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원서
2010년 6월 21일
수신: 문화체육관광부
참조: 국어민족문화과
제목:
미등록 발음 표기를 위한 한글체계 개정 촉구
청원인: 서명부에 서명한 모든 인사
청원인 대표: 김세환
<02-2634-6796, 010-6772-6796, ksw68@paran.com>
** 기타연락처:
황재룡 011-381-3536, newyshr@naver.com
박기환 010-4851-9907, ghbhok@hanmail.net
청원인 서명부
우리는 모두 공동으로 본 청원서를 정부에 제출합니다.
청원인 서명부는 추가 서명을 받아 보완할 것이며 추가 서명자도 모두 공동 청원자임을 밝힙니다.
청원 제목:
미등록 발음 표기를 위한 한글체계 개정 촉구
청원 내용: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가장 훌륭한 표음 문자 한글을 가지고 있습니다. 사람이 사용하는 언어를 거의 원음에 가깝게 표기할 수 있는 원리적 구조를 가지고 있어서 세계 그 어느 민족의 문자도 감히 따라 올 수 없는 편리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외국의 문자 없는 민족들이 한글을 채택하는 고무적인 일도 발생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런 한글도 완벽하지는 않고 약간의 문제점이 있습니다. 한글 문자수가 다소 부족하여 영어 철자를 보기로 들면 /f, v, th/ 등의 발음을 제대로 구분하여 표기하지 못한다는 것입니다. 이들 발음은 원래 외국어 발음, 즉 ‘외국발음’이었지만 요즈음은 우리나라 사람들도 자주 사용하고 있어서 지금은 외국발음이라고 할 수도 없습니다. 이들은 토종발음에 대비하여 들어온 발음, 즉 ‘들온소리’라고 할 수 있으며 우리의 외래어표기법이나 한글맞춤법에 우리가 사용하는 발음으로 취급되지 않고 있으므로 ‘미등록 발음’이라고 칭할 수 있습니다. 이 문제는 일상생활 뿐 아니라 전문인들의 학술, 연구, 정치 등 모든 분야에서 막대한 불편과 혼선의 원인이 되고 있습니다. 또, 우리가 사용하지 않는 외국발음도 한글로 표기할 수 없는 경우 안으로는 외국 문물의 도입, 밖으로는 세계로의 진출에 장애요소로 등장하고 있는데 이 또한 미등록 발음에 포함됩니다.
국민 생활의 불편함을 해소하고 국가 발전에 장애 요소를 제거하기 위하여 새로운 한글 문자를 제자하거나 기존의 한글 문자를 합용, 병서하여 상기와 같은 미등록 발음을 표기할 수 있도록 해 주시기를 청원합니다. 해결해야 할 미등록 발음의 수는 적을 수도 있고(4-5개) 많을 수도 있는데(30-40개), 깊은 검토 후 개선의 폭을 정하면 될 것입니다. 지구상의 모든 동물과 자연의 소리까지 완벽하게 표기할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 아니고 사람(한국인이건 외국인이건)의 발성을 근사적으로 표기할 수 있다면 충분할 것입니다. 미등록 발음 표기의 필요성은 첨부 “미등록 발음 표기의 필요성 검토서”를 참조 바랍니다.
첨부: 미등록 발음 표기의 필요성 검토서. 끝.
미등록 발음 표기의 필요성 검토서
목차
1. 서론
2. 현행 문제점
3. 미등록 발음 표기의 필요성
4. 개선안
5. 개선책 시행 시 기대 효과
6. 장애요소 및 해결 방안
7. 결론
부록 ‘미등록 발음 표기 방식 채택’의 단계별 접근’
1. 서론
현재 사용되고 있는 한글 자모는 24자로 되어 있다고 ‘한글맞춤법 제4항’에 공식화 되어 있다.
자음=ㄱ, ㄴ, ㄷ, ㄹ, ㅁ, ㅂ, ㅅ, ㅇ, ㅈ, ㅊ, ㅋ, ㅌ, ㅍ, ㅎ (14개)
모음=ㅏ, ㅑ, ㅓ, ㅕ, ㅗ, ㅛ, ㅜ, ㅠ, ㅡ, ㅣ (10개)
이것은 우리 국민이 말할 때 사용하는 음단위(음단위란 음소와 비슷한 의미를 가지는 용어로서 이 청원서에서만 사용되는 특수한 의미를 가진 용어)가 24개라는 뜻은 아니다. 우리말에는 이 보다 많은 ‘음단위’가 있으며 실제로 표기할 때 사용할 수 있는 자모는 이 보다 더 많다. ‘한글맞춤법 제4항 붙임1’에는 위의 기본 자모 외에도 아래와 같이 더 많은 음가의 자모가 있음을 규정하고 있다.
자음=ㄲ, ㄸ, ㅃ, ㅆ, ㅉ (쌍자음 5개)
모음=ㅐ, ㅒ, ㅔ, ㅖ, ㅘ, ㅙ, ㅚ, ㅝ, ㅞ, ㅟ, ㅢ (중합모음 11개)
결국 우리가 사용하는 자모는 자음 19개, 모음 21개로 총 40개가 된다. 그런데 21개의 모음은 단모음과 이중모음을 모두 합한 것이다.
한글 자모가 40개라는 말과 음단위가 40개라는 말은 같은 말이 아니다. 이중모음을 두 개의 음단위가 합해져서 만들어진 자모라고 본다면 40개 자모를 구성하고 있는 음단위의 수는 40개 보다는 작을 것이다. 엄밀하게 분석해 보면 29개의 음단위가 되지만 학자마다 다를 수 있으므로 개략적으로 ‘29’개라고 말하기로 한다.
여기서 음단위란 대분류를 의미하며 더 세분화할 수 있다. 예를 들면 ‘가게’에서 ‘가’의 /ㄱ/1)과 ‘게’의 /ㄱ/, ‘각’에서 초성의 /ㄱ/과 종성의 /ㄱ/의 소릿값이 세분법에 따르면 다르다고 할 수 있겠으나 대분법에서는 같은 것이므로 하나의 음단위로 본다.
우리가 ‘29’개의 음단위만 실생활에 사용하고 있는가? 그렇지 않다. 외래어로 인하여 더 많은 음단위를 사용하고 있으며 그 대표적인 것이 영어를 비롯한 많은 외국어에 포함되어 있는 /f, v, th/의 음이다. 이들 음은 한글로 표기가 불가능하다. 완벽한 표기가 아니라 근사적 표기도 불가능한 것이다. 혹자는 [f]를 [ㅍ]와 비슷하다고 하지만 또 다른 사람들은 [ㅎ]와 비슷하다고 하니 사실은 그 어느 것 하고도 충분히 비슷하지 못한 것이다. 또 [r]과 [l]은 각각 /ㄹ/의 발음과 비슷하다고 하더라도 공히 /ㄹ/로 표기하니 구분이 안 된다. ‘비슷한’ 것으로는 부족하고 식별이 용이해야 하는 것이다.
최근 한글을 해외로 보급하는 반가운 사건이 생겼다. 그런데 한글을 받아들이는 그 민족들이 상기 ‘29’개의 음단위만 사용하고 있을까? 그렇지 않다. 그들은 다른 음단위를 사용하고 있으며 이것은 한글로 표기가 불가능하다.
이러한 국내외의 불편함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한글 자모를 제자하거나 기존 자모를 합용/병서하는 길 밖에 없다. 이것을 이하에서는 ‘미등록 발음 표기 방식’이라 칭한다.
훈민정음이 탄생할 때 음운이 다른 외국어도 정확히 표기할 수 있도록 제자 되었다. 즉, 인간의 조음 기관을 형상으로 음양오행의 자연법칙에 따라 만든 발명품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모음 3자, 자음 5자를 기반으로 28자로 확장해 15세기 조선말을 정확히 표기했고, 순경음 ㅸ, ㆄ 등을 사용해 중국어, 청어, 몽골어, 왜어까지 정확히 표기했다. 한글은 훈민정음과 좀 다르게 정의되었는데 이것이 많은 문제점의 원인이 되었다.
미등록 발음 표기의 필요성은 과거 최현배 등의 학자들에 의해서도 제안된 바 있으나 이희승 등의 반대로 실현될 수 없었다. 미등록 발음 표기에 원천적 장애요소는 한일합병이었는데 당시 일본 학자들이 한글의 위대함을 보고 그 싹을 자르려고 획책한 것이 문제의 씨앗이 되었다. 이를 전통의식에 젖은 학자들이 대를 이어 오면서 해방 후에도, 그리고 지금 지구촌 시대에도 ‘수구’적인 태도를 고치지 않고 국가 어문정책을 주도하고 있는 것이 오늘의 현실이다.
살아 움직이면서 항상 변화하는 ‘말’이라는 것을 생명력이 없는 기계처럼 재단하고 통제하려는 태도를 그들은 바꾸지 않고 있는 것이다. 정부 관련 기관은 이러한 국어학자들의 권위에 강한 영향을 받아 개선의 건의가 있어도 부정적으로 생각하고 무사 안일에 안주하면서 개혁을 거부해 왔다.
국민의 불편 해소 뿐 아니라, 언어의 자연스러운 진화의 물길을 막지 않기 위해, 그리고 국가 경쟁력을 위해서도 미등록 발음 표기는 절실하다. 미등록 발음 표기 문제는 오래된 사안이며 그 동안 일제의 영향을 받은 수구파들이 국민을 불편하게 만들면서 충분히 자존심을 세웠으니 이제는 물러서서 국민의 자존심을 세워 주기 위하여 보람된 일을 할 결단을 내릴 때가 되었다.
우리가 따르는 ‘두음법칙’이라는 것도 외국 발음 표기에 대한 장애 요소가 되고 있다. 외국어를 한글로 표기할 때 가급적이면 원음에 가깝게 해야 하는데 두음에 [ㄹ, ㄴ]을 두지 못하게 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 하지만 실제로는 라디오, 뉴스 등과 같이 두음법칙은 이미 허물어지고 있으므로 외국어 표기에 더 이상 두음 법칙을 적용할 수 없을 것이다. 외국어 표기에 있어서 두음 법칙의 폐지는 당연히 이루어져야 하지만 편의상 이 청원서에서는 그 문제를 다루지 않는다.
2. 현행 문제점
2-1 외국어와 외래어
외국어와 외래어의 물결을 어떻게 막을 것인가? 막을 수 없다면 우리는 외국어와 외래어를 사용해야 하며 이들을 한글로 표기해야 한다.
