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설보살본행경 상권
4. 양치기가 풀로 만든 일산을 부처의 위에 덮은 공덕
이와 같이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울단라연국(鬱單羅延國)에 계셨다.
부처님께서 1천2백50명의 사문들과 함께 마을에 이르시니, 여래의 색상(色相)이 32상 80종호며, 광명이 밝게 천지를 비추어 크게 밝지 않음이 없었으니, 마치 보름달이 별 가운데에서 특별히 밝은 것과 같았다.
그때 날씨가 몹시 더워서 시원한 그늘이 없었는데,
마침 양을 치는 어떤 사람이 부처님의 빛나신 상호를 보고, 스스로 생각하였다.
‘여래 세존께서는 삼계의 스승이시거늘 이 뜨거운 열기를 무릅쓰고 걸어가시는데 서늘한 그늘이 없구나.’
곧 풀을 엮어서 일산을 만들어 가지고 부처님 위를 덮어서 잡으면서 부처님을 따라가다가 양에게서 멀리 떨어진 것을 알고 일산을 땅에 던지고 양의 곁으로 돌아갔다.
부처님께서 문득 미소지으시니, 금빛 광명이 입 속에서 수천만 갈래로 나왔는데, 갈래마다 백천만 광명이 나와서 시방을 두루 비치니, 위로 33천에 이르고, 아래로 18지옥과 금수와 아귀에 이르러 크게 밝아지지 않음이 없었다.
삼계의 천인들이 부처님의 광명을 보고 때에 응하여 다 부처님 처소에 이르니, 일체 인민과 모든 용과 아수륜(阿修倫:아수라) 등 무수한 무리들이 모여서 모두 크게 기뻐하면서 향과 꽃과 기악으로 여래께 공양하였다.
아난이 꿇어앉아서 부처님께 아뢰었다.
“부처님께서는 공연히 웃지 않으시니 부디 그 뜻을 말씀해주십시오.”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지금 저 양을 치는 사람을 보았느냐?”
아난이 대답하였다.
“그러합니다, 보았습니다.”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저 양을 치는 사람이 공경하는 마음으로 풀로 만든 일산을 부처의 위에 덮었으니, 이 공덕으로 13겁 동안 천상과 세간에서 존귀한 곳에 태어날 것이고, 항상 자연히 7보로 된 일산이 그 위를 덮을 것이다.
목숨을 마친 뒤에도 3악도(惡道)에 떨어지지 않으며, 13겁을 마치면 출가하여 도를 닦아서 벽지불을 이루어 이름을 아뇩바달(阿耨婆達)이라고 할 것이다.”
일체 대중이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혹 도적(道迹)ㆍ왕래(往來)ㆍ불환(不還)ㆍ무착(無著)의 증과를 얻었고 벽지불을 이루기도 하였으며, 혹 위없는 바르고 참된 도의 뜻을 일으키기도 하였고, 퇴전하지 않는 지위[不退轉地]에 서게 된 자도 있었다.
무리들이 기뻐서 부처님께 절하고 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