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 성모발현 과달루페 성당(Basilica de Nuestra Señora de Guadalupe)
Old Basilica(옛날 성당) / New Basilica(새로지은 성당) / 과달루페 성모님
멕시코시티에서 미니버스로 1시간 정도 북쪽으로 가면 시경계선 부근에 ‘과달루페의 성모’를 모시고 있는 유명한 과달루페 성당이 있는데 바티칸의 성 바오로 성당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크다고 한다.
1531년 12월 9일, 미사를 보러가던 인디오 ‘후안 디에고(Juan Diego)’는 테페약(Tepeyac) 언덕에서 청록색 망토를 걸친 성모님을 만난다. 성모님은 ‘나는 너희들의 슬픔과 비탄의 소리를 듣고 위로하러 왔다. 너는 주교에게 가서 이곳에 성당을 짓도록 전하여라....’ 디에고는 주교관으로 달려가 이 이야기를 전하지만 스페인 주교 ‘후안 데 수마라(Juan de Zumara)’는 증거를 가지고 올 것을 명한다.
다시 테페약 언덕으로 간 디에고는 성모님을 만나 그 말을 전했고 성모님은 처음 만났던 언덕위에 가서 피어있는 장미꽃을 주워오라고 한다. 바위투성이의 산일뿐더러 겨울철로 장미가 피는 계절이 아니었지만 언덕 위에는 장미꽃이 만발하여 있었다. 꽃을 주워 내려오자 성모님은 디에고가 펼쳐놓은 틸마(멕시코인들의 겉옷) 위에 가지런히 장미를 놓아주며 가는 도중 절대로 펼쳐보지 말라고 한다.
디에고가 주교님 앞에 가서 틸마를 펼치자 멕시코에서는 자라지 않는, 주교의 고향인 스페인 카스티야지방 장미 꽃송이들이 폭포수처럼 쏟아지며 꽃을 쌌던 디에고의 틸마에 성모님의 모습이 새겨져 나타나는 기적이 일어난다. 틸마에 새겨진 성모님은 1m 45cm의 키에 피부색은 인디오처럼 거무스름한 황갈색이고 머리카락은 검은색이며 머리에서 발아래까지 길게 내려온 청록색 밝은 망토를 입은 모습이었다.
1754년 교황 베네딕토 14세는 ‘과달루페의 성모(Our Lady of Guadalupe 혹은 Virgin of Guadalupe)’를 북아메리카 수호성인으로, 1910년 교황 비오 10세는 라틴아메리카의 수호성인으로, 1935년 교황 비오 11세는 필리핀의 수호성인으로, 1946년 교황 비오 12세는 아메리카 대륙의 수호성인으로 선포하였고 1966년 교황 바오로 6세는 성모화를 모시는 대성당에 황금장미를 수여하였다.
1979년 교황 요한 바오로 2세는 최초로 과달루페 성당을 직접 방문하였으며 또 1992년에는 바티칸의 성 베드로 대성전 지하에 과달루페 성모 경당(敬堂)을 지어 축성하였으며, 2002년 교황 요한 바오로 2세는 2백만 명의 군중이 모인 가운데 후안 디에고의 시성식(諡聖式)을 거행하고 로마 전례력에 기재하도록 하였다.
멕시코인들의 ‘과달루페 성모’에 대한 절대적인 믿음과 신심은 상상을 초월할 정도이며 전국 어디를 가나 성당마다 과달루페 성모님을 모시고 있고, 성당이름도 과달루페성당이 수도 없이 많다.
내가 방문했을 때도 수많은 신도들이 정문 바깥부터 굉장히 먼 성당 안의 성모님을 모신 제단까지 묵주기도를 바치며 무릎걸음으로 가는 사람들이 많았다.
어쩌면 스페인이 멕시코 식민통치의 한 수단으로도 이용되었을지도 모를 ‘과달루페 성모’는 아이러니컬하게도 멕시코 독립운동은 물론, 멕시코혁명 때에도 큰 역할을 하는데, 성모님이 새겨진 휘장을 높이 받들고 성모님이 새겨진 모자를 쓰고 독립투쟁과 혁명에 나서서 민중의 커다란 구심점과 힘이 되었다는 것이었다.
매년 수십만 명의 성지 순례자들이 찾아오는 이곳은 성모님이 발현하셨던 테페약 언덕 위에 자그마하고 아름다운 성당이, 그 아래 광장에는 1709년 세워진 아름답고 웅장한 바로크식 구(舊) 성당건물(Old Basilica)이 있는데 지반침하로 붕괴의 위험이 있어 현재는 박물관과 공연장 등으로 사용되고 바로 옆에 조개껍질을 엎어놓은 형상의 엄청난 규모의 새 성당(New Basilica)을 지어 미사를 봉헌한다. 디에고의 틸마에 새겨진 성모화(聖母畵) 원본도 이곳에 모셔져 있다.
(물론 틸마의 재질과 그림의 염료가 당시의 것인지 수많은 검사가 이루어졌다고 한다.)