그런데 잠간, ‘외래어’라는 말에 대해 문제점을 짚어 보고 넘어가자. 이 용어는 쓰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하는 학자들이 있다. 일본이 쓰던 용어를 우리나라 학자들이 깊은 생각 없이 사용하기 시작했는데 지금 문제의식도 없이 많은 사람들이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제대로 된 모습은 ‘들온말’ 혹은 ‘빌린 말’로 해야 하며 ‘차용어’라고 해도 비록 한자말이긴 하지만 외래어라는 일본 냄새는 안 풍기므로 좋을 것이라고 주장한다. 이들은 이러한 좋은 말을 두고 굳이 외래어라는 말을 쓰는 것에 상당히 거부감을 느낀다.
외래어라는 용어 자체만이 문제가 아니고 외국어가 어느 날 갑자기 외래어로 바뀐다는 논리에 대해 반대하는 학자들도 있다. 백과사전에서 정의하는 외국어와 외래어의 차이는 간단하다. 외국어가 자주 쓰이다 보면 외래어가 된다는 것이다. 그런데 전술한 학자들은 오렌지, 피아노 등은 외국말에서 온 것이며 처음부터 끝까지 계속 외국어지 어느 날 갑자기 외래어로 변한다는 것을 있을 수 없다는 것이다.
상기 두 주장은 매우 의미 있는 것이며 우리 청원인들도 상당수 이를 지지한다. 하지만 이 청원서를 접수하여 일을 처리할 공무원들이 외래어라는 용어를 통상 쓰고 있고 ‘외래어표기법’이란 법이 존재하고 있으므로 일단 여기서는 외래어라는 용어를 사용하기로 한다. 또 이 검토서에서는 편의상 백과사전의 정의를 따르고 거북스럽지만 ‘외래어’라는 용어를 사용하면서 정책의 문제점을 짚어 보기로 한다.
현재 정부의 ‘외래어표기법’에는 외래어의 정의가 없다. 그렇다면 정부는 백과사전의 기준을 따르고 있는 것인가? 불행하게도 이것을 정확하게 알 수가 없다. 우리나라 정부는 용어의 정의를 내리는 것을 주저한 것 같다. 그 자체가 말썽의 원인이 될 수 있으므로 일단 피하고 본 것 같다.
외래어표기법을 검토해 보면 백과사전에서 정의하는 ‘외래어’를 표기하는 기준을 정한 것이 아니고 외국어 표기를 하기 위한 기준으로 보인다. 왜냐하면 외래어란 이미 한국말이 된 것을 말하므로 중국에서 건너온 책상(한자어), 일본에서 건너온 우동, 포르투갈에서 건너온 빵 같은 말은 별도로 표기법을 제정할 필요가 없는 것들이다. 일례로 coffee를 커피 혹은 커휘 중 어느 것으로 적을 것인가를 규정한 것이 외래어표기법이라고 본다면 사실 이 외래어표기법은 아직 완전한 국어화가 되지 않은 외국어를 표기하기 위한 표기법이라고 봐야 한다.
외국어가 얼마만큼 국어화가 되었는가를 보는 좋은 척도가 하나 있다. 국립국어원 홈페이지(누리집)에 제공되고 있는 표준국어 대사전을 검색해 보면 된다. 이 사전에 실려 있으면 외래어이고 아직 실리지 않았으면 외국어로 보는 것도 하나의 좋은 방법일 것이다. 예를 들면 오렌지카운티(Orange County)는 사전에 없으므로 아직 외국어이며 로스앤젤레스는 사전에 있으므로 외래어이다. 커피, 두바이, 뉴욕은 실려 있으므로 외래어이다. 이것은 현행 맞춤법에 따를 때 이런 방법도 있다는 것이지 현행 맞춤법이 옳다는 이야기는 아니다.
국어 기본법 시행령 8조 1항의 2-다에 보면 어문규범의 정의를 내리면서 외래어표기법, 외국어표기법이 동시에 명시되어 있다. 이를 보면 국가는 외국어표기법을 별도로 만들어야 하지만 이상하고 게으른 공무원들은 그 것을 하지 않고 외래어표기법 속에 외국어표기법 내용을 함께 담아 놓고 있다.
2-2 외국어/외래어 표기를 위한 국가 기준
현재 국가에서 제정해 놓은 외래어표기법은 내용을 들여다보면 전술한 바와 같이 외국어표기법이다.
만약 정부가 ‘아니다. 외래어표기법은 외래어를 위한 것이지 외국어를 위한 것은 아니다.’ 라고 주장한다면 자체 모순에 빠지게 된다. [지금 까지 정부와 대화를 한 많은 민원인들의 말에 따르면 정부 관리들은 외래어표기법은 백과사전에서 말하는 ‘외래어’를 표기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을 한다고 한다].
- 정부는 지나간 수천 년 동안 외국에서 들어 온 수많은 외래어를 이 법 하나로 모두 통일하여 표기하겠다는 것인가?
- 요즘 들어오는 외국어는 표기를 어떻게 하라는 말인가? 외국어 원어의 문자를 신문이나 책에 사용해야 한다는 것인가?
정부는 이러한 모순을 없애기 위해. 즉시 외래어표기법의 명칭을 외국어표기법으로 고치던가 아니면 외국어표기법을 별도로 제정하여야 한다.
이 검토서에서는 정부의 외래어표기법은 사실은 외국어표기법이라고 보고 문제점을 검토하기로 한다.
2-3 외국어 표기의 문제점
외래어표기법(사실은 ‘외국어’ 표기법)에 나오는 내용 중 중요한 부분의 하나는 국제음성기호와 한글 대조표이다. 그 중에서 자음을 발췌해 보면 아래와 같다.
국제음성기호 |
한글 모음앞 |
|
국제음성기호 |
한글 모음앞 |
p |
ㅍ |
|
ʒ |
ㅈ |
b |
ㅂ |
|
ts |
ㅊ |
t |
ㅌ |
|
dz |
ㅈ |
d |
ㄷ |
|
tʃ |
ㅊ |
k |
ㅋ |
|
ʤ |
ㅈ |
g |
ㄱ |
|
m |
ㅁ |
f |
ㅍ |
|
n |
ㄴ |
v |
ㅂ |
|
ɲ |
니* |
θ |
ㅅ |
|
ŋ |
ㅇ |
ð |
ㄷ |
|
l |
ㄹ, ㄹㄹ |
s |
ㅅ |
|
r |
ㄹ |
z |
ㅈ |
|
h |
ㅎ |
ʃ |
시 |
|
ç |
ㅎ |
|
|
|
x |
ㅎ |
여기서 하나의 문제가 발견된다. 국제적으로 인정되고 있는 음단위 여러 개에 대해 한글이 하나의 동일한 문자로 지정되어 있다는 것이다.
1. [p, f]는 /ㅍ/,
2. [s, θ]는 /ㅅ/,
3. [b, v]는 /ㅂ/,
4. [z, ʒ, dz, ʤ]는 /ㅈ/,
5. [ts, tʃ]는 /ㅊ/,
6. [r, l]은 /ㄹ/,
7. [h, ç, x]는 /ㅎ/,
8. [d, ð]는 /ㄷ/으로 표기하도록 되어 있다.
또, [ʃ, ɲ]는 ‘시, 니*’와 같이 자음+모음으로 하고 있는데 모음이 들어가 있는 것은 참으로 기이하기 짝이 없다.
상기와 같은 문제는 외래어표기법의 기본원칙에 [외래어는 국어의 현용 24 자모만으로 적는다.]라는 조항이 들어있기 때문이다.
3. 미등록 발음 표기의 필요성
가.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필요하다.
외국어를 원음에 가깝게 발음하려고 하면 위와 같이 부족한 한글 문자 때문에 원천적으로 불가능하다. 이로 인하여 초래되는 문제점은 다양하다.
문제 #1: 서민의 불편 - 쓰기와 읽기가 다르고 한국말 속에 영어(?)가 들어간다.
외국어를 한글로 적을 때는 어쩔 수 없이 원음과 거리가 매우 큰 문자를 사용하게 된다. 그런데 읽을 때는 다르다. 적은대로 읽는 사람들도 있지만 원음에 가까운 방식으로 읽는 사람도 있다.
일례를 들면 ‘커피’라는 글을 보고 읽을 때 [커휘]와 비슷하게, 원음으로 읽듯이, 발음하는 사람들이 있다.
이와 같은 문제로 인하여 외국어/외래어를 한글로 표기하는 경우 사람마다 다르다. ‘file, Fred'을 ‘파일, 프레드’로 표기하는 사람이 있는 반면 ‘화일, 후레드’로 쓰는 사람도 있다. 이러한 혼선이 바로 우리 국민의 생활을 불편하게 하고 있다.
최근 국제 경기에서 우리나라 선수들이 뛰고 있을 때 응원하는 사람들이 외치는 소리는 분명히 ‘화이팅’인데 텔레비전(시청기) 자막에는 ‘파이팅’이라고 나오고 있었다. 어느 날 청와대 모 수석이 텔레비전(시청기) 좌담회에 나와서 ‘비즈니스 프렌들리’라는 말을 하는데 분명히 그는 [f] 발음을 제대로 하고 있었다. 한국 사람들 끼리 대화하는데 커휘, 화일, 화이팅, 흐렌들리(여기서 ‘ㅎ’은 [f]로 읽어 주시기 바람) 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이런 사람들을 보고 영어하지 말고 한국말 하라고 지시할 수 없다. 그런 지시는 현실을 무시하는 것이다.
파이팅이라고 써진 글을 보면서 화이팅으로 읽어야 하는 서민들의 애로와 고민을 정부 관리들이나 국어학자들은 아는지?
이 문제는 함축적으로 표현하면 ‘언어의 직접호환성’ 부족 문제이다. 외국 발음과 우리 발음, 외국 문자와 우리 문자의 호환성(compatibility)을 의미하는 것으로서 직접호환성이 높은 언어일수록 우수한 기반을 갖춘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발음은 다르지만 의미는 통한다면 간접호환성이 있다고 볼 수 있는데 중국어는 직접호환성이 불가능하므로 간접호환성으로 만족하면서 살아가고 있는 불쌍한 언어이다.
문제#2: 학자의 불편 - 논문에 영어를 혼용하고 싶지 않지만 어쩔 수 없이 혼용한다.
학계와 연구계에서 발표하는 학술논문에 영어가 과도한 수준으로 혼용되고 있는데 그 이유는 무엇일까? 그림-1에 그 사례를 하나 보인다.
그림-1 인용문 중에 영어 혼용이 심한 부분을 아래에 옮겨본다..
