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승완 감독, 전도연과 이혜영 주연의 <피도 눈물도 없이>가 두 번째로 촬영현장을 공개했다. 올 봄에 공개된 <파이란>부터 지난 주 개봉된 <고양이를 부탁해>와 마찬가지로 <피도 눈물도 없이>의 주요 무대 역시 인천. 인천 중구청 인근에 위치한 이면도로에서 열린 이날 촬영은 저녁 7시부터 분주히 세팅에 들어가 8시 30분경부터 첫 촬영이
시작되었다.
이날 촬영 장면은 영화의 두 주인공, 일명 선글래스로 불리는 수진 역의 전도연과 가죽잠바로 불리는 경선 역의 이혜영이 영화 속에서 처음 만나는 장면으로 2천여컷으로 이루어지는 호흡 짧은 영화답게 다양한 앵글과 카메라 이동으로 이루어졌다. 수진이 타고 있던 빨간색
티뷰론과 경선이 모는 프린스 택시가 충돌하게 되고, 이어 두 사람은
신경전을 벌이게 된다. 이때 독불 역의 정재영까지 가세해 소란이 더욱 커지는 장면이 이날의 촬영 내용. 자동차 충돌 장면은 위험한 장면임을 고려해 촬영 현장 공개 전에 모두 끝마쳤고 이날은 독불 역의 정재영까지 세 배우가 함께 등장하는 장면이 공개되었다.

준비가 모두 완료된 후 충돌 후 경선의 모습을 담아내는 첫 컷이 한 번만에 OK 사인이 떨어져 이날 촬영은 순조롭게 진행될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세트에서의 촬영이 아닌 로케이션 촬영이었던만큼 다양한 방해요소가 곳곳에서 등장해 촬영은 쉽지만은 않았다. 측면 트래킹으로
두 주인공의 모습을 담는 컷의 경우 달리의 이동 타이밍이 안 맞기도
하고, 구경꾼들의 핸드폰이 울리는가 하면, 느닷없이 등장한 자동차
때문에 NG가 나고, 중간에 다시 한 번 조명을 조정하는 등 8번의 테이크에 걸쳐 무려 1시간만에 OK 사인이 나기도. 계속되는 NG로 현장 분위기가 어수선해지자, 이혜영의 말에 따르면 평소에는 <빽 투 더 퓨처>의 마이클 J.폭스 같다가 촬영에만 들어서면 이소룡으로 돌변하는
류승완 감독은 현장을 한바퀴 돌며 분위기를 정리, 카리스마 넘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날씨가 제법 싸늘해진 가운데, 영화 속 배경이 여름이어서 얇은 옷차림을 한 전도연과 이혜영은 NG가 날때마다 두터운 겉옷을 걸치며 추위를 떨치는 가운데에서도 즐겁게 농담을 주고 받으며 촬영장 분위기를 이끌었다. 그런가하면, 스탭들은 전봇대 위에 올라가 조명을 설치하기도 하고, 촬영에 방해되지 않게 차량을 통제하는가 하면, 달리 이동을 위해 트랙을 설치하고, 호기심 어린 눈으로 영화 현장을 구경하는 구경꾼까지 통제하는 등 각자 맡은 바에 따라 분주하게 움직이며
촬영에 임했다.

새벽까지 촬영을 계속하면서 막바지 촬영이 한창인 <피도 눈물도 없이>는 조만간 촬영을 종료한 후 후반 작업을 거쳐 올 겨울 관객들과
만나게 된다. 대중적인 흡입력을 갖추면서도 개성 강한 영화로 탄생될 것으로 기대되는 <피도 눈물도 없이>는 당초 올 연말 한국 영화의
대미를 장식할 예정이었으나 개봉을 한 달 정도 연기, 2002년 새해를
여는 영화가 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