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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설신모희수경 상권
[부처님의 열 가지 이름을 갖춤]
사리자야, 그 장자는 나의 법 가운데서 믿음의 씨앗[信種]을 갖추지 못하였으니,
여래ㆍ응공(應供)ㆍ정등정각(正等正覺)ㆍ명행족(明行足)ㆍ선서(善逝)ㆍ세간해(世間解)ㆍ무상사(無上士)ㆍ조어장부(調御丈夫)ㆍ천인사(天人師)ㆍ불세존(佛世尊)의 열 가지 명호를 갖추었을지라도
그 장자는 비록 이러한 일을 알거나 보건만 믿지 않기 때문에 말하기를
‘사문 구담은 인간에서도 가장 높은 법이 없는데 하물며 성스러운 지견과 가장 뛰어나게 깨달은 바로 논란에 들어갈 수 있겠는가?
그가 성문들께 모든 법을 말하지만 구하는 바와 닦는 바는 스스로의 말재주와 바르지 못한 지혜로써 깨달았다 하는구나’ 하느니라.
그가 마음과 말과 보는 바로써 계속하여 비방하는 까닭에 빨리 지옥에 들어가는데 마치 무거운 짐[重擔]이 떨어지는 것과 같으리라.
또 성문 비구들이 계율ㆍ선정ㆍ지혜의 배움을 모두 온전하게 갖추면 조그마한 공력을 쓸지라도 지혜를 얻고 과위(果位)를 증득하기가 어렵지 않는 것과 같이 그들이 나쁜 갈래에 떨어지는 것도 이러하니라.
[아란야에 의지함]
또 사리자야, 그 장자는 나의 법에서 믿음의 씨앗을 갖추지 못하였으니,
여래ㆍ응공ㆍ정등정각이 아란야(阿蘭若)에 의지하여 앉고 누우면서 시끄러움과 갖가지 요란함을 멀리하고, 사람들이 사용하는 방과 집과 앉고 눕는 모든 기구도 모두 버렸을지라도
그 장자는 이러한 일을 비록 알거나 보건만 믿지 않기 때문에 그러한 말을 하여 비방을 하느니라.
그의 마음과 말과 소견으로 계속하여 비방하는 까닭에 속히 지옥에 떨어질 것이니라.
[선정을 증득함]
또 사리자야, 그 장자는 나의 법에서 믿음의 씨앗을 갖추지 못하였으니,
여래ㆍ응공ㆍ정등정각이 애욕을 여의고 죄를 여의게 되고 불선한 법을 쉬게되고 찾음과 살핌이 있게되어
떠남으로써 생기는 즐거움을 얻어 첫째의 선정을 증득할지라도
그 장자는 이러한 일을 알거나 보아도 믿지 않기 때문에 이러한 말을 하여 비방하느니라.
그의 마음과 말과 소견으로 계속하여 비방하는 까닭에 속히 지옥에 떨어질 것이니라.
또 사리자야, 그 장자는 나의 법에서 믿음의 씨앗을 갖추지 못하였으니,
여래ㆍ응공ㆍ정등정각이 찾음과 살핌을 쉬고 안팎이 맑고 깨끗하며 마음이 한 경계의 성품이 되고, 찾음과 살핌이 없어져서
선정이 생기는 즐거움[定生喜樂]을 얻어 둘째의 선정을 증득할지라도
그 장자는 이러한 일을 알거나 보아도 믿지 않기 때문에 이러한 말을 하여 비방하느니라.
그의 마음과 말과 소견으로 계속하여 비방하는 까닭에 속히 지옥에 떨어질 것이니라.
또 사리자야, 그 장자는 나의 법에서 믿음의 씨앗을 갖추지 못하였으니,
여래ㆍ응공ㆍ정등정각이 기쁨과 탐냄을 여의고,
여실히 바로 알아서 망상을 버리는 실천을 닦으며
몸으로 묘한 쾌락을 받아도 탐내는 생각을 여의며
성인이 관찰한 바와 같은 망념[念]을 버리는 실천으로
기쁨을 여의는 묘한 즐거움[離喜妙樂]을 얻어 셋째의 선정을 증득할지라도
그 장자는 이러한 일을 비록 알고 보아도 믿지 않기 때문에 이러한 말을 하여 비방하느니라.