테페약 언덕을 오르는 아름다운 석조계단은 꽃과 장미로 뒤덮여 있어 아기자기한 언덕과 어울려 환상적이었고, 절벽 아래쪽에는 디에고가 성모님을 만나는 모습의 조각이, 또 조금 떨어져 디에고가 주교님 앞에서 틸마를 펼쳐 보이는 모습이 동상으로 세워져 있다.
테페약 언덕 위에서 내려다본 성당의 모습은 정말 그림 같이 아름다워서 가슴가득 밀려오는 감동을 주체할 수 없었다. 성당 성물부에서 친지들에게 선물 할 묵주와 목걸이를 비롯한 몇 가지 성물들을 산 뒤 아쉬운 발걸음을 돌렸다.
<추가정보>
1979년, 미국의 과학자들은 적외선을 이용하여 디에고의 틸마(Tilma)에 새겨진 성모님 모습을 면밀히 조사한 적이 있는데, 성모님의 눈을 우주광학기술로 2.500배 확대하여 살펴보았더니 성모님 눈의 홍채(紅彩)와 동공(瞳孔)에 장미꽃을 쌌던 디에고의 틸마를 펼치는 순간과 거기에 함께 있던 사람들의 얼굴이 나타나 보였다고 한다. 과학자들은 더욱더 신중히 조사를 하고 내린 결론은 “이것은 인간의 손으로 그린 그림이 아니다. 성모님의 눈은 즉석카메라처럼 눈앞에 비친 순간의 형상을 그대로 포착하였다.” 라는 결론을 내리고 조사를 중단했다고 한다.또, 이 그림은 붓질을 한 흔적이 전혀 없으며 사용된 물감도 지구상에는 존재하지 않는 염료로, 거친 천임에도 안으로 전혀 배어들지도 않았고 오늘날까지 색이 바래거나 변질도 없었으며 식물성도, 동물성도 아닌 전혀 새로운 물질로 현대 과학으로는 설명이 불가능하다고 한다.
<이 성모발현 과달루페 성당은 가톨릭 3대 성지(聖地) 중의 하나로 꼽는다.>
9. 파리의 사크레쾨르 성당(Basilique du Sacre-Coeur)
몽마르트(Montmartre)는 파리 시내의 북쪽에 우뚝 솟은 언덕으로, 정상에는 파리에서 제일 큰 사크레쾨르(Basilique du Sacre-Coeur/Sacred Heart Cathedral) 대성당이 있는데 성당 앞에서 보면 파리 시내가 눈앞에 파노라마처럼 펼쳐져 보이는 멋진 풍광을 자랑한다.
1914년에 완공되었다는 어마어마한 규모의 사크레쾨르 성당은 언제나 관광객들로 발 디딜 틈이 없다. 이스탄불의 성 소피아성당을 본떠 로마 비잔틴양식으로 지었다는 이 성당은 우선 그 웅대한 규모부터 감탄을 자아내게 하지만 외부의 각종 장식 조각품들은 물론 내부도 너무나 정교하고 아름다워서 놀라움을 금할 수 없다. 정문 앞쪽에는 그리스도 동상 뿐 아니라 각종 성인들의 조각은 물론 말을 탄 잔다르크(Jeanne d'Arc)의 모습도 보이고, 성당 뒤쪽 우뚝 솟은 종탑도 너무나 멋있는데 높이가 80m나 된다고 한다. 프랑스어 사크레쾨르는 영어로 ‘Sacred Heart’, 우리말로 하면 ‘성심(聖心)’이다.
성당 앞 광장 / 사크레쾨르 성당 / 화려한 성당 내부
성당 내부는 웅대한 둥근 돔 형태의 천정이 너무나 아름다운데 둥근 아치형 창문의 형형색색 모자이크를 통과한 빛으로 내부는 더욱 신비로운 공간이 된다. 외관에 비하여 소박한 제단, 소리는 들을 수 없었지만 웅대한 파이프 오르간이 있고 한 편에는 성당 전체모습의 미니어처도 설치되어 있다.성당 앞쪽은 관광객들로 항상 북적거리는 계단과 작은 마당이 있고 뒤쪽으로 돌아가면 이른바 문화의 거리로 온통 카페와 노점들로 어지럽다. 각종 기념품 가게들, 즉석 초상화를 그려주는 화가들, 가지가지 음식을 파는 가게들, 곳곳에 그림을 늘어놓고 파는 가난한 그림쟁이들... 이곳은 특히 갓 결혼한 신랑신부가 웨딩드레스를 입은 채로 와서 사진 찍는 것을 심심찮게 볼 수 있는데 한국 신혼부부를 두 쌍이나 보았다. 이곳은 올라오는 케이블카도 있지만 우리는 걸어서 올라왔는데 제법 한참을 헉헉거려야 오를 수 있다. 앞쪽으로 오르면 지그재그 멋진 공원길, 뒤쪽으로 오르면 수없이 많은 계단의 연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