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을 지을 거 아닌가. 땅이 있어야.
삼천리 금수강산에 땅도 많고 집도 많지만,
우린 바늘 하나 맘대로 꽂을 땅도 없는뎅..
예전에 설핏 언론을 통해서 본 기억이 난다.
우리나라에서 집을 가장 많이 가지신 냥반이 1,087채를 소유하고 있다더라는.
개인이, 회사도 아니고 먼 주택임대업자도 아니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멋땜세 그렇게 많이...??
한 집당 하루씩 돌려가며 살아도, 자기 집들 한 바쿠 도는데만 3년이 걸리리라는..ㅋㅋ
아냐, 그 땐 7년쯤 전이었으니 지금은 더 사들이셨으려나? 아이쿠, 인자 4~5년은 걸리시겄네..
땅은 그 위에 사는 사람들이 되도록 함께 쓰는 게 좋을 것이다.
사회주의식은 아닐지라도 최소한 토지공개념이 강화되는 방향으로 법제도가 나아갔으면..
지금처럼 소수가 많은 땅을 필요 이상으로 가지는 건, 전사회적으로 봤을 적에.. 낭비적 요소가 많다고 본다.
어떤 이들은 수천평짜리 대저택도 모자라 별장까지 지어놓고 누리시는 한편,
다른 이들은 '쾌적함'이라곤 찾기 힘든 몇 평짜리 단칸방에서 아글바글 평생을 살아가는 게 과연 온당한가.
설령, 그 분들의 사회경제적 능력이 어렵거나 뒤처진다 해도, 극단적으로 치매에 걸렸거나 술주정뱅이라 해도 말이다. 그렇다고 그들의 권리, 예를 들면 헌법상의 주거권이 무시당해도 좋은 것인가. 그렇게 땅을 이용하는 게 모든 생명의 공생을 전제로 한 이 지구생태계에서 지혜로운 방법이라 할 것인가.
각설하고, 우린 땅을 보러 다녀야 했다.
미리 기별해놓은 부동산에서 연락이 왔다.
그 중개사 분은 순천 사시는데, 구례까지 와서 우리에게 여기저기 땅을 소개해 주었다.
어느 정도를 예상하고 계십니까?
아, 그게.. 싸면 좋겠죠. 고저 한 천만원쯤요...?
전세 3,000 보증금에서 땅 사는데 1,000, 집 짓는데 2,000쯤 나누면 적당하지 싶었던 것.
그 중개사분이 '에게게..'류의 내색을 전혀 하지 않으셨기 때문에 우린 태평스럽게 상류층 고객처럼 문척으로 광의로 졸졸 따라 다닐 수 있었다.
처음에 본 땅은 문척 토금마을에 있는 빈 땅이었다.
구례에서 토금리를 처음 내게 소개해주신 우두성 구례문화원장님은 이 마을을 '隱者의 故鄕'이라 하셨다.
구례에 戰火가 미치면 구례 사람들이 피난을 가 몸을 숨기던 곳이기 때문이라는 것.
재작년부터 구례에 귀농귀촌한 분들이 각 마을을 돌며 그 곳의 어르신들과 작은 잔치를 벌이는 'oo마을로 마실가세~'라는 프로젝트를 시작했는데, '지리산 만인보'로 지리산을 한 바쿠 돌 때의 인연으로 가장 먼저 그 행사를 치르러 찾아간 곳도 토금리였다. 토금리의 명물 '신선대 꼬사리'를 찬 삼아 동네 아짐들과 항꾼에 밥 지어먹음서 훈훈한 저녁시간을 보냈던 기억이 생생한 곳.
땅은 마음에 들었다. 애초에 옆지기가 토금리를 무척 좋아 했기 때문에 그랬을까.
머, 우리의 마음은 토금 쪽으로 기울었다. 설령, 토금리의 물사정이 매우 어렵다 해도 말이다.
나중에, 밥 먹다가 술 먹다가, 몇 군데 봤는데 토금리에 맘에 드는 작은 땅이 있으니 살 거라고 말했다.
[ 2013. 10. 8 / 문척면 토금리에 있는 빈 땅을 둘러봄 ]
그런데, 누구셨더라.. 암튼 여러 사람들의 얘기를 듣던 중 어떤 분이 안 된다는 것이었다.
토금리 그 땅은 절대 안 될 거라는 것이다. 왜여..? 껌벅껌벅.
