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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정론(辯正論) 제1권
1. 삼교치도편(三敎治道篇) ①[3]
[공자, 5계의 비판]
공자(公子)가 기뻐하며 대답하였다.
“내가 들으니 바다에는 짠 맛 이외에는 없고 끓는 물에는 다른 뜨거움이 없다 하였습니다.
그러니 그대가 말한 살생과 도적질하는 등의 계는 또한 선왕(先王)의 인의(仁義)의 가르침과 같습니다. 마침내 안(眼)과 목(目)은 같은 것을 달리 부름이요, 두(頭)는 수(首)를 달리 부르는 것일 뿐입니다. 그러므로 알겠습니다.
길이 다르면서 한가지로 돌아오고 온갖 생각이 일치한다 함이 이를 이름이니, 다섯 가지의 가르침이 이미 만족한데 어찌하여 다섯 가지의 계를 번거롭게 듭니까?”
[통인, 5계의 설명]
통인이 말하였다.
“다섯 가지의 가르침은 현재의 잘못을 방지할 뿐이지만 다섯 가지의 계는 미래의 허물까지 막는 것입니다. 다섯 가지의 가르침은 일이 드러나야 죄가 되지만,
[말하자면 살생과 도적질의 일이 드러나야 도적의 죄를 얻은 자를 관(官)에서 비로소 바로잡아 죄를 다스린다,]
다섯 가지의 계는 입으로 움직여도 죄를 이루며, 서(書)에서는 다만 한 가지의 형(刑)에 그치지만 경(經)에서는 이에 세 가지의 보를 막습니다.
[현보(現報)와 생보(生報)와 후보(後報)이다.]
한 가지 형에 그치는 것은 한때의 나타난 죄를 면하지만 세 가지의 보를 막는 것은 3세(世)에 오는 재앙을 끊는 것이니,
이는 또한 여섯 가지 종(宗)과 일곱 가지 묘(廟)의 뜻과 같으며,
세 가지 옹(饔)과 네 가지 교(郊)의 예와 같으며,
때와 달과 초하루와 보름의 전(奠)과 같고,
길(吉)과 흉(凶)과 경(慶)과 조(弔)의 진수와 같습니다.
『예기(禮記)』의 「왕제(王制)」편에
‘서인(庶人)들은 부추를 올릴 적에 알을 곁드리고, 보리를 올릴 적에 물고기를 곁드리며, 기장을 올릴 적에 돼지를 곁드리고, 벼를 올릴 적에 기러기를 곁들인다.
제후들은 소를 쓰고, 대부(大夫)들은 염소를 쓰고, 선비들은 개와 돼지를 쓴다.
하늘과 땅에 제사할 적에는 누에고치와 밤을 쓰고, 종묘(宗廟)에 제사할 적에는 각악(角握)을 쓴다’고 하였으니,
다 연고가 있어서 살생을 행하는 것입니다.
이 때문에 그 가르침을 닦으면서도 그들의 풍속을 바꾸지 아니하며 그의 정치를 정제(整齊)하면서도 그의 마땅함은 바꾸지 아니합니다.
가르침이라 함은 예의(禮義)를 말함이요, 정치라 함은 형금(刑禁)을 말한 것입니다.
비록 예는 그들의 산 것을 보고 그들의 죽음을 차마 하지 아니하며, 그 소리를 듣고서 그 고기를 취하지 아니한다 하였으나 그 또한 점차 끊으려는 말이어서 또한 극히 자비한 가르침은 아닙니다.
원래 불교는 착한 것으로써 권하고 어진 것으로써 교화하고 살생하지 아니함으로써 살생을 그치게 하여 그의 살생의 업을 끊는 것입니다. 살생함을 끊기 때문에 백성들이 죄를 두려워합니다.
임금된 자가 정치를 할 적에 옥에 가두어 놓고 형벌로써 정제하고 죽임으로써 죽임을 그치게 하여서는 살생의 업을 끊지 못하는 것이니, 살생을 끊지 않았기에 백성들을 금지시키지 못하는 것입니다.
『지도론』에 ‘살생에는 열 가지의 죄가 있으니,
첫째는 마음에 항상 독함을 품어서 세세생생(世世生生)에 끊어지지 아니하는 것이고,
둘째는 중생들이 증오의 눈으로 기쁘게 보지 아니하는 것이고,
셋째는 항상 악한 생각을 품어서 악한 일을 사유(思惟)하는 것이고,
넷째는 중생들이 미워하기를 독한 뱀을 보듯 하는 것이고,
다섯째는 잠잘 때에 마음이 두렵고 깨서도 또한 편치 못한 것이며,
여섯째는 항상 악한 꿈이 있는 것이고,
일곱째는 목숨이 끝날 때에 미치고 두려워서 악하게 죽는 것이고,
여덟째는 목숨이 짧은 업을 심는 것이고,
아홉째는 몸이 무너지고 목숨을 마치면 지옥 가운데에 있는 것이며,
열째는 비록 지옥에서 나와 사람이 되더라도 항상 가난하고 궁하고 목숨이 짧음을 당하는 것이다’라 하였습니다.
