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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경요집 제1권
1.1.5. 염미륵불연(念彌勒佛緣)
『미륵보살소문본원경(彌勒菩薩所問本願經)』에서 말하였다.
“아난이 부처님께 아뢰였다.
‘미륵은 법인(法忍)을 증득한 지 그처럼 오래 되었는데 어째서 무상정진(無上正眞)의 도를 빨리 체득하여 최정각(最正覺)을 성취하지 않습니까?’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그 보살은 네 가지 일 때문에 정각(正覺)을 취하지 않은 것이다.
무엇이 그 네 가지인가?
첫째는 국토를 깨끗이 하고,
둘째는 국토를 보호하며,
셋째는 일체를 깨끗이 하고,
넷째는 일체를 보호하는 것이니,
이것이 네 가지 일이다.
미륵은 본래 부처님을 구할 때에 이 네 가지 일 때문에 부처가 되는 길을 취하지 않은 것이다.’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내가 본래 부처를 구할 때에도 이 네 가지 일이 있었다.
그러나 미륵이 본래 발의(發意)한 것은 나보다 삼십이 겁 전이었다.
나는 그 뒤에야 비로소 도에 대한 마음을 내어 이 현겁(賢劫)에서 크게 정진함으로써 아홉 겁을 초월하여 무상 정진의 도를 증득하였고 최정각을 이루었느나라.’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나는 열 가지 일로써 최정각을 이룩하였다.
무엇이 그 열 가지인가?
첫째는 소유하고 있는 일체들 아까워하지 않는 것이요,
둘째는 처첩(妻妾)이며,
셋째는 아이들이요,
넷째는 머리와 눈이며,
다섯째는 손과 발이요,
여섯째는 국토이며,
일곱째는 귀중한 보배와 재물이요,
여넓째는 골수와 뇌이며,
아홉째는 피와 살이요,
열째는 신명(身命)을 아끼지 않는 것이니라.
나는 이 열 가지 일로써 빠르게 불도를 이루었느니라.’”
[문] 범부는 도를 닦는 사람이든 속인이든 간에 그 몸이 욕계(欲界)에 살고 있는데, 어떤 선한 업을 행해야 같은 세계인 도솔천(兜率天)에 태어나는 과보를 증득할수 있습니까?
[답] 『미증유경(未曾有經)』에서 말한 것과 같다.
“하품(下品)의 십선(十善)이란 한 생각 사이의 짧은 시간이요, 중품(中品)의 십선이란 이른바 한 끼니 밥 먹는 시간 만큼 짧은 시간이요, 상품(上品)의 십선이란 이른바 아침부터 낮까지의 시간이다.
이 시간 동안이나마 마음 속으로 열 가지 선을 생각하고 열 가지 악을 중지하면 그곳에 가서 태어날 수 있다.
그러므로 야간(野干:여우 또는 늑대와 비슷한 짐승)도 마음 속으로 열 가지 선을 생각하면서 이레 동안 아무것도 먹지 않으면 도솔천에 태어날 수 있다.”
또 『상생경(上生經)』에서 말하였다.
“내가 멸도(滅度)한 뒤에 사부 대중과 팔부 중생이 네 번째 하늘[第四天 :兜率天]에 태어나고자 하면, 마땅히 하루에서 이레가 지나는 동안 저 하늘에 생각을 두고 부처님께서 금지하신 계율을 지키고 열 가지 착한 행을 생각하며 열 가지 착한 도를 실천해야 한다.
이러한 공덕으로써 회향(廻向)하여 미륵불 앞에 태어나기를 원하면 그 생각을 따라 왕생(往生)할 것이다.”
[이레라고 한 것은 또한 가까운 것에서부터 말한 것이다.
이렇게 짧은 동안에도 오히려 저 하늘을 느끼거늘 하물며 일생 동안 하면 어찌 얻지 못하겠는가?]
또 『상생경 』에서 딸하였다.
