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일 시 : 2018. 6. 2(토) 09:00~13:43
2. 목적지 : 황령산 둘레길 나들숲길
3. 탐방코스 : 연제e-마트→경동사옥→세정상고 뒤 삼거리→나들숲길 갈림길→옥세정→칠공주약수터→벽화마을 갈림길→편백나무숲→돌탑 식탁→황령산순환도로→돌탑오솔길→구름고개 카페 밑 정자→헬기장→얼음골, 양지약수터 갈림길→덕문여고, 동수영중 사이길→광안3동체육시설→망미역(도상거리-약 7.5km, 산행시간·휴식시간 포함 4시간 43분소요)
4. 참석자 : 구자삼, 권정순, 김종기, 장영선, 조동제, 조정희, 최홍구 등 이상 7명
5. 탐방후기
지난 2일(토) 근교산행팀은 부산의 중심에 있는 황령산 둘레길에 연결되어 있는 나들숲길을 찾았다.
황령산 나들숲길은 둘레길처럼 일직선으로 이어진 길이 아니고 둘레길에서 아래쪽으로 내려갔다 다시 올라오는 U자 형태의 길이 여러 차례 계속 반복해서 이어지는 길이다.
탐방코스는 연산2동에 있는 연제 e-마트 앞에서 출발하여 물만골 쪽으로 올라가다 경동건설 본사 사옥 뒤로 해서 황령산 둘레길을 접어들어 가파른 능선길을 10분정도 타고 올라가면 정자가 있는 행경산 정상과 물만골, 세정상업고와 동의의료원 갈림길에서 동의의료원으로 이어지는 나들숲길로 접어들었다.
나무와 수풀로 우거진 길을 따라 10분 정도를 걷다보면 동의과학대학 뒤편 옥세정약수터와 구상반려암의 갈림길을 만나고 이곳에서 옥세정약수터로 향하면 된다. 옥세정약수터까지는 약간의 오르막으로 오르막을 걷는 재미를 느낄 수 있고, 옥세정약수터 주변에는 여러 면의 배드민턴장과 여러 가지 운동기구가 설치되어 운동하기에도 좋다. 이날 참석한 장영선 회원의 집이 전포동이라 이곳 옥세정약수터에서 합류하여 7명이 모두 모여 인사를 나누고 약수로 목을 축이고서는 함께 산행하게 되었다.
옥세정약수터에서 칠공주약수터로 가는 길은 약간의 주의를 기울이지 않으면 간혹 다른 길로 빠질 수가 있다. 다른 길로 빠지더라도 돌아오면 되지만 약수터에서 바로 위로 한 두 걸음 올라서서 위쪽이 아닌 동쪽 방향의 길로 걸어가야만 한다. 위쪽으로 계속 올라가면 정상으로 향하는 임도로 이어지게 된다.
이곳부터는 평탄한 오솔길로 산속이면서도 들판 길처럼 이어지며 크고 작은 나무와 수풀로 이어진 산길을 걸을 수 있다. 웅장하지는 않지만 사람의 손이 가지 않은 원시자연 그대로의 순수한 산길이라 좋다.
이 길을 따라 조금 걷다보면 운동기구가 설치되어 있는 체육시설이 나오고 이곳이 칠공주약수터다.
이곳은 분명 칠공주약수터이거늘 표지판에는 누군가에 의해 칠공약수터라고 표기되어 있다.
이곳에서는 부산항과 부산의 원도심은 물론, 문현금융단지 내 BIFC와 부산은행 본점 등 금융권 본사 건물들이 한눈에 들어온다. 보이는 전망도 좋다. 전망이 좋다보니 김종기 이사는 회원들을 모델로 사진 찍어주기가 바쁘다. 우리는 사진을 찍으며 숨을 고른 다음 편백나무 숲을 향해 걸음을 재촉했다.
