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 |
|
道友 / 김 규 봉 | |
|
사랑할래요 내안의사랑 쪽배 정해진시간 오솔길 향기에취해 가을 소망 기차놀이 저녁기차 시간 부부 홍매화 봄 가을밤
| |
한국문인협회 회원 청주문인협회 회원 충북문인협회총무부장 저서시집 : 엉겅퀴 |
사랑할래요
깊은 속 마음
그토록
애달프게 보듬는 사랑일줄
이제야 알았습니다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내 목숨 같은
당신이라는 것을
당신 품에 안겨
참 사랑을 알아 갑니다
내 안의 사랑
따사로운 양지
곱게 단장하여
눈길 모으고
은은한 향기
밝은 빛 내리고
아픔 겪는 고통
슬픔에 빠져
허우적거릴 때
살아온 삶보다
살아갈 세월 짧아
주어도 모자랄 내 안의
밑바닥 사랑까지 다 주리라
쪽배
가려무나
그리움 쌓인 곳을 향하여
망향의 그리움 달래 보자
너의 터전이라고 생각하며
후비진 초라한 곳이라도
정착한 후
정들이면 내 고향인 것을
어서 가자
노를 저어 건너자
저편에 기다리는 초조함
애간장 녹아내릴까 두렵구나
홀로 가는 인생의 길목에
들꽃처럼 강인한 사나이
채워도
채워지지 않는 게 인생 인 것을
정해진 시간
구준 비 내리던 밤
불빛 밝힌 네온사인
오솔길 따라 자리한
푸른 숲 속 아담한 산장
물소리 산천을 깨우고
아침을 여는 당신 얼굴
사랑의 꽃 피어나
파란 열정 솟구치니
당신의 따뜻한 손잡고
떠나는 미지의 시간
오솔길
파란 산천
붉은빛 토해
다가오는 발소리에
터질 듯한 심장
손 꼭 잡고
산책로 낙엽 밟으며
영화 속 주인공 되어
지난 시간
뒤돌려 본다
향기에 취해 잠들고 싶어라
포근한 가을날
독특한
향기에 취해
살포시 잠들고 싶어라
달빛이 곱다 한들
해님이 밝다 한들
내 사랑 당신보다 못하리니
중년의 나이
내 살아온 삶
영혼을 다 바쳐
그대사랑 되어 주리라
가을
잠자리 떼
머리위로 맴돌고
푸른 나뭇잎
색색의 옷으로
신선한 바람
코끝을 자극하니
우렁차던 귀뚜라미
힘 빠진 울음소리
피고 지는 자연속
달려온 세월
서글픈 마음에
터덜터덜 들녘을 걷는다.
소망
지친 너를
커다란 그늘로
품어주고 싶다
태양 볕 내려 쪼이면
산들바람으로
이마 위 땀 식혀 주고 싶다
기차놀이
칙칙폭폭
둥그런 새끼줄 기차
기적 울리며
숨 가쁜 오르막길
봄, 여름, 가을, 겨울
여러 해 지나
훌적자란 소꿉친구들
남은 세월 거머쥐고
힘겹게 오른다
칙칙 폭폭.
저녁기차
지평선 붉은 노울
하나둘 밝히는 등불
산허리 돌아
어둠 덮은 산과 들
레일 위로 깔리는
추억
시간
때로는 폭풍이 몰아치듯
장거리 선수같이
쉼 없이 달려가고
힘들다
뒷걸음 치지도
목적지도 없이
전진만 하는
너는
바람인가 보다
부부
인연이 귀한
운명이라
인생사
한 번의 기회
세월의 빛체 바래지 않는
무지개 사랑으로
지구가 반쪽나도
영원히 함께 할 인연
홍매화
어두운 끝자락
밝은 미소
붉게 화장한 입술
살며시
내미는 고갯 짓
아지랑이 여울진다.
