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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수긴나라왕소문경 제2권
[대수긴나라왕의 변재]
그때에 천관보살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일찍이 없었던 일입니다. 대수긴나라왕은 이런 불가사의한 법을 성취하였습니다.
세존이시여, 그는 이런 훌륭하고 묘한 신통의 힘을 성취하였고 또 매우 깊은 법인을 설명하였습니다.
세존이시여, 이 긴나라왕은 몇 부처님의 처소에서 선근을 심어 이런 변재를 가졌습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선남자여, 가령 항하(恒河)의 모래알 수와 같은 세계의 별은 셀 수 있어도 이 긴나라왕이 섬긴 여래ㆍ응공ㆍ정변각은 셀 수 없느니라.
선남자여, 이 사람은 그러한 부처님을 섬기면서 깨끗한 행을 닦고 위없이 바르고 참된 도를 이루었으므로 이런 변재를 얻었느니라.”
[보살의 열두 가지의 만족함이 없는 법]
그때에 천관보살이 긴나라왕에게 물었다.
“당신은 그처럼 한량없는 부처님을 섬기면서 무량무변한 선근을 심었는데, 왜 위없는 정각(正覺)을 이루지 못했습니까?”
이때 대수긴나라왕이 천관보살에게 말하였다.
“선남자여, 보살마하살에게는 열두 가지 만족함이 없는 법이 있다.
그 열두 가지란, 모든 부처님을 공양하고 섬기되 만족함이 없고,
온갖 선근을 모으되 만족함이 없으며,
법보(法寶)를 들어 모으되 만족함이 없고,
선정을 닦아 해탈하되 만족함이 없으며,
적멸한 법을 닦고 관(觀)하되 만족함이 없고,
법을 유통시켜 드러내되 만족함이 없으며,
중생을 교화하되 만족함이 없고,
바른 법을 지키되 만족함이 없으며,
한적한 아란야(阿蘭若)를 버리지 않되 만족함이 없고,
온갖 바라밀로 불국토를 장엄하되 만족함이 없으며,
복과 지혜를 닦아 모으되 만족함이 없고,
보리의 법을 모으되 만족함이 없는 것이다.
선남자여, 이것이 이른바 보살의 열두 가지의 만족함이 없는 법이다.
그러므로 보살은 선근의 장엄을 구하되 만족할 줄 모르느니라.”
[보주 삼매]
이때 대수긴나라왕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보살들은 보주(寶住)라는 삼매를 가졌는데 만일 보살로서 이 삼매를 얻으면 모든 법보(法寶)의 공덕은 저절로 얻어진다고 저는 들었습니다.
세존이시여, 세존께서 이 보배주를 말씀해 주시면 보살은 그것을 듣고 모든 법에서 자재를 얻고 따라서 그 법이 더욱 늘어나게 할 수 있을 것입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그렇다. 긴나라왕이여, 보주라는 삼매가 있다.
나는 지금 그 보살의 보주삼매를 말하리니, 그대는 잘 듣고 명심하라.”
“예 세존이시여, 가르침을 받아 기꺼이 듣겠습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만일 보살로서 불보(佛寶) 종자의 성품을 끊어지지 않게 하고, 법보(法寶) 종자와 승보(僧寶) 종자를 끊어지지 않게 하려면 80가지 보배를 닦아 모으고 일으켜야 하느니라.
그 80가지란 무엇인가?
모든 지혜를 잊지 않는 마음과 굳센 뜻을 버리지 않는 마음, 온갖 선근 닦기를 버리지 않는 마음, 굳센 사람의 선정을 버리지 않는 마음과 보시하려는 마음을 모두 일으키되 갚음을 바라지 않는 청정한 마음이니 보리로 회향하기 때문이요,
몸을 장엄하려는 마음이니 세 가지 선(善)을 완성하기 때문이며,
입을 장엄하려는 마음이니 네 가지 허물을 떠나기 때문이요,
뜻을 장엄하려는 마음이니 무명과 애욕과 분노와 견해를 버리기 때문이다.
계율을 훼손하거나 구멍나게 하거나 깨뜨리거나 이지러지게 하지 않는 마음이니 구멍내거나 깨뜨리거나 이지러지거나 더러워지지 않는 계율을 장엄하기 때문이며,
괴롭히거나 해치려 함이 없는 마음이니 중생들에 대해 마음이 평등하기 때문이며,
부드럽고 참는 마음이니 어려운 일을 참기 때문이요,
신명을 걱정하지 않는 청정한 마음이니 보리를 깨끗이 하기 때문이며,
애욕과 분노가 없는 마음이니 높고 낮음이 없기 때문이요,
굳세고 튼튼하게 장엄한 마음이니 걱정이 없기 때문이니라.