“만약 미륵불께 예경(禮敬)을 드리는 사람이 있으면 백억 겁 동안 생사(生死)의 죄가 제거되고 나아가 미래 세상에서는 용화수(龍華樹) 아래에 이르러 또한 미륵불을 뵐 수 있을 것이다.”
또 말하였다.
“내가 멸도한 뒤에는 사부 대중과 팔부 중생들이 이름만 듣고 예배하여도 목숨을 마치고 나면 도솔천에 가서 태어날 것이다.
만약 어떤 남녀(男女)가 모든 금계(禁戒)를 범하고 숱한 악업(惡業)을 지었다 해도 이 보살의 큰 자비와 이름을 듣고 온몸을 땅에 던져 성섬(誠心)으로 참회하면 모든 악업이 곧 깨끗이 없어질 것이다.
만약 누구든 미륵보살에게 귀의하면 마땅히 이 사람은 불퇴전(不退轉)을 증득하게 되고, 미륵보살이 부처가 되면 그 부처님의 광명을 보고 곧바로 기별(記莂)을 받게 될 것임을 알아야 한다.”
또 『상생경』에서 말하였다.
“부처님께서 멸도하신 뒤에 어떤 사람이 정근(精勤)하여 모든 공덕을 닦아서 위의(威儀)가 결함이 없으며 탑(塔)을 쓸고 땅을 고르며 꽃과 향으로 공양하고 모든 삼매(三昧)를 행하며 경전을 독송하면, 이와 같은 사람은 비록 번뇌 [結]를 끊지 못했다 하더라도 여섯 가지 신통을 증득할 것이다.
마땅히 생각을 매어 부처님의 형상을 기억하고 미륵보살의 이름을 불러야 한다. 만약 한 생각 사이에 여덟 가지 계재(戒齋)를 받고 온갖 깨끗한 업을 닦으면 목숨을 마칠 때에 곧 도솔천(兜率天) 연화대(蓮華臺)에 가서 태어나 직접 부처님 백호상(白毫相)의 광명을 보고 구십억 겁 생사의 죄를 초월하여 그 전세의 인연[宿緣]을 따라 부처님의 설법을 듣고 불퇴전을 증득할 것이다.”
또 『增一經:增一阿含經』에서 말하였다.
“중생이 세 가지 업[三業:身ㆍ口ㆍ意]으로 약을 지었더라도 죽음에 임박하여 여래의 공덕을 생각하는 사람은 틀림없이 악한 갈래의 세계를 떠나 천상(天上)에 태어나게 될 것이다.
설령 극악(極惡)한 사람이라 할지라도 염불을 한 까닭에 또한 천상세계에 태어나게 될 것이다.”
또 『대집경(大集經)』에서 말하였다.
“만일 자비를 닦으면 마땅히 산병(身命)을 버릴 때에 시방 부처님께서 손으로 그의 정수리를 만져 주실 것이니, 부처입의 손길이 닿았기 때문에 마음이 편안하고 시원해지면서 곧 청정한 부처님의 국토에 왕생할 것이다.”
또 『보현관경(普賢觀經觀善賢菩薩行法經)』에서 말하였다.
“만약 누구든지 밤낮 여섯 때로 시방 부처님께 예배하고 대승경전을 외우며 제일의(第一義)의 공(空)한 법을 생각하면 한 차례 손가락을 튀기는 짧은 시간에 백만억 나유타 만큼 많은 항하강 모래알 같은 겁(劫) 동안 나고 죽는 죄가 없어질 것이니, 이 법을 실천하는 사람은 참다운 부처님의 제자이니라.
또 모든 부처님을 따라 시방세계 모든 부처님과 보살들이 그의 화상(和尙)이 될 것이니 이것을 보살계(菩薩戒)를 구족(貝足)했다고 말하며, 그는 갈마(羯磨)할 필요 없이 저절로 성취되어 일체의 사람들과 하늘의 공양을 받을 것이다.”
또 『법화경(法華經)』에서 말하였다.
