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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설여환삼마지무량인법문경 상권
[관자재보살과 대세지보살이 석가모니 부처님을 뵙다(1)]
그때 관자재보살과 대세지보살이 다시 부처님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저희들이 지금 저 사바세계로 가서 세존이신 석가모니 여래ㆍ응공ㆍ정등정각을 직접 우러러뵙고 예배드리고 그분의 설법을 듣고자 하니, 가엾게 여기시어 허락해 주소서.”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선남자여, 그대들은 가거라. 지금이 바로 그 때이다.
그대들이 가기 때문에 다시 저 부처님 세존께서 법요를 말씀해 주실 마음을 일으키실 것이다.”
이때에 두 보살이 부처님의 허락을 받고 나서 모든 보살마하살 가운데 84구지 보살을 돌아보며 말하였다.
“모든 선남자들이여, 우리들은 지금 사바세계에 가서 석가모니여래를 우러러 예배드리고 직접 가까이서 그분의 설법을 들으려고 합니다. 왜냐하면 저 부처님 세존께서는 가장 희유하신 분이기 때문입니다.
어려운 일을 하시기 위하여 청정하고 단엄하며 훌륭한 다른 불토를 버리시고 사바세계의 더럽고 나쁜 국토에서 대자비의 원력으로 중생을 교화하시기를 좋아하십니다.
저 모든 중생은 대체로 하열한 믿음과 이해를 일으키고 탐욕ㆍ성냄ㆍ어리석음 등의 모든 업의 번뇌를 맹렬하게 내지만, 부처님 세존께서는 그 가운데에서 아뇩다라삼먁삼보리과를 성취하실 수 있습니다. 이것이 어려운 일을 하시는 것입니다.
그대들은 마땅히 우리를 따라 저곳으로 가야 합니다.”
그때에 모든 보살이 기뻐하면서 따라갔다.
또한 모임 가운데에 있던 모든 대성문이 부처님 앞으로 나아가 이구동음(異口同音)으로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저 석가모니여래의 모든 이름을 만일 잠깐이라도 들으면 오히려 훌륭한 이익을 얻거늘 하물며 직접 가서 눈앞에서 우러러 예배드리는 것이겠습니까?
우러러 예배드리는 이로 하여금 육안이 청정해지게 할 것입니다. 저희들이 지금 가고자 하오니, 부처님께서는 부디 허락해 주십시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가거라. 지금이 바로 그 때이니라.”
그때 84구지 보살과 모든 대성문이 관자재보살과 대세지보살을 공경스럽게 빙 둘러싸고 사바세계에 왔다. 보살이 다닐 때에 그 응하는 바대로 모든 색상(色相)과 신통의 사업을 나타내었다.
그때에 84구지 보살이 각각 84구지의 매우 아름다운 누각을 나타냈는데, 낱낱의 누각의 높이가 12유순이고, 너비는 8유순이며, 사방의 네 모퉁이가 두루 묘하고 아름다웠다.
이 모든 누각은, 금ㆍ은ㆍ폐유리(吠琉璃)ㆍ파지가(頗胝迦)ㆍ적주(赤珠)ㆍ마노(碼瑙)ㆍ호박(琥珀) 등 일곱 가지 보배가 합해져서 만들어진 것도 있고,
금ㆍ은으로 만들어진 것도 있으며,
금ㆍ은ㆍ폐유리로 만들어진 것도 있고,
금ㆍ은ㆍ폐유리ㆍ마노로 이루어진 것도 있으며,
금ㆍ은ㆍ폐유리ㆍ마노ㆍ파지가로 이루어진 것도 있고, 금ㆍ은ㆍ폐유리ㆍ마노ㆍ파지가ㆍ호박ㆍ적주로 이루어진 것도 있으며,
붉은색 전단향ㆍ용실(龍實) 전단향ㆍ침수(沈水) 전단향으로 이루어진 것도 있고,
뭇 묘한 전단향 등이 함께 합해져서 이루어진 것도 있다.