봄
산모롱 고개 말랑
언 강물 넘어
고단한 몸으로
냉골에 장작더미 넣어도
서리꽃 유리창
가득 하건만
살구꽃 붉히며
풀밭에 누워 보지만
정녕 당신은 봄이었구려
가을밤
한때는 내 가슴에
연분홍 사랑이 솟아
가슴을 태웠는데
이제는 사랑도, 열정도,
서서히 꺼져가는 현실 앞에
붉게 물들은 나뭇잎을 바라보니
작아만 보이는 자신이 초라해
풀숲에 앉아 평화롭게
노래하는 풀벌레가 부럽다.
| ||
|
||
|
박 재 명 | |
|
연화봉지나면서 가을밤 겨우살이 산에가면 엄마
| |
한국문인협회 회원 행우문학회회원 수필문학회회원 |
연화봉 지나면서
제2 연화봉을 지나치는데
왁자지끌 경상도 아지매, 아재들
제각각 보금자리 찾아 내려간 자리 정적에 쌓였고
그나마 구름사이 하나 둘 뜬 별 세면서
길옆 도랑물 소리
바람에 이는 나뭇잎 소리
이름 모를 밤 새 친구삼아
터벅터벅 땅거미 밟으니
이른 가을 산속 밤 깊어 간다
발치 아래 저 멀리 중앙고속도로
때늦은 추석 귀경
숨 가쁜 불빛들 등산화 닳는 소리에
이국적인 하루 또 하나의 소백을 가슴에 묻었다
가을 밤
늦게 들어오는 큰딸
마중 가는 길
고운 가을 달빛 맞으며
.............
바람이 참 맑다.
달빛이 참 시원하다
하얀 구름은
바람 따라 달빛 따라 가고
우리도 덩달아 따라 간다
현영아
우리함께
아무데 어디로 가든
달빛 드는
가을 처마 아래겠지
마음 어디에도
걸리적거리지 않고
솔솔 파고드는 달빛 맞으면서
오늘은 햇빛 들지 않는
가을밤이고 만 싶다
현영이와 함께
겨우살이
산중에 어둠 깃들고
또 아침 깨우던 밤
나 홀로 홀씨 되어 힘든 밤 지새우고
겨울 마른 가지 위 호로록 산새 울음에
놀란 가슴 싹틀어 올려
행여 들킬까 은밀히 감추고도
엄동설한에 나 홀로 생기차 가릴 수 없네
푸르름에 목말라 나 홀로 사모한 연두빛 사랑
머리 빗어 땋아 내려도 헝클어진 질긴 인연
다 잠든 산중
날 그리워 찾아 줄 이 하릴없는 산토깽이
싸리 깎아내릴 동안 무덤덤히 찾아온 한 마리 산새
그 산새밖에 없네
산에 가면
마음 한 켠 귀퉁이 묻어나는 때
바람에 태워주고
맑은 물에 실어 주어야지
행여 아까운 마음에 버리지 못하면
산입구 절터
늙으신 소나무에 걸어 두어야지
산중에 머물 동안
뾰족이 달아 오른 달님이
깨끗하게 닦아 둘거야
총총 밝은 별
바위틈 옹달샘과 나뭇잎은
밤새 나를 채워 줄거야
엄마
늙은 엄마 떠나시고
세상에 울 엄마
없어진 줄 알았는데
오늘
어머니가 쓰던 놋그릇에
밥 한 그릇 꾹꾹 눌러 담고
손으로 다듬어 낸
고봉 한 그릇
제상에 올리니
제삿밥
어여 먹으라
지켜보고 계시는
어머니가 계셨다
| ||
|
||
|
청난 신 태 용 | |
|
가을은 구인광고 누구는 늙은느티나무 달팽이 모과 무심 바다와 하늘 비움 산속작은 음악회 인생사 아내와 빨래 오솔길 희망의 노래
| |
한국문인협회 회원 기독문인협회 회원 |
가을은
아름다운 금수강산
꽃피고 새우는 봄도 좋지만
가을을 더 좋아한다.