“만일 어떤 사람이 경전을 받아 지니거나 독송하며 바르게 생각하여 그 뜻을 이해하면 이 사람은 목숨을 마칠 때에 천 부처님께서 그의 이마를 어루만져 주시어 그로 하여금 두렵지 않게 함으로써 악한 갈래에 떨어지지 않고 곧바로 도솔천의 미륵보살이 계시는 곳으로 갈 것이다.
미륵보살은 서른두 가지 상호가 있고 큰 보살들이 에워싸고 있으며 백천만억 천녀(天女)의 친속들이 있는데, 그는 그 가운데에 태어날 것이니, 그에게는 이와 같은 공덕의 이익이 있다.
그런 까닭에 지혜로운 사람은 마땅히 스스로 베껴 쓰거나 만약 남을 시켜서라도 베껴 쓰게 하거나 받아 지니고 독송하거나 바르게 기억하고 생각하며 그 경에 설법한 대로 수행해야 하느니라.”
또 『지도론(智度論)』에서 말하였다.
“만약 선남자가 이 깊은 반야바라밀(般若波羅蜜)을 잘 수행하면, 마땅히 이 사람은 사람의 세계에서 왔거나 혹은 도솔천에서 온 사람이라는 것을 알아야 한 다.
왜냐 하면, 세 가지 악한 세계에는 죄의 괴로움이 많기 때문에 깊은 반야바라밀을 행할 수 없고
욕계의 모든 하늘들은 깨끗하고 미묘한 다섯 가지 욕망에 집착하나니, 이 마음은 미쳐 날뛰고 미혹되었기 때운에 반야를 행할 수 없고
색계(色界)의 하늘들은 선정(禪定)의 맛에 깊이 집착했기 때문에 반야를 행할 수 없으며,
무색계(無色캔)의 하늘들은 형상이 없기 때문에 반야를 행할 수 없다.
그러나 도솔천에는 언제나 일생보처(一生補界)보살이 있으므로 거기에 있는 모든 하늘사람들은 향상 반야에 대하여 설법하는 것을 들어서 비록 다섯 가지 욕심이 많다 하더라도 법의 힘이 그보다 우세하기 때문에 두 곳보다 더 뛰어나다.
만약 다른 부처님 국토에서 와서 이 사이에 태어나면 이 사람은 더욱더 뛰어날 것이다.”
또 『처태경(處胎經)』에서 말하였다.
“부처님께서 미륵에게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그대를 세 번의 모임에 모인 사람들
이들은 내가 먼저 교화한
구십육억이나 되는 사람으로서
모두 나의 다섯 가지 계를 받은 자들이니라.
다음에 삼귀(三歸)한 사람
구십이억 명은
한 번 나무불(南無佛)하고 부르면
모두 부처님 도를 생취할 수 있을 것이다.”
또 『처처경(處處經)』에서 말하였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미륵이 이 세계에 내려오지 않는 데에는 네 가지 까닭이 있다.
첫째는 수시로 복이 저 사이에 호응함이 있고,
둘째는 여기 인간 세계 사람들은 추하여 경전을 받을 사람이 없으며,
셋째는 공덕이 아직 자지 않았고,
넷째는 세간에 경전을 설해 줄 사람이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미륵이 이 세계에 내려오지 않는 것이다. 만약 다음 세상에 내려오려면 아직 오십억 칠전육십만 년이나 남아 있다.
미륵 시대 사람들의 눈은 누구든 사천 리까지 볼 수 있을 것이다. 그것은 본래 열 가지 인연의 덕이 있기 때문이다.
첫째는 남의 밝은 눈을 가리지 않았고,
둘째는 다른 사람의 눈을 손상하지 않았으며,
셋째는 다른 사람의 눈을 덮지 않았고,
넷째는 남의 선행을 감추지 않았으며,
다섯째는 살해하는 것을 보지 않았고,
여섯째는 도둑질하는 것을 보지 않았으며,
일곱째는 음행(婬行)을 보지 않았고,
여덟째는 남의 비밀과 단점을 보지 않았으며,
아홉째 여러 가지 악한 일을 보지 않았고,
열째는 사찰에 등불을 켰기 때문이니라.’
