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들 앞에서 방귀가 나올 것 같다고?
그럼 내가 ‘남몰래 방귀 뀌는 방법’을 알려 줄게!
중요한 건 타이밍과 센스! 절대 실패하지 않아.
“친구들 앞에서 갑자기 방귀가 나올 것 같다면?”
누구나 한 번쯤 겪어 봤을 당황스러운 이야기
학교나 도서관, 공공장소에서 방귀가 나오려고 할 때면 얼마나 당황스러운지 몰라요. 다른 사람들 앞에서 방귀를 뀌는 것처럼 창피한 일은 없으니까요. 냄새는 얼마나 고약하고, 또 소리는 얼마나 클지 상상만 해도 부끄러워져요. 친구들이 내 방귀 소리를 듣는다면 한 달이고, 일 년이고, 아니 평생 놀림감이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아찔해져요.
그림책 《남몰래 방귀 뀌는 방법》 속에도 이렇게 난처한 상황에 놓인 한 아이가 있었어요. 선생님의 분필 소리만 사각사각 들려오는 조용한 교실 안, 속이 좋지 않아 배에서 꾸르륵꾸르륵 소리가 나는 주인공이었지요. 금방이라도 방귀가 ‘뿡’ 하고 나올 것 같았어요. 주인공은 더는 참지 못하고 ‘프슈슈’ 조용한 방귀를 뀌었어요. 방귀 냄새가 교실 안을 뒤덮자, 친구들이 소리쳤어요.
“네가 뀌었지?”
“으, 무슨 냄새야?”
친구들이 인상을 쓰며 방귀 뀐 범인을 찾는 사이, 주인공은 조용히 웃었어요. 그리고 작게 혼잣말했어요.
“난 절대 들키지 않아. 몰래 뀔 거니까.”
“피시식, 뽕, 뿌부붕, 뿌왁, 푸드드다다닥!”
이 세상 모든 방귀의 모양과 소리가 담겨 있는 이야기
친구들 앞에서 몰래 방귀 뀌는 데 성공한 주인공은 과감하게 더 많은 방귀를 뀌기 시작했어요. 힘 조절을 해서 부드럽게 ‘쉬이익’ 방귀 뀌기, 소리 없이 강력하게 ‘스스스’ 방귀 뀌기, 주의를 딴 데로 돌려 ‘뿌부붕’ 방귀 뀌기, 웃음소리와 함께 ‘피식 피시식’ 방귀 뀌기, 스타카토처럼 끊어서 ‘뽀옹, 뽕’ 방귀 뀌기 등 다양한 방법을 시도했지요. 때로는 뱀처럼 가늘게, 때로는 음표처럼 리듬을 넣어서요. 주인공은 이제 자신 있었어요. 아무리 사람이 많아도, 복도, 과학실, 운동장 언제 어디서든 남몰래 뀔 수 있을 것 같았거든요.
어느 오후 학교가 끝나고 집에 가는 길, 도저히 방귀를 참을 수 없던 주인공은 아무도 없는 놀이터로 달려가 시원하게 방귀를 뀌었어요. 하지만 너무 방심했던 걸까요? 이날따라 주인공의 방귀 소리는 ‘푸드드드다다다’ 크고 길게 이어졌고, 길 건너 같은 반 친구 귀에까지 닿게 되었지요.
주인공의 방귀 소리를 들은 반 친구는 잘 만났다는 듯 힘차게 달려와 주인공에게 손가락질했어요. 그리고 온몸에 힘을 주어 엉덩이를 뒤로 쭉 뺐어요. 잠시 후, ‘뿡!’ 하는 친구의 방귀 소리가 주변에 울려 퍼졌어요.
도대체 이 친구는 왜 갑자기 방귀를 뀐 걸까요?
그리고 이 두 친구는 앞으로 또 어떤 특별한 방귀를 뀌게 될까요?
“진짜 친구라면 아무리 부끄러운 실수도 이해할 수 있지!”
아무리 부끄러운 방귀도 함께 뀌며 웃을 수 있는 친구를 만드는 이야기
방귀는 생리적인 현상이에요. 더울 때 땀을 흘리거나, 배가 고플 때 배에서 꼬르륵 소리가 나는 것처럼 말이에요. 방귀를 뀔 때 풍기는 지독한 냄새나 우스꽝스러운 소리 때문에 창피한 것뿐이지요.
혼자 있을 때만 방귀를 뀔 수 있다면 참 좋겠지만, 가끔은 그럴 수 없다는 것을 우리는 모두 알고 있어요. 그래서 우리는 가족이나 아주 친한 친구가 내 앞에서 방귀를 뀌어도 이해할 수 있어요. 아니, 어쩌면 허물없이 부끄러운 모습도 서로 보고, 보여 주며 더 가까워지기도 하지요.
넘어지는 사람들을 위한, 누구보다 잘 넘어지는 방법을 전하는 이야기 《멋지게 넘어지는 방법》을 썼던 아라 작가는 이번엔 누구나 뀌는 방귀에 대한 비밀스럽고 유쾌한 이야기 《남몰래 방귀 뀌는 방법》으로 독자를 찾아왔어요. 한 번쯤 남 앞에서 실수를 해 본 독자라면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가 담겨 있지요. 누구나 방귀를 뀌고, 누구나 방귀를 부끄러워하지만, 창피한 방귀마저 이해하는 친한 친구를 사귈 수 있다면 방귀가 더럽고 부끄럽기만 한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전하면서요.
《멋지게 넘어지는 방법》에 그림을 그렸던 장고딕 작가는 《남몰래 방귀 뀌는 방법》에서 방귀에 여러 가지 색과 모양을 입혀 입체적이면서도 색다른 방귀를 독자에게 선물했어요. 어쩌면 방귀 소리마다 각각 다른 모양과 색을 갖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상상으로 그려진 그림들은 방귀를 더러운 것이 아니라, 재미있는 캐릭터처럼 느껴지게 하지요. 방귀 속에 들어간 다양하고 재미있는 방귀 소리를 찾아보는 재미도 더했답니다.
친구가 내 앞에서 실수로 방귀를 뀌었다면, 민망하게 비웃거나 놀리지 마세요. 나 역시 언젠가 이 친구 앞에서 실수로 방귀를 뀌게 될지도 모르니까요. 또 친구 앞에서 내가 먼저 실수로 방귀를 뀌게 되었다고 해도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어쩌면 이 방귀가 진정한 친구를 만들어 줄지도 모르니까요.
[작가 소개]
▶ 글쓴이 아라
홍익대학교에서 시각 디자인을 공부했습니다. 쓴 책으로 《멋지게 넘어지는 방법》, 쓰고 그린 책으로 《고양이춤》, 《다 같이 흘러내리지》가 있습니다.
꼭꼭 숨겨 두었던 비밀을 친구에게 털어놓고 후련했던 기억이 있어요. 서로의 비밀을 이야기하며 우리는 진짜 친구가 되었지요. 나도 모르게 새어 나간 방귀처럼 당황스러운 실수도 함께 나눌 소중한 친구 말이에요.
▶ 그린이 장고딕
행복한 고민과 평화로운 마음을 추구합니다. 동물과 아이들의 순수함을 가장 좋아합니다. 그린 책으로 《멋지게 넘어지는 방법》이 있습니다.
어른이 되어도 방귀 뀌는 것은 여전히 부끄러운 일이지만, 함께 있을 때 스스럼없이 방귀를 뀌는 친구들이 있어서 다행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