(1) Multi-gate FinFet은 높은 gate-controllability로 인해 평면형 소자와 비교
(2) 이에 반해 Wfin가 얇아질수록 문턱전압(Vth)의 adjustment를 위한 body doping 시 dopant fluctuation이 심화되며, oxidation 과정 시 발생하는 boron out-diffusion에 의해 Vth 산포가 나빠져
<그림-1 영어 혼용이 많은 한글 논문 사례>
<그림-2 영어 혼용이 적은 일본 논문 사례>
일본 논문은 영어를 이런 식으로 마구잡이로 혼용하지 않는다. 그림-2에 그 사례를 보인다. 그림-2 인용문에서 ‘digital television’을 ‘’로 표기하는 방식으로 영어를 일본글자로 표기하였다.
영어를 그대로 혼용하는 우리나라 학계의 방식과 일본 방식 중 어느 것이 좋은지? 한글 전용의 관점에서 보면 일본 방식이 당연히 더 낫다.
한글 논문에 영어 혼용 문제, 그 것에 대한 답은 간단하다. 영어를 비롯한 외국어를 외래어표기법(즉 외국어표기법)에 따라 한글로 표기하여 논문에 사용하면 된다는 기준을 정부가 세워 놓으면 되는 것이다. 이를 ‘무조건적인 한글 표기법’이라고 할 수 있다. 절대로 외국 글자를 그대로는 쓰지 말라는 법이다.
이러한 기준에는 일반 한국인이면 일단 거부감을 느낄 것이다. 하지만 대안이 없지 않은가? 그들은 이렇게 말할지 모른다. “영어 원문에 나오는 ‘umbrella’를 한글로 ‘우산’이라고 번역해서 사용해야지 그냥 ‘엄부렐라’라고 적으면 되겠는가? 절대 안 된다.” 하지만 ‘우산’이라는 번역어가 없는 단어인 경우에는 어떻게 할 것인가? 한글 번역판에 ‘umbrella’라고 영어를 그대로 사용하나? 아니면 억지로라도 번역어를 만들어, 일례를 들면 ‘비올 때 쓰는 개인별 지붕’이라고 글 쓰는 자가 임의로 만들어, 번역해야 하나? ‘무조건적인 한글 표기법’은 반대가 예상되는 기준이지만 일단 그런 기준이 있으면 한글 전용은 쉬워질 것이라는 가정법이다.
하지만 지금 이러한 지침을 정부가 내린다고 하더라도 학계는 절대 따르지 않고 한글 논문에 영어 단어 혼용을 계속 할 것이다. 그 까닭은 아래와 같다.
- 현행 외래어표기법은 외국어를 충분히 표기할 수 있도록 되어 있지 못하기 때문에 원음을 제대로 살릴 수 없어서 매우 불편하다. 발음대로 한글로 적고 싶지만 한글의 자모 수가 적어서 그렇게 할 수 없다.
- 외래어표기법을 따라서 표기하여 독자가 논문을 알아볼 수 없도록 하기 보다는 차라리 외국어를 혼용하는 길을 간다. 일례를 들면 ‘FinFET’라는 전문용어를 한글로 적고 싶지만 외래어표기법에 따르면 ‘핀펫’으로 적어야 하는데 독자들은 이것이 무슨 말인지 모르고 ‘pin-pet인가?’ 하고 오해를 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차라리 원문으로 적는 것이다.
일본은 어차피 원음과 거리가 먼 것이므로 표기 방식에 다양성이 없고 누가 해도 같은 결론이 나므로 혼선이 없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논문 저자에 따라 결과가 달라지므로 한글로 표기하면 독자가 알아볼 수 없는 경우가 많고 알아는 봐도 찬성하지 않으면 읽을 때 반감이 생긴다. 그런 까닭에 논문 저자들은 그냥 외국어를 외국 문자를 사용하여 그대로 혼용한다.
특기할 사항은 일본은 [p]와 [f]를 다르게 취급하고 있는데 우리는 /ㅍ/ 이라는 하나의 동일한 문자로 취급하고 있다는 것이다. 음단위, 그리고 이를 표기하는 문자가 더 많고 자유롭다는 우리가 [p]와 [f]에 있어서는 일본만 못한 상태이다. 이런 것을 볼 때면 한글이 우수하다는 자랑은 함부로 할 사항이 못된다. 우물 안 개구리 같은 자랑이다.
문제 #3: 작가의 불편: 어휘가 부족하다.
외국어를 쉽게 도입하지 못하는 알레르기성 거부감 때문에 새로운 문물이 등장하고 국내로 도입되는 새 언어 홍수의 시대에 우리 국민은 어휘 부족을 절감하면서 살아가고 있다. ‘워드프로세서’를 ‘문자편집기’로 번역해야 한다는 주장이 워낙 강하여 ‘워드프로세서’라는 말을 그대로 사용하지 못하던 시절이 있었다. 아직도 그런 경향은 완전히 가시지 않았다. 왜 이런 외국어 거부감이 우리 국민들 뇌 속에 자리 잡고 있는가? 그 것은 발음이 익숙하지 않은 것도 하나의 원인이 된다.
외국 발음이 우리 국민들에게 조금도 거부감 없이 다가올 때 외국어를 그대로 우리말로 변환시켜 사용할 수 있다. 국가 기술표준원에서는 ISO/IEC 기술 기준을 KS로 부합화하는 일을 많이 하고 있는데 번역할 수 없는 수많은 용어 때문에 애를 먹고 있다. 만약 발음에 거부감이 없다면 원어 용어를 그대로 소리 나는 대로 한글로 적어서 우리말 용어라고 정의하고 사용하면 된다. 단, 이러한 급조 용어는 잠정적으로만 허용되어야 하며 국가는 신속하게 정확한 번역 용어를 만들어야 할 것이다.
이러한 것은 기술 분야 뿐 아니다. 순수 문학, 예술, 철학 등 모든 분야에서 맞닥뜨리고 있는 문제점이다. 어휘가 풍부해 져야 사고의 깊이가 깊어지고 사상의 폭이 넓어진다.
고급 언어는 가용단어의 숫자가 크다. 수많은 ‘비슷한 말’ 가운데 상황에 꼭 맞는 말을 찾아 쓸 수 있어야 우수한 언어다. 우리말은 형용사는 꽤 풍부하게 발달한 반면, 명사와 동사는 부족하다. 중요 명사와 동사에는 한자어가 많은데, 이는 한자의 직접표기를 우리 선조들이 수용한 것이다. 이제는 영어를 비롯한 외국어의 직접표기를 통하여 우리말을 살찌게 하여야 한다. 그렇게 하려면 원음에 비슷한 발음을 할 수 있도록 표기할 수 있어야 한다.
문제 #4: 성장의 불편: 너무 단순화되어 있다.
경상도에서 태어나면 경상도 사투리를, 뉴욕에서 태어나면 뉴욕 영어를 자동적으로 익히 듯, 인간은 출생 후 정확한 소리만 들으면 어떤 언어든 자동적으로 듣기 말하기를 익힌다. 우리나라 애기들은
- [p, f] 소리를 구분하여 듣지 못하고 [ㅍ] 소리만 듣고 자라며
- [s, θ] 소리를 구분하여 듣지 못하고 [ㅅ] 소리만 듣고 자라며,
- [b, v] 소리를 구분하여 듣지 못하고 [ㅂ] 소리만 듣고 자라며,
- [z, ʒ, dz, ʤ] 소리를 구분하여 듣지 못하고 [ㅈ] 소리만 듣고 자라며,
- [ts, tʃ] 소리를 구분하여 듣지 못하고 [ㅊ] 소리만 듣고 자라며,
- [r, l] 소리를 구분하여 듣지 못하고 [ㄹ] 소리만 듣고 자라며,
- [h, ç, x] 소리를 구분하여 듣지 못하고 [ㅎ] 소리만 듣고 자라며,
- [d, ð] 소리를 구분하여 듣지 못하고 [ㄷ] 소리만 듣고 자란다.
상기 음단위를 본다면 외국인은 19개의 소리를 구분하는데 우리는 8개의 소리만 구분한다. 과장해서 말하면 음단위에 있어서만은 외국인들이 문명인 수준이라면 우리는 원시인 수준이다. 부족한 수의 음단위를 가지고 지금껏 잘 살아 온 우리 민족이니 문제없는 것 아닌가 하고 생각할 수도 있으나 음단위의 수를 늘여 준다면 - 소리, 문자 공히 - 우리 민족은 지금 보다 훨씬 더 강한 민족으로 발돋움할 수 있을 것이다.
문제 #5: 전문가의 불편: 전문 용어 표준화가 안 되고 국어 정보화가 안 된다.
우리나라 정부는 전문 용어는 표준화를 하여 표준화된 한글 용어를 사용하라고 지시하고 있다. 하지만 전문 용어 표준화는 되지 않고 있다. 하루아침에 될 것 같지도 않고 지금까지의 행태를 보면 수년 내에 될 것 같지도 않다. 또, 전문 용어 표준화가 되어 한글표기가 가능하다고 해도 새로 등장하는 전문 용어는 어떻게 할 것인가? ‘어제’ 미국에서 발표된 어떤 전문지에 실린 전문 용어를 ‘오늘’ 우리 전문가가 인용하고 싶은데 표준화된 전문 용어는 당연히 없는 것이고 이런 경우 어떻게 해야 하는가?
전문 용어 표준화가 안 되고 있는 원인 중 하나는 외국의 용어를 순우리말로 혹은 한자말로 바꾸려고 시도하는데 있다. 그러다 보니 의견 통일이 안 되고 시간이 많이 걸리고 결국 아무 것도 못 하는 처지가 되어 있다. 중국어의 한글 표기가 통일안이 잘 안 만들어 지는 것처럼, 우리의 전문 용어 표준화도 산업계, 연구계 및 학계의 합의를 이끌어 내기 힘든 것이다. 하나의 용어를 가지고 시간을 질질 끌고 있는데 외국어/외래어는 밀물처럼 쏟아져 들어오고 있는 것이다.
전문 용어 표준화를 아주 신속하게 하는 방법이 있다. 외국이 사용하고 있는 그 용어를 그대로 우리가 받아 들여서 번역 없이 발음대로 표기(원 발음대로 그냥 한글로 적기)하여 표준화하면 된다. 이렇게 발음대로 적은 용어를 1차 표준이라고 하여 사용하면서 검토를 거쳐 필요하다면 수정하여 2차 표준으로 확정하면 된다.