또 『불석미륵래시경(佛說彌勒來時經)』에서 말하였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미륵부처님이 나오시기 전 때에 염부리(閻浮利:閻浮提) 안의 땅과 산, 풀과 나무들이 모두 타서 없어질 것이다. 지금 이 염부리의 땅은 둘레가 육십만 리인데, 미륵이 나올 때에는 염부리의 땅이 동쪽에서 서쪽까지의 길이가 사십만 리이고 남쪽에서 북쪽까지의 너비는 삼십이만 리가 될 것이다.
땅에는 다섯 가지 과일이 나고 사방 바다만 있을 뿐, 산이나 언덕과 시내와 계곡이 없어 땅의 평평하기가 마치 숫돌과 같을 것이며, 풀과 나무들은 장대(長大)하고 사람에게는 세 가지 독[三毒:貪ㆍ瞋ㆍ癡)이 없으며 마을에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성(成)의 이름은 범라나이(氾羅那夷)인데, 거기에 한 바라문이 있으리니 그 이름은 마하월제(摩訶越題)이며, 미륵은 장차 그의 아들이 될 것이다. 상호(相好)를 구족하고 귀는 열여섯 장(丈)이며, 그 성 안에 태어나자마자 눈으로 만리 안을 꿰뚫어볼 것이고 머리 중앙에서 밝은 빛이 나와 사천 리를 비출 것이다. 미륵이 도(道)를 증득하여 부처님이 될 때에는 용화수(龍華樹) 아래 앉을 것이나, 그 나무의 높이는 삼십 리이고 너비 또한 사십 리이다.
[『대성불경(大成佛經:彌勸下生成佛經)』)』에서는
“꽃가지 모양이 용(龍)의 머리와 같기 때문에 용화수라고 한다”고 하였고,
또 다른 경전에서는
“씨앗이 용궁으로부터 나왔기 때문에 용화수 라고 한다”고 하였다.]
4월 8일 셋별[明星]이 나을 때에 도를 증득하고 미륵부처님께서 물러가선 뒤 육십억 년이 지나서야 쇠잔해지리라. 지금부터 육십 만 년이 흘러가야 비로소 이 세상에 내려올 것이다.”
이 밖의 것도 『성불경』에서 설한 것과 대부분 같다.
왕현책(王玄策)의 「서국행전(西國行傳)』에서 말하였다.
“당(唐)나라 현경(顯慶) 2년(657)에 칙사(勅使) 왕현책 등이 서쪽 나라에 가서 부처님의 가사(袈裟)를 보내 왔다. 니파라국(泥婆羅國)의 서남쪽에 이르러 파라도래촌(頗羅度來村) 동북쪽으로 갔을 때 하나의 수화지(水火패)가 있었는데, 마치 속가의 불을 가지고 비추는 것과 같있다.
그 물 위에서 곧 불꽃이 타올랐는데, 그 불은 물 속에서 나온 것으로 불을 끄려고 물을 끼얹으면 불꽃은 더욱 치솟아 올랐다.
한(漢)나라 사신들은 일찍이 여기에 솥 하나를 걸어놓고 음식을 끓여 먹었다.
사신이 그 국왕에게 물었을 때 국왕이 사선에게 대답하였다.
‘예전에 지팡이로 한 금궤(金匱)를 찌르고 사람을 시켜 그것을 잡아 당겼더니 한 번 잡아 당기면 한 번 잡아당긴 만큼 깊숙하게 들어갔다.’
서로 전하는 말에 의하면 이러하다.
‘이것은 미륵불께서 장차 이곳에 오셔서 도를 이룰 때에 쓸 천관(天冠)인데 화룡(火龍)으로 하여금 이것을 지키게 했으니, 이 봇의 불은 바로 그 화룡의 불이다.’
또 『지도론』에서 말하였다.