억새 백발 휘날리며
사그락 사그락 노래 부르고
오색단풍 친구 하자 손짓한다
구인광고
넓디넓은 바다
뭉게구름 헤엄치고
갈매기는 끼룩끼룩
높고 푸른 하늘
멸치떼들 떠다니고
돌고래도 멋진 물 쇼
푸른 바다 같은 사람
푸른 하늘같은 사람
내가 찾고 싶은 사람
누구는
천천히 어기적대며 걷고
천천히 느리게 생각하고
천천히 의자에 앉아 쉬고
천천히 하늘 바라보고
천천히 낙엽 줍고
천천히 산에 오르니
좋았더라 좋았더라
천천히 가더라 세월도
천천히 가더라 시간도
천천히 추억을 만들고
천천히 새로운 그림을 그린다
늙은 느티나무
동네 어귀 늙은 느티나무
가을 해는 나이테 헤아리는지 해찰을 떤다
코스모스 듬성한 고샅 토담 위
팔랑팔랑 떨어지며 손 인사 하는 감잎들
한낮 피해 샘터에서 진흙 발 씻어 내는
농투성이 늙은 어미 굽은 등 펴며
웃음 없이 환하다
달팽이
화초 위 꿈틀꿈틀
벽타고 꿈틀꿈틀
너의 속을 모르겠다
느릿느릿 무거운 짐
남에게 맡기지 않고
홀로 짊어진 너
늘 지어야할 갑옷입고
방황하는 나그네
오늘도 느릿느릿 기어간다
모과
줄기마다 묵은 껍질조각이 벗겨져
커다란 덩치에 연분홍 꽃 활짝
손바닥만한 잎 사이에 드문드문 피어
사람들 이목조차 못 받고
상처투성이 얼룩무늬 나무
울퉁불퉁한 열매
누가 너를 못생긴 과일 이랴더냐
모양만 좋아하는 허세 스런 이들
향기 얼마나 고운지 모르고
한 입 새콤 달콤 향
사람들이 관심을 보일 때면
나무에 단단히 메말라
속상한 내 마음을 표현한다.
무심(無心)
산이 거기 있어 산에 오르고
물이 거기 있어 목을 적신다
산새 노랫소리 정겨워라
노송 터주 대감 요동치 않고
길가 예쁜 꽃들 향기기득
불혹 넘긴 마음 흔든다
바다와 하늘
바다에서
뭉게구름 헤엄쳐 가고
저 멀리 비행기 날고
갈매기 날개 펴 끼룩끼룩
연인들 도란도란 꽃 피우네
하늘에서
은빛 멸치 떼 군무 펴며
고깃배 조용히 물 가르고
돌고래 덩달아 풍덩풍덩
호호호 깔깔깔 꽃 피우네
바다는 온통 파아래
하늘도 모두 파아래
바다가 하늘같고
하늘이 바다 같아
그것 참 구별할 수 없네
비음
나무가 꽃을 버리고
나무가 잎사귀를 버리고
나무가 열매를 버리고
자신을 버리듯
버려라 버려라 한다
세월이 갈수록 버려야 한다
세월이 갈수록 비워야 한다
세월이 갈수록 놓아야 하듯
가진 욕심 버리고
삶의 무거운 짐 버려라
그리하면 채워 되리라.
산속 작은 음악회
커다란 나무 품에 안고 빙빙
나뭇잎 하나 손에 들고 후후
산새들 노래하며 덩실덩실
다람쥐 덩달아서 폴짝폴짝
산 까치 흥겨워 장단 맞추고
꽃님도 좋아라 향기 날리고
바람이 좋아라 낙엽 날리고
여기도 저기도 천상 하모니
귀가 깨끗해지고
마음도 시원해지는
정겨운 작은 음악회
스스르 잠이 든다
인생사
비를 맞고
더욱 푸르고 싱싱한
살아있는 나무
비를 맞고
푹 썩어
삭아버린 나무
같은 비를 맞고
어떤 나무는 살아나고
어떤 나무는 죽고
같은 하늘아래
누구는 웃고
누구는 울고.
아내와 빨래
빨래를 한다.
세탁기 안에서 이리 저리 돌며
한바탕 춤을 추던 빨래들이
갑자기 두두두두 탈수가 되더니
때 빼고 광낸 모습으로 튀어 나온다.
팡팡 털어 주름 쫙 펴
햇볕 받으며 패션쇼 한바탕
차곡차곡 곱게 개고 다려서
옷장 속에 넣으니 빨래 끝
오솔길
솔 숲 사이로 난 오솔길
구르는 솔방울
상수리 사이로 난 오솔길
구르는 도토리
바위 사이로 난 오솔길로
내가 오른다.