그러니 열 가지의 죄를 장래에 두려워하면 살생이 스스로 그치지만 다섯 가지의 형벌을 현재에 제지하면 허물이 징계(懲戒)되지 아니합니다.
[서(書)에서는 현재의 것을 막았고, 경에서는 미래의 것을 막았다.]
서서 눈 앞의 것을 징험한다 함이 이를 이릅니다.
『법구경(法句經)』에서
‘살생을 하고서 살기를 구하면 삶으로부터 떨어진 길이 멀다’ 하였으며,
『제위경(提謂經)』에서는
‘살생하지 아니함이 인(仁)이니, 인은 간(肝)과 목(木)의 위치를 주관한다. 춘양(春陽) 때는 만물이 다 생한다. 정월과 2월이다. 소양(少陽)이 일을 써서 여러 품류(品類)들을 양육하니 생을 좋아하고 죽임을 미워한다. 살생하는 자는 인(仁)이 없는 것이다.
삿되지 아니함을 의(義)라 한다. 의는 폐(肺)와 금(金)의 위치를 주관한다. 7월과 8월이다. 소음(少陰)이 일을 써서 밖으로는 질투하는 몸을 해치는 위태로움을 막으며 안으로는 성명(性命)의 정기를 다하는 근심을 둔다. 사사로움을 금하여 음란하지 아니함이니 음란하면 의가 없다.
술을 마시지 아니함이 예(禮)니, 예는 심장과 화(火)의 위치를 주관한다. 4월과 5월이다. 태양(太陽)이 일을 쓰니 천하가 크게 뜨거워서 만물이 발광(發狂)을 한다. 술을 마셔 취함에 이르면 마음이 또한 발광을 한다.
입으로 거짓말을 하여 도를 어지럽히는 근본이 되어 몸에 위망(危亡)이 이르러 천명(天命)을 다하지 못한다. 그러기에 술을 금하는 것이니 술을 먹으면 예의가 없어지기 때문이다.
도적질하지 아니함을 지혜라 한다. 지혜는 신장(腎藏)과 수(水)의 위치를 주관한다. 10월과 11월이다. 태음(太陰)이 일을 써서 만물을 거두어 간직한다. 도적질하면 하늘에 순종하지 아니함이다. 물건을 얻어 간직하기에 도적질함을 금한다. 도적질하는 자는 지혜가 없는 것이다.
거짓말하지 아니함을 신(信)이라 한다. 신은 비(脾)와 토(土)의 위치를 주관한다. 3월과 6월과 7월과 12월이다. 중앙에서 일을 써서 네 지역을 제어한다. 악한 입은 사람을 상하게 한다. 재화가 입 가운데 있어서 말을 하면 재앙이 이르고 기가 발하면 형체가 상한다. 그래서 몸을 위태롭게 하고 목숨을 재촉한다. 그러기에 혀를 금하는 것이니 혀를 놀리면 신의가 없다’ 하였습니다.
『비유경(譬喩經)』에서는
‘조촐한 계의 말을 편히 가져서 교묘하게 잡고 고삐와 굴레를 굳게 하며, 몸에 정진의 투구를 써야 이에 마왕(魔王)의 도적을 벗어난다’ 하였고,
『백구비유경(百句譬喩經)』에서는
‘5근(根)의 재화는 독한 용보다 더 심하고 술취한 코끼리보다 더하다.
5근으로 받아들임은 바다가 뭇 물을 받아들임과 같고 불이 땔나무를 얻음과 같아서 일찍이 싫어하거나 만족하지 아니하며
5근은 화살과 같고 뜻의 생각은 활과 같으며 사념(思念)은 살과 같다.
그러기에 다섯 가지 계의 지팡이로 6근을 수호하기를 달리는 말을 보듯 한다’ 하였습니다.
『천지본기경(天地本起經)』에서는
‘겁(劫) 초의 때에 사람들이 지비(地肥)를 먹고 살았는데 어떤 중생이 5일 동안 먹을 것을 한 끼니에 먹어버렸기에 이로 인하여 도적의 계를 제정하여 금지시켰다.
지비를 먹음으로써 탐욕하는 마음을 일으켰기에 그로 인하여 음욕의 계를 제정하였으며,
음욕 때문에 서로 속이고 빼앗기에 그로 인하여 살생의 계를 제정하였다.
욕심 구함 때문에 거짓말을 하고 아첨하고 굽히게 하였으니 그로 인하여 거짓말하지 아니하는 계를 제정하였으며,
술을 마시기 때문에 혼란(昏亂)하여 그릇됨을 행하였으니, 그를 인하여 술 마시는 계를 제정하였다.
그러므로 생각하여 보니, 다섯 가지 계의 일어남은 그 유래가 오래여서 하늘과 땅의 시초에 싹텄으며 만물보다 먼저 형성되어서 미세하기로는 사이 없는 데 들어갔고, 크기로는 8극(極)에 가득하여서 중생들의 아버지요, 사람이 가야 할 길의 뿌리이다. 3재(才)를 포괄하고 3세(世)를 농락하였으며 여러 유(有)를 포함하여 기르고 음양(陰陽)을 통솔하고 부리는 것이다’라고 하였습니다.