이 방법에 대해 이론이 있을 수 있으나 일단 이렇게 하자고 공감대가 형성되었다고 가정해 보자.
이렇게 하면 쉬울 듯 보이기도 하지만 아직은 아니다. 그 것은 외국어가 가지고 있는 특수 발음을 우리가 표기할 수 없다는 문제가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varistor’, ‘FinFET’, ‘MOSFET’ 등을 어떻게 표기할 것인가? 배리스터, 핀펫, 모스펫이라고 하면 barrister, pin-pet, moss-pet라고 생각할 수 있어서 편리하기는커녕, 큰 혼란이 야기될 것이다. '蔣介石'이나 '李嘉誠'을 '장제스' '리쟈청' 으로 하건, '챵카이쉑' '리카슁'으로 하건 이는 현지음과는 상당히 다르며 현행 외래어표기법에서 한정한 한글 자모 24자 만으로는 정확히 표기할 수도, 발음할 수도 없다. 러시아어의 ‘Щ’ 음과 한어의 ‘x’ 음, 광동어의 ‘sh’ 음 등의 입모양, 혀위치, 유무성 여부, 유무기 여부를 정확히 표기할 방법이 없다.
만약 외국어 발음을 모두 원음과 가깝게 구분하여 표기할 수 있는 글자가 있다면 이 방법(원 발음대로 그냥 한글로 적기)이 아주 좋은 해결책이 될 것이다.
국어정보화가 늦어지고 있는 것도 역시 외국어 때문이다. 외국어로 된 전문 용어를 우리말로 바꾸어 표준화 해 놓지 않아 수많은 외래 전문 용어가 사람마다 다르게 한글로 표기되기 때문에 정보화를 할 수가 없다. ‘fighting’을 어떤 이는 파이팅, 어떤 이는 화이팅이라고 표기하니 정보화를 도저히 할 수가 없다. 물론 파이팅, 화이팅 둘 다 정보화 대상으로 하면 되긴 하겠지만 일이 많으니 예산도 많이 들것이고, 무엇보다 정부는 그런 융통성이 없다.
나. 한글의 우수성을 극대화하기 위해 필요하다.
우수성 #1: 문자가 필요한 소수민족에게 한글을 보급한다.
한글 보급은 1990년대 중반부터 시작하였다. 1994~2001년 태국의 고산족인 라후족, 2002년 중국의 소수민족인 로바족, 2004년 중국의 소수민족 오로첸족 등 문자가 없는 민족들을 대상으로 민간차원에서 한글보급운동을 펼쳤다. 또 2000년대 초 한 선교단체는 스리랑카의 신할라어문자를 난(難)문자로 규정하고 이를 대체하는 '온누리한글 스리랑카 문자'를 개발하기도 했다.
문자가 없는 나라들에게 UN이 제공하는 문자는 한글자모라고 하며 그 결과 아프리카의 제3세계 국가들 대부분이 한글자모를 사용하고 있다고 한다.
최근 훈민정음 학회는 찌아찌아 족에게 한글을 보급하였다. 한글의 보급은 당장의 경제적인 이익이 얼마인지 계산할 수 없지만 국위선양에 매우 큰 효과가 있음을 부인할 수 없을 것이다.
그런데 뭔가 아쉬움이 있다. 한글을 채택하려는 나라에서 그들이 사용하고 있는 음단위를 모두 한글로 표기할 수 없다는 문제가 있다. 현재 한글이 문자가 없는 민족의 언어를 적는데 다른 문자보다 장점이 많은 것이 사실이지만 단점도 상당히 있다. 영어를 비롯한 로마자 계통의 문자는 우리말을 거의 다 기록 하는데 우리는 주요 외국어 발음(f. v. th 등)을 기록하지 못하면서 제일 잘된 글이라고 자랑을 하고 있으니 좀 양심이 찔린다.
이러한 부족한 문자를 보완하기 위하여 한글 보급을 하는 단체 혹은 기구에서는 문자를 임의로 제자하여 보급한다고 한다. 이러한 임의 제자 기호가 세계로 퍼진다면 국가는 그 동안 뭘 하고 있었는지 큰 원망을 듣게 될 것이다.
결론적으로, 이왕 해외로 한글을 보급하려면 조금 다듬어서 통일된 아주 좋은 한글 체계를 정립하여 제공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우수성 #2: 외국어를 배우는 학생들에게 한글 문자는 발음 기호의 역할을 한다.
초등학생~고등학생을 개인교습하거나 학원에서 지도를 하고 있는 일선 영어 선생님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한글 문자가 영어 공부에 어떤 역할을 하고 있는지 알 수 있다. 영어 단어 발음을 지도하는데 있어서 국제음성기호를 사용하는 것이 아니고 한글을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하지만 한글 문자로 표기할 수 없는 발음은 특수 기호를 만들어서 사용하는데 특히 f, v 소리를 예를 들면 ㆄ, ㅸ를 사용한다고 한다.
이와 같이 한글은 외국어를 배우는 사람에게 매우 좋은 발음기호의 역할을 하는데 조금 부족한 부분이 있으며 이를 보완하면 아주 좋은 발음 기호가 될 것이다. 이러한 보강된 한글 문자를 배운 학생들은 영어를 배울 때 발음에 대한 걱정은 거의 하지 않아도 될 것이다.
우수성 #3: 문자가 있는 나라들을 향해서도 한글은 국위 선양을 위한 강력한 무기이다.
국제 관계에 있어서 언어의 영향력이 크다고 할 수 있다. 많은 사람들이 사용할수록 강한 영향력을 가지는 언어라고 할 수 있는데, 거꾸로 언어가 강력할수록 사용인구가 늘어날 수도 있다. 달리 말하자면 군소언어도 세계화가 얼마든지 가능하다는 뜻이다. 오늘날 영어가 세계 언어로 군림하고 있지만 과연 순수 앵글로색슨 인구는 얼마나 될까? 우리와 비슷한 크기의 섬나라 영국은 어떻게 세계를 제패할 수 있었을까? 융통성 있는 언어 정책 덕분이었다고 할 수 있다. 오늘날 영어 단어의 약 3분의 1은 불어에서 유래한 것이라 하지만, 그것을 부끄럽게 여기는 영국인은 별로 없다고 한다.
한글이라는 문자 체계는 한국어라는 언어 체계의 동반자이다. 한국어가 그 자체만으로는 세계에 군림할 수 있는 충분조건을 갖추지 못했다고 하더라도 한글이라는 무기를 통하여 한국어가 어부지리로 세계에 군림하게 할 수 있다. 우리는 디지털시대에 걸맞은 우수한 문자를 가지고 있다. 세종대왕은 500년 후 컴퓨터 자판, 휴대전화기 자판이 등장하여 한글이 세계적으로 유명한 문자가 될 것이라는 것을 예견하셨던 것일까?
그러나 현재 한글에는 세계적 문자가 되기에는 부족한 점이 다소 있는 것 또한 사실이다. 한글을 세계적 언어로 발전시키려면 우선 첫 단계로 영어를 비롯한 주요 외국어와 직접호환성부터 갖추어야 할 텐데, 그러자면 부족한 글자들, 특히 몇몇 자음들을 과감하게 도입할 필요가 있다. 다음 단계로는 무문자 민족에게 보급될 통일된 한글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 세계로 보급되고 있는 한글이 가는 곳 마다 다르게 나가고 있다. 이 현실을 정부는 방관만 할 것인가? 무문자 민족들이 각기 가지고 있는 공통된 발음은 공통된 기호를 제공해 주어야 할 것이며 특정 민족만 가지고 있는 특수한 발음은 그 때 마다 특수한 기호를 만들어 주면 될 것이다.
그렇게 하여 한글이 전 세계에 퍼진다면 현재 세계에서 군림하고 있는 영어와 로만알파벳은 한국어와 한글에게 그 자리를 내 주어야 할 것이다.
다. 한글의 현실화를 위해 필요하다.
(1) 한글 현실화의 의미
현재 한글이 현실화되어 있지 못하다. 세종대왕이 훈민정음을 창제하신 후 500년이 흐르도록 바뀐 것이 거의 없었다. 조선 시대를 이어 오면서 더러 개악된 것이 있었다. 1930년 조선총독부의 '언문철자법', 1940년 조선어학회의 '외래어표기법 통일안'에 의거 현실화라는 미명하에 크게 개악한 적은 있다. 그 것을 지금 다시 현실화해야 하는 것이다. 현실화 되지 못하는 언어는 ‘고어’에 불과하다.
이 청원서에서 말하는 한글 현실화란 미등록 발음 표기 방식을 채택하여 외국어/외래어를 원지음에 보다 가깝게 표기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을 의미한다.
외국어, 외래어 등이 국내에 여러 곳에서 사용되고 있으므로 영향을 받는 분야는 국어순화, 정책언어순화, 전문용어표준화, 전문용어사전, 국어대사전, 전자사전, 어휘망 전산화 등 모든 분야가 해당된다. 국립국어원은 이들이 모두 별개의 문제인 것처럼 주장하지만 사실은 이들은 모두 같은 문제이다. 전문용어, 외국어도 한글로 표기해야 할 필요가 있을 경우도 있고, 이는 곧 국어정보화이다.
(2) 한글 현실화가 되면 외국어를 얼마나 정확하게 표기할 수 있는지?
문제의 핵심은 정확한 외국어 원지음을 한글로 표기할 수 있느냐 이다. 정확히 표기할 수 있다면, 외래어든 외국어든 전문용어든 어휘망이든 순화 또는 음역으로 표준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글 현실화를 하면 모든 세계의 언어를 거의 완벽하게 표기할 수 있다. 그 것은 한글이기 때문에 가능하다. 다른 어느 나라 언어 문자가 이것을 가능하게 할 수 있겠는가? 국제적으로는 국제음성기호가 개발되어 사용되고 있다. 우리는 한글 현실화를 통하여 그러한 국제음성기호도 거의 그대로 수용할 수 있는 것이다.
외국어라고 하더라도 그 범위를 정해야 할 것이다. 현재 UN 가입국의 공식 언어 정도를 그 범위로 설정할 수 있다. 공식 언어가 아닌 저 아프리카나 아마존의 오지에서 소수 민족이 사용하는 언어도 한글을 공식문자로 채택하였다면 이에 포함시킨다.
물론 몇 개 혹은 몇 십 개의 미등록발음의 해결을 위하여 미등록 발음 표기 방식을 채택한다고 해서 외국 발음을 모두 100% 완벽하게 표기 할 수는 없을 것이다. 100%가 못된다면 하나도 하지 말자는 논리는 곤란하다. 90%만 되어도 매우 할 만 한 것이다.