그의 마음과 말과 소견으로 계속하여 비방하는 까닭에 속히 지옥에 떨어질 것이니라.
또 사리자야, 그 장자는 나의 법에서 믿음의 씨앗을 갖추지 못하였으니
여래ㆍ응공ㆍ정등정각이 괴로움과 즐거움을 모두 끊고, 먼저부터 가졌던 기쁜 뜻과 번거로운 뜻, 두 가지 법을 여의어 괴롭고 즐거운 생각을 없애며,
생각을 버리는 청정[捨念淸淨]을 얻어 넷째의 선정을 증득할지라도
그 장자는 이러한 일을 비록 알거나 보아도 믿지 않기 때문에 그러한 말을 하여 비방하느니라.
그의 마음과 말과 그의 소견으로 계속하여 비방하는 까닭에 속히 지옥에 떨어질 것이니라.
또 사리자야, 그 장자는 나의 법에서 믿음의 씨앗을 갖추지 못하였으니,
여래ㆍ응공ㆍ정등정각이 모든 물질[色]과 생각[想]을 넘어서,
생각을 여의고 대상에 걸림이 없으며,
가지가지 생각에 대하여 뜻을 짓지 않으며
그지없는 허공에 의하여 행상(行相)을 삼음으로써
허공이 그지없는 곳의 선정[空無邊處定]을 증득하였으나
그 장자는 이러한 일을 알거나 보아도 믿지 않기 때문에 그러한 말을 하여 비방하느니라.
그의 마음과 말과 소견으로 계속하여 비방하는 까닭에 속히 지옥에 떨어질 것이니라.
나머지 증득한 아홉 가지 차례의 선정[九次第定]도 이와 같으니라.
[처ㆍ비처를 아는 것]
또 사리자야, 그 장자는 나의 법에서 믿음의 씨앗을 갖추지 못하였으니,
모든 여래ㆍ응공ㆍ정등정각은 곳과 곳 아닌 것[處非處]을 스스로의 지혜로 모두 여실히 아시고, 여래도 이러한 지혜의 힘을 성취하였지만
그 장자는 이러한 일을 알거나 보았어도 믿지 않기 때문에 그러한 말을 하여 비방하느니라.
그의 마음과 말과 소견으로 계속하여 비방하는 까닭에 속히 지옥에 떨어질 것이니라.
[행할 바와 이를 바의 도를 아는 것]
또 사리자야, 그 장자는 나의 법에서 믿음의 씨앗을 갖추지 못하였으니
모든 여래ㆍ응공ㆍ정등정각은 온갖 행할 바와 이를 바의 도를 빠른 지혜로써 모두 여실히 깨달으시고 여래도 이러한 지혜의 힘을 성취하였거늘
그 장자는 이러한 일을 알거나 보면서도 믿지 않기 때문에 그러한 말을 하여 비방하느니라.
그의 마음과 말과 소견으로 계속하여 비방하는 까닭에 속히 지옥에 떨어질 것이니라.
[갖가지 세계를 아는 것]
또 사리자야, 그 장자는 나의 법에서 믿음의 씨앗을 갖추지 못하였으니,
모든 여래ㆍ응공ㆍ정등정각은 가지가지 세계와 수없는 세계를 모두 바른 지혜로써 여실히 아시고 여래도 이러한 지혜를 성취하였거늘
그 장자는 이러한 일을 알거나 보면서도 믿지 않기 때문에 그러한 말을 하여 비방하느니라.
그의 마음과 말과 소견으로 계속하여 비방하는 까닭에 속히 지옥에 떨어질 것이니라.
[모든 중생의 갖가지 믿음과 견해를 아는 것]
또 사리자야, 그 장자는 나의 법에서 믿음의 씨앗을 갖추지 못하였으니
모두 여래ㆍ응공ㆍ정등정각은 모든 중생이 가지고 있는 가지가지 믿음과 견해를 모두 바른 지혜로써 헤아리며, 여실히 하나하나를 깨달으시고, 여래도 이러한 지혜의 힘을 성취하였거늘
그 장자는 이러한 일을 알거나 보면서도 믿지 않기 때문에 그러한 말을 하여 비방하느니라.
