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본행경 제1권
4. 여래생품(如來生品)
그때 부처의 별이 달과 마주쳐
상서로운 기간이라 오른쪽 옆구리로 나시니
구름 걷히고 갑자기 천 개의 해가 나타나듯
오랜 어둠에 횃불 광명 갑자기 비춤 같네.
동쪽은 머리 되고 나무는 머리털,
화초는 털이 되고 연꽃은 얼굴.
푸른 연꽃은 눈이 되고 붉은 나무는 입,
수미산은 젖 되고 사해(四海)는 배가 되네.
중앙의 흙은 허리, 남쪽은 엉덩이뼈,
가만히 구슬을 드리워 항상 향기로운 영락.
서쪽은 발이 되어 온갖 보배 장식하니
모든 전륜왕이 역대의 주인 되듯
강변의 모래처럼 부처님 밟은 바라
천 폭의 바퀴 모양 항상 가서 인(印)을 치니
과거의 모든 부처 덕의(德義)를 닦은 바라
만물을 길러 냄이 자모(慈母)와 같으시네.
움직이기 어려운 때 숙연(肅然)한 우레 소리
기쁨으로 조용한데 즐거이 우러르니
오른 옆구리에 큰 빛이 나타나되
햇빛을 막아 버려 반딧불과 같아라.
햇빛은 밝음 잃고 정기로운 빛도 없어
꽃상투[華髻] 같은 빛이 많이 나타나며
사방이 막혀서 허공에 가득한데
구름이 걷히고 햇빛이 문득 나타남 같네.
그때 모든 천왕은 휘황한 빛을 보고
두려워하며 이상히 여겨 서로 하는 말이
“일천왕(日天王)이 내려갔나? 금나무가 솟았는가.”
어떤 천신(天神) 대답하되 “부처의 해 나타났소.”
일천자(日天子) 의심하되
“이 어이 다른 해냐.
장차 나를 해치는 건 아닐런가.”
일성궁전(日城宮殿)은 질투로 들끓었고
천 개의 광명은 부처가 땅을 비춤이라
햇빛은 허공을 비추나
태자가 품은 빛은
해보다 천 배나 뛰어나
햇빛은 도로 꺾이고
물러나 감당하지 못하도다.
온 천지가 불탐이 겁(劫)이 다한 불길인 양
천지가 밝아옴이 새 아침이 시작된 듯
모든 귀신 기뻐하고 땅 귀신도 춤을 추니
광명의 비를 뿌려 감로의 좋은 약이
일체에 가득하여 근심 걱정 없어지네.
바다가 웃는 듯 흔들리며 수목들도 갸우뚱
연못의 푸른 연꽃 눈을 뜨고 보는 듯
나무마다 꽃을 흩어 태자를 공경하고
뭇 새들 날고 울어 청아한 노랫소리.
모든 천인들이 사모하여 꽃이 해를 만난 듯
두루 시방에 비추되 금빛으로 빛나며
천신과 땅 귀신이 기뻐하자, 꽃이 때 아닌 때 피었고
금ㆍ은 전단(栴檀)의 가루가 티끌과 같네.
하늘 뜻 꽃을 만들고 구름과 비도 없이 맑아
광명이 널리 비춰 시방에 두루 차니
밝은 구슬 불꽃은 가려 숨고
해가 비추지 못하는 그윽하고 어두운 곳에는
환한 밝음이 나타나 3악취(惡趣)를 비추고
거룩한 지혜는 세상을 일깨울 빛의 상(相)이라
범천(梵天)의 천신들은 꽃 가운데 태어나
사랑과 겸양으로 뜻에 맞는 꽃을 뿌리네.
연화빛[蓮華色] 같은 손바닥 두 손으로 받들어
애경심(愛敬心) 품고서 인자한 눈으로 자세히 보며
범천의 맑은 소리로 그 공덕을 찬탄하고
몸 굽혀 정례하고 이마 위에 받들었네.
일(日)천자가 수미산에 있으니 이름은 백사(百祠)라
손에 금강저(金剛杵) 쥐고 천 개의 인자한 눈으로
자세히 보되 싫은 줄 모르나니 하늘꽃 일산과
온갖 묘한 보배꽃 달같이 밝은 것들일세.
태자에게 올리고 그 공덕을 찬탄하길
“노력 고행이 겁을 채우며 큰 방편으로써
불도를 구했거든 자비심을 드리우셔
중생들을 어여삐 여겨 온 세상 스승 되소서.”