『사천왕경(四天王經)』에서는
‘한 계(戒)마다 다섯 명의 착한 신(神)이 있다. 그러기에 삼보에 귀의하여서 재(齋)를 지키고 계를 가지면 사천왕이 위로 천제(天帝)에게 보고하고 천제는 25명의 신으로 하여금 그의 문호(門戶)를 영위(營衛)하게 하며 그가 목숨을 마치면 하늘 위에 왕생(往生)한다.(이하 자세한 내용은 생략함). 이에 일곱 가지 보배의 미묘한 옷을 끌고 백미(百味)의 좋은 음식을 벌려 놓으며 밝은 구슬이 달과 같고 아름다운 여자가 구름같이 모인다. 꽃이 합하고 꽃이 피는 것이 이미 끝과 처음이 없으며 눈으로 맞이하고 눈으로 보냄에 스스로 주선함이 있다’ 하였습니다.
『마화비구경(魔化比丘經)』에서는
‘다섯 가지의 계는 사람되는 뿌리요, 열 가지의 착함은 하늘에 나는 씨앗이다(이하 자세한 내용은 생략).
말하자면 다섯 가지의 계를 가지면 마땅히 사람의 몸을 얻고, 열 가지의 착함을 닦아 행하면 반드시 하늘에 나는 보를 얻는다.
열 가지의 착함이라 함은 이른바 몸의 세 가지와 입의 네 가지와 뜻의 세 가지이어서 합하여 열이 된다’ 하였습니다.
『지도론』에서는
‘입의 네 가지의 해를 방일하지 말고 몸의 세 가지의 근심을 자행(恣行)하지 말아라’ 하였습니다.
『발보리심경(發菩提心經)』에서는
‘이 열 가지의 계로써 몸과 입과 뜻을 막는 것이니, 몸의 계를 가지는 자는 모든 살생과 도적질과 사음의 행을 끊어서 중생들의 목숨을 끊지 아니하고 남의 재물을 침범하지 않으며 외형적인 색(色)을 범하지 아니한다.
또한 살생 등의 인연 및 방편을 하지 아니하여 몽둥이와 나무와 기와와 돌로써 중생들을 상해하지 아니하게 된다.
만일 물건이 남에게 소속되어 있으면 남이 자신의 풀 하나 잎 하나라도 주지 아니하면 취하지 말아야 한다.
또한 일찍이 미세한 색에 반연하지 말고 네 가지의 위의 가운데 공손하고 삼가며 자세하게 살펴야 하니,
이를 몸의 계라고 이른다.
입의 계를 가진다 함은 모든 거짓말과 이간질하는 말과 악한 말과 교묘하게 꾸며대는 말로써 화합을 이간하고 비방하여 헐뜯으며 말과 글을 수식하거나 방편을 지어서 사람들을 번뇌스럽게 부딪치는 것을 끊어야 하고, 말은 반드시 지성스럽고 유연하고 충신(忠信)하여야 하며, 항상 요익하고 교화하도록 착함을 닦아야 하니,
이를 입의 계라고 이른다.
마음의 계를 가진다 함은 탐욕과 성냄과 삿된 견해를 제하여 없애고 항상 유연한 마음을 닦아서 허물과 죄를 짓지 아니하는 것이다.
이 죄업은 악한 과보를 얻음을 믿어서 사유하는 힘 때문에 온갖 악한 것을 짓지 아니하고 가벼운 죄에서도 매우 무겁다는 생각을 지으며, 설사 그릇 지었을 때도 두려워하고 뉘우침을 생각하여 은혜를 알고 은혜를 갚아서 마음에 아낌이 없으며 복덕 짓기를 즐겨 하고 항상 남을 교화하며 항상 자비한 마음을 내어 모두를 불쌍히 여기는 것이니,
이를 마음의 계라고 이른다.
이 열 가지의 계를 가지면 죽어서 하늘 위에 남을 얻어 최상의 미묘한 즐거움을 받는다.
그러므로 몸에 다섯 가지 색의 구름 옷을 입고 3수(銖)의 비단옷을 입으며 질다(質多)의 나무 아래와 묘하고 뛰어난 집에서 하늘 무리를 따라 거닐며 향기의 동산에 거닐고 단정하게 앉은 사이에 1겁이 지나고 순간에 천 년이 된다. 광채는 해와 달의 빛남보다 곱고, 향기는 전단(旃檀)의 기운보다 아름답다’고 하였습니다.
『육왕경(育王經)』에서는
‘임금이 나라 안의 인민들에게 명령하여 다 열 가지의 착함과 다섯 가지의 계를 가지게 하고 다달이 여섯 가지 재를 지키고 해마다 3장월(長月)의 재를 지키게 하니, 소와 말과 개와 돼지의 모든 것이 다 재를 가졌다’고 하였습니다.
『정토경(淨土經)』에서는
‘아홉 가지 재를 가져야 하니, 한 해에 세 번과 한 달에 여섯 번이다.
아홉 가지 재는 9(神)에 응하고 9뇌(惱)를 제거하고 9악(惡)을 멸하여 없애고 9병(病)을 치료하는 것이다.