솔 숲 사이로 솔향기 가득
상수리 사이로 다람쥐 나들고
바위틈 사이로 내 빨간모자
오르락 보였다 내리락 숨었다
희미한 오솔길도
없어졌다가 나타난다
희망의 노래
오르는 이
내려오는 이
내려오는 이
오르는 이
서로 어깨가 붙는다
오르는 이는
내려오는 이를
부러워하지 않고
내려오는 이는
오르는 이를
부러워하지 않고
오르는 이
내려오는 이
산이 좋아
오르락 내리락
내리락 오르락
오를 때가 있으면
내려올 때가 있고
내려왔으면
언젠가 또 오르겠지
| ||
|
||
|
여은 전 정 수 | |
|
春心(춘심) 봄비 산책길 새벽열차를 타다 해후 증권시장 夕陽天(석양천) 대청호 유월 장미 노산분규 귀뚜라미 울던 밤
| |
한국문인협회 회원 아침의문학 회원 |
춘심(春心)
미리 보낸 춘풍에
속내를 드러내 놓고도
차마 발길
묶여있는 동심(冬心)
깊은 산 언저리
베고 누웠던 고목에
흰 눈꽃 사그러지면
아지랑이 따라
슬그머니
따라 나올 속셈
산새가 먼저 알고
소리죽인 날개 짓
봄 비
동그란 악보 위
부드러운 선율
빈 혈관에 수혈 하고
휜 허리 곧추 세우는 버들가지
긴 목 잡아뺀
삭풍속 골짜기 콩닥콩닥
이미 마음 열어놓고
튓마루 끝에 서성이는 목련화
숨죽인 대지와
부끄러운 재회
모락모락 피어오른
사랑의 연가
산책길
게으른 그림자를 데리고 오른
오후의 산책 길
좁은 산길에 구르는
돌맹이 얼굴 위로 나른함이 앉아 있다
시나브로 들고나는 고갯길
익숙한 발걸음 위로
낮잠 자던 산새가 실눈을 흘긴다
새벽 열차를 타다
열 네칸의 열차가 줄지어
차곡차곡 많은 사연을 싣는다
가슴마다 아꼈던 언어들이
먼저 들어와 앉았다
아직 걷히지 않은 밤의 흔적을
덜컹덜컹 핥으며
새벽 공기를 뭉개고 달린다
허기진 새벽 기차의 사연을 듣는다
미완성
오늘도
부딪침으로 나를 벗는다
새로 생긴 상처는
사각으로 접어
호주머니에 넣는데
숙성 덜 된 자아가
트림을 한다
벗다만 껍데기가
호주머니 속에서 다시 일어선다
울컥,
많이 아파야
깨끗해 지는데
해후
꽃이었을 때 주지 못하고
다 지고난 후
주어야겠기에
미안하단 말도 사치 같아
덩그마니 꽃대로 서있다.
그래도 좋다고
헤죽이는 모습에
햇살 좋은 날 내다버린 시간이
저만치 원망의 눈으로 쏘아 붙인다.
증권시장
목이 마르다
허기가 진다
갈라지는 혓바닥 사이로
쓴 물이 고인다
땅의 전쟁이 사닥다리 타고
하늘로 올라갔다
고래들은 고래고래 소리 지르고
등 굽은 새우가 뒤돌아 울고 있다
하늘에서 우박이 쏟아진다.
석양천(夕陽天)
낮 하늘엔 달이 숨어 살아서
시계는 태엽 감는 일을 서두른다
헤진 무명천 같이
흐릿한 기억
낮은 소리로 불러 본
얼굴하나
비스듬히 누운 산허리에
걸쳐놓은 동공사이로
농익은 석양이
익숙한 만종을 울린다.
대청호
앙금 씻긴
청아함
산자락 휘감아 덮은
넉넉함으로
백년을 다 못사는 인간사
비웃으며
바람에 맡겨버린 여유로움
시든 삶 충전해 주는
지치지 않는 활력소
유월 장미
한 생을 그리도 붉게
겹겹이 포개어진 사연
누구의 가슴앓이가 그리도 뜨거울까
모든 찰나의 연민
하나로 모아
붉게도 물들였구나
화려함에 매혹 되어
빙빙 탐색하다
곪아버린 줄나비
오늘도
장미는 생리 중.
노사분규
계란으로 바위를 친다
미동도 없는 바위
계란으로 또 바위를 친다
또 미동도 없는 바위
바위는 비웃는다
계란이 감히?