북두칠성도 또한 찬탄하되
“7각의(覺意)를 나타내 일곱 번뇌 끄게 하소서.”
그래서 일곱 걸음 걸으니 사자가 일어남 같고
발자취가 나타나니 북두칠성 같았네.
그 걸음 태연하여 의심도 거만도 없으니
땅 귀신들 몸을 굽혀 우러러 발을 받들었네.
널리 밝은 해로써 사방을 비추듯
4제법(諦法) 나타냄 사자가 울부짖듯
“나는 이로써 뒤의 몸을 받지 않으며
또 여기서 태중의 옥(獄)도 면하였다.
이제 부처 되어 가장 얻기 어려운 도로써
일체 중생을 인도하여 감로의 꿀을 먹이리라.”
보드라운 풀과 온갖 빛깔의 꽃들
천상의 실발[綩綖]인 양 두루 땅을 덮었으니
천왕이 맑은 못에 있는 듯
금나무의 꽃인 양 보기에 미묘하네.
5취(趣)의 무리들로 고뇌를 받는 이
모두 휴식을 얻고 몸이 편안해 즐겁고
온갖 결박으로 지옥 고통 심한 이
그때 모든 얽힘에서 해탈을 얻었네.
큰 음성이 두루 불세계에 들리자
천상의 귀신들은 기뻐 뛰고
어서 허공에 올라 거룩한 보배를 보고자
하늘 사람들 옆을 막아 빼곡히 가득 찼었네.
큰 용왕의 아들이 수미산과 같은데
해ㆍ달과 같은 눈으로 바다를 움직여 물을 내고
머리에 구름 일산을 이고 찾아와
향수의 가랑비로 태자를 공경히 목욕시켰네.
안상(安祥) 천자는 하늘 세상 몸을 받고
공경히 사당에 제사해 그 원을 드린 뒤
스스로 몸을 변해 네 개의 머리를 나타내고
소 타고 일산 들어 보살을 공경히 보호하였네.
동남(童男) 천자 머리에 나래갓[羽冠]을 쓰고
위력이 드높아 공작의 기[孔雀幢]라 부르며
갑옷에 무기 들고 장군 되어 대중들 이끌고
보살을 옹호하니 그 길이 1유순이네.
큰 힘의 천왕인 비사문(毘沙門)은
진기한 보배 넘치고 덕이 경계에 가득한지라
하늘의 28신장(神將)과 함께 각각 군기 갖추어
1억의 귀신들과 같이 와 보살을 보호하였네.
또 존자재(尊自在) 천왕이 있었으니
한량없는 수억의 모든 하늘들과
당번(幢旛)을 들고 구름 모이듯 와서
엄숙히 공경하여 보살의 발에 정례하였네.
염라대왕 악해(惡害)는 능히 이길 이가 없어
중생을 쫓아내되 한 가지 법을 쓰니
태산옥(太山獄)에 잡아 내던지는 것
자민(慈愍)한 마음으로 와서 보살에게 정례하네.
수없이 많은 천왕과 용, 귀신왕들
정거천(淨居天) 위의 청정한 여러 천왕들도
합장하되 아직 피지 않은 연꽃과 같이
공경히 몸을 굽혀 보살을 찬탄하네.
금빛 하늘 꽃과 밝은 진주대(眞珠臺)
푸른 연꽃에 쪽빛 유리 줄기
흥성한 꽃과 묘한 빛깔
가루 전단향을 비 오듯 흩었다.
천상의 옥녀(玉女)들 공중에서 권속을 거느리고
풍악을 울리고 노래하며 공훈을 찬탄하기를,
“지난 옛적 수행하여 쌓은 선근(善根)으로
과보가 익어 군생(群生)을 이익케 하시다.
찬란한 구름 장엄한 가락으로 하늘들이 꽃을 뿌리고
몸에서 광명을 놓아 눈이 부시며
천인들은 찬탄하고 중생들은 크게 기뻐해
부처님 신덕(神德)으로 세계를 널리 장엄하고
금시조와 모든 용이 함께 화합하며
천인과 아수라도 서로 원한을 버렸다.
희고 깨끗한 달에서 시원한 빛이 나듯
세간에는 사랑하고 미워하는 불이 꺼졌다”라고 하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