세 가지의 재라 함은 삼계를 벗어나고 3도(道)를 구하고 3류(流)를 제어하고 3고(苦)를 끊고 3독(毒)을 다스리고 3도(途)를 막고 3존(尊)에 응하는 것이다.
여섯 가지 재라 함은 6정(情)을 제어하고 6적(賊)을 금지하고 6쇠(衰)를 그치게 하고 6화(和)를 얻고 6행(行)을 일으키고 6덕(德)을 이루는 것이다’ 하였습니다.
『비유경』에서는
‘하늘 임금인 제석(帝釋)이 사천왕에게 칙명(勅命)을 내리기를 여섯 가지 재의 날에 천하를 살피며 행하라고 하기에 사천왕이 인간이 지은 것의 착함과 악함을 사찰하여 구하다가 큰 나라의 임금이 열 가지의 착함과 네 가지의 평등함으로써 천하를 다스려 교화함을 보고서 보고하니, 하늘 임금이 환희하여 곧 인간의 임금에게 금륜(金輪) 1천 폭을 주니 문체를 새겼으며, 여러 가지의 보배가 옆을 매워서 광명이 통달하여 해와 달의 빛이 끊어졌고 금과 은과 동(銅)과 철(鐵)의 네 가지 윤보(輪寶)가 공중에서 스스로 내려왔다.
그리고 8곡(斛)의 밝은 구슬의 광염(光焰)이 해와 같았으며 능히 뜨거운 기운을 제거하고 왕궁 가운데 있었으며, 다시 여보(女寶)가 있었으니 공중으로부터 내려오는데 순전히 살뿐이고 뼈가 없었으며, 여자의 자태를 갖추었는데 배는 둥글어 나타나지 아니하고 귀는 유연하게 드리웠으며 얼굴과 태도는 한가하고 아름다워서 예순네 가지로 변하며 눈썹은 푸르고 머리털은 윤택하여 어지럽지 아니하며 능히 임금의 마음을 알아서 때에 응하여 받들어 공양한다.
기이한 일곱 가지 보배가 물 가운데서 솟아나며 보배스러운 말이 8만이고 흰 코끼리가 어금니가 여섯 개이다.
사대천왕이 일곱 가지 보배의 병을 잡아서 향탕(香湯)으로 정수리에 붓고 하늘 보배의 관을 가져다가 인간의 왕에게 씌웠으며 왕이 만일 행할 때에는 일곱 가지의 보배가 앞을 인도하고 네 가지의 군사가 뒤를 따른다’ 하였습니다.
또 『육왕경』에서는
‘육왕의 부인은 보배로 된 영락(瓔珞)이 두 벌이요, 구슬로 된 옷이 1천 벌이어서 비록 왕비(王妃)로 있지만 하늘의 복어(服御)를 받는다.(이하 자세한 내용은 생략함). 이른바 구슬의 광명이 뒤에 벌려 있고 옥녀(玉女)들이 앞에 나열하여 있으며 바람은 안개와 같은 비단 치마에 일고 향기는 구름처럼 비단 소매에 일어나는 것이다’ 하였습니다.
『대론(大論)』에서는
‘계율을 받들고 재를 가지면 현재에 다섯 가지의 이익을 얻으니 칼이 상해하지 못하고 독이 해하지 못하고 불이 태우지 못하고 물이 침몰시키지 못하여서 모든 진에(瞋恚)와 성냄과 해침과 악한 중생 가운데서도 보는 자들이 환희한다’고 하였습니다.
『비유경』에서는
‘하루를 재를 가지면 60만 살의 양식이 있으며 다섯 가지 복을 얻으며 병이 적고 몸이 편안하고 음욕이 적고 잠이 적으며 하늘에 난다’고 하였습니다.
『정토경(淨土經)』에서는
‘여덟 가지 왕이라 함은 여덟 가지 세부 규칙[節目]이다. 말하자면 하늘 임금에게 아뢰는 문서(文書)가 한 해에 여덟 번 나가기 때문에 여덟 가지의 왕이라 이른다. 이 날이 가장 긴급하니, 말하자면 해[歲]를 마칠 때와 일이 끝날 때와 과거시험을 치를 때와 결정(結定)할 때로서 하늘 임금에게 상언(上言)한다. 서른두 명의 신하와 4진(鎭)과 사명(司命)과 사록(司錄)은 염라대왕이 맡는다. 신명(神明)들이 듣고 살펴서 죄와 복을 소기(疏記)하여 높고 낮음을 묻지 아니하고 한 달에 여섯 번 아뢰니 여섯 가지의 재의 날이 그러하고, 한 해에 세 번 반복하니 곧 3장재(長齋)의 달이다.
지금의 사람들은 좌우의 어깨 위에 좌우의 계(契)가 있으니, 왼쪽 신은 남자이고 오른쪽 신은 여자이다. 남자 신은 착한 것을 적고 여자 신은 악한 것을 적어서 이에 하루 먼저 밤중에 하늘에 올라가서 죄와 복을 교정(校定)하여 각기 스스로 공을 구하며 죄와 복을 다투어서 털끝만치도 어긋나지 아니한다. 여래께서 큰 자비로 저들의 괴로움을 덜어주시기 위하여 재와 계를 닦기를 원하시면서 그들로 하여금 즐거움을 얻게 하셨다’고 하였습니다.