그의 마음과 말과 소견으로 계속하여 비방하는 까닭에 속히 지옥에 떨어질 것이니라.
[모든 중생의 온갖 감관을 아는 것]
또 사리자야, 그 장자는 나의 법에서 믿음의 씨앗을 갖추지 못하였으니,
모든 여래ㆍ응공ㆍ정등정각은 모든 중생들의 차별된 온갖 감관을 모두 바른 지혜로써 헤아리어 여실히 하나하나를 깨달으시고 여래도 이러한 지혜의 힘을 성취하였거늘
그 장자는 이러한 일을 알거나 보면서도 믿지 않기 때문에 그러한 말을 하여 비방하느니라.
그의 마음과 말과 소견으로 계속하여 비방하는 까닭에 속히 지옥에 떨어질 것이니라.
[모든 중생의 업과 목숨을 아는 것]
또 사리자야, 그 장자는 나의 법에서 믿음의 씨앗을 갖추지 못하였으니,
모든 여래ㆍ응공ㆍ정등정각은 모든 중생이 쌓은 여러 업과 그들의 목숨을 모두 바른 지혜로써 헤아리며, 여실히 하나하나를 깨달으시고, 여래도 이러한 지혜의 힘을 성취하였거늘
그 장자는 이러한 일을 알거나 보았어도 믿지 않기 때문에 그러한 말을 하여 비방하느니라.
그의 마음과 말과 소견으로 계속하여 비방하는 까닭에 속히 지옥에 떨어질 것이니라.
[선정과 해탈, 등지를 아는 것]
또 사리자야, 그 장자는 나의 법에서 믿음의 씨앗을 갖추지 못하였으니,
모든 여래ㆍ응공ㆍ정등정각은 온갖 선정과 해탈과 삼매[三摩地]와 등지[三摩鉢底]와 물들고 청정함이 일어나는 곳을 모두 바른 지혜로써 여실히 깨달으시며, 여래도 이러한 지혜의 힘을 성취하였거늘
그 장자가 이러한 일을 알거나 볼지라도 믿지 않는 까닭에 그러한 말을 하여 비방하느니라.
그의 마음과 말과 소견으로 계속하여 비방하는 까닭에 속히 지옥에 떨어질 것이니라.
[지혜의 힘을 성취함]
또 사리자야, 그 장자는 나의 법에서 믿음의 씨앗을 갖추지 못하였으니,
모든 여래ㆍ응공ㆍ정등정각의 맑고 깨끗한 하늘의 눈은 사람의 눈보다 지나셔서 능히 세간의 온갖 중생들이 나고 죽으며, 예쁘고 추하며, 귀하고 천한 것이 업에 따라 받은 것임을 관찰하시되
만일 모든 중생이 몸과 입과 뜻으로써 착하지 못한 업을 지어 성현을 나무라고 사악한 소견을 일으키며, 이렇듯 사악한 소견을 쌓고 모은 까닭에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마친 뒤에 나쁜 갈래에 떨어져서 지옥에 태어나는 것과, 그리고
만일 어떤 중생이 몸과 입과 뜻으로 여러 가지 착한 업을 지어서 성현을 비방하지 않고 바른 소견을 일으키며 이로 인해 바른 소견의 업을 쌓고 모은 까닭에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마친 뒤에 좋은 갈래, 즉 하늘 세계에 태어나는 것을
하늘눈과 바른 지혜로써 모두 보시고 모두 아시거니와 여래도 이러한 지혜의 힘을 성취하였거늘
그 장자가 이러한 일을 알고 보았어도 믿지 않기 때문에 그러한 말을 하며 비방하느니라.
그의 마음과 말과 소견으로 계속하여 비방하는 까닭에 속히 지옥에 떨어지느니라.