옆으로 이어진 길을 따라 계속 걷다보면 문현 벽화마을로 빠지는 갈림길을 지나게 되고, 대연동 방면으로 빠져나가는 갈미봉 갈림길을 지나고 나면 울창하게 우거진 편백나무 숲으로 들어서게 된다.
같은 산이라도 피톤치드가 많아서 그런지 이곳에 들어서면 공기부터가 다르다. 건강에 좋은 피톤치드를 많이 섭취하기 위해 편백나무 숲에서 충분히 쉬어가기로 했다.
권정순 교장과 조정희 회원, 구자삼, 조동제 사장은 편백나무 숲 아래서 담소를 나누며 쉬었고, 나와 김종기 이사, 장영선 회원은 쉬는 시간을 이용해 베게 속에 넣을 편백나무 열매를 부지런히 주웠다. 그 시간이 자그마치 3~40분이나 되었다. 그렇지만 편백나무 열매 채취는 1ℓ나 될까?
이렇듯 시내 한복판에 있는 산을 근교산행으로 하다 보니 차를 타고 이동하는 시간이 없다보니, 이렇게 많은 시간을 할애해서 쉬기도 하고, 열매를 줍기도 하는 시간적인 여유가 있어 좋았다.
휴식을 취하고 편백나무 열매를 주운 자리에서 오른쪽 위쪽으로 비스듬히 이어진 길을 따라 올라가게 되면 눈앞에 탁 트인 경치를 바라볼 수 있도록 돌로 만든 전망대를 만난다. 전망대 가운데에는 둥글고 높은 뾰쪽한 첨탑모양의 아름답고 정교한 돌탑이 세워져 있다. 돌탑과 전망대 주변에는 널따란 돌로 된 식탁이 있고, 이 식탁을 중심으로 발을 놓을 수 있는 움푹 페인 발 자리와 돌로 만든 의자들이 빙 둘러 만들어져 있다. 이곳엔 이런 식탁들이 여기저기 10여 개가 만들어져 있는 정원같이 아름다운 곳이다.
우리는 이곳 울창한 나뭇잎으로 햇볕이 가려주는 널따란 식탁에 둘러앉아 점심을 먹기로 하고 준비해 온 음식을 내놓았다. 며느리를 대신해 손자를 돌본다고 참가하지 못한 이귀혜 교장은 혼자 참가한 서방님을 위해 도시락과 여러 가지 반찬을 싸 보낸 걸 보면 꽤 많은 정성과 신경을 쓴 것 같다. 권 교장과 조정희 샘은 직접 만든 유부초밥과 김밥, 삶은 달걀과 과일들을 준비해 왔고, 나는 군소와 갑오징어 간장 졸임과 마늘줄기와 우엉잎 찌, 그리고 여러 가지 야채 볶음을 반찬으로 맛있는 점심을 즐길 수 있었고, 장영선 회원은 급히 나오느라 밥과 김치만 가져오기 미안했다며 복분자 발효액을 가져와 조 사장 소주와 만든 멋진 반주로 식탁의 품위와 멋을 한층 더 높여 주어 좋았다.
술을 먹지 않는 구자삼 사장도 복분자 발효액을 한잔할 요청할 정도로 맛이 있었으니 말이다.
느긋한 식사를 마치고 황령산 정상으로 이어지는 황령산벚꽃길 밑 갈림길에서 금련산 청소년수련원 쪽으로 이어지는 산행 때까지 즐거운 마음이 계속되었다.
나와 구자삼, 장영선 회원이 선두를 서고 나머지 회원들은 천천히 뒤따라 왔다. 식사한 자리에서 황령산 정상으로 올라가는 황령산벚꽃길로 이어지는 바로 아래 갈림길까지는 후미가 잘 따라 왔었다. 갈림길에서 금련산 청소년수련원 쪽으로 방향을 틀기 전에 5~60미터를 뒤처져 따라오고 있는 후미를 확인하고 손을 한번 흔들어 주고는 위로 이어진 황령산벚꽃길 쪽이 아닌 동쪽 금련산 청소년수련원 쪽 오솔길을 걸었다.