내가 이제 분명히 그대에게 말하나니 그대는 마땅히 마음을 돌려서 어긋남이 없게 하고 변변찮은 선비들에게 비웃음을 사지 않게 하십시오.
『송전(宋典)』에서 다음과 같이 말했습니다.
‘문제(文帝)가 원가(元嘉) 연중에 하 시중(何侍中)에게 물었다.
≺범태(范泰)와 사영운(謝靈運)의 말에 6경(經)이란 본래 세속을 제도한다고 한다. 만일 성령(性靈)의 참되고 요긴한 것이라면 불경을 지남(指南)으로 삼아야 한다.≻
문제가 또 말하였다.
≺만일 국토의 모든 백성들이 다 순수하게 이 교화를 받으면 내가 앉아서 태평을 이루겠소.≻
하 시중이 대답하였다.
≺신이 들으니 강을 건너온 이래로 왕도(王導)와 주의(周顗)는 보좌하는 이 중에 으뜸이고, 왕몽(王濛)과 사상(謝尙)은 인륜의 본보기이며, 극초(郄超)와 왕밀(王謐) 등은 그 재주가 절륜하며 독보적이라고 일컫습니다. 대략 수십 인은 시대의 준걸 아닌 이가 없어서 맑게 믿는 선비들이 시대에 모자라지 아니합니다.
그러나 가만히 생각하여 보니, 불교의 교화가 옳지 아니함이 없습니다.
왜냐하면 1백 집이 있는 향(鄕)에 열 명이 다섯 가지의 계를 가지면 열 명이 순수하고 삼갈 것이요,
1천 실(室)의 읍에 1백 사람이 열 가지의 착함을 닦으면 1백 사람이 고루고 후할 것입니다.
이 풍훈(風訓)을 전하여 이미 천하에 두루하여서 편성된 집이 천 만이면 인자한 사람이 백 만일 것입니다.
대저 하나의 착함을 행하면 하나의 악함을 버릴 것이며,
하나의 악함을 버리면 하나의 형벌이 없어질 것이며,
하나의 형벌이 집에서 없어지면 1만 형벌이 나라에서 없어질 것이니,
폐하께서 말씀하시는 앉아서 태평에 이름이라 하겠습니다.≻
[무릇 사람이 하루 동안 여덟 가지 계를 받으면
하루를 살생하지 아니하여서 하루를 살생하는 죄가 없을 것이요,
하루를 도적질하지 아니하면 하루를 도적질하는 죄가 없을 것이며,
하루를 삼보를 공경하면 하루를 착한 사람이 되며,
하루를 두 어버이를 섬기면 하루를 효자가 될 것이며,
하루를 거짓말을 하지 아니하면 하루를 믿음을 잃지 아니할 것이요,
하루를 꾸며대는 말을 하지 아니하면 하루를 예를 잃지 아니할 것이요,
하루를 이간질하는 말을 하지 아니하면 하루를 형제가 화목할 것이요,
하루를 악하게 꾸짖지 아니하면 하루를 집안이 화목할 것이니,
그래서 한 몸이 하루 동안에 오히려 이 공을 얻을 것이거늘 하물며 한 달 내지 열 달에 이르고 한 해에서 열 해에 이르도록 자신이 짓고 남을 가르쳐서 전전하여
한 사람으로부터 1백 사람에게 이르고, 한 군(郡)으로부터 1백 군에 이르러서 조그마한 착함이면 여염(閭閻)의 선비와 여자에 이르고, 큰 착함이면 경상(卿相)과 왕공(王公)에 이르러서 비교하여 말하면 족히 몸을 세우고 교화를 도우며 나라를 바로잡고 집안을 보전할 것이니,
만일 이로써 몸을 세우면 몸이 서지 아니함이 없고, 이로써 나라를 바로잡으면 나라가 바로잡히지 아니함이 없어서 이에 성인을 얻는 먼 도모요, 참으로 다스림을 돕는 큰 모범이라 하겠다.]”
[공자, 계와 형법]
그 공자(公子)가 말하였다.
“주공(周公)과 공자(孔子)가 가르침을 베풀어서 반드시 덕으로써 인도하고 형법(刑法)으로써 정재하였습니다. 그러기에 다섯 가지 형법의 무리와 3천 가지의 죄가 있지만 백성들이 오히려 법도를 따름이 적어서 형법의 그물에 빠지는 이가 많습니다.
만일 부처의 말을 의지하여 계를 보호하고 형법을 버리면 날로 간사하고 도적질하는 이가 많을 것이요, 만일 공(公)을 두고 벌[罰]을 쓰면 또한 큰 자비를 저버릴 것입니다. 그래서 나가고 물러섬에 두 기둥이 있을 것이니, 다행하게 그 중간의 도리를 듣고자 합니다.”
[통인, 법ㆍ4보ㆍ자비]
통인이 말하였다.
“『조서(趙書)』에서 다음과 같이 말했습니다.
‘석호(石虎)가 일찍이 국사(國師) 불도징(佛圖澄)에게 물었다.