계란이 약올린다
바위 얼굴에 계란 칠
몰랐지?
끝나지 않는 전쟁
귀뚜라미 울던 밤
속 울음이 병이 된다는 것을
알았을까?
길지 않은 삶 무슨 한으로
저리도 지치지 않고 쏟아 내는지
피울음으로 소쩍새는 국화를 피우고
긴 절규로 가을밤은 익어 가는데
그래도 다 비우진 마라
머리도
할 일을 남겨 줘야지.
| ||
|
||
|
여림 진 영 숙 | |
|
겨울비 이별 잃어버린 언어를 찾아서 가을에서 겨울사이 춘삼월 겨울은 반추 엄마의봄 이방인 인생시계 문병 봄마중 6월 초등학교동창회 방전
| |
한국문인협회 회원 서정문학 작가회 회원 예원문학 작가회 회원 |
겨울비
변함없이 순환하던 계절
그 어디쯤에서
길을 잘못 들은 것일까
동면해야 할 시점에
꽃이 피고
새싹이 돋아나고
나뭇가지마다
하얗게 피워 낼
설화 기다리는데
밤새 가슴 두드리는 건
흘려도 흘려도
마르지 않는
아픈 눈물.
이별
오래전부터
그날을 기다렸지요
가시는 순간까지
날마다 부르던
찬양과 감사의 기도
그 분 앞에 갔을 때
내 놓을 것 없다며
수족을 움직일 수 있을 때까지
걸레질 한 번 더 하던 손길
찬양 부를 수 있도록
숨차지 않게 해달라고
간구하던 모습이 아직
남았는데
부르시는 그날까지
미리미리 준비시키시며
말로 표현할 수 없는
평강으로 지키시더니
이 땅에서의
마지막 숨 몰아쉴 때
내 품에서 잠들게 하신
그분의 은혜
마지막까지
놓지 못하던 사랑이
하늘의 평강으로
감싸고 돕니다.
잃어버린 언어를 찾아서
일상에 쫓겨
아득하게 멀어져간
모습 하나
그림자조차 찾을 길 없는
막막함에
잊은 듯 지내다가
문득
불러보는
그리움의 노래
잃어버린 언어와
시간을 찾아
꿈속에서 또 꿈을 꾸듯
떠나는 여행 길
바람부는 들녘에
한 그루 나무로 서 있으면
차가운 네 손
잡아 볼 수 있을까
가을에서 겨울 사이
앙상한 나뭇가지에
위태로이 매달린 낙엽이
찾아가야 할 주소를
바람에게 묻고 있을 때
가슴 훤히 드러낸
빈 들녘엔
드문드문 보이는
철 잃은 새싹들
야윈 햇살이
강물위에 부서질 때마다
떠나지 못한 가을은
창밖에서 홀로 머뭇거리고
두 팔로 떠 받들고 있는
시린 하늘엔
말 할 수 없었던
아픈 갈망
한 점 구름으로 흐른다.
춘삼월
낯선 환경
무료한 시간 죽이기 위해
안노인들끼리 민화투 치다가
같이 사는 사람들
얼굴 익힐 즈음
바깥노인들과 함께 하는
고스톱에 맛들인 엄마
젊어서도 고운 얼굴에
노래 솜씨 빼어나
아버지 긴장시키더니
분홍빛 스카프에 연지곤지
화장한 90넘은 엄마 모습에
화들짝 놀란 작은 딸
바람날까 무섭다며
발 동동 구르는데
고목나무에 꽃 피워
봄바람 일렁이는
아름다운 꽃계절에
언내 낳아올까 걱정이냐며
웃음꽃 피우는 형제들
겨울은
숨 가쁘게 달려 온
계절의 끝자락
이젠
마지막 남은 잎새 마저
내려놓아야 할 때
헐벗은 몸으로
모진 칼바람 견디어내던
우듬지에 걸린 희망 하나
오롯이 하늘로 올려 보내고
얼어붙은 눈물마저
상고대로 피어나
흔들리는 바람에 부서져 내린다 해도
여린 날들의 살 조각을 모아
다시 꽃 피울 밑그림을 그려야 하는
숨죽인 세월
반추
그때는 어떻게
이런 표현을 찾아냈을까?
씹으면 씹을수록 정감있네.