그렇게 얼마가지 않아 뒤돌아보니 잘 뒤에 오던 회원들이 보이질 않는다. 소리를 지르고 불러보아도 아무런 응답이 없다. 하다못해 구자삼, 장영선 두 사람을 그 자리에 잠시 기다리게 하고는 6~700미터를 되돌아 가보아도 보이기는커녕 불러도 역시 대답이 없다. 전화를 해도 받지 않고 산행이사가 처져있었는데도 연락도 없었다. 황령산 정상으로 올라가는 갈림길에서 평탄한 황령산벚꽃길로 올라간 게 분명했다. 근교산행이라 다행이지 만일 처음으로 간 먼 산일 경우 얼마나 황당한 일이며 당황했겠는가.
두 사람이 도중에 기다리고 있는 터라 황령산벚꽃길로도 갈 수가 없었다. 일단 같이 있는 사람이라도 당초 계획했던 코스로 걷기로 하고, 재빨리 두 회원에게로 돌아가 청소년수련원 쪽으로 걸었다.
금련산 청소년수련원 바로 위 황령산벚꽃길 왼쪽에 조성되어 있는 황령산 산행의 또 하나의 명물 오솔길인 등산길 양옆으로 기다랗다 늘어선 금련산 돌탑 행렬 사이를 걸어 올라갔다.
돌탑행렬이 끝나는 지점 길 건너편이 KT송신소 입구에 있는 구름카페다. 구름카페 아래에서 금련산 정상 헬기장으로 이어지는 정자에도 사라진 회원들은 보이지 않았다. 헬기장으로 달려가 봐도 보이지 않는 것은 마찬가지. 혹시나 먼저 지나갔나 싶어 권교장에게 전화를 걸어보니, 그제야 통화가 연결된다. 이들은 우리보다 한발 앞서 벌써 금련산 정상을 지나 우리가 지나가야할 덕문여고 위 산정 중간에 있는 양지약수터와 얼음골약수터 갈림길 체육시설이 있는 곳에 도착하고 있단다. 뭐라고 나무라고 싶었지만 못 챙긴 내 잘못이 많아 뭐라 하지 못하고 우리가 갈 때까지 그곳에서 멈춰 기다리고 있으라고 할 수밖에 없었다.
깎아지른 내리막길을 뛰다시피 해 달려가니 네 사람 중 세 사람만 기다리고 있고, 조동제 사장은 없었다. 어떻게 되었냐고 물었더니 앞서 먼저 가더니만 결국 길이 어긋나고 말았단다. 조 사장에게 전화를 하니, 일행들보다 앞서가다 금련산 정상에 도착해서 회원들을 찾으려고 아무리 소리를 질러도 대답이 없어 본인이 전에 와봐서 알고 있는 우암사 길 쪽으로 내려가 벌써 부산여상 근처에 도착하고 있단다.
근교산행인데도 불구하고 마지막까지 모두가 만나지 못하고 갈기갈기 찢겨졌다는 사실이 나 자신에게는 치욕적이었다. 하산해서 그대로 집으로 향하는 일이 있더라도 일단 망미역에서 조사장과 만나자고했다.
덕문여고와 동수영중 샛길을 가로질러 번영로 수영터널 위에 있는 광안3동 체육공원을 거쳐 망미역 교차로로 내려오니 시간은 오후 1시 40분이 넘어서고 있었다.
조 사장은 망미역 대합실이 아닌 수영방면 망미역버스정류소에서 얼굴엔 기다리다 지친 모습을 그대로 나타내며 힘없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기분 전환을 하고 분위기를 바꿀 요량으로 막걸리나 한잔하고 헤어지자고해도 약속이 있다는 사람, 그냥 집으로 가겠다고 하는 사람들만 있어, 산행할 때는 항상 같이 산행하는 사람들을 챙기고 보조를 맞춰 산행을 해야 한다는 평범한 진리를 다시 한 번 되새기며 우리는 각자 집으로 향할 수밖에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