또 사리자야, 그 장자는 나의 법에서 믿음의 씨앗을 갖추지 못하였으니,
모든 여래ㆍ응공ㆍ정등정각은 가지가지로 미리부터 생각에 따르는 지혜의 힘에 머무르시되
이른바 한 생[一生]ㆍ두 생ㆍ세 생ㆍ네 생ㆍ다섯 생 혹은 열 생ㆍ스무 생, 내지 백 생ㆍ천 생ㆍ무수한 백천 생들, 즉 모든 생에서 이루어지거나 무너지던, 온갖 이루고 무너지는 겁의 일과, 옛날의 이러한 성과, 이러한 이름과, 이러한 종족과, 이러한 빛깔과, 이러한 음식과, 이러한 목숨과, 이러한 괴로움, 즐거움과 여기에서 죽어 저기에서 나던 일과, 저기에서 죽어 여기에서 나던 일과,
이러한 모든 일을 모두 바른 지혜로써 여실히 생각하여 하나하나를 깨달으시고, 여래도 이러한 지혜의 힘을 성취하였거늘
그 장자가 이 일을 알고 보았어도 믿지 않기 때문에 그러한 말을 하여 비방하느니라.
그의 마음과 말과 소견으로 계속하여 비방하는 까닭에 속히 지옥에 떨어질 것이니라.
또 사리자야, 그 장자는 나의 법에서 믿음의 씨앗을 갖추지 못하였으니,
모든 여래ㆍ응공ㆍ정등정각은 모든 번뇌[漏]가 이미 다하고,
무루(無漏)가 점점 더하여 마음이 잘 해탈되고 지혜가 잘 해탈하였으며,
이러한 법을 자신의 신통의 힘으로써 깨달음을 이루시었으며,
여래도 이러한 열 가지 지혜의 힘을 원만히 하였거늘
그 장자가 이러한 일을 보고 알았으면서도 믿지 않기 때문에 그런 말을 하여 비방하느니라.
그는 마음과 말과 소견으로 계속 비방하는 까닭에 속히 지옥에 떨어질 것이니라.
[네 가지 두려움 없음을 갖춤]
또 사리자야, 그 장자는 나의 법에서 믿음의 씨앗을 갖추지 못하였으니,
모든 여래ㆍ응공ㆍ정등정각은 네 가지 두려움 없음[四無所畏]을 성취하여 성인들이 실천할 곳을 다 아시고,
대중 가운데서 사자의 외침[師子吼]을 하시어 큰 법 바퀴를 굴리시니,
다른 사문ㆍ바라문 혹은 마귀 혹은 하늘이 모두 굴리지 못하던 것이니라.
어떤 것이 네 가지인가?
첫째는 여래ㆍ응공ㆍ정등정각이 온갖 지혜[一切智]를 깨치시고, 이 법과 저 법을 모두 아시어 대중 가운데서 말씀하시기를
‘나는 편안함을 얻어서 두려움이 없다.
성인들이 실천할 곳을 여실히 깨달아서 사자의 외침으로 큰 법 바퀴를 굴리나니, 다른 이는 굴리지 못하리라.
나는 온갖 사문ㆍ바라문ㆍ하늘ㆍ인간ㆍ마군ㆍ범왕에서 아무도 나와 같은 이를 보지 못하였도다’ 하셨다.
둘째는 여래ㆍ응공ㆍ정등정각은 모든 번뇌가 다하여 대중 가운데서 말씀하시기를
‘나는 편안함을 얻어서 두려움이 없다.
성현들이 실천할 바를 여실히 알고서 사자의 외침으로 큰 법 바퀴를 굴리는 것이니 다른 이는 굴리지 못하리라.
나는 온갖 사문ㆍ바라문ㆍ하늘ㆍ인간ㆍ마군ㆍ범왕이 아무도 나와 같은 것을 보지 못하였노라’ 하셨다.
셋째는 여래ㆍ응공ㆍ정등정각은 법을 따라 실천하는 온갖 성문들을 위하여 닦아야 할 법에 따르는 실천을 설명하시면서 위와 같이 가장 높은 깨달음을 널리 말씀하시고 대중에게 외치시기를
‘나는 탐욕(貪欲)이 도를 장애하는 법이라 하노라.