삭히고 삭혀도
목에 걸려 내려가지 않던 시어들이
제자리를 찾을때면
밝아오는 새벽빛에 입 맞추곤 했었지
단 한 줄도
써지지 않는 뭉툭한 연필 끝
하릴 없이 바라보다
다시금 읽어보는
지난 흔적들
새록새록 돋아나는
기억의 조각들 속에
잃어버린 언어 하나
걸어 나오는 시간.
엄마의 봄
처음엔
두 딸년이 작당하여
늙은 어미 버린다고
날 밤 새우며
펄펄 뛰시더니
한 달 두 달
시간이 흐르면서
‘참 좋구나’
‘오기를 잘했다’
편안해 하시는 얼굴
홀로 계신 어머니
추우면 추운대로
더우면 더운대로
근심이 따로 없더니
끼니 걱정 안하고
한 시름 놓고 사는 자식들
마음 편하게 하시려는
속 깊은 배려
아지랑이 일렁이는 들판에
가득한 봄 빛
이방인
익숙하지 않은 언어와
낯선 풍습들 앞에
살아도 살아도
친숙해지지 않는 풍경들
어쩌다 찾는 고국땅
기억속의 모습은 찾을 길 없이
낯설어진 거리,
처음보는 건물들 속에서
어느새 길 잃어버리고 헤매는
어리버리
삶의 터전에선
타국에서 온
손님이라 하고
고국에선
찾을 길 없는 주민등록,
산산이 분해되어
공중으로 흩어진 내 정체성
남의 땅에서 산 이십여 년
나와도 들어가도
어쩔 수 없는 나그네
3월의 추위를
이기지 못하는
그 땅에 적응된 몸만
콧물감기를 달고 있다.
인생시계
인생 팔십년을
24시간으로 나누면
일년의 길이는 겨우 18분
오십 조금 넘은 나는
오후 3시에서 4시 사이를
지나는 시점
점심시간이 한참 지나
출출해질 즈음
한 숨 돌리며 먹는 새참
서두르지도
느긋해 하지도 않고
지나온 시간
어느새 나절가웃
아직 한 뼘 쯤 남은
해거름녘 까지
멈추지 않고 흐르는 강물 위에
우리 함께 그려야 할
아직은 미완성인 그림 한 점.
문병
뇌출혈로 쓰러진
친구엄마 손을
가만히 잡아 보니
주마등처럼 스쳐가는
이십여 년의 세월
딸자식 공부시켜
남의 땅으로 보내놓고
밤낮없이
눈물로 기도했을 주름진 손
의식 잃은 지 한 달여 만에 깨어나
어눌한 발음으로
십여 년 전에 한번 본
딸 친구를 기억해 내는
어머니의 회복
기회가 없었는데
이렇게나마
엄마 옆에 있을 수 있어
행복하다는
친구의 미소 따라
병실로 쏟아져 내리는
환한 햇살 한 줌
봄 마중
미적미적 길어진
해 그림자
서산에 걸린 구름 속
부드러운 햇살 뒤로
산등성이 넘어 오는
봄내음마저
밀쳐내며
떠나기 싫어하는 겨울
바람 한자락따라
강가에 서면
수런거림으로 일어서는
강물 풀리는 소리.
6월
하루가 지나면
또 그만큼
들녘가득 넘치는
푸른바다 위로
파도치는
찔레꽃 향기
무심히 흐르는
구름처럼
설익은 상념이
초록바람으로 물들면
하얗게 부서지는
햇살아래
그리운 이름 하나
망초 꽃으로
피어나는 계절
초등학교 동창회
직함,
직위,
직책 같은
세상이 덧씌운
모든 이름표
소용없고
긴장,
불안,
탐색하고 경계하던
마음조차
어디론가 사라진
무장해제
까마아득히 잊었던 이름 석 자
어리둥절한 표정 속에
느닷없이 떠오르고
흘러간 세월이 남겨준
삶의 흔적
고스란히 간직한 얼굴들
수십 년 전
해맑았던 눈망울들이
부딪치는 잔속에 가득 담겨
일렁이는 시간
시계는 거꾸로 돌고
웃음 꽃 깨알 같이 쏟아지는
놀이 한 마당
방전
멈추어 선 생각
텅 빈 가슴에
아무리 시동을 걸어도
점화 되지 않는 시어
깜박깜박
점멸등도 아닌데
되돌아서서 확인해야만 하는
길들지 않는 기억들
허방지방 휘둘리다
무엇을 잃었는지조차 모르고
하루해가 저물면
어둠 속 저 만치 서 있는
아픈 그림자
“시동인 샘밑”회 정관
제1장 총 칙
제1조(명칭) 본회는 ‘시동인 샘밑’(이하 ‘본회’라 한다) 칭한다.