그런데 ‘한글 현실화를 하면 모든 세계의 언어를 거의 완벽하게 표기할 수 있다.’고 하는 말에 동의하지 않는 사람들이 있었다. 일제 치하에서 오꾸라의 음모에 의해 한글로도 외국어를 정확히 표기할 수 없다는 주장이 진리로 간주 되었고, 국문, 언어학계에 의해 고착 되었다. ‘언론 외래어 심의 공동 위원회’의 신문 방송 위원들은 한글 완성화가 불가능하다고 생각하고 있었으며 국립 국어원도 불가능하다고 생각하고 있었으며, 많은 시민단체, 많은 국민들도 새 한글 자모를 사용해도 외국어는 정확히 표기할 수 없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이들 반대론자들은 완벽하게 하지 못할 바에야 이대로 두자고 주장했는데, 이러한 주장은 논리는 없고 현실에 안주하려는 위장술에 불과했을 것이라고 판단된다.
하지만 지금은 그런 생각을 하던 기관, 단체, 개인이 그런 주장은 하지 않는다. 한글로 외국어를 거의 원음에 가깝게 표기할 수 있다는 데 찬성하고 있는 것이다.
4. 개선안
가. 문제 해결은 미등록 발음 표기 방식뿐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은 미등록 발음 표기 방식을 채택 하는 것이다. 미등록 발음 표기 방식의 범위는 앞으로 국가가 검토해서 결정할 사항이지만 개선안은 다음과 같은 기본 원칙에 입각하여 마련되어야 할 것이다.
- 국민의 불편을 해소
- 국제화 시대의 요구에 부응
- 사회적 부담이나 혼란을 최소화
미등록 발음 표기 방식을 채택하는 것으로 국가의 뜻이 모아지면 미등록 발음 표기 방식의 구체적인 범위와 모양은 공모를 하여 전 국민의 관심과 축제 분위기 속에 진행하면 좋을 것이다.
나. 미등록 발음 표기 방식 채택의 단계적 접근
어느 수준까지 목표를 설정해야 할 것인가? 외국어 발음을 억양, 악센트까지 포함하여 완벽하게 표기하는 단계까지 가야 할 것인가? 아니면 급한 대로 몇 개의 발음을 표기할 수 있도록 하는 실용적인 것으로 만족할 것인가? 이에 대해서는 부록 ‘미등록 발음 표기 방식 채택의 단계별 접근’을 참조하라.
부록 에서 설명하고 있는 1단계의 목표는 영어나 중국어 등 중요 외국어 대비 공통 부족 글자부터 최소한으로 정리하여 도입하는 실용적 접근방법이다. 몇몇 자음의 표기법만 도입해도 한글과 외국 문자의 호환성을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다. 이에 관해 우리 국민을 과소평가하면 안 된다. ‘우리 국민은 새 발음을 못 배우고 못 익힐 거야.’ 라고 하는 자학적이고 자기비하적인 주장을 해서는 안 될 것이다.
다. 미등록 발음 표기 방식 채택과 더불어 관련 법규를 개정
한글 문자 체계에 새로운 문자를 도입(신규 제자 혹은 훈민정음 자모 활용)하려면 한글 관련 법규를 모두 개정해야 할 것이다. 그 중 특히 외래어표기법과 한글맞춤법이 즉시 수정되어야 할 것이다.
(1) 외래어표기법
외래어표기법의 ‘제1장’에는 아래와 같은 내용이 있다.
제1항. 외래어는 국어의 현용 24 자모만으로 적는다.
제2항. 외래어의 1 음운은 원칙적으로 1 기호로 적는다.
제3항. 받침에는 'ㄱ, ㄴ, ㄹ, ㅁ, ㅂ, ㅅ, ㅇ'만을 쓴다.
제4항. 파열음 표기에는 된소리를 쓰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제5항. 이미 굳어진 외래어는 관용을 존중하되, 그 범위와 용례는 따로 정한다.
현행 표기법의 제1항을 다음과 같이 고치면 좋을 것이다.
제1항. 외래어는 국어의 정해진 자모만으로 적는다.
수정 사유: 국어의 정해진 자모를 영구불변으로 고정시키는 것이 문제가 있으며 어떤 시기가 되면 수정할 수 있도록 여유를 주자는 취지이다.
현행 표기법의 제3항을 다음과 같이 고치면 좋을 것이다.
제3항. 받침에는 원음에 가까운 자음을 쓴다.
수정 사유: 기술논문에 ‘hat’를 한글로 표기하는 것을 보기로 들면, ‘햇’이라고 쓰면 원어의 철자가 연상이 되지 않는다. ‘햍’ 라고 표기하면 ‘hat’ 가 즉시 연상이 되며 문장을 보다 정확하게 이해할 수 있다.
현행 표기법의 제4항을 다음과 같이 고치면 좋을 것이다.
제4항. 파열음 표기에도 필요하면 원음에 가까운 된소리를 쓴다.
수정 사유: 한글의 파열음은 ‘ㅂ ·ㅃ ·ㅍ ·ㄷ ·ㄸ ·ㅌ ·ㄱ ·ㄲ ·ㅋ’ 등이고 된소리는 ㄲ·ㄸ·ㅃ·ㅆ·ㅉ이다. Paris를 ‘빠리’로 하지 않고 ‘파리’로 하는 것은 이 조항 때문이다. 프랑스는 국가가 공식적으로 빠리로 해 달라고 요청하고 있는데 우리 정부는 이를 무시하고 있다.
그리고 아래와 같은 조항을 신설해야 할 것이다.
제6항 한글 문서에 외국어를 포함시킬 때는 반드시 국어의 자모로 적되 외국어/외래어표기법을 따라야 하며 필요한 경우는 원래의 문자를 괄호 속에 추가한다.
신설 사유: 한글 문서에 한자나 영어를 무분별하게 혼용하는 것을 막기 위함이다.
그리고 외래어표기법의 맨 앞에는 외래어의 정의를 넣어야 할 것이다.
(2) 한글맞춤법
현재 사용되고 있는 한글 자모는 자음 14개, 모음 10개, 합 24자로 되어 있다고 ‘한글맞춤법 제4항’에 공식화 되어 있는데 이것이 수정되어야 한다.
‘한글맞춤법 제4항 붙임1’에는 위의 자모 외에도 자음 5개, 모음 11개를 더 인정하고 있는데 이 또한 수정되어야 한다.
(3) 외국어표기법
국어기본법 시행령에는 외국어표기법을 만들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그렇다면 정부는 외래어표기법과 외국어표기법의 차이를 분명하게 하면서 두 법을 개별적으로 만들든가 하나로 통합하든가 해야 할 것이다.
라. 정부의 미등록 발음 표기 방식 채택 담당 부서
우리 청원인들은 정부가 미등록 발음 표기 방식을 채택해 줄 것을 청원하는 것이지 어떤 특정 부서가 이 일을 맡아 달라고 요구할 수는 없다. 하지만 지나간 경험을 통해서 보면 개척정신을 발휘하려는 정부 부서가 없고 서로 일을 미루기만 한다는 것이다.
현행 법규 등을 참고해 볼 때(국어기본법 제 3장 ‘국어사용의 촉진 및 보급’ 참조) 미등록 발음 표기 방식 채택은 문화체육관광부 산하의 국어심의회 어문규범분과위원회에서 주관해야 마땅할 것으로 생각된다.
이 기구를 이용하지 않고 다른 부서에서 본 청원서를 적당히 얼버무려서 ‘검토하겠다. 검토하려면 시간이 많이 걸린다. 어느 부처로 이첩했다.’ 따위의 애매한 답을 하고 넘어가려고 한다면 이는 공무원의 직무 태만이며 국가가 국민을 무시하는 처사로 간주될 수 있다.
5. 개선책 시행 시 기대 효과
미등록 발음 표기 방식을 채택하여 사용하면 아래와 같은 효과가 기대된다.
- ‘외래 발음’(외국어의 발음이지만 우리나라에 도입되어 생활화 되어 있는 발음으로서 f. v 등이 이에 해당)에 대해 발음은 하면서 표기를 못하는 문제가 해결되어 국민의 심적 불편함이 해소된다.
- 외래어 및 외국어로 되어 있는 전문용어의 한글표준화가 용이하게 된다.
- 한글 정보화가 용이하게 된다.
- 모든 학술논문, 공문서 등에 한글 전용이 달성된다.
- 훌륭한 어문정책은 지식 보급 뿐 아니라 지식 재생산에 선순환 되어 국가 지식 기반이 탄탄해 지고 국가적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는데 새로운 한글 체제가 활용될 것이다.
- 한글의 해외 보급이 용이하게 되며 국위 선양에 크게 이바지할 것이다.
- 외래어 및 외국어를 보다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어서 어휘가 풍부해지며 기술 분야 뿐 아니라 어문, 문학, 예술 분야에도 획기적인 발전과 도약을 맞이할 것이다.
- 외국어 교육에 크게 이바지할 것이다. 특히 영어의 생활화를 통한 학습효과 덕분에, 세계 각축장에서 영어 잘 못 하기로 유명한 한국인이 영어 잘하는 한국인으로 변모할 것이다.
- 학생들의 영어 공부를 위한 사교육비 및 해외 연수비용이 크게 절감될 것이다.
- ‘ISO’ 등 국제 규격의 국내 규격으로 부합화가 용이하게 달성될 것이다. ‘WTO’ 체제하에서 무역 기술장벽(TBT)을 극복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6. 장애요소 및 해결 방안
미등록 발음 표기 방식에 대한 최대의 장애요소는 반대론자들의 주장이다. 반대하는 자들의 주장은 다양하다.
반대론자들의 주장은 요약하면
- 비용 대비 효과가 매우 낮다.
- 어차피 완벽하게 할 수 없는 것을 이대로 지내지 조금 고쳐 보겠다는 것은 의미가 없다.
- 국민의 일부에 좌절감을 초래할 수 있어서 위험한 발상이다. 라는 것이다. 과연 이런 주장에 타당성이 있는 것일까?
그들의 주장을 하나씩 검토해 보면 아래와 같다. 여기 언급되는 ‘새 문자’는 새로운 문자를 제자하거나 기존 문자를 합용 병서하여 얻어지는 새 발음기호를 의미한다.
반대론자 주장 #1
우리말에 없는 발음을 국민이 어쩔 수 없이 배워야 한다. 예를 들면 file에 있는 f 발음.
