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10.29(일) 날 씨 : 비온후 맑음
월출산(809m)산행 및 남도 음식기행
코스:천황사입구-구름다리-천황봉-구정봉-미왕재-도갑사- 영암-해남-음식기행-목포-서울
인원:나졎소.왕언니.박너물.광인
한달전부터 계획되어온 월출산 산행에 들어간다
토요일,일요일 비 소식이 있어 약간의 실망은 있었었지만 별난 산 사람들의 모임인 산가사에서도
별난 사인방인 "산별사" 4명은 목포행 야간열차에 몸을 실었었고...
예의 17년산 발렌타인병을 8.5년 어치만 비우고 꿈나라로,
지표면만 살짝 적실정도의 비가내리는 새벽3시의 영산포역 에서 택시를 이용해서
천황사입구에 내리니 한가롭다
육개장 3그릇을 팔아준 댓가로 보일러가 뜨듯한 2층방에서 1시간을 잠속에 빠질수있게해준 영암색시를 맞아 이곳에서 장사를하는 순천출신 젊은 쥔 아저씨에게 감사한다
육개장맛은 그렇지만 마음 씀씀이가 맛있는 그집의 상호는 "가온종합레져센타"건물의 식당이다
06시에 눈을떠서 바깥을 내다보니 월출산의 전경이 시야에 들어온다
사실 세 번째 찾는 월출산이지만 바깥에서 월출산 전경을 바라볼수 있었던 기회는 이번이 처음이다
매번 새벽에 도착해서 새벽에 산을 올랐기에 산속의 모습만 볼수있었었고
이렇게 여유있게 산행에 임할수 있음은 대간이나 정맥종주를하며 다져진 산행능력에 비춰볼때
천황사-도갑사간의 거리정도는 우습게(?)생각했기때문이다
06시35분
새벽일찍 구름다리까지 올랐던 산행객들이 하산하는 모습이 보이는 느즈마치 산행에 들어가니
아주 가는 빗방울 사이로 완전히 타지않은 단풍이 수수하다
어쨋건 국립공원이 아니든가?
산행코스에 대해 구구절절 설명할 필요없이 등산로는 잘 닦여있고 이정표는 너무 친절하게 자주 서있다
구름다리까지 다녀오면서 하산하던 한무리의 나이많은 아주머니들이 지금 올라서 언제가겠냐며
힐난조로 뭐라 하는데 속으로 우습지만~ 예~예 빨리 가야죠~
06시58분
구름다리쪽과 바람폭포경유 천황봉을 오를수있는 갈림길에서 구름다리쪽을 선택하며 오르니
천황사 뒷켠의 감나무의 감이 주렁주렁 탐스렇게 열려있다
시누대군락이 유난히 짇은수림을한 일대를 지나니 다행이 빗속에서도 가스는 끼지않아 주위의
바위군상들이 저마다 오묘한 자태를 뽐내는것이 시야를 즐겁게한다
구름다리가 시작되는 봉우리에 오르니 바람이 세차게 몰아치면서 옷깃을 여미게하고 앞서들 올라간
산행객들을 볼수있다
현기증이 나는 구름다리를 통과하니 수직의 철계단을 헉헉 거리며 몆차례 오르게되고 사방이 절벽인
봉우리에 오르니 부산,대구,서울등지에서온 산악회팀들이 우글거린다
07시50분
바위봉을 내려서니 바람은 언제 그랬냐는듯이 잠잠하고 여느 국립공원과 마찬가지로 꽉낀 청바지에
운동화차림의 아가씨 아줌마 산행객들이 구름다리 봉우리가 정상인줄 알았는데 아직도 얼마나 더가야 되냐며 푸념을 하고있다
"광인왈" 금일중으로 돌아갈수는 있겠네요"
하지만 부천서 왔다는 찟어진 청바지를입은 이쁜(?)아줌씨는 금일중으로 돌아갔는지 나도 모르고
며느리도 몰라!
며칠은 이른듯하지만 그럴듯하게 물든 단풍이 암봉자락 사이로 멋진 그림을 연출해주는 월출산 자락의 오름길에는 관광 산행객들이 많아 여기저기서 죽는다는 푸념들이고,
가파른 사면을 올라서니 저마치 천황봉정상위에 인파들이 바글대는것이 눈에띤다(08시05분)
사면을 휘돌아서 다시 추적추적 마지막 오름길을 가뿐하게 올라서니 하늘과 통하는 통천문을 통과하고 휘돌아서 올라서니 바람이 몹씨 불어대는 천황봉정상 도착이 08시45분 모든 산행객들의 복장이 한겨울 복장인데도 열 많은 나는 그제서야 반팔차림에서 긴소매 남방셔츠로 갈아입는다
저 아래 나주평야의 시원한 들판과 더 멀리 바다가 바라보이는 정상에서 오래 지체할수가 없어
화약 없는 뇌관만 심고 다시 구정봉을 향해 내리막길을 내려서는데 비에 살짝젖은 바위가 사뭇
미끄러워 빨리 달릴수가없다
급기야 앞서가던 나졎소성님 꽈당하고서
"나~ 샘플로 안 갈래 앞장서~ "
원 느그집이 어디여~ 앞장서~ 할 만치 책임질일도 없는데 "앞장서~ "라니....