나는 안락함을 얻어서 두려움이 없으니, 여실히 성인들이 실천할 바를 깨달아서 사자의 외침으로 큰 법 바퀴를 굴리는 것이니 다른 이는 굴리지 못하리라.
나는 온갖 사문ㆍ바라문ㆍ하늘ㆍ인간ㆍ마군ㆍ범왕이 아무도 나와 같은 것을 보지 못하였노라’ 하셨다.
넷째는 여래ㆍ응공ㆍ정등정각이 모든 성문들을 위하여 바른 법이 능히 괴로움의 살피를 다하고, 벗어나는 요점인 것을 말씀하시고, 대중에게 외치시기를
‘나는 안락함을 얻어서 두려움이 없노라.
여실히 성현들이 실천할 곳을 깨닫고 사자의 외침으로 큰 법 바퀴를 굴리는 것이니 다른 이는 굴리지 못하는 바이니라.
나는 온갖 사문ㆍ바라문ㆍ하늘ㆍ인간ㆍ마군ㆍ범왕들이 아무도 나와 같은 이를 보지 못하였노라’ 하시느니라.
사리자야, 여래는 이러한 네 가지 두려움 없는 법을 원만하게 풀었거늘
그 장자는 이런 일을 보고 알면서도 믿지 않기 때문에 그런 말을 하여 비방하느니라.
그의 마음과 말과 소견으로 계속 비방하는 까닭에 속히 지옥에 떨어질 것이니라.
[여덟 가지 무리로 나타냄]
또 사리자야, 세상에는 여덟 가지 무리[八衆]가 있으니,
첫째는 찰제리(刹帝利)의 무리고, 둘째는 바라문의 무리며, 셋째는 장자(長者)의 무리고, 넷째는 사문의 무리며, 다섯째는 사천왕(四天王)의 무리고, 여섯째는 도리천(忉利天)의 무리며, 일곱째는 마군의 무리고, 여덟째는 범천(梵天)의 무리이니라.
사리자야, 나는 옛날로부터 무수한 찰제리의 회중에서 그들이 어떠한 빛깔과 모습[色相]이든지 나도 그와 같이 형상을 나타냈고,
그 무리의 광명의 분량에 따라 나도 그와 같이 광명을 나타냈으며,
그 무리들이 자신의 가르침으로써 설법하면 나도 먼저 그의 말에 맞춘 뒤에 그보다 뛰어난 법을 말하였느니라.
내가 비록 이렇게 말하여도 그들은 모두 알지 못하였으니, 그 까닭에 그 무리들은 의심하기를
‘아까 설법하신 이는 사문인가? 바라문인가? 혹은 하늘ㆍ인간ㆍ마군ㆍ범왕의 설법인가?’ 하느니라.
나는 다시 가장 높은 법을 말하여 그들에게 맞게 보이고 가르치며 이롭게 하고 즐겁게 하여 주느니라.
그렇게 한 뒤에 나는 몸을 숨기어 나타내지 않았으니,
내가 이렇게 몸[身相]을 숨기어도 그들은 알지 못하고 또 의심하기를
‘아까 숨은 것은 사문인가? 바라문인가? 혹은 하늘ㆍ인간ㆍ마군ㆍ범왕인가?’ 하였느니라.
사리자야, 그때 내가 몸을 드러내어 그들과 같게 하였지만 그들은 오히려 나를 보지 못하였으니 하물며 나를 이길 수 있겠느냐?
그때 말한 가장 높은 법이란 이른바 가장 수승한 신통의 지견(知見)이니라.
또 사리자야, 나는 옛날에 무수한 백천 바라문의 회중에서 그들의 빛깔과 모습이 어떤가에 따라서 나도 그와 같이 형상을 나타내고,
그 모임의 광명의 분량에 따라 나도 그와 같이 광명을 갖추었으며,
그 무리들이 혹 자기들의 가르침으로써 설법하면 나도 먼저 그들의 말에 맞춘 뒤에 나도 그보다 뛰어난 법을 말하였느니라.
