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설덕호장자경 상권
[덕호 장자가 부처님을 청하다]
그때에 덕호 장자는 그날 밤을 지나고 그 이튿날 맑은 아침에 부처님을 맞을 심부름꾼을 보내면서 말하였다.
“너는 내가 말한 대로 큰 사문에 아뢰기를
‘공양 준비가 다 되었사오니 이 때인 줄 아소서’라고 하여라.”
그때에 심부름꾼은 왕사성을 나와 기사굴산으로 가서 부처님 처소에 이르러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덕호 장자가 공양을 이미 준비하였사오니 부처님께서는 때인 줄 아소서.”
그때에 부처님께서는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가사 입고 발우 들고 덕호 장자의 집에 가서 그들의 청한 공양을 받자.”
그때에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께 아뢰었다.
“예, 명을 받겠습니다.”
그리고는 각기 방에 돌아가 가사 입고 발우 들고 여래의 처소에 와서 각기 한쪽에 섰다.
[시방의 불국토(1)]
그때에 여래께서 큰 사자처럼 분신(奮迅)하시니,
네 어금니와 낱낱 어금니에서 백천억 온갖 빛깔의 광명을 놓으셨고 이마다 다 이와 같이 하셨으며,
양 손과 양 팔과 양 어깨와 및 정수리의 살상투에서도 각각 백천억 온갖 빛깔의 광명을 놓으셨으며,
눈썹 사이의 횐 털에서 또한 백천만 나유타 온갖 빛깔의 광명을 놓으셨으며,
온몸에서 또한 한량없는 백천만 나유타 온갖 빛깔의 광명을 놓으셨으며,
가슴의 덕(德)자에서 다시 한량없는 천만 나유타의 온갖 빛깔 광명을 놓으셨으며,
배꼽으로부터 다시 광명을 놓아 일체의 어두움을 깨뜨렸으며,
백천만 나유타 온갖 광명으로 권속을 삼았으며,
다시 신통의 힘으로 한량없는 광명을 내셨는데,
그 광명은 두루 동쪽을 비추고 모든 불국토를 다 비추었으며 이렇게 남쪽ㆍ서쪽ㆍ북쪽과 네 간방과 위와 아래로 모든 불국토를 다 비추었다.
그때에 동방으로 삼천대천세계 미진같은 국토를 지나서 세계가 있었는데 이름이 염부당광(閻浮幢光)이었다.
그 땅에 부처님이 계셨는데 이름이 인자재왕(仁自在王) 다타아가도ㆍ아라하(阿羅訶)ㆍ삼먁삼불타로서 현재에 설법하셨다.
거기에 보살이 있었는데 이름이 수미광(須彌光)으로 아승기 권속들로 둘러싸였으며, 또한 수미광이라 부르는 1만 보살이 있는데 다 함께 사바세계를 향하여 출발하였으며 지나는 나라마다 큰 보배구름을 일으켜 갖가지 보배를 뿌리면서 기사굴산으로 와 부처님 처소에 이르러 머리 조아려 부처님께 절하였으니,
부처님을 뵙기 위한 까닭이며 공경하고 공양하기 위한 까닭이며,
월광 동자를 보기 위한 까닭이며 왕사성의 덕호 장자를 가엾이 여긴 까닭에 일부러 부처님 처소에 온 것이다.
그때에 남방으로 삼천대천세계의 미진수 같은 불국토를 지나서 부처님 국토가 있었는데 나라 이름은 화미(火味)였고, 부처님 호는 선주보당왕(善住寶幢王) 다타아가도ㆍ아라하ㆍ삼먁삼불타로서 현재에 설법하셨다.
그 나라에 보살이 있었는데 이름은 보덕광염왕(普德光焰王)이었으며, 또 1만 보살이 있었는데 이름은 모두 보덕광염왕이었다. 그 낱낱 보살은 아승기 권속들에게 둘러싸여서 모두 사바세계를 향하며 떠났는데, 지나는 국토마다 한량없는 아승기 광명을 놓아 세계를 채웠으니,
부처님을 뵙기 위한 까닭이며 공경하고 공양하기 위한 까닭이며,
월광 동자를 보기 위한 까닭이며 덕호 장자를 가엾이 여긴 까닭에 일부러 부처님 처소에 온 것이다.
그때에 서방으로 삼천대천세계 미진수의 불토를 지나서 세계가 있는데 이름은 일체장엄(一切莊嚴)이요, 부처님 호는 일체보광(一切普光) 다타아가도ㆍ아라하ㆍ삼먁삼불타로서 현재에 법을 설하셨다.