≺부처의 법에는 이미 살생과 벌줌을 허락하지 아니하셨소. 그런데 내가 이제 천하의 임금이 되어 형법으로 다스리고 있는데 그렇게 살생하지 아니하면 해내(海內)를 숙청할 수가 없소.
이미 부처의 계를 어기고 산 것을 죽였으니 비록 다시 부처님을 섬겨도 어찌 복을 얻겠습니까?≻
불도징이 대답하였다.
≺제왕께서 부처님을 섬기는 데는 마땅히 몸을 공손히 하고 마음을 순하게 가져서 삼보를 현창(顯暢)하고 포악한 일을 하지 아니하며 죄 없는 이를 해치지 아니하면 됩니다.
그러나 흉악하고 어리석어서 무뢰(無賴)한 이로서 교화로는 바꿀 수 없어서 능히 악을 고치지 못하여 죄가 있으면 죽이지 아니할 수가 없고 악이 있으면 형벌에 처하지 아니할 수가 없습니다. 다만 마땅히 죽일 이를 죽이고 형벌할 이를 형벌할 뿐입니다.
만약 포악하여 자의(恣意)로 죄 없는 이를 죽이고 해친다면 비록 다시 재물을 기울여서 부처를 섬겨도 재앙과 화를 풀지 못할 것입니다.
원하오니 폐하께서 욕심을 덜고 자비를 일으켜서 널리 모든 것에 미치면 부처님의 가르침이 길이 융성하고 임금의 복록이 바야흐로 원대할 것입니다.≻
석호가 비록 다 행하지는 못하였지만 이익됨이 적지 않았다.’”
『송전(宋典)』에서 다음과 같이 말했습니다.
‘문제 때에 외국의 사문 구나발마(求那跋摩)가 이끌고 교화하는 소리가 원근에 퍼졌다.
그가 송나라 원가(元嘉) 8년에 건업(建鄴)에 이르니 문제가 위로하여 묻기를 은근히 하고, 또 인하여 말하였다.
≺제자가 항상 계를 가져 살생을 아니하고자 합니다만 몸이 물건에 따르기에 그 뜻을 얻지 못합니다. 법사(法師)께서 1만 리를 멀다 아니하시고 오셔서 이 나라를 교화하시니 무엇으로써 가르쳐 주시겠습니까?≻
구나발마가 대답하였다.
≺대저 도는 마음에 있고 일에 있지 아니합니다. 법은 자기를 말미암고 남을 말미암지 아니합니다. 그래서 제왕과 필부는 닦는 것이 각기 다릅니다. 필부는 몸이 미천하고 이름이 하열(下劣)하여 말과 명령이 위엄스럽지 못하니 만일 자기를 이기지 못하고 자기의 몸을 괴롭게 하면 장차 무엇에 소용이 되겠습니까?
그러나 제왕은 사해(四海)로써 집을 삼고 1만 백성으로써 아들을 삼아서 하나의 아름다운 말을 내면 사녀(士女)들이 기뻐하고, 하나의 착한 정치를 펴면 사람과 신들이 조화되어서 형벌에는 목숨을 해치지 않고 역사[役]에는 힘을 수고로이 함이 없으며, 곧 바람과 비가 때에 맞고 추위와 더위가 절후(節候)에 응하여서 온갖 곡식들이 번성하고 뽕나무와 삼이 울창할 것입니다.
이와 같이 재(齋)를 가지면 재가 또한 클 것이요, 이와 같이 살생을 아니하면 덕이 많을 것입니다. 그러니 어찌 반나절의 반찬을 줄이고 새 한 마리의 목숨을 온전히 한 그러한 뒤에야 바야흐로 크게 제도함이 된다 하겠습니까?≻
문제가 크게 기뻐하였다. 일찍이 시험하여 논하여 보니, 길이 거울로 삼아 반드시 지치(至治)의 근본에 둘 만하였다.
마땅히 조정에 앉아 도를 묻고 법을 받드는 데는 친함이 없어서 너그럽고 사나움을 서로 의뢰하고 위엄과 은혜를 겸하여 들며, 삼보를 크게 유통시키고 4생(生)을 불쌍하게 여기면, 백성들이 두려워하고 사랑하여서 아홉 가지 유(有)가 엄하지 아니하여도 이에 다스려질 것이니,
주나라 관제가 그의 얇은 효험을 베풀지 못할 것이요, 홍범(洪範)이 족히 그의 현묘한 공을 비교하지 못할 것이다’라고 하였습니다.”
[공자, 부처님을 받드는 것이 이익이 없다]
공자(公子)가 물었다.
“부처님을 받드는 것이 이익이 있다면 무슨 까닭에 3방(方)이 구름처럼 어지럽고 사해가 솥처럼 끓게 되어 도를 행하고 경을 펴지마는 복이 없습니까?”
[통인, 7난과 보살의 힘]
통인이 대답하였다.
“『조서(趙書)』에서 다음과 같이 말했습니다.
‘진(晋)나라 군사가 출영하여 회수(淮水)와 사수(泗水)에 다다라서 사람들의 뜻에 두렵고 겁내어 갈 바를 알지 못하였다.
그 때에 석호가 성을 내며 말하였다.