찬성론자 답변
전 국민이 영어를 의무적으로 배우고 있다. 국가 정책에 호응하려면 영어를 잘 해야 한다. 영어를 잘 못하면 공무원도 될 수 없고 취직도 안 된다. 그 결과 모든 국민이 f 발음을 할 줄 알고 또 그 것을 실생활에 많이 사용하고 있다. 영어공부를 게을리 한 자들은 f 발음을 못할 수 있다. 그런 소수의 게으른 자들을 위하여 국정의 기본을 주춤거리게 할 수 없다.
일부 국민은 ‘ㅔ’와 ‘ㅐ’를 구분할 줄 모르며 ‘ㅚ’, ‘ㅘ’를 발음할 줄 모른다. [예를 들면 ‘확실히’를 못 하여 ‘학실히’라고 한다.] 또 어떤 국민은 ‘ㅆ’소리를 내지 못한다. [예를 들면 쌀밥을 못하고 살밥이라고 한다.] 그러면 이런 문자는 우리글에서 삭제해야 하는가?
반대론자 주장 #2
새 문자를 채택하면 문화적/경제적 어려움을 감수해야 한다. 출판물을 새로 찍어야 하고 전자기기도 바꾸어야 한다.
찬성론자 답변
약간의 비용은 감수해야 한다. 출판, 전자기기 등에 새 문자를 도입해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기존의 출판물을 다 폐기하고 다시 찍을 필요는 없고 전자기기도 바꿀 필요 없다. 새로 출시되는 것만 새 문자를 반영하면 된다. 구 기종과 신 기종 사이의 호환성 문제는 기술적으로 해결 가능하다.
반대론자 주장 #3
새 문자는 사회적으로 별로 유용하지 않을 것이다. 많은 부담을 감내하지 않는 한 새로운 글자의 용도는 극히 제한될 것이다.
찬성론자 답변
새 문자의 용도는 광범위하고 효과가 클 것이다. 일상생활에서도 coffee를 원음에 가깝게 발음하면서, 그리고 파이팅을 화이팅으로 발음하면서 ‘죄의식’을 느끼고 있었지만 마음이 홀가분해 질 것이며 전문 분야에서도 외국어를 한글로 마음껏 표기할 수 있어서 논문에 외국어를 혼용하는 일이 없어질 것이다.
반대론자 주장 #4
새 문자 제자로 일부 발음을 해결한다 해도 모든 외국 발음을 해결할 수는 없다. 예: file에서 f를 해결한다고 할 때 il은 또 어떻게 할 것인가?
찬성론자 답변
모든 외국 발음을 해결할 수 없다는 말은 잘못된 것이다. 사람이 대화에 사용하는 발음은, 근사적으로 표시한다는 가정 하에, 모든 것을 표기할 수 있으며 이에 필요한 추가 문자는 25개 내외이다. f도 해결하고 il도 해결할 수 있다.
근사적으로 표시하면 되므로 il은 ‘일’로 하여 이미 해결되어 있다고 봐도 된다. f를 ‘ㅍ’로 하는 것은 p와 혼동되므로 곤란하다. r과 l을 공히 ‘ㄹ'로 하는 것이 현재의 문제이다. l=ㄹ로 하면 r=새 문자로 해야 혼동이 없게 된다.
혹자는 25개 정도의 새 문자는 너무 많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그렇다면 처음부터 25개를 다 만들 필요는 없다. 우선순위를 정하여 꼭 필요한 것부터 차례대로 해 나가자는 것이다. 몸에 때를 다 씻을 수 없으니 세수도 하지 말자는 논리는 곤란하다. 목욕탕은 점심 먹고 가고 아침에는 세수만 할 수 있다.
근사적이 아니고 완벽하게 외국말을 다 표기해야 하는데 그게 안 되므로 아무 것도 하지 말자는 주장을 한다면. 이러한 주장은 반대를 위한 반대에 불과하다. 모든 발음을 완전하게 표기 못하는 것은 현행 국제 음성기호도 마찬가지이다. 이런 주장이라면 국제음성기호는 왜 만드는가? 포기하고 말아야 할 것이다.
반대론자 주장 #5
한 나라의 어문정책은 지식인 뿐 아니라 평범한 모든 사람을 위한 것이다. 새 문자를 만들어도 모든 국민들이 다 올곧게 발음하는 것을 기대할 수는 없을 것이다. 발음을 못하는 국민들이 마음의 상처를 입을 것이다.
찬성론자 답변
새 문자를 많이 만들면 국민들이 발음하기에 어려운 것도 있을 것이다. 우선순위에 따라 이미 발음을 하고 있는 것에 대해 문자를 만들고(1단계로 칭하자) 차츰 필요한 문자를 더 만들어(2단계, 3단계) 나간다면 아무 문제가 없을 수도 있다. 부록 [‘미등록 발음 표기 방식’ 채택의 단계별 접근] 참조.
국가의 의무 교육인 중등 교육을 받은 사람들은 평범한 사람들이다. 그들이 발음 할 수 있는 소리를 ‘1단계의 한글 새 문자’로 만들자는 것이다. 중학교 때부터 배우는 발음을 못하는 국민이 있다면 그 수는 극소수일 것이며 그 것은 그 사람에 한정되는 특수 사정이다.
경상도 어떤 지역 주민들은 ‘확실히’를 발음할 줄 모른다. 그 쪽 주민들이 ‘ㅘ’ 발음을 못 한다고 해서 마음의 상처를 입고 살고 있는가?
반대론자 주장 #6
아나운서들은 외국어 발음을 할 때 원음대로 하지 않고 외래어표기법을 따른다. 아나운서들은 뉴스/시사처럼 모든 계층과 세대를 망라하는 장르에서는 외래어표기법에 맞는 발음을, 외국어 구사가 많은 전문 음악 예술 프로그램에서는 예외적으로 원음 구사를 허용한다.
찬성론자 답변
아나운서들은 일상생활의 발음을 반영하는 분들이 아니고 국가 정책을 따르는, 명령에 복종하는 것이 의무인 분들이니 뉴스 시간에는 외래어표기법에 따라 발음을 하는 것 같다.
하지만 예능, 오락 프로그램에서는 아나운서, 사회자 등이 수시로 f, v 발음을 하는 것을 흔히 본다. 왜 방송국은 2중 원칙을 적용하는가? 외국 발음 하지 않고도 살아 갈 수 있다면 철저하게 외국 발음을 하지 말아야 할 것 아닌가? 그것이 불가능한 현실임을 알고 수시로 외국발음을 하는 것이다.
아나운서 뿐 아니라 정부 고위 간부들이 각종 대담 프로에서 f, v 발음을 하는 것을 자주 본다. 그들이 분명히 한국말로 대화를 하고 있는데 왜 f, v 발음이 나오나? 단어 한 두 개 정도는 한국말 속에서 외국어 발음을 섞어서 해도 괜찮다는 것이 우리나라 국어 정책인가? 그렇지는 않을 것이다. f, v 발음은 이미 우리나라 국민들이 통상적으로 사용하는 ‘외래발음’이 되어 있는 것이다.
반대론자 주장 #7
프랑스 ‘빠리’를 ‘파리’로 발음하는 것이 더 멋지게 보인다. 즉 그냥 우리식으로 발음하는 것이 더 좋다.
찬성론자 답변
이미 굳어진 외래어는 관습대로 발음하는 것이 무방하다고 본다. 배추를 백채(白菜)라고 할 필요는 없다. ‘라디오’를 굳이 ‘레이디오우’ 라고 할 필요는 없다.
오렌지를 ‘아륀지’라고 해야 할지 여부는 좀 더 검토를 해 보아야 한다. 오렌지라는 말이 이미 완전히 굳어진 것인지 아니면 아직은 유동적인지에 따라 결정될 사항이다.
하지만 ‘빠리’의 경우는 좀 다르다. 프랑스 정부는 ‘빠리’라고 불러 주기를 원한다. 국민들의 절반은 빠리라고 하고 절반은 파리라고 한다. 이런 경우 국가는 원음에 가까운 쪽으로 지침을 정하는 것이 옳다. 외국의 인명이나 지명은 비록 외래어가 되어 있다고 해도 지금 다시 검토하여 원음에 가깝게 고쳐 주는 것이 좋을 것이다.
반대론자 주장 #8
한글로 다른 언어의 발음을 제대로 적을 수 있다고 해서 우리 국민이 모든 언어를 발음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찬성론자 답변
우리 국민이 발음 할 수 있는 것만 새 문자를 제자해야 하는 것이 기본 원칙이다.
하지만 발음하기 어려운 것에 대해서도 문자를 만들어 놓고, 사용할 사람은 사용하고 그렇지 않은 사람은 사용을 하지 않으면 된다.
우리 국민은 우수한 두뇌를 가지고 있고 문자 몇 개 정도 배우고 익히는 것은 너무 쉽다. 일부 국민들이 가지고 있는 거부감이 문제일 뿐이다.
반대론자 주장 #9
영어 발음을 정확하게 적기 위하여 한글을 바꾸자는 주장은 설득력이 없다. 독일어와 프랑스어도 영어만큼 중요하다. 우리말과 글의 진정한 발전을 위해서 정말 필요한 것은 외국어 발음을 정확하게 적으려는 노력이 아니다.
찬성론자 답변
영어, 독일어, 프랑스어 모두 중요하다. 그런데 어떤 발음은 이러한 언어에 모두 존재한다. f, v 등이 그 것이다. 이러한 공통된 발음으로서 우리 한글에는 없는 것을 우선적으로 해결해야 한다.
새 문자 도입은 단계적으로 추진하되 궁극적으로는 모든 외국어 발음을 한글로 적을 수 있어야 한다. 영어만 대상으로 한다는 주장을 찬성론자들이 한 적이 없다.
우리말과 글의 진정한 발전은 외국 문물을 어떻게 받아 들여서 우리 것으로 소화시키는가가 매우 중요하다. 외국 문물을 잘 받아들이기 위해서는 가급적 외국어 발음에 근접한 발음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반대론자 주장 #10
file과 pile이 ‘파일’로 되어 구분이 되지 않아 문제라면 눈(雪)과 눈(眼), 벌(蜂)과 벌(罰)이 구별되지 않는 것이 심각한 문제가 되어야 한다.
찬성론자 답변
한 단어가 여러 가지 의미를 가지는 사례는 모든 언어에 공통으로 존재하는 불편함이다. 그러나 그러한 불편은 충분히 감수하고 지내고 있다. 하지만 가능하다면 구분해주는 것이 좋다. file에 10가지 의미가 있고 pile에 10가지 의미가 있다고 가정하면 '파일‘에는 20가지 의미가 있게 된다. 이런 것을 국가가 방치해서는 안 된다.