그 불찰에 보살이 있었는데 이름은 보염운왕(普焰雲王)이었으며, 또 1만 보살이 있었는데 이름은 모두 보염운왕이었다. 그들 낱낱 보살은 각기 아승기 보살들로 권속을 삼아 공경히 둘러싸여서 사바세계로 향하였는데 지나는 나라마다 여러 가지 보배꽃 구름을 일으켜서 갖가지 보배꽃을 뿌려서 지나는 일체 하늘ㆍ사람에게 공양하였으니,
부처님을 뵙기 위한 까닭이며 공경하고 공양하기 위한 까닭이며,
월광 동자를 보기 위한 까닭이며 덕호 장자를 가엾이 여긴 까닭에 부처님 처소에 온 것이다.[시리굴다(尸利崛多)라는 것은 수나라 말로 덕호(德護)이다.]
불설덕호장자경 하권
[시방의 불국토(2)]
그때에 북방으로 삼천대천세계 미진수의 불찰을 지나 부처님 국토가 있었는데 이름은 염광(炎光)이었고, 부처님의 호는 덕장봉분신왕(德藏峯奮迅王)여래ㆍ다타아가도ㆍ아라하ㆍ삼먁삼불타였는데 현재에 설법하셨다.
그 부처님 세계에 보살이 있었는데 이름이 노사나방대광명(盧舍那放大光明)이었으며, 또 1만 보살이 있었는데 이름은 모두 노사나방대광명이었다.
그 낱낱 보살들은 각자 아승기 보살들로 권속을 삼고 공경히 둘러싸여서 사바세계로 향하였는데, 지나는 나라마다 여러 침수향의 청정한 불꽃을 놓았다.
그 향기는 널리 퍼져서 각기 시방 모든 부처님 세계를 십 아승기 번[倍]을 지나서 세계에 두루 가득하여 일체의 하늘ㆍ사람들을 지나 장엄하였으니,
그것은 부처님을 뵙기 위한 때문이며 공양하기 위한 때문이며 월광 동자를 보기 위한 때문이며 덕호 장자를 가엾이 여기기 때문에 부처님 처소에 이르렀다.
그때에 동북방으로 삼천대천세계의 미진수 같은 불찰을 지나서 부처님 세계가 있었는데 이름이 일체보장엄(一切寶莊嚴)이었으며, 부처님 이름은 법자재왕(法自在王) 여래ㆍ응공ㆍ정변지ㆍ명행족ㆍ선서ㆍ세간해ㆍ무상사ㆍ조어장부ㆍ천인사ㆍ불세존으로서 현재에 설법하셨다.
또 1만 보살이 있었는데 모두 이름이 이장애(離障礙)였으며, 각각 아승기 보살로 권속을 삼아서 공경히 둘러싸여서 사바세계를 향하였는데 지나는 국토마다 십천만 겁 청정한 선근이 성취하는 소리로 일체 모든 부처님을 찬탄하였으며, 큰 법구름을 일으켜 온갖 법비를 내리면서 부처님 처소에 이르렀다.
그것은 부처님을 뵙기 위한 때문이며 공양하기 위한 때문이며,
월광 동자를 보기 위한 때문이며 덕호 장자를 가엾이 여기기 때문에 부처님 처소에 이른 것이었다.
그때에 동남방으로 삼천대천세계의 미진수 같은 국토를 지나 세계가 있었는데 이름이 보장엄(寶莊嚴)이었으며, 그 나라에 부처님이 계셨는데 호는 이장애광염(離障礙光炎) 여래ㆍ응공ㆍ정변지ㆍ명행족ㆍ선서ㆍ세간해ㆍ무상사ㆍ조어장부ㆍ천인사ㆍ불세존으로서 현재에 설법하셨다.
거기에 보살이 있었는데 이름이 보광청정월(普光淸淨月)이었으며, 또 1만 보살이 있었는데 모두 이름이 보광청정월이었으며, 낱낱 보살은 각각 백천만 보살로 권속을 삼아 앞뒤로 둘러싸여서 사바세계로 향하였는데 지나는 국토마다 보배 광명을 섞어 장엄한 빛깔을 놓아 금보(金寶)의 방울을 단 그물로 덮어 일체의 허공을 채워서 그 소리가 미묘하기 백천 부처님 소리 같았다.
그것은 부처님을 뵙기 위한 때문이며 공양하기 위한 때문이며,
월광 동자를 보기 위한 때문이며 덕호 장자를 가엾이 여긴 때문에 부처님 처소에 이르렀다.
그때에 서남방으로 삼천대천세계의 미진수 같은 국토를 지나서 세계가 있었는데 이름이 금망복(金網覆)이었다. 그 세계에 부처님이 계셨는데 이름이 승행왕(勝行王) 여래ㆍ응공ㆍ정변지ㆍ명행족ㆍ선서ㆍ세간해ㆍ무상사ㆍ조어장부ㆍ천인사ㆍ불세존으로 현재에 설법하셨다.