“미륵보살이 속인[白衣]으로 있었을 때에 바발리(婆跋梨)라고 하는 그의 스승이 있었는데,
그에게는 세 가지 모습이 있었으니,
첫째는 눈썹 사이의 백모상(白毛相:白毫相)이요,
둘째는 혀가 얼굴을 덮는 상호이며,
셋째는 음(陰)이 숨은 형상이다.
이와 같은 따위는 보살이 아니었을 때에도 모두 이런 상을 지니고 있었던 것이다.”
또 『신바사론(新婆沙論)』에서 말하였다.
“일찍이 들으니 존자(尊者) 대가섭파(大迦葉波)가 왕사성(王舍城)에 들어가 최후로 걸식하였다. 밥을 다 먹고 나서 오래지 않아 계족산(雞足山)에 올라갔다. 그 산에는 세 개의 봉우리가 있어 하늘을 우러름이 마치 닭의 발과 같있다.
존자는 그 가운데에 들어가 가부좌(跏趺坐)를 맺고 앉아 지성으로 발원하여 말하였다.
‘바라건대 내 이 몸과 발우와 지팡이가 오래 머물러 있어 무너지지 않고 나아가 오십칠 구지(俱胝) 육십백전 년에까지 이른다면 자씨(慈氏) 여래ㆍ응공(應供)ㆍ정등각(正等覺)께서 세상에 나오실 때에 이것을 보시하여 불사(佛事)를 하겠습니다.’
이렇게 발원하고 나서 조금 뒤에 반열반(般涅槃)에 들었다.
그 때 저 세 봉우리는 문득 하나로 합해져 존자를 덮고 우뚝하게 서 있었다.
또 자씨불께서 세상에 출현하셨을 때에 한량없는 사람들과 하늘을 데리고 이 산 위에 이르러 대중들에게 말씀하셨다.
‘그대들은 석가모니부처님과 두다(杜多)의 공덕을 행한 제자를 중에 제일 큰 제자인 가섭파(迦葉波)를 보고 싶은가?’
온 대중들이 다 말하였다.
‘저희들은 보고 싶습니다.’
자씨여래께서는 곧 오른손으로 계족산 꼭대기를 어루만지셨다. 그 때에 봉우리가 갈라져 다시 세 개로 나뉘어졌다.
그 때 가섭과는 발우와 지팡이를 가지고 그 속에서 나와 허공으로 올라갔다.
한량없이 많은 천인(天人)들은 이 신통 변 화를 보고 일찍이 없였던 일이라 찬탄하면서 그 마음이 온화해지고 부드러워졌다.
자씨세존께서는 호응해오는 대로 법을 설하여 그들이 모두 이치를 깨닫게 하셨다.
만일 교화를 남기지 않았더라면 이와 같은 일이 어떻게 있을 수 있겠는가?
어떤 이가 교화를 남겼다는 일에 대하여 물었다.
‘만약 그렇다면 세존께서는 무슨 까닭에 교화를 남기지 않으셨다가 그 몸이 열반에 든 뒤에야 나타나 설법하셨는가?’
대답하였다.
‘꼭 해야 할 일을 이미 다 마쳤기 때문이니, 이른바 부처님께서는 마땅히 제도 해야 할 것을 이미 다 제도하여 마쳤고, 그 때까지 미처 제도하지 못한 사람은 거룩한 그의 제자들이 제도할 것이기 때문이다.’
어떤 이는 교화의 일을 남긴 것이 없다는 데 대하여 물었다.
‘만일 그렇다면 가섭파의 일이 어떻게 있을 수 있는가?’
대답하였다.
‘믿고 공경하는 모든 천신(天빼)들이 맡아서 행하기 때문이다.’
어떤 이는 말하였다.
‘가섭과는 그 때까지 아직 반열반에 들지 않았는데 자씨불께서 그 때에 비로소 멸도를 취했다면 이것은 이치에 맞지 않다. 어찌 말하지 않은 것이 없다고 할 수 있겠는가?’
그가 묵묵히 오랫동안 있었던 것이 부질없는 머무름이라고 이와 같이 말한다면 그것은 교화를 남긴 일일 것이니, 그런 까닭에 대가섭파는 이미 열반에 든 것이다.”