≺내가 이처럼 부처님을 받들고 스님들께 공양 올렸는데도 다시 외구(外寇)를 만났으니 부처님의 영험이 없구나.≻
불도징이 그 이튿날 아침 일찍 들어가니 석호가 일로써 불도징에게 물으니 불도징이 대답하였다.
≺임금께서는 과거의 세상에 큰 상주(商主)가 되어서 계빈사(罽賓寺)에 이르면 항상 대중에게 공양하였습니다. 그 모임에는 6천 명의 아라한(阿羅漢)이 있었는데 저도 작은 몸이지만 또한 이 모임에 참예하였습니다.
그 때에 도를 얻은 사람이 저에게 이 주인이 목숨이 끝나면 마땅히 다시 닭의 몸을 받을 것이요, 뒤에 진(晋)의 땅에서 패업(覇業)을 이룰 것이라고 하였는데 이제 임금이 되셨으니, 어찌 복이 아니겠습니까?
강장(疆場)의 군사가 도적질하는 것은 나라에 항상 있는 것이니, 어찌 삼보를 비방하여 밤마다 독한 생각을 일으킵니까?≻
석호는 이에 깨닫고 부끄러워하였다.’
『인왕경(仁王經)』에서는
‘부처님께서 파사닉왕(波斯匿王)에게 말씀하셨다.
≺모든 국토가 안정되어서 1만 백성들이 쾌락(快樂)한 것은 다 반야바라밀(般若波羅蜜)로 말미암는다. 그러기에 여러 나라의 임금에게 부촉(付囑)하고 사부대중에게는 부촉하지 아니한다.
어째서 그런가?
사부대중은 왕의 힘이 없기 때문이다.
이 염부제(閻浮提)에는 열여섯의 큰 나라가 있고 5백의 중간 나라가 있으며 10천(千)의 작은 나라가 있다. 그 국토의 가운데는 일곱 가지 난(難)이 있으니, 모든 나라 임금들이 이 난을 위하여 『반야바라밀경』을 강하여 읽는다. 그러면 일곱 가지의 난이 곧 멸해 없어지고 일곱 가지의 복이 곧 생겨서 1만 백성들이 편하고 즐거우며 제왕이 환희한다.
무엇을 일곱 가지 난이라 하는가?
첫째는 해와 달이 도수를 잃고 때와 절후가 거꾸로 되며 혹은 붉은 해가 돋고 검은 해가 돋아서 2일ㆍ3일ㆍ4일ㆍ5일 동안 나오기도 하며, 혹은 일식(日蝕)하여 빛이 없어지며, 혹은 해바퀴가 한 겹ㆍ두 겹ㆍ세 겹ㆍ네 겹ㆍ다섯 겹으로 중륜(重輪)이 나타나는 것이다. 이러한 변괴를 당할 때에 이 경을 읽고 외워야 한다.
둘째는 28수(宿)가 도수를 잃으며 금성(金星)과 혜성(彗星)과 윤성(輪星)과 귀성(鬼星)과 화성(火星)과 수성(水星)과 도성(刀星)과 풍성(風星)과 남두성(南斗星)과 북두성(北斗星)과 5진(鎭)의 큰 별과 모든 국주(國主)의 별과 3공(公)의 별과 백관(百官)의 별들이 나타나는 것이다. 이와 같은 별들이 각각 나타나면 또한 이 경을 읽어야 한다.
셋째는 큰 불이 나라를 태워서 1만 백성이 타서 다 없어질 적이나, 혹은 귀신의 불과 용의 불과 하늘의 불과 산의 불과 사람의 불과 나무의 불과 도적의 불 등 변괴가 있을 때이니, 역시 이 경을 읽어야 한다.
넷째는 큰물에 백성들이 떠내려가 빠지며 시절이 거꾸로 되어서 겨울에 비가 오고 여름에 눈이 오며 겨울철에 우레와 번개와 벼락이 치고 6월에 얼음과 서리와 우박이 내리며 붉은 물과 검은 물과 푸른 물을 비로 내리고 흙과 산의 돌을 떨어뜨리며 자갈과 돌을 떨어뜨리니, 역시 강과 하수가 거슬러 흐르며 산이 떠오르고 돌이 흘러내리는 이와 같은 변괴가 있을 때이니, 역시 이 경을 읽어야 한다.
다섯째는 큰 바람이 1만 백성들을 불어서 국토와 산과 하수와 수목들이 한꺼번에 멸하여 없어지며 때가 아닌 큰 바람과 검은 바람과 붉은 바람과 푸른 바람과 하늘 바람과 땅의 바람과 불의 바람 등 이와 같은 변괴가 있을 때이니, 역시 이 경을 읽어야 한다.
여섯째는 땅과 국토가 가물어서 뜨거운 불이 통연(洞然)하여 1만 풀이 가물고 오곡이 풍년들지 아니하며 토지가 혁연(赫然)하여 1만 성이 다 없어지는 이와 같은 변괴가 있을 때이니, 역시 이 경을 읽어야 한다.
일곱째는 사방에서 도적이 와서 나라의 안과 밖을 침노하며 화적(火賊)과 수적(水賊)과 풍적(風賊)과 귀적(鬼賊)들이 일어나고 백성들이 거칠고 난리를 피우는 도병(刀兵)의 겁(劫)이 일어나는 것이다. 이와 같은 변괴가 일어날 때에 또한 이 경을 읽어야 한다. 이를 일곱 가지 난이라고 한다.