盲地여요. 맹지라고요..
그 분의 말씀인 즉슨, 그 땅이 도로가 없는 맹지에 가깝다는 것.
도로에 닿아 있던데요? 여러분들의 이해를 위해 아래 그림을 준비했으니 보시라.
그랬다. 도로와 닿아있긴 한데, 그 폭이 너무 좁은 것이다. 대략 2미터쯤?
이렇게 되면, 저기 도로와 접한 곳에 대문을 만들어야 되는데.. 답이 없다는 것.
음......(고통의 신음소리)
머 아쉽지만, 우린 토금을 포기해야 했다.
광의면에 있는 땅을 한 군데 봤으나, 논 가운데 있는 논이었다.
사방이 논으로 둘러싸여 있으니, 사시사철 농약은 충분히 흡입할 수 있겠지만 너무 휑~했다.
다음으로 찾아간 곳이 봉서리의 동산마을이었다.
그 땅은 이렇게 생겼다.
아래는 그 땅의 현장사진이다.
[ 2013. 10. 8 / 봉서리 동산마을의 땅을 둘러봄 ]
코스모스 땜세 잘 안 보이시려나?
그럼 흙 부어놓은 아래 사진.
[ 2014. 3 / 동산마을 땅 ]
그렇다. 위의 땅이다. 멀리 지리산 왕시루봉이 보이시는가.
우린 여기도 대체로 만족스러웠다. 길과 쭉~ 붙어 있고(ㅎㅎ), 읍에서도 가찹고.
그런데, 에고~ 이 땅과 친해지는 데에도 우여곡절이 뒤따랐으니...
( 계속... )
첫댓글 궁금 궁금
블루님 가족의 구례 정착기도 파란만장이던뎁쇼.. -_- ;;
흥미진진 잘 읽었습니다. 다음 호 기대만빵 이요~~
왜 갑자기 '호빵맨'이 떠오를까여.. ㅎㅎ
다음편은 언제??
기대만땅~^^
나은님, 무료시청기간이 만료되었습니다아~ ㅋㅋ ^ ^*
넘 재밌네요~^^
요 근래들어 젤루 흥미로운 글이었음요.
한 편의 꽁트를 보는듯해요
다음이 기둘려 집니당~
제 인생 자체가 한 편의 꽁트입져. ㅎㅎ 소소한 글이나마 별이님 감기 완치에 도움이 되시길~ ^ ^*
대숲샘 저는 언제나 구례로 갈수 있을까요. 아직 당 멀었네요.
일단은 어머님 건강이 회복되셔야 하고.. 천사님도.
암튼 너무 걱정 마세요. 집, 짓기 시작하믄 금방이겠더마요. ^ ^*
그래서 땅을 구입했다는 말인가요?
옙! 자세한 얘긴 다음 편에서.. ㅎㅎ ^ ^*
정착하기까지 죄다 파란만장 스토리가 있나요?
있기 마련인가요?
갑자기 골치가 띵~
머 어찌 보믄 그런 게 사는 재미 아니겄어요..
바쁜 관계루다가 이제서야 깨알재미를 느끼며 읽었슴돠~~2일전까지 전부 써주세용 ㅋㅋ
흠.. 세월이 좀 묵나여, 여행 댕겨와서 보십셔..
구례에 쫌 사신분들은 알음알음으로 땅도집도 소개받아 구입하시는 줄 생각했답니다
물론 마땅한 곳이 없어 부동산을 통하셨겠지만요.
대개의 경우엔 그렇게 하죠. 저흰 넋 놓고 있다가 급작스레 집을 비워줘야 될 상황이었슴다.
집을 마련하실 분들은 미리 알아보고 준비하시는 것도 좋을 듯. ^ ^*
동산마을에 짓구나. 한 번 가겠습니다. 요세 비가 잣자서 좀
오시기 전에 미리 연락주세요. 현장 상황이 하도 천변만화라서리.. ㅎㅎ ^ ^*
저는 현재 목포에 살고 있어요.
구례, 하동쯤에 살고 싶은데 괜찮은 땅 없을까요. 자본이 그리 많지가 안아요.
저도 땅 찾으려 다녀봤지만 쉽지가 안더군요. 아무턴 좋은 터에 예쁜집 지으시길...
그리고 언제 방문해도 괜찮으시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