생각해 보건대 범부(凡夫)들은 힘이 미약하여 오랜 동안 악한 것을 익혀 왔다. 사바(娑婆)세계에 살고 있기 때문에 그 마음이 겁약(劫弱)하여 처음으로 이 법을 배우면 아마도 지쳐 후퇴하게 될까 두렵다.
항상 큰 서원을 발하여 이 행(行)을 부지(扶持)하면 마침내 목숨을 마칠 때 이르러서는 마음에 아무런 장애와 고뇌가 없을 것이다.
심은 선근(善根)에 따라 서원하되 중생[含識]들과 함께 미륵부처님 세계에 자재롭게 왕생하여 그 부처님 앞에 이르러 생각을 따라 닦고 배워 불퇴전(不退轉)을 증득해야 한다.
그러나 왕생을 원하지 않는 외도(外道) 중생들이 다섯 가지 욕망에 집착하여 해탈을 얻지 못할까 두렵기 때문이다.
『지도론』에서 말하였다.
“어떤 사람이 조그만 복업(福業)을 받다가 복이 있는 곳이 있다는 말을 장차 그곳에 왕생하기들 원하면 마침내 목숨을 마치고 나서 각각 그곳에 태어나게 될 것이다.”
또 『대장엄론(大莊嚴論)』에서 말하였다.
“부처님 국토에 태어나는 것은 큰 일이므로 혼자만이 공덕을 행한다고 해서 성취할 수는 없다. 그러므로 반드시 원력(願力 )을 필요로 한다.
비유하면 마치 소가 아무리 힘껏 수레를 끌어도 꼭 그 소를 부리는 사람이 있어야 갈 수 있는 것과 같아서 깨끗한 부처님의 국토에 이르는 것도 서원이 이끌어 줌으로 말미암아 성취할 수 있다.
또 원력 때문에 복덕이 증장(增長)하여 잃지도 않고 무너지지도 않아 항상 부처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십주론(十住論)』에서 말한 것과 같다.
“만약 어떤 사람이 발심하여 부처 되기를 바라면서 쉬지 않는다면 사람이 손가락으로 대천세계를 들어 올려 공중에 머물게 하는 것도 어렵다 할 것이 없다.
그리고 발원(發願)하기를 ‘나는 장차 부처가 되리라’라고 하면 이 사람은 희유한 사람이 된다. 왜냐 하면 세상 사람들은 마음이 졸렬하여 큰 뜻이 없기때문이다.”
또 『발보리심론(發菩提心論)』에서 말하였다.
“열 가지 큰 서원이 있으니, 항상 다 닦고 실천해야 한다.
첫째는 바라건대 나는 전생과 금생(今生)의 몸으로써 삼은 선근(善根)을 일체 중생들에게 베풀어 주고 그것을 불도에 회향(廻向)하리니, 나로 하여금 이런 서원이 생각마다 불어나고 자라나며 세상 태어나는 곳마다 끝내 잃어버리지 않도록 항상 다라니(陀羅尼)의 보호를 받게 하여지이다.
둘째는 바라건대 나는 이 선근으로써 태어나는 곳마다 부처님을 만나 항상 공양할 수 있게 하고 부처님께서 계시지 않는 국토에는 태어나지 않게 하여지이다.
셋째는 바라건대 나는 모든 부처님을 친근히 하여 그 좌우에서 따르면서 모시되, 그림자가 형체들 따르듯이 하여지이다.
넷째는 바라건대 내가 이미 부처님을 친근히 하였으면 부처님께서는 나를 위하여 설법하시어 다섯 가지 선통을 성취하게 하여지이다.
다섯째는 바라건대 나는 세속 진리[世諦]의 거짓으로 붙여진 이름을 통달하여 널리 펴며, 제일의제(第第一義諦:勝義諦)를 알고 바른 법의 지혜를 얻게 하여지이다.
여섯째는 바라건대 나는 싫어함이 없는 마음으로 중생들을 위해 설법하여 보 여주고 가르쳐주며 이익되게 하고 기쁘게 하여 그들로 하여금 모두 깨치게 하여지이다.
