화회관에서 애지창간 10주년기념 및 제7회 애지문학상, 애지신인문학상 시상식이 있었고, 수많은 시인들과 축하객들이 참석해 주었다. 이 모든 것이 수많은 독자들과 여러 필자 선생님들의 열화와도 같은 성원임을 믿어 의심하지 않는다.
모든 필자 선생님들과 독자 여러분들에게 진심으로 감사를 드린다.
비판만이 위대하고, 또, 위대하다.
비판은 당신의 존재증명이다. 당신은 누구를, 무엇을 비판할 수 있는가?
*2월 10일경이면 받아 볼 수가 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