우발라화(優鉢羅華)ㆍ발눌마화(鉢訥摩華)ㆍ구모다화(俱母陀華)ㆍ분나리가화(奔拏利迦華)로 만들어진 것도 있고,
수마나화(須摩那華)ㆍ파리사가화(婆利師迦華)ㆍ첨바가화(瞻波迦華)ㆍ파타라화(波吒羅華)ㆍ아제목다가화(阿提目多迦華)로 만들어진 것도 있으며,
다노슬가화(馱努瑟迦華)로 만들어진 것도 있고, 만다라화(曼陀羅華)ㆍ마하만다라화로 만들어진 것도 있으며,
만수사화(曼殊沙華)ㆍ마하만수사화ㆍ로좌화(嚕左華)ㆍ마하로좌화ㆍ작흘라화(作訖囉華)ㆍ마하작흘라화ㆍ소라비작흘라화(蘇囉毘作訖囉華)ㆍ마하소라비작흘라화ㆍ찬나라화(贊捺囉華)ㆍ마하찬나라화ㆍ소라비찬나라화(蘇囉毘贊捺囉華)ㆍ찬눌로달마화(贊訥盧怛摩華)ㆍ살타라화(薩他羅華)ㆍ마하살타라화ㆍ소라비살타라화 등이 함께 섞여서 만들어진 것도 있고,
모든 묘한 꽃의 장엄으로 만들어진 것도 있으며,
헤아릴 수 없는 백천 가지 빼어나게 묘한 색상의 장엄으로 만들어진 것도 있다.
이러한 낱낱의 누각 가운데에서 모두 다 8만 4천의 청정한 광명을 출현하였다.
불설여환삼마지무량인법문경 중권
[관자재보살과 대세지보살이 석가모니 부처님을 뵙다(2)]
또한 저마다의 누각을 빙 둘러 싸고 있는 천녀들이 온갖 악기를 들고 있는데,
이른바 비파ㆍ필률(篳篥)ㆍ거문고ㆍ생황[笙]ㆍ공후(箜篌)ㆍ소라ㆍ북ㆍ작은북ㆍ박판(拍板) 등의 종류로 묘한 음악을 연주하기도 하며,
어떤 천녀들은 붉은 전단향 가루를 받들고 있기도 하며,
혹 어떤 천녀는 용실(龍實) 전단향 가루를 받들고 있기도 하고,
혹 어떤 천녀는 침수(沈水) 전단향 가루를 들고 있기도 하며,
혹 어떤 천녀는 흑침(黑沈) 전단향 가루를 받들고 있기도 하고,
혹 어떤 천녀는 뭇 묘한 전단향 가루를 들고 있기도 한다.
어떤 천녀는 우발라화와 구모다화와 분나리가화를 들고 있기도 하고,
어떤 천녀는 만다라화와 마하만다라화를 들고 있기도 하며,
어떤 천녀는 바로사가화(播嚕沙迦華)와 마하바로사가화를 들고 있기도 하고,
혹 어떤 천녀는 만수사화(曼殊沙華)와 마하만수사화를 들고 있기도 하며,
혹 어떤 천녀는 로좌화(嚕左華)와 마하로자화를 들고 있기도 하고,
혹 어떤 천녀는 작흘라화(作訖囉華)와 마하작흘라화와 삼만다(三滿多)작흘라화와 소로즐라(蘇嚕喞囉)작흘라화를 들고 있기도 하다.
어떤 천녀는 찬나라화ㆍ마하찬나라화ㆍ소로즐라찬나라화를 들고 있기도 하며,
어떤 천녀는 살타라화ㆍ마하살타라화ㆍ소로즐라살타라화를 들고 있기도 하고,
어떤 천녀는 천계의 묘한 옷과 묘한 꽃, 묘한 향, 가루 향, 바르는 향 등을 받들고 곳곳에 머물렀다. 그리고 저 낱낱의 누각 속에 각각 크고 묘한 보배로 장엄한 사자좌대가 있어서 여래의 상을 변화하여 그 위에 편안히 모셨는데, 32상이 구족되어 있었다.
또다시 낱낱의 누각 속에 8만 4천의 진주ㆍ영락을 변화하여 내었는데, 그 진주는 세 가지 색으로서 말하자면 푸른색ㆍ흰색ㆍ붉은색이었다.