일곱째는 바라건대 나는 부처님의 신통력으로 시방 일체 세계를 두루 다니면 서 모든 부처님을 공양하고 바른 법을 들어 받아서 중생들을 널리 포섭하게 하여지이다.
여덟째는 바라건대 나는 청정한 법륜(法輪)을 수순하여 일체 중생들이 내 법을 듣고 내 이름을 들으면 곧 일체 번뇌를 다 버릴 수 있게 하여지이다.
아홉째는 바라건대 나는 중생들을 따라 장차 그들을 보호하여 즐거움을 주고 몸과 목숨과 재물을 버려 바른 법을 젊어지고 이의 없는 일들을 모두 없애게 하여지이다.
열째는 바라건대 나는 비록 바른 법을 수행하더라도 수행한다는 마음을 가짐이 없고 또한 수행하지 않음도 없으며 중생들을 교화하려는 바른 서원을 버리지 않기를 바라나이다.
원컨대 나는 이 열 가지 큰 서원으로 중생 세계를 두루 돌아다니면서 일체 항하(恒河)의 모래알 같이 많은 모든 원(願)을 다 섭수(擺受)하게 하여지이다.
가령 중생 세계가 다함이 있으면 나의 서원도 비로소 다하겠지만, 그러나 중생 세계는 다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나의 이 큰 서원도 다하지 않을 것입니 다.
중생을 널리 제도하는 무변(無邊)한 법계에서 닦은 선근을 다 무상정각(無上正覺)에 회향하고 미특부처님의 앞에 태어나서 청정한 법을 듣고 무생법인(無生法忍)을 깨닫게 하여지이다.
다만 행주좌와(行住坐臥)하며 일생 동안 닦은 선근으로 법계의 중생들과 함께 회향하여 미륵부처님 앞에서 불퇴전(不退轉)을 빨리 이루게 하여지이다.”
[밖으로부터 닦고 염(念)하고 관(觀)하고 행(行)하여 부처님을 보는 방법과 미타(彌陀)와 미륵(彌勒) 등의 업(業)에 대해서는 『선문(禪門)』10권에 사세히 설해져 있다.
여기에서는 다만 경문(經文)에 나온 것만들 가지고 중생들로 하여금 왕생하는 법을 보게 하였다.]
현장(玄奘)법사가 말하였다.
“서방의 도속(道俗)들은 다 미륵의 업을 짓는다. 욕계와 함께 그 행을 이룩하기 쉽기 때문에 대승과 소승의 스님들이 다 이 법을 허락하는 것이다.
그러나 미타 정토는 범부들의 비루하고 조잡한 수행으로는 이룩하기 어렵지 않을까 염려스협다.”
마치 옛 경론에 말한 것과 같다.
“십지(十地) 이상 보살이라야 분수를 따라서 보불(報佛)의 정토를 볼 수 있다.”
신논의(新論意)에 의하면 다음과 같다.
“삼지(三地) 보살이라야 비로소 보불의 정토를 볼 수 있거늘, 어찌 하품(下品)의 범부로서 곧 왕생(往生)할 수 있겠는가?”
이것은 특별한 때의 뜻으로서 결정된 것이라고 할 수 없는 것이다. 그런 까닭에 서방에서 대승은 인정하되 소승(小乘)은 인정하지 않았다.
그러므로 법사(法師)는 일생 동안 언제나 미륵의 업(業)을 짓고 목숨이 마칠 때에 임박해서는 상생(上生)하여 미륵부처님 뵙기를 발원하고 대중들을 청하여 동시에 게송으로 말하였다.
나무미륵여래,
응공(應供)ㆍ정등각(正等覺)이시오니
원컨대 중생[含議]들과 함께
인자한 모습을 속히 뵙게 하시옵소서.
나무 미륵여래,
그 안에 살고 있는 대중들
원하옵나니 목숨을 마치고 나서는
반드시 그 가운데 나게 하옵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