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르단의 와디 룸 (Wadi Rum)
와디 럼(Wadi Rum)은 중동에서 뿐 아니라 세계 어느 곳에서도 뒤지지 않는 매우 아름다운 풍경을
자랑할 수 있는 요르단의 기묘(奇妙)한 사막이다.
붉은 모래와 붉은 괴암이 절묘하게 어우러져 환상적인 자연경관을 이루는 와디 룸은 암만에서
남쪽 320km 아카바에서는 북동쪽으로 35km 지점의 홍해 바다를 향해 치닫는 끝자락에 위치해 있다.
와디 럼(Wadi rum)은 달의 계곡이라는 뜻인데 와디(Wadi)란 아랍어로 비가 오는 겨울에는 강이
되지만 비가 내리지 않을 때에는 마른 계곡이나 땅이 되어 버린다는 의미다.
와디 럼(Wadi rum)은 끝없이 펼쳐지는 붉은 사막과 800m높이의 거대한 사암바위(Jebel)가 신비스럽게
조화를 이루면서 붉은 모래 사막과 언덕을 형성한다.
이 몽환적인 절경은 한 폭의 파노라마로 연출되어 신이 빚어 놓은 자연의 예술품으로 둔갑 하여
여행자의 눈을 황홀케 한다.
눈앞에 닦아오는 갖가지 형태의 바위산들은 서로 경쟁이나 하듯 절묘함을 뽐내고 강렬히 내려 쪼이는
햇볕은 다양하게 모래 빛깔을 변화 시켜 경이로움을 자아낸다.
2km 정도의 폭과 19km 가량의 길이를 가진 와디 룸은 마치 핏빛을 연상케 하는 광활한 사막의 세계를
환상적으로 펼쳐 놓는데 이는 오래전부터 풍화작용(weathering)에 따라 급격한 융기와 침식(erosion)과
절리(joint)활동을 통하여 조성된 자연의 걸작품이다.
3억 년 전에 지각작용으로 형성되었다는 이 와디 럼은 연구결과 아래층에는 화강암층이 있고 위에
석회암 그리고 가장 상부에는 사암으로 이루어졌다고 한다.
가장 높은 곳은 해발 1745m의 럼 마운틴(Rum mountain)이며 평지로 보이는 곳도 해발
1000m 정도라고 한다.
특히 이 와디 룸은 다른 사막과는 달리 곳곳에 샘물이 있어 아주 오래전부터 사람이 거주했을 거라는
추측들이 사실로 증명되어 기원전 4 5백년경의 나바테아인(Nabataean) 들의 생활터전으로 알려졌다.
와디 룸이 세계적으로 알려지게 된 것은 제1차 세계 대전 기간 동안 아라비아에서 활동한 실존인물
토머스 에드워드 로렌스(Thomas Edward Larence)가 주인공으로 한 “아라비아의 로렌스”의
영국 영화 장면으로 인해서이다.
영화 줄거리는 수에즈 운하의 지배권을 놓고 영국과 터키가 맞선 상황에서 로렌스 중위가 아랍부족을
연합하여 터키 군을 무찌르는 내용인데 붉은 사막 와디 럼을 통하여 요르단 최남단의 아카바(Aqabah)
항구를 점령하는 영화의 무대가 너무 인상적으로 각인되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와디 럼은 과거에 아라비아 상인들의 교역로로도 많은 역할을 하였단다.
아라비아 반도에서 올라오는 카라반(caravan))들이 시리아(Syria)와 레바논(Lebanon) 그리고
팔레스타인(Palestine) 지역으로 가는 길목에 위치해 있어 그들이 거쳐 가면서 남겨 놓은 흔적들이
곳곳에 남아 있다.
선사시대에도 유목민들이 이곳에 살면서 암벽에 새겨놓은 알 수 없는 문자와 벽화는 이들의 확실한
삶의 흔적이고 자취이다.
계곡 안에는 위에서 떨어지는 물에 의해 패어진 바위로 만들어진 웅덩이 들이 있어 오랜 세월동안
흘러내린 물의 위력을 유추할 수도 있다.
와디 럼은 구약성서에는 언급하고 있지 않지만 가장 에돔(Edom)은 성경을 잘 나타내고 있는
지역이라 할 수 있다.
이스라엘 백성들이 에돔 지역을 지날 때 왕이 대로로 지날 것을 에돔 왕에게 요청하였지만 거절당하자
우회해서 요단 동쪽의 북부지역으로 도라서 갔는데 그들이 우회했던 장소로 추정되는 곳이 바로
와디 럼 지역으로 알려져 있다.
그것은 여러 곳에 사람들이 살 수 있을 정도로 샘물이 솟아나고 있기 때문이다.
와디 럼에는 지금도 수백여 명의 베드인족들이 거주하고 있다.
이들은 염소 털로 짠 거대한 텐트를 치고 살면서 염소와 양떼를 돌보며 자식들을 학교에 보내면서
상점도 자체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고대의 삶의 방식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어서 수천 년에 걸친 아랍인들의 사막에서의 삶을
엿볼 수도 있다.
사막의 극한 상황에서 생존하는 베두인의 생활방식 중 구약시대의 관습이 그대로 이어져 오는데
그들은 구약의 나그네 접대법과 같이 외부 나그네들에게 매우 관대하며 손님 접대를 잘 한다고 한다.
그렇지만 혹시라도 자신들에게 위해를 할 경우는 아주 공격적으로 반격한다고 한다.
와디 룸은 700km2의방대한 면적과 사막이라는 특수성 때문에 와디 룸 보호구역(Wadi Rum Protect Area)으로
지정되어 관리되고 있으며 워낙 광활한 지역이서 진짜 풍광의 매력을 느끼려면 차나 낙타를 타고
사막으로 깊숙이 들어가야 한다.
우리 일행은 가이드의 안내에 따라 지정된 지프차를 타고 모래위에 자동차 바퀴 자옥의 길을 따라
질펀한 사막으로 진입 했다.
이곳에서의 관광은 지정된 차량으로 일정한 길을 따라 가이드의 안내에 따라야 하는 규칙이 있다.
그러나 여유가 된다면 준비된 낙타를 타고 한 영화의 주인공처럼 사막을 누비며 한껏 멋을
부릴 수 있는 예외도 있다.
지프차에 오르니 모래바닥이 고르지 않아 많이 요동쳤지만 오랫동안 아라비아 상인들의 교역로로
사용되었다고 하는 흔적을 더듬어 붉은 모래 먼지를 날리며 복판으로 달렸다.
스크린이 아닌 와디 룸 리얼 파노라마가 사방으로 감싸 않아 단번에 여행자의 마음을 압도 해
환성이 터졌다.
우선 탁 트인 시야가 마음을 환 하게 살아 잡았고 붉은 모래 속에 여기저기 장대하게 불끈 솟은 교묘한
바위산이 짙푸른 하늘과 함께 일체의 수식이 개입할 수 없는 무아의 경지로 이끌었다.
모래바람 이외는 움직임이 전혀 없는 정지된 세계가 황량함을 암시하며 회오리처럼 정신을
몽롱하게도 했다.
물질문명 속에서 누릴 수 없었던 영혼의 갈망이 텅 빈 공간을 메워주듯 영원한 기억 속에
소중한 보물을 만들어 안기어 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