그리고 많은 국민들이 f 발음을 할 줄 알며 상당수 국민들은 file에서 f 부분을 원음으로 발음하고 있는 것이 지금의 현실이다.
반대론자 주장 #11
한글은 영어 발음기호가 아니다.
찬성론자 답변
당연히 한글은 영어의 발음기호가 아니다. 새 문자를 주장하는 자들이 영어의 발음기호 역할이나 하자고 그런 주장을 펴는 것은 절대 아니다. 새 문자를 만들다 보니 영어 뿐 아니라 세계 모든 언어의 발음기호 역할을 하는 부수적 효과는 따를 것이다.
그런데 실제 우리나라 초, 중, 고 학생들이 한글을 영어의 발음기호로 잘 활용하고 있다. 이미 그 부수적인 효과는 나타나고 있는 셈이다.
한글은 조금만 발전시키면 모든 언어의 발음기호 역할을 할 수 있다. 국제음성기호가 있는데 왜 무문자 소수 민족들은 한글을 도입하려고 하는지? 한글 체제가 이미 국제음성기호보다 더 낫기 때문이다. 만약 한글 보강을 보다 철저하게 하여 한글 체제가 더욱 정교하고 정확하게 된다면 모든 나라들은 국제음성기호 대신에 한글을 발음기호로 사용하게 될지도 모른다. 국제음성기호는 용도 폐기 될지 모른다.
미국은 달러를 찍어내서 전 세계에 유통시키고 있는데 그로 인한 미국의 이익은 매우 클 것이고 모든 나라들이 그 것을 부러워하고 있다. 우리는 한글을 전 세계에 유통시킬 수 있으며 그로 인한 국가 이익은 실로 엄청날 것이며 모든 나라들은 우리를 부러워할 것이다.
한글을 그러한 국제음성기호 수준으로까지 단박에 만들어야 할까? 한글 새 문자 찬성론자들 중에도 찬성자가 있고 반대자가 있다. 단계적 접근에는 모두 찬성한다. 부록 [‘미등록 발음 표기 방식’ 채택의 단계별 접근] 참조.
한글이 영어 발음을 모두 표기할 수 있는 체계로 개선되었다고 해서 한글이 영어에 종속적이 되었다고 볼 수 없다. 더구나 영어 뿐 아니라 다른 나라 말도 모두 표기 할 수 있는 시스템이 된다면 오히려 영어가 한글에 종속되는 것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
반대론자 주장 #12
외래어를 원음과 똑 같이 발음하고 적어야 한다는 생각은 근본적으로 잘 못된 것이다.
찬성론자 답변
새 문자 도입 찬성론자들의 대부분은 원음과 ‘똑 같이’ 발음하자는 주장을 하지 않는다. 다만 일부 찬성론자들은 그렇게 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그래서 청원인들은 단계적인 접근을 정부가 검토해 볼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부록 [‘미등록 발음 표기 방식’ 채택의 단계별 접근] 참조.
1단계, 2단계는 ‘원음과 똑 같이’의 수준은 아니고 .외국어를 원음과 비슷하게 발음하고 적는 것을 목표로 설정할 수 있을 것이다. 3단계는 ‘원음과 똑 같이’로 목표를 설정할 수 있다.
영어를 수십 년간 공부를 해도, 99.99%의 국민들은, 발음이 ‘똑 같이’는 안 된다. 따라서 3단계 수준을 국가 정책으로 하려면 정말 심도 있는 연구가 필요하고 장기적인 계획이 마련되어야 할 것이다.
반대론자들의 주장은 1단계, 2단계도 없이 무조건 현행대로 하면서 동떨어진 발음으로 발음하고 적어야 더 좋다는 것이다. 참으로 이해하기 어려운 억지 주장이다. 일본이나 중국 같은 경우에는 어쩔 수 없이 원음과 매우 거리가 먼 방식으로 발음하고 적지만 우리는 위대한 한글이 있어서 약간만 개선하면 얼마든지 원음에 매우 가깝게 발음하고 표기할 수 있다.
반대론자 주장 #13
유럽의 다양한 언어에서는 똑 같은 단어를 다르게 발음하는 경우가 흔하다.
찬성론자 답변
우리가 새 한글 문자를 몇 개 만들었다고 해서 외국어를 원음대로 발음할 것이라고 기대해서는 안 된다. 조금 더 가까워 졌다는 것뿐이다.
유럽에도 비슷한 단어를 다르게 발음하면서도 뭔가 가깝다는 것을 알 수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모든 나라들은 외국어를 표기할 때 발음이 원음과 비슷하게 되도록 노력한다.
반대론자 주장 #14
정확하게 표기를 하기 위해서는 소리를 정확하게 들을 줄 알아야 하는데 국민 모두에게 수준 높은 소리 인지능력을 가르치기는 불가능하다.
찬성론자 답변
이미 많은 국민들이 발음도 잘 하고 인지 능력도 있는 ‘외래발음’이 있다. 이러한 발음은 우선적으로 문자를 만들어야 할 것이다.
반대론자 주장 #15
발음능력과 소리 인지능력 두 가지를 가르치려면 전문가가 장기간에 걸쳐 ‘개별지도’를 할 수밖에 없는데 이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찬성론자 답변
영어를 국가가 의무교육으로 하여 전 국민을 대상으로 발음 및 인지 능력을 가르치고 있다. 현실적으로 그렇게 하고 있는데 뭐가 불가능하다는 의미인지? 영어에 포함되어 있지 않은 외국발음을 추가로 교육해야 한다면 그 것은 문제가 될 수 있다. 따라서 새 문자 도입은 엄격하게 우선순위를 따져서 시행해야 하며 지구상의 모든 언어와 발음을 한꺼번에 소화하자는 것이 아니다.
반대론자 주장 #16
컴퓨터나 휴대전화의 자판에 제한이 있어서 더 이상의 자모 등장은 디지털 시대에 매우 곤란하다.
찬성론자 답변
서너 개의 추가 자모는 쉽게 수용될 수 있다. 예를 들면 현재 휴대전화 자판에 있는 ㅑ, ㅕ, ㅛ 자리를 ㆄ, ㅸ, ㅿ2)로 하고 ㅑ,ㅕ, ㅛ는 각각 ㅣ+ㅏ, ㅣ+ㅓ, ㅣ+ㅗ로 할 수 있다. 더 많은 자모가 만들어지면 사용빈도가 낮은 자모는 키를 두 번 클릭하는 방법으로 즉 소프트웨어 적 방법으로 얼마든지 해결할 수 있다.
상기 검토에서 보듯이 반대론자들은 합리적 근거를 가지고 그러한 주장을 펴고 있다고 볼 수 없다.
이러한 ‘장애요소’에 대한 해결 방안은 공개적인 자유 토론을 보장하는 공청회, 여론조사 등을 시행하면서 전문가들이 사실에 입각한 진지한 검토를 하여 결론을 도출하는 것이다. 어문학자들만의 검토가 아닌 사회 각 분야의 고른 참여가 필요하다.
모든 분야의 종사자들은 그 분야의 문제점을 들추어내고 그 것에 대한 대안을 제시하면서 찬성이나 반대를 주장해야 할 것이다. 일례를 들면 학술논문에 영어와 외국어를 외국 문자 그대로 혼용하는 문제가 심각하게 존재하고 있는데 이를 해결하는 대안이 무엇인지 각 분야 종사자들은 제시해야 하며 본 청원서에서 제시하고 있는 방안(한글 새 문자 도입 후 무조건 한글로 표기하기)과 비교하여 우열에 대한 의견을 제시해야 할 것이다.
7. 결론
외래어표기법은 국립국어원이 정한 외래어 한글 표기 규정이며 현행 규정은 1986년에 제정·고시된 것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여기 명시된 ‘외래어는 국어의 현용 24 자모만으로 적는다.’라는 조항이 걸림돌이 되어 외국어의 홍수 속에 살고 있는 이 시대에 우리나라 어문 분야 발전이 정체되어 있고 국민의 생활의 불편은 이루 말로 할 수 없이 심각한 지경에 이르러 있다.
소리를 내는데 적을 수 없는 이 안타까운 현실에 일반인들의 일상생활이 불편할 뿐 아니라 그 보다 더욱 중요한 전문가 집단이 한글을 심각하게 훼손하고 있으니 바로 전문적인 각종 연구논문, 보고서 등에 영어가 마구잡이로 혼용되고 있는 것이다.
과거에 집착하다 보면 새로운 것을 받아들이지 못한다. 잘 못된 원칙은 과감하게 시정할 줄 알아야 한다. 세종대왕은 오직 한 가지 목표, 백성들이 뜻을 적을 수 없으니 그 것을 적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을 위하여 실명의 위기에 이르면서도 노력하여 위대한 한글을 만들어 놓으셨다. 그런데 후손들은 그 정신을 이어받지 못하고, 세종대왕이 만들어 놓으신 좋은 문자를 여러 개 무시하고 사용하지 않음으로써 사장시키고 있을 뿐 아니라 국민들의 여러 형태의 불편함에 대해 눈을 감고 귀를 막고 있다.
정부는 이 사안을 시급히 공개되고 자유스러운 공론에 부쳐 필요성을 검토해 본 후 만약 필요하다고 인정되면 지체 없이 후속 조치를 취해야 할 것이다. 정부가 혹시 미등록 발음 표기 방식 채택의 건을 국어학자들에게 맡겨 놓는다면 일을 그르칠 가능성이 크다. 그분들은 자기들의 공부 및 연구 과정에서 학위 논문 혹은 기타 논문에서 주장하는 바를 고칠 의향이 없는 인사들이기 때문에 결코 정부 정책 결정에 최종 판단자가 되어서는 안 된다. 그들의 주관적인 주장은 참고로 활용하되 최종적으로는 그분들을 배제한 객관적인 차원에서 국민의 뜻을 존경하면서 정부에서 판단하여 결정하여야 할 것이다.
2009년 5월부터 국어심의회 관할권이 국립국어원으로부터 문화체육관광부 국어민족문화과로 환원 되었고, 2009년 9월 15일 새로운 국어심의회가 구성되었다. 이제 새로운 국어심의회에서, 몇 개의 새로운 글자를 만들어야 정확한 원지음을 표기할 수 있는지, 어떻게 국민에게 교육해야 하는지 등을 각각의 외국어전문학회가 참여해서 심의하고 결정해, 새로운 한글 사용에 관한 공박을 종식 시킬 때이다. 이제 국립국어원은 국어심의회의 일을 방해하지 않고 협조해 주기만 하면 된다.