이 일곱 가지 난을 물리치는 방법으로서 마땅히 아홉 가지 색깔의 기[幡]를 지어야 하니, 길이는 9장(丈)이며 아홉 가지 색으로 된 꽃의 높이는 2장이고 천지등(千枝燈)의 높이는 5장이다. 아홉 가지의 옥건(玉巾)을 만들고, 일곱 가지 보배의 책상과 일곱 가지 보배의 높은 좌대(座臺)를 만들어서 반야바라밀의 경을 그 책상 위에 놓는다. 일곱 가지 보배의 장막 가운데 그 나라의 임금들이 향을 피우고 꽃을 흩뿌리며 날마다 공양하기를 아버지와 어머니를 섬기듯 하고 제석천왕을 섬기듯 한다.
만일 미래의 세상에 나라 임금으로서 삼보를 보호하여 가지는 자에게는 내가 다섯 명의 힘이 센 보살을 시켜 그 나라를 보호하게 한다.
첫째는 금강후(金剛吼)보살이니 손에 1천 보배의 상륜(相輪)을 가졌으며,
둘째는 용왕후(龍王吼)보살이니 손에 금륜(金輪)의 등을 가졌으며,
셋째는 무외십력후(無畏十力吼)보살이니 손에 금강저(金剛杵)를 가졌으며,
넷째는 뇌전후(雷電吼)보살이니 손에 1천 보배의 나망(羅網)을 가졌으며,
다섯째는 무량력후(無量力吼)보살이니 손에 5천의 검륜(劍輪)을 가졌다.
이들은 5천 명의 큰 신왕(神王) 등과 함께 가서 그 나라를 보호하여 큰 이익을 짓는다. 그러니 마땅히 그의 형상을 세워서 공양해야 한다.≻’고 하였습니다.
대저 물이 차면 배가 뜨고 바람이 쌓이면 새를 운반한다 하니, 국토를 보호하는 자는 모름지기 다섯 가지의 힘에 기댑니다.
[하늘과 용과 귀(鬼)와 신(神)과 사람이 다섯 가지의 힘이다.]
오직 세상의 방책(方策)이 홀로 6군(軍)과 다섯 가지 힘을 믿을 뿐 아니라 반드시 유(幽)와 현(顯)이 마음을 한가지로 하기 때문에 안온함을 얻지만 6군은 밖과 속의 계책(計策)이 다르기에 문득 위망(危亡)을 이루는 것입니다. 그러기에 아수라(阿修羅)를 항복시키는 데는 멀리 반야(般若)를 인하고, 풍요로움을 불러 연장하는 데는 가까이 보명(寶冥)을 의지합니다. 다만 왕론(王論)과 정론(正論)을 의지하여 백성을 기르고[『금광명경』과 『인왕경』 등에 의지함] 일장(日藏)과 월장(月藏)을 받들어서 나라를 편안하게 합니다.
힘써 일곱 가지의 착함을 일으키고 세 가지의 기운을 더 크게 하기에 곧 5천 명의 대장이 각기 검륜(劍輪)을 떨치고 네 명의 큰 야차(夜叉)들이 함께 신중(神衆)들을 거느려서 부처님의 말씀을 공경하여 순종하고 인간의 임금을 지켜 보호합니다.
[『대집경(大集經)』의 월장(月藏)의 분(分)에 ‘부처님께서 진단국(震旦國)을 비수갈마(毘首羯磨) 천자와 가비라(迦毘羅) 야차의 대장과 수마나(須摩那) 용왕과 쌍목(雙目)의 큰 천녀(天女)들에게 부촉하니, 각기 권속들을 거느리고 신병(神兵)들을 주령(主領)하여 함께 진단국을 보호하였다.
투쟁과 원수로 여김과 성내고 다툼하는 것과 쟁송하는 것과 두 진영(陣營)이 교전(交戰)하는 것과 기근과 질병과 때 아닌 바람과 비와 빙한(氷寒)과 지독한 열(熱) 등이 다 없어졌다.
그것은 나의 법의 눈을 오랫동안 머무르게 했기 때문이고,
삼보의 종자를 이어 끊이지 않게 하였기 때문이며,
세 가지의 정기(精氣)를 더욱 증장하게 하였기 때문이다.
(이하 자세한 내용은 생략함). 임금된 자가 마음을 쓰면 열매 맺지 않음이 없다’고 하였다.]
별과 별이 광경(光景)을 흘려서 바로 행하고 해와 달이 광명을 거듭하여 도수에 맞으며 음과 양이 조화되어 변함이 없고 비와 물이 맞아서 때에 응합니다. 감응이 있으면 이에 통하여 신령한 데 계합하지 아니함이 없습니다.
업(業)은 과거니 현재니 하고 말하고, 복은 무거우니 가벼우니 하고 말하는 데 이르러서는 다만 결정된 과보가 아니면 다 물리치게 되니 마침내 멍하니 굽혀가면서까지 공덕이라고 하지 않아야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