제2조(목적) 본회는 시 문학의 발전과 회원 상호간에 친목을 도모하며 국내외 적으로 문학 교류를 촉진하는데 있다.
제3조(사무소) 본회의 사무소는 청주시에 두고 필요한 곳에 지회/지부를 둘 수 있 다.
제2장 회 원
제4조(회원의 자격)
①정회원 : 본회 회원은 문단에 등단하고 본회의 목적에 찬성하는 자로 회원 3인 이상의 추천을 받아 임원회의 추인을 받은 자로 한다.
②준회원 : 본회의 목적에 찬성하고 문예활동을 하는 자가 입회를 원할 때는 준회원으로 한다.(카페회원도 동일자격)
제5조(회원의 의무) 회원은 다음과 같은 의무를 진다.
①정관과 제 규약의 준수
②총회 결의사항의 이행
③회비의 납부
제6조(회원의 탈퇴 및 징계) 본 회의 회원은 탈퇴의 자유를 가진다.
①회원의 자격정지 또는 제명이 되는 경우는 다음과 같다. 회원이 탈퇴의 뜻을 서면으로 제출하거나 하면 자격을 상실한다. 다만, 자격을 상실한 자는 그 날로부터 1년 이내에는 다시 가입할 수 없다.
②본회의 정관을 위배하거나 품위를 현저하게 손상시킨 회원은 자격을 정지할 수 있으며, 자격이 정지된 회원이 3개월 이내에 자격을 회복하기 위한 노력을 성실하게 하지 않을 때에는 회원 결의로 제명할 수 있다.
제3장 임 원
제7조(임원) 본회는 다음과 같이 임원을 둔다.
①회 장 1명
②부 회 장 남녀 1명
③사무국장 1명
④편집국장 1명
⑤회 계 1명
⑥웹마스터 1명
⑦감 사 2명
제8조(임원선거 및 임기)
①임원 중 회장, 부회장, 감사는 정기총회에서 선출하고 나머지 임원은 회장단에서 임명한다.
②임원의 임기는 2년으로 하고 연임할 수 있다.
제9조(임원의 임무)
①회 장 : 본회의 회무일체를 총괄하며 회를 대표한다.
②부 회 장 : 본회 회장을 보좌하며 회장 유고시는 이를 대리한다.
③사무국장 : 제반 사업에 따른 기획, 추진 및 제문서의 기록 수집, 보존의 업무를 주관하며, 실무진으로 사무차장(행정, 홍보)을 둘 수 있다.
④편집국장 : 기관지 발간에 대한 제 업무를 주관한다.
⑤회 계 : 본회의 회비 출납을 정리하고 수지 결산을 총괄한다.
⑥웹마스터 팀장 : 본회 홈페이지 운영의 제반 업무를 주관한다.
⑦감 사 : 본회의 운영 및 회계에 대한 감사를 한다.
제10조(임원회의)
①임원회는 총회에서 수임된 안건의 추진을 위해 필요에 따라 회장이 소집한다.
②결의는 출석의 과반수로 한다.
제4장 사업 및 활동
제12조 본회의 사업 및 활동은 다음과 같다.
①각종 문예활동을 전개한다.(시화전, 시와 관련된 문학 활동)
②동인지를 발간한다.
③연구 발표회, 강연회 및 강좌를 개최한다.
➃기타목적활동에 필요한 사업을 할 수 있다.
제5장 총 회
제13조(총회의 구성) 총회는 본회의 최고 의결기관이며 회원(준회원 포함)으로 구성 한다.
제14조(총회의 소집)
①정기총회는 매년 1월에 회장이 소집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필요에 따라 임시총회를 소집할 수 있다.
②임시총회는 이사회 및 재적 회원의 1/4 이상의 요구가 있거나 제9조 제7항의 규정에 따른 감사의 요구가 있을 때 소집한다.