또다시 낱낱의 누각 속에 8만 4천의 뛰어나고 묘한 보당(寶幢)을 변화하여 내었는데, 모든 금방울 달린 그물로 그 위를 덮었고, 천계의 묘한 옷을 아래에 드리워 장엄하였다.
또다시 낱낱의 누각 속에 8만 4천의 보병(寶甁)을 변화하여 내었는데 모든 묘한 향을 가득 담았다.
또다시 낱낱의 누각 속에 8만 4천의 가장 좋은 묘한 보개(寶蓋)를 변화하여 내었는데 백천 가지 매우 묘한 비단으로 장식하였다.
또다시 낱낱의 누각 속에 8만 4천의 다라(多羅)나무 행렬과 8만 4천의 칠보나무 행렬을 변화로 나타내었는데 낱낱이 모두 보배 끈을 얼기설기 매었다.
또다시 낱낱의 누각 속에 8만 4천의 방울을 매단 보배 그물을 변화로 내었는데, 가벼운 바람이 불면 움직여서 조화롭고 아름다운 음을 내어서 마치 백천 가지의 묘한 음악소리와 같았다.
또다시 낱낱의 누각 속에 보배 연못을 변화로 내었는데 이 연못 바닥에 순금모래를 깔았고, 7보로 된 계도(界道)에는 유리와 수정으로 빙 둘러 장식하였으며, 여덟 가지 공덕수가 그 가운데 가득 찼고, 연못 속에는 우발라화ㆍ발눌마화ㆍ구모다화ㆍ분나리가화 등이 피어났다.
그 연못에는 다시 물오리ㆍ기러기ㆍ원앙과 기이한 새들이 조화롭게 노래하였고, 8만 4천의 묘한 보배 나무가 줄지어 빙 둘렀으며, 위에는 8만 4천의 보배 끈을 얼기설기 매어 장식하였다.
또다시 낱낱의 누각 속에 대광명을 내었는데 8만 4천 유순까지 널리 비추었다.
그때에 관자재 보살마하살과 대세지 보살마하살과 함께 온 모든 보살대중이 이 뛰어나고 묘하게 장엄된 모든 누각을 같은 시간에 한 누각 속에 안치했으나 모든 장엄하는 일이 서로 장애되지 않았다. 비유하면 마치 역사(力士)가 팔뚝을 구부렸다 펴는 사이에 이 사바세계에 도착하는 것과 같이 모든 보살이 신통력으로 각기 나툰 84구지 공덕으로 장엄된 매우 묘한 누각을 부처님의 모임 가운데에 안치하였다.
그 응하는 데에 따라서 신통위력으로 이 사바세계의 땅을 손바닥처럼 평평하게 하듯이 부처님의 모임 가운데에서서도 부닥칠 정도로 좁게 하지 않았으며, 이 모든 누각에서 대광명을 놓아 삼천대천세계를 비추었다.
그때 저 두 보살이 부처님 앞에 나아가 머리 숙여 발에 예배드리고 오른쪽으로 세 번 돌고서 한쪽에 물러나 함께 부처님께 여쭈었다.
“무량광여래ㆍ응공ㆍ정등정각께서 안부를 여쭈라고 하셨습니다. 세존이신 석가모니여래께서는 편찮으시지는 않으시며, 괴로움은 없으시며, 거동하시는 것은 가벼우시며 안락하십니까?”
저 두 보살이 다시 부처님께 여쭈었다.
“저희들 보살과 성문은 극락세계에서 부처님 세존을 뵙고 일부러 와서 우러러뵈었습니다.”
이때에 이 사바세계의 부처님 모임 가운데 있던 모든 보살ㆍ성문 대중이 이 세계의 청정한 장엄과 무수하고 광대한 누각을 보고 나서 이러한 생각을 하였다.
‘여래께서는 무슨 까닭에 이런 위신력을 나타내어 저 모든 대보살 대중으로 하여금 여기에 오게 하셨을까?’
