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교구 우리농촌살리기운동본부(운영위원장 서북원 베드로 신부, 이하 ‘우리농’)는 ‘2012 풍년 기원미사 및 손 모내기 체험행사’를 절기상 곡식의 씨를 뿌리기에 가장 알맞다는 망종(芒種) 이튿날인 6월 6일, 경기도 안성시 고삼면 일원 친환경 농업마을에서 실시했다.
‘우리농’이 도·농간 친환경 농산물 직거래를 위해 지난 1997년 고삼면 일대를 ‘친환경농업마을’ 제1호로 지정한 이래 열여섯 번째를 맞은 이번 행사에는 교구 내 5개 본당(고색동·군포·삼가동·일월·중앙본당)의 주일학교 어린이와 학부모 등 550여 명이 참가했다.
오전 10시 고삼농협 인근 게이트볼장에서 봉헌된 풍년기원 미사를 주례한 서북원(용인대리구 삼가동본당 주임) 신부는 첫 머리에 현충일을 맞아 호국 영령들을 위한 묵념 시간을 제안했다.
도·농간 소비자 및 생산자 연대로 ‘창조질서 보전’ 사업에 한몫
서북원 신부는 미사 강론을 통해 “‘창조질서 보전’ 사업의 하나인 ‘친환경 유기농업’은 도시와 농촌이 함께 사는 길”이라며 “도·농이 서로 굳게 뭉쳐 결속하여 공동체적 삶을 살 때 비로소 생명을 귀중히 여기는 세상이 된다”고 강조했다.
또한 “우리나라 인구 중 6%가 어쩔 수 없이 농사를 짓고 있는데, 그나마 고령과 여성의 비율이 점차적으로 늘고 있다”고 농촌의 현실을 설명한 서북원 신부는, “오늘 농촌 체험 행사에 참여한 어린이들이 ‘자연’에 대한 ‘섬김’과 ‘배려’를 통해 자연을 지키고 살릴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미사 중에는 고삼 친환경농업작목회장·수원교구 생활공동체 대표·고삼 농업협동조합장·수원교구 ‘우리농’ 운영위원장 등 4자간 ‘2012년 고삼 친환경쌀 직거래 합의문’ 서명식이 있었다.
파견성가로 ‘농민가’를 박수와 함께 힘차게 부른 참례자들은 미사 후 8개 작목반으로 나뉘어 각 마을로 이동한 후, 손모내기·고구마 심기·나물 뜯기 등의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농촌 일 체험 통해 농촌사랑운동 실천 다짐
체험행사 중에 어린이들은 얼굴까지 흙으로 범벅이 되었지만 마냥 재미있게 고사리 손으로 모를 심는 등 좋은 산 교육장이 됐다.
또한, 손 모내기한 논배미 근처에서 점심식사로 들밥을 먹으며 우리 쌀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깨닫는 등 참가자들은 농촌사랑운동을 실천할 것을 다짐하는 모습이었다.
고삼면 신창1리 마을 안쪽 논에서 노태현(가브리엘·13·안양대리구 중앙본당) 군은 손가락으로 세 네 개씩 모를 잡아 논바닥에 또박또박 줄 맞춰 심은 후 한 발 뒤로 물러서며 “줄 넘기세요! 뒤로 뒤로!”라고 큰소리로 말하며 재미있어 했다.
노태현 군은 “직접 손 모내기를 하며 밥이 어떻게 밥상에 오르는지 알 수 있었고, 들에서 밥을 먹으며 우리 선조들의 전통농촌문화를 느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를 후원한 고삼농협 조현선(대건 안드레아·56·평택대리구 대천동본당) 조합장은 “1993년 우루과이 라운드 협상 타결로 그 이듬해 농민들의 어려움을 돕고자 ‘우리농’이 설립됐다”며, “현재 고삼면 내 13개 작목반 183개 농가에서는 농약과 화학비료를 쓰지 않는 등 유기농업 체제로 운영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는 고삼면에 이와 같은 친환경 생명 쌀을 생산하는 면적이 42만 9천 평방미터에 달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