③회장은 총회 개최 1주일 전까지 총회의 안건을 기재한 회의소집 통지서를 회원에게 통지하여야 한다. 다만, 긴급을 요할 때에는 구두로 통지할 수 있다.
제15조(의결 정족수)
①총회는 재적 회원의 과반수 이상의 출석으로 개회하고 출석 회원의 과반수의 찬성으로 의결하며 가부 동수일 때에는 의장이 결정한다.
②총회의 의결권은 서면으로 위임할 수 있다.
제6장 재산 및 회계
제21조(재산)
①본회의 재산은 기본재산과 보통재산으로 구분한다.
②기본재산은 정 한 재산으로 한다.
③보통재산은 기본재산 이외의 재산으로 한다.
④기본재산을 매도, 증여, 임대, 교환 또는 담보로 제공하고자 할 때 총회의 의결을 거쳐 야 한다.
제22조(수입금) 본회의 수입금은 회원의 회비, 보조금, 후원금, 기타수입으로 한다.
제23조(회계년도) 본회의 회계년도는 매년 1월 1일부터 12월 31일로 한다.
제24조(회계 감사) 감사는 본회의 회계에 대한 제반 사항의 년 1회 이상 감사한다.
제9장 보 칙
제25조(본회의 해산) 본회의 해산은 총회에서 재적 회원 2/3 이상의 찬성으로 의결 하여 해산한다.
제26조(잔여재산 귀속) 본회가 해산할 때의 잔여재산은 총회의 의결을 거쳐 본회와 유사한 단체에 기증한다.
제27조(정관의 변경) 본회의 정관을 변경하고자 할 때에는 총회에서 재적 회원의 2/3 이상의 찬성으로 의결한다.
제28조 본 회의 발전을 위하여 명예회장과 후원회장을 둘 수 있다.
제29조 위 정관은 2006년 12월 14일부터 시행한다.
시동인 샘밑 연혁
시동인 샘밑 회원 주소록
이 름 |
E-mail / 주 소 |
전화번호 휴대폰 |
김규봉 |
E-mail : ca0527@epost.kr 청주시 흥덕구 성화동 성화주공@ 213-802 |
010-3938-2589 |
박재명 |
E-mail : jmprk@korea.kr 청주시 흥덕구 복대동 아름다운@207-1301 |
010-8827-7677 |
신태용 |
E-mail : tea4384@hanmail.net 청주시 상당구 대성동 1-13 |
010-8413-4384 |
전정수 |
E-mail : violet1470@naver.com 대전시 구 태평동 삼부@ 21-31 |
010-7167-7006 |
진영숙 |
E-mail : fesove@hanmail.net 청주시 당구 금천동 풍림@ 102-409 |
011-485-5468 |
시동인 샘밑 제4집 | ||||||
|
| |||||
초판1쇄 인쇄 2012년 12월 10일 초판1쇄 발행 2012년 12월 21일 |
| |||||
|
|
|
| |||
발행처 |
|
시동인 샘밑 |
| |||
편집위원 |
|
김규봉, 박재명, 신태용, 전정수, 진영숙 | ||||
주 소 |
|
청주시 상당구 탑동 185-1 | ||||
|
|
|
|
|
| |
만든이 |
|
박찬순 | ||||
만든곳 |
|
예술의숲 | ||||
|
|
| ||||
|
|
등록 2002. 4. 25.(제25100-2007-37호) | ||||
|
|
주 소 ․ 충북 청주시 흥덕구 비하동 300 효성@101-712 | ||||
|
|
전 화 ․ 010-8838-2475 | ||||
|
|
휴 대 폰 ․ 011-467-4774 | ||||
|
|
이 메 일 ․ cjpoem@hanmail.net | ||||
| ||||||
이 책의 저작권은 해당 작가에게 있습니다.
|
|
첫댓글 내 작품 목차에 '미완성'이 빠졌다구요.
그리고 방송국 로비라는 말은 좀..
그냥 청주 kbs 갤러리 라고 하면 어떨지..
대전 토지아트 갤러리 입니다.
청난님 작품도 다시 바꿔야 할 듯.
권두언 앞 부분이 매끄럽지 못한데요?
문장이 길어서 산만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