끝.
부록 ‘미등록 발음 표기 방식’ 채택의 단계별 접근
1. 개요
미등록 발음 표기 방식을 채택하기로 한다면 지구상의 모든 인간이 발음하는 모든 음단위를 표기할 수 있는 광범위 작업을 해야 할 것인가? 미등록 발음 표기 방식을 찬성하는 인사들 가운데 이와 같은 완벽한 수준까지 가야 한다는 분들도 있고 그렇게 까지 갈 필요는 없고 생활에 불편한 것만 시정하면 된다는 분들도 있다.
청원인들은 이러한 다양한 주장을 모두 수용한다는 취지에서 단계별 접근이라는 방법이 있음을 예시한다. 여기서 예시하는 단계별 접근법은 꼭 이렇게 해 달라는 것이 아니고 국가가 검토하여 타당한 방법을 정하면 되는데 이러한 방안도 있음을 보여주기 위한 것이다.
1단계 = 2~6개 정도의 ‘미등록발음’을 해결하여 현재 국민들이 실 생활에서 발음을 하고 있는 ‘외래 발음’을 수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 서민들의 불편한 생활이 편해진다.
2단계 = 25개 정도의 ‘미등록발음’을 해결하여 논문 등에 외국어를 한글로 표기할 수 있도록 하는 것. 이 단계가 완성되면 통일된 한글시스템을 만들어 한글 수입을 원하는 대부분의 문자 없는 민족에게 바로 공급할 수 있다. 학자들의 불편한 연구 활동이 편해진다.
3단계 = 60개 정도의 ‘미등록발음’을 해결하여 지구상의 모든 인류가 발음하는 모든 음단위를 ‘정확하게‘ 표기할 수 있도록 하는 것. 이 단계가 완성되면 국제음성기호를 능가하는 정확성이 있어 그 응용 분야는 다양할 것이다.
1단계는 작게는 2개 정도, 많게는 6개 정도의 ‘미등록발음’을 해결하자는 것이며 우리 국민이 이미 발음하고 있는 외국어 발음, 즉 ‘외래발음’을 토착발음과 구분하여 표기하면서 혼동이 없도록 하는 수준이 목표다. 예를 들면 f는 외래발음인데 이에 비슷한 토착발음은 'ㅍ‘로서 이 둘은 엄연히 다른데 동일한 문자를 사용해야 하니 불편한 것이다. 이런 수준에 맞는 한글을 ‘생활한글’이라고 칭할 수 있다.
2단계는 25개 정도의 ‘미등록발음’을 해결하는 것인데 이 수준의 한글을 ‘확장한글’이라고 칭할 수 있다. 전문용어표준화, 외래어/외국어표기표준화 등도 큰 문제없이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
3단계는 60개 정도까지로 목표를 정할 수 있으며 이는 ‘전문한글’이라고 칭할 수 있다.
<원음과의 유사성>
1단계, 2단계는 ‘원음과 똑 같이’의 수준은 아니며 외래어/외국어를 원음과 비슷하게 발음하고 적는 것이 목표이다. 3단계는 ‘원음과 똑 같이’가 될 수도 있다. 영어를 수십 년간 공부를 해도, 99.99%의 국민들은, 발음이 ‘똑 같이’는 안 된다. 따라서 3단계 수준을 국가 정책으로 하려면 정말 심도 있는 연구가 필요하고 장기적인 계획이 마련되어야 할 것이다.
<외국 발음 습득하기>
새 문자를 포함하는 ‘생활한글’은 중학교 과정을 마친 모든 국민들이 발음을 할 수 있는 수준이다.
새 문자를 포함하는 ‘확장한글’은 연구 및 전문직에 종사하는 모든 국민들이 발음을 할 수 있는 수준이다.
새 문자를 포함하는 ‘전문한글’은 어문학을 전공하는 특수 국민들이 발음을 할 수 있는 수준이다.
모든 국민들이 모든 발음을 다 잘 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확장한글’, ‘전문한글’이 만들어 진다면 한글 자모 중에도 특수한 것은 일반 국민들은 발음할 줄 몰라도 무방할 것이다.
2. 불편도 검토
외국 발음을 표기할 수 없어 얼마나 불편한가? 이에 대한 답이 나와야 1단계, 2단계 새 한글의 제자 범위가 파악될 것이다. 3단계는 완벽과 정확성을 목표로 하는 것이므로 불편도와는 무관하게 설정할 수 있다.
외국어 중에는 영어가 가장 사용 빈도가 높으므로 영어 중심으로 검토를 해 보자.
영어의 각 음단위와 대응하는 한글 문자를 비교하여 유사도가 큰지를 보아 유사도가 낮은 것에 우선순위를 주는 것이 하나의 방책이 될 수 있다. 아래 표는 영어에 대해 유사도 즉 원음에 얼마나 가까운가를 주관적으로 설정한 것이다.
영어 문자 [발음기호] |
대응하는 한글 문자 |
유사도 |
|
영어 문자 [발음기호] |
대응하는 한글 문자 |
유사도 |
A[a] |
ㅏ |
100% |
|
Q[k] |
ㅋ |
100% |
B[b] |
ㅂ |
90% |
|
R[r] |
ㄹ |
60% |
C[s, k] |
ㅅ, ㅆ, ㅋ |
90% |
|
S[s] |
ㅅ, ㅆ |
90% |
D[d] |
ㄷ, ㄸ |
90% |
|
T[t] |
ㅌ |
100% |
E[e] |
ㅔ |
90% |
|
U[u, ʌ] |
ㅜ, ㅓ |
80% |
F[f] |
ㅍ, ㅎ |
30% |
|
V[v] |
ㅂ |
30% |
G[g, ʒ, ʤ] |
ㄱ, ㅈ, ㅉ |
90% |
|
W[w] |
ㅜ |
50% |
H[h] |
ㅎ |
100% |
|
X[ks] |
ㅋㅅ |
70% |
I[i] |
ㅣ |
90% |
|
Y[i j] |
ㅣ |
70% |
J[ʒ, ʤ] |
ㅈ, ㅉ |
90% |
|
Z[ʒ, ʤ] |
ㅈ, ㅉ |
70% |
K[k] |
ㅋ |
100% |
|
th[ð, ɵ] |
ㄷ, ㅅ |
30% |
L[l] |
ㄹ |
60% |
|
sh[ʃ] |
ㅅ |
50% |
M[m] |
ㅁ |
100% |
|
aw[ɔ] |
ㅗ |
70% |
N[n] |
ㄴ |
100% |
|
ng[ŋ] |
ㅇ |
100% |
O[o] |
ㅗ |
100% |
|
ae[æ] |
ㅐ |
80% |
P[p] |
ㅍ |
100% |
|
ai[ɛ] |
ㅐ |
80% |
유사도가 낮은 것은 불편도가 높다고 할 수 있다. 상기 표를 근거로 볼 때
- 불편도가 매우 큰 소리: F[f], V[v], th[ð, ɵ],
- 불편도가 상당히 큰 소리: L[l], R[r], sh[ʃ]
- 불편도가 낮지만 무시할 수 없는 소리: G[g, ʒ, ʤ], J[ʒ, ʤ], W[w], X[ks], Y[i j], Z[ʒ, ʤ]
이 검토에서 1단계에서 해결해야할 ‘미등록발음’은 무엇이 되어야 할 것인지 개략적으로 답이 나온다. 즉 F[f], V[v], th[ð, ɵ], L[l], R[r], sh[ʃ] 등에 대한 것이다.
2단계에서 해결해야할 ‘미등록발음’은 무엇이 되어야 할 것인가 하는 것은 여기 답을 제시하지 않는다. 위의 검토는 영어 중심으로 검토한 것이나 주요 외국어 및 국제음성기호 중심으로 검토하는 것도 필요할 것이다. 국가에서 이러한 검토를 하여야 한다.
3. 미등록 발음 표기 방식의 다양한 의견
많은 연구가들이 새 한글 문자를 만들거나 기존 자모를 합용, 병서하여 미등록발음을 해결하자고 주장한다. 이들의 주장을 보면 최대화론과 최소화론이 있고 그 중간 수준에 해당하는 많은 주장이 있다.
- 최대화론:
외국의 모든 발음을 원음에 가깝게 표기할 수 있도록 하자는 주장. 이 주장은 전문용어표준화, 외래어표기표준화, 외국어표기표준화 등의 필요성을 강조하면서 그 것이 가능하도록 하자면 많은 새 문자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특히 한글을 해외로 보급하려고 할 때 문제가 없도록 하기 위하여 UN 가입국을 대상으로 모든 언어를 조사하여 존재하는 음단위를 파악하고 그러한 음단위를 표기할 수 있는 기호를 새 기호 창작 혹은 기존 기호 합용 병서로 한글 속에 만들어 넣자는 것이다. 이것을 ‘지구촌 한글’ 혹은 ‘누리 한글’이라고 칭하고 특허등록 및 ISO등 국제규격에 등록하자는 것이다. 그리고 한글이 해외 특수 민족에게 보급될 때 그들만의 특별한 음단위가 있으면 그때그때 새로운 기호를 창작 혹은 합용, 병서로 제자하여 한글 체계 속에 반영하자는 것이다.
최대화론 중에도 극최대화론이 있는데 이는 한글자모 전체를 재검토하여 기존에 사용하고 있는 문자의 형태도 새롭게 바꾸자는 주장이다.
- 최소화론:
국내에서 이미 많이 사용하고 있는 f, v, th 등의 발음을 표기할 수 있도록, 그리고 r, l을 구분하여 표기할 수 있도록 하자는 주장이다. 이렇게 할 경우 지구상에 존재하는 수많은 소리를 모두 원음에 가깝게 표기하는 것은 불가능하겠지만 비슷하게 하면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전문용어표준화, 외래어표기표준화, 외국어표기표준화 등도 큰 문제없이 목표 달성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이것을 ‘통상 한글‘이라고 칭한다. 한글 수출을 위한 ‘지구촌/누리 한글’ 만들기는 별도로 추진하되 ‘통상 한글’ 제자에 장애가 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청원인들은 이와 같은 최대화론과 최소화론을 모두 수용하며 그 어떤 특정인의 주장도, 이 청원서에 명시적으로 제시하지 않는 한, 전체 청원인들의 청원내용이 될 수 없음을 밝힌다. 구체적인 추진 방향, 추진 범위 등은 정부가 알아서 하도록 남겨 두는 것이 옳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