거기에 보살이 있었는데 이름은 연성자재(軟聲自在)였으며, 또 1만 보살이 있었는데 이름이 다 연성자재로서 각기 아승기 보살로 권속을 삼아 사바세계로 가는데 지나는 국토마다 보배 일산 구름[寶傘蓋雲]을 일으키어 허공을 채웠으며, 낱낱 보배 일산은 진주 이슬을 드리웠는데 맑고 깨끗하고 또렷하여 부처님의 광명 같았으니,
부처님을 뵙기 위한 때문이며 공양하기 위한 때문이며,
월광 동자를 보기 위한 때문이며 덕호 장자를 가엾이 여기기 때문에 부처님 처소에 온 것이었다.
그때에 서북방으로 삼천대천세계의 미진수 같은 국토를 지나서 세계가 있었는데 이름이 보입(普入)이었으며 부처님 이름은 무애월(無礙月) 여래ㆍ응공ㆍ정변지ㆍ명행족ㆍ선서ㆍ세간해ㆍ무상사ㆍ조어장부ㆍ천인사ㆍ불세존으로서 지금 현재에 설법하셨다.
거기에 보살이 있었는데 이름이 무량음악성(無量音樂聲)이었으며, 또 1만 보살이 있었는데 이름이 모두 무량음악성으로서 한량없는 아승기 보살로 권속을 삼아 공경히 둘러싸여서 사바세계로 향하였는데 지나는 나라마다 낱낱 보살들은 낱낱 털구멍에서 아승기 음악 소리를 내어 일체의 불법을 노래하여 찬송하였으니,
부처님을 뵙기 위한 때문이며 공양하기 위한 때문이며,
월광 동자를 보기 위한 때문이며 덕호 장자를 가엾이 여기기 때문에 부처님 처소에 왔다.
그때에 아래쪽으로 삼천대천세계의 미진수 국토를 지나 부처님 세계가 있었는데 이름이 보련화선주(寶蓮花善住)였으며, 부처님 이름은 일체중생세등(一切衆生世燈) 여래ㆍ응공ㆍ정변지ㆍ명행족ㆍ선서ㆍ세간해ㆍ무상사ㆍ조어장부ㆍ천인사ㆍ불세존이었다.
거기에 보살이 있었는데 이름이 보운덕(普雲德)이었으며, 또 1만 보살이 있었는데 모두 보운덕이었으며, 낱낱 보살은 각각 아승기 보살로 권속을 삼아 공경히 둘러싸여서 사바세계로 향하였는데 지나는 나라마다 보배연꽃 구름을 일으키어 온갖 끝없는 색깔의 꽃을 비내려 아승기 불찰을 장엄하였으니,
부처님을 뵙기 위한 때문이며 공양하기 위한 때문이며,
월광 동자를 보기 위한 때문이며 덕호 장자를 가엾이 여기기 때문에 부처님 처소에 왔다.
그때에 위쪽으로 삼천대천세계의 미진수 같은 불찰을 지나서 부처님 세계가 있었는데 이름이 잡화당(雜華幢)이었으며, 그 부처님 이름은 잡보분신왕(雜寶奮迅王) 여래ㆍ응공ㆍ정변지ㆍ명행족ㆍ선서ㆍ세간해ㆍ무상사ㆍ조어장부ㆍ천인사ㆍ불세존으로서 지금 현재에 설법하셨다.
거기에 보살이 있었는데 이름이 견자불공(見者不空)이었으며, 또 1만 보살이 있었는데 모두 같았으며, 낱낱 보살은 각기 아승기 보살로 권속을 삼아 공경히 둘러싸여서 사바세계로 향하였는데 지나는 국토마다 전단 맛 나는 향기로운 구름을 일으키어 여러 냄새가 뒤섞인 향을 내려 아승기 불찰을 채웠으니,
부처님을 뵙기 위한 때문이며 공양하기 위한 때문이며
월광 동자를 보기 위한 때문이며 덕호 장자를 가엾이 여기기 때문에 부처님 처소에 왔다.
이렇게 온갖 방향과 방향 아닌 데서 한량없이 수승한 몸의 보살들이 각기 국토의 불찰에서 오는데 큰 위덕과 광명과 색상을 나타내면서 모여 기사굴산 꼭대기에서부터 삼천대천세계를 모두 비추었다.
이 모든 보살들은 장엄하여 보살의 행을 성취하여 청정한 광명이 밝게 비추어 마음에 머무름이 없었으며,
불가사의한 아승기 불찰에서 모든 부처님의 처소를 지나면서 깨끗이 범행을 닦았으며,
원지(願智)와 방편지(方便智)를 증장하였으며 불가사의한 삼매로 항상 물러나지 아니하였으므로 만약 이 모든 보살을 보거나 듣거나 친근하는 이는 다 공하지 아니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