시간 바쁠것없고,
월출산 전체산행 머리속에 훤하니 편한마음으로 휘적휘적~
그렇게 가다가 구정봉 오름직전 어느 전망좋은 바위에 둘러앉아 한초, 한배하며
왕초 약오르겠다는둥의 농담지꺼리 와르르 웃음꽃 피우고 저마치가는 초반에 본 청바지아줌마 보고
"이쁜 아줌마 요리와서 먹고 가드라고요~잉"하는 여유를 마냥 부린다
탁 트인 평원위에서 오르는 구정봉 오름길역시 구정봉일대의 암봉을 조망하며 오를수있어 지루하지
않은 산행이다
09시59분
구정봉 삼거리에 올라서 사방을 둘러보다가 미왕재를 향해서 사면 내리막을 휘적거리며 내려선다
10시35분
탁트인 미왕재에 도달했다
오늘산행은 이로서 거의 끝났다해도 과언은 아니다
예전같이 환상적이지는 않지만 그래도 키작은 억새가 바람에 일렁이는 곳에서 금릉 경포대도 내려다
보면서,
건너편 도갑산의 암봉도 보면서 예의 우리들의 포탄만들기 작업에 들어간다
잘 알겠지만 넓은 시에라컵에 네개의 뇌관을 심고 (양주)
화약격인 맥주를 가득 부으면 맛좋고 질좋은 아니 성능좋은 고성능 폭탄이 제조되고 곧 이어 뜨거운
무엇이 목구멍을타고 흐를 때 성대의 떨림 소리가 ㅋ~발음으로 들린다
박너물선배 싸~모님께서 서방님 얼굴세워주느라 정성껏 부쳐준 가지가지 부침개가 포탄맛을
배가 시켜주고~
그렇게 시시덕 거리며 25분을 지체한 11시 하산길이다
내려서는 산길에는 그제서야 오르는 산꾼들이 많은것은 서울살면서 이 시간때쯤 북한산 오르는
산꾼들이나 영암 살면서 월출산 오르는 산꾼들이나 마찬가지일거다
도갑사가 가까워올무렵 혹시나 철모르고 정신나간 동백꽃이 있어 빨간꽃 한송이 볼수있을까 하는
기대는 도갑사와 월출산의 정기 때문인지 정신나간 동백이없어 볼수없었고
11시35분에 도착한 도갑사일대는 천년 고찰임에도 옛것을 살리려는 것 보다 자꾸 크게 짓고 많은
사람들을 다녀가겠금 하는 의도가 엿보여 안타갑다
사찰의 일주문 바로 아래까지 현대식 건물이 지어지려 해 교회나 사찰이나 재정이 좋아지면 크게 짓고 모든것을 크게 하려는것은 매한가지인 듯~
그렇게 산행은 끝이났고
왕언니 30 여년전 영암친구가 바쁜 일손을 놀리는 가계앞을 지나 먹거리가 솔찮이 괜찮다는 해남으로 먹거리 기행을 가기위해 우리는 또다시 정신나간(?)짓으로 몰입해야했다
택시타고 영암착, 영암터미널에서 30분걸려 해남으로~
택시기사에게 물어물어 한정식 잘한다는 학동리의 진일관으로~ Go
예전 보다야 퇴색 되었겠지만 그래도 한상 그득히 차려나오는 큰 상위에는 온갖 색상의 먹음직스런
음식이 군침을 돌게하고 바쁜 젓가락질에 한초 일배라~
그 중에서도 홍어회 맛이야 일품인지라 별도로 시킬수밖에 없었고,
또 다시 같이 못 온 왕초 약 오를거야~잉
초병 4개 바닥 보이니 배도 불러오고 웬~ 트림까지...
부른배 가라 앉히기위해 2.700원 주고 택시타고온 거리를 휘적휘적 걸어간다
해남터미널앞에서 희안한 거래를해서 나졎소성님이 사온 무화과 열매를 우직우직 씹으며 목포행
버스에 몸을실고
(제법 많은양의 무화과더미를 보고 나졎소 성님왈`
"할매! 이거 만원에 아도 칩시다" 할매는 동문서답으로
"응 팔천원에 가져가" 쓸어담다가 아무래도 너무많아
"안되겠어 너무 많어 한장만 더줘"
그래서 만원에 사겠다가 구천원주고 거래했다는 내용)
열차출발 1시간전 목포역광장~~~
이요셉 목사가 리드보컬로 열창하는 새목포교회밴드가 마이크 소리 왕왕 울리며 들려오는 노래소리
" 하알레 루야~~~ " 그 앞에 춤추는 술취한 아자씨들
처음본 목포의 풍경은 그렇게 내게 다가왔고 사라져간다
열차 출발후 무궁화열차 3호객차안~~~
빨리 초치고 잡시다 라는 소리에 부산스럽다
아까 진일관에서 남겨온 홍어회 꺼내니 냄새가 진동을 하고 ,
미안해서 사방을 두리번 거리며 어절줄 몰라하는 우리에게 역시 홍어회 본 고장 사람들이다
지나가는 홍익회 초파는 아저씨! "워메 홍어 냄새 죽여버리네 잉... 군침 삼킨다
얼른 초치고 깨어보니 수원역을 지나고 있었다
(왕초의 군침도는소리 여기까지 들린다)
注:초 란 술(酒)을 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