내가 비록 이렇게 말하였건만 그들은 모두 알지 못하였으니,
이런 까닭에 그 무리들이 의심하기를
‘아까 설법한 이는 사문인가? 바라문인가? 하늘ㆍ인간ㆍ마군ㆍ범왕의 말인가?’ 하였느니라.
나는 다시 가장 높은 법을 말하여 보이고 가르치고 이롭게 하고 즐겁게 하였으며, 그러한 뒤에 나는 몸을 숨기어 나타내지 않았느니라.
내가 비록 이렇게 몸을 숨기고 나타내지 않건만 또한 알지 못하고 도리어 의심하기를
‘아까 숨은 것은 사문인가? 바라문인가? 혹은 하늘ㆍ인간ㆍ마군ㆍ범왕인가?’ 하였느니라.
사리자야, 내가 그때 몸을 나타내어 그들과 같게 하여도 그들이 오히려 보지 못하였거늘 하물며 나를 이기겠는가?
내가 그때에 말한 가장 높은 법이란 이른바 가장 뛰어난 신통의 지견이니, 나머지 장자ㆍ사문ㆍ사천왕ㆍ도리천 및 마군의 모임도 이와 같으니라.
또 사리자야, 내가 옛날에 무수한 백천 범천(梵天) 가운데서 그들의 빛깔과 모습에 따라 나도 그와 같은 형상을 나타내었고, 그들의 광명의 분량에 따라서 나도 그와 같이 광명을 갖추고, 그들이 스스로의 가르침으로 설법하면 나는 먼저 그들의 말에 맞춘 뒤에 그보다 뛰어난 법을 말하였느니라.
내가 비록 이렇게 말하였지만 그들은 모두 알지 못하였나니, 그러므로 의혹을 일으키기를
‘아까 설법하던 이는 사문인가, 바라문인가? 혹은 하늘ㆍ인간ㆍ마군ㆍ범왕의 설법인가?’ 하였느니라.
나는 또 가장 높은 법을 말하여 이롭고 즐거움을 보여 주었으며, 그들에게 알맞게 이롭고 즐거움을 보여 준 뒤에 나는 몸을 숨겨 나타내지 않았느니라.
내가 이렇게 몸을 숨기고 나타내지 않아도 그들은 또한 알지 못하고 다시 의혹을 일으키기를
‘아까 숨은 이는 사문인가, 바라문인가? 혹은 하늘ㆍ인간ㆍ마군ㆍ범왕인가?’ 하였느니라.
사리자야, 나는 그때 자신의 몸을 나타내어 그들과 같게 하였건만 그들은 오히려 나를 보지 못하였으니, 하물며 나보다 뛰어나겠는가?
그때 말한 가장 높은 법이란 이른바 가장 뛰어난 신통의 지견이니라.
사리자야, 그 장자는 이러한 일을 알거나 보면서도 믿지 않는 까닭에 그러한 말을 하여 비방하느니라.
그의 마음과 말과 소견으로 계속 비방하는 까닭에 속히 지옥에 떨어질 것이니라.
또 사리자야, 지옥에서 행하는 갈래와 나아가는 업의 인연[業因]과 중생들이 받는 과보를 나는 모두 여실히 하나하나 알고,
또 축생들이 행하는 갈래와 나아가는 업의 인연과 중생들이 받는 과보를 모두 여실히 알며,
또 아귀가 행하는 갈래와 나아가는 업의 인연과 그 밖에 중생들이 받는 과보를 모두 알고,
모든 아수라의 갈래와 인간이 행하는 갈래와 하늘이 행하는 갈래와 나아가는 업의 인연과 그 밖에 여기저기 중생들이 받는 과보를 모두 여실히 아느니라.
사리자야, 열반에 이르러서도 실천하여야 할 성스러운 도와 열반의 법과 중생들이 열반의 결과[涅槃果]를 증득하는 것도 모두 여실히 아느니라.
사리자야, 그 장자는 이러한 일을 비록 알고 보면서도 믿지 않기 때문에 그런 말을 하여 비방하느니라.
그가 마음과 말과 소견으로 계속 비방하는 까닭에 속히 지옥에 떨어질 것이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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