그때 승화장보살이 부처님의 위신력을 이어받아 자리에서 일어나 앞으로 나아가 부처님께 여쭈었다.
“희유하옵니다, 세존이시여. 희유합니다, 선서시여.
지금 이 사바세계의 이러한 장엄과 누각을 나타낸 것은 여래의 위신력입니까, 저 두 보살의 위력으로 변화한 것입니까? 부처님께서는 부디 말씀해 주소서.”
부처님께서 승화장 보살마하살에게 말씀하셨다.
“승화장이여, 이것은 여래의 위신력이 아니라 관자재 보살마하살과 대세지 보살마하살의 위력으로 변화하여 나타내었기 때문에 이러한 상이 나타난 것이다.”
승화장이 다시 부처님께 말씀드렸다.
“희유하옵니다, 세존이시여. 희유하옵니다, 선서시여.
이 두 보살이 이미 불가사의한 원력이 청정하고 선근이 결백하였기에 이런 신통한 위력이 있을 수 있습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승화장이여, 그렇다, 그렇다. 그대가 말한 것과 같다.
이 두 보살은 이미 구지 백천 나유다 겁 동안 선근을 쌓아 청정하고 결백하다.
또 이미 여환삼마지법문을 얻었기 때문에 이 삼마지 가운데에서 이러한 갖가지 색상과 신통 등의 일을 나타낼 수 있다.
한편 승화장이여, 이 일은 일단 접어두고 그대는 동방에 어떤 모습이 있는지 관하여라.”
승화장보살이 부처님의 성스러운 뜻을 받들어 걸림 없는 청정한 천안(天眼)으로 동방의 긍가(殑伽)의 모래 수만큼 많은 부처님 국토를 관하여 보자 긍가의 모래 수만큼 많은 여러 부처님께서 계셨는데,
저 낱낱의 부처님 앞에 모두 관자재 보살마하살과 대세지 보살마하살이 각기 부처님 발에 예배드리고 그분의 말씀을 들었다.
무량광 여래ㆍ응공ㆍ정등정각께서, 세존께 편찮지는 않으신지, 괴로움은 없으시며, 거동은 가벼우시고 안락하신가 하는 안부를 물으시는 것을 보았으며, 한량없고 광대한 누각이 묘한 보배로 장엄된 것을 보았다.
이와 같이 동서남북 4유(維) 상하의 낱낱에 모두 긍가의 모래 수처럼 많은 불국토 가운데에 긍가의 모래 수처럼 많은 모든 부처님 세존께서 계시는 것을 보았으며,
저 낱낱의 부처님 앞에 모두 두 보살이 각기 부처님의 발에 예배드리고 그분의 말씀을 듣고 있었다.
무량광 여래ㆍ응공ㆍ정등정각께서, 세존께 편찮지는 않으신지, 괴로움은 없으시며, 거동은 가벼우시고 안락하신가 하는 안부를 물으시는 것을 보았으며, 한량없고 광대한 누각이 묘한 보배로 장엄된 것을 보았다.
이때에 승화장보살이 이 광경을 보고 다시 부처님께 여쭈었다.
“희유하옵니다, 세존이시여. 희유하옵니다, 선서시여.
이 두 보살이 진실하게 이미 가장 뛰어난 여환삼마지문을 얻었기 때문에 시방의 모든 불국토 가운데에서 다 불가사의한 신통위력으로 그 몸을 나타낼 수 있습니다.”
이때에 세존께서 모인 대중들을 관찰하시고 그 응하는 바에 맞추어 신통한 모습을 나타내셨다.
그때 모임 중의 모든 대중이 부처님의 위신력으로 모두 승화장보살과 같이 저 시방세계 긍가의 모래수처럼 많은 모든 불국토를 볼 수 있었다.
저마다의 국토의 부처님 앞에 모두 두 보살이 있어서 각기 부처님의 발에 예배드리고 있었으며, 저 광대한 누각이 묘한 보배로 장식되어 있는 것을 보았다.
여기에 모여 있던 대중이 이런 광경을 보았을 때에 모임 가운데 있던 3만 2천 명의 중생이 아뇩다라삼먁삼보리심을 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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