하는 일을 다 성취하려는 마음이니 교만과 느슨함이 없기 때문이요,
견고한 생각과 지혜로 나아가는 마음이니 보리의 법을 잘 닦아 모으고 돕기 때문이며,
선정의 해탈삼매를 일으키는 마음이니 마음이 자재하기 때문이요,
법을 모으려는 마음이니 자재한 재물을 모으기 때문이며,
바른 법을 듣고 잘 지니는 마음이니 두려움이 없기 때문이요,
법을 아끼지 않는 마음이니 아끼는 마음이 없기 때문이며,
이익을 위해 설법하지 않는 마음이니 나쁜 욕심을 버리고 갚음을 바라지 않기 때문이다.
바른 생각을 닦는 마음이니 바른 흐름으로 나아가기 때문이요,
들은 법 그대로 성취하려는 마음이니 들은 대로 행하기 때문이며,
지혜로 관찰하는 마음이니 항복 받은 지혜 때문이요,
크게 인자한 마음이니 중생을 교화하기 때문이며,
크게 가엾이 여기는 마음이니 중생을 관찰하기 때문이요,
크게 기뻐하는 마음이니 법을 좋아하기 때문이며,
크게 버리는 마음이니 모든 법이 고요하기 때문이요,
생사를 싫어하지 않는 마음이니 온갖 선근을 모았기 때문이다.
중생을 교화하려는 마음이니 자신의 즐거움에 머물지 않기 때문이요,
네 가지로 포섭하는 마음이니 법을 거두려 하기 때문이며,
신통을 일으키는 마음이니 일체 신통으로 변화를 나타내기 때문이요,
선지식의 마음이니 법을 듣기 때문이며,
나쁜 벗을 떠나려는 마음이니 선근을 모으기 때문이요,
일체 중생을 위해 바로 닦는 마음이니 열반에 가기 때문이며,
일체 번뇌의 병을 떠나려는 마음이니 중생들이 뜻하는 바를 알기 때문이요,
모든 법에 대해 즐거운 생각을 내는 마음이니 모든 병이 없기 때문이다.
잘 수행하고 배워 익히되 교만함이 없는 마음이니 대인(大人)의 법을 알기 때문이요,
교만을 없앤 마음이니 중생들에게 겸손하기 때문이며,
거짓이 없는 마음이니 아첨이나 속임이 없기 때문이요,
화합하고 공경하는 마음이니 법을 오래 머물게 하려 하기 때문이며,
법을 보호하는 마음이니 과거ㆍ현재ㆍ미래의 모든 부처님의 은혜를 갚으려 하기 때문이며,
은혜를 알고 은혜를 갚으려 하는 마음이니 벗을 끝까지 친하기 때문이며,
갚음을 바라지 않는 마음이니 친함이 없기 때문이다.
항상 집을 떠나려는 마음이니 할 일을 잊지 않기 때문이요,
사랑하고 즐거워하는 마음이니 희고 깨끗함을 보호하기 때문이며,
좋은 종족에 대한 욕심이 적어 만족할 줄 아는 마음이니 계율을 지니기 때문이요,
일체 두타의 공덕을 장엄하려는 마음이니 중생들에 대해 허물이 없기 때문이며,
욕심이 적어 만족할 줄 아는 마음이니 지혜에 만족이 없기 때문이다.
혼자 살고자 하는 마음이니 몸과 마음이 적정하기 때문이요,
법 구하기를 싫어하지 않는 마음이니 상호(相好)가 만족하기 때문이요,
모은 지혜를 장엄함에 싫어함이 없는 마음이니 일체 중생들의 의심을 끊으려 하기 때문이며,
부처를 생각하는 마음이니 언제나 부처를 보기 때문이요,
법을 생각하는 마음이니 언제나 법을 듣기 때문이며,
승(僧)을 생각하는 마음이니 보살승에서 물러나지 않기 때문이다.
계율을 생각하는 마음이니 보리의 마음을 버리지 않기 때문이요,
버림을 생각하는 마음이니 번뇌를 버리려 하기 때문이며,
하늘을 생각하는 마음이니 일생보처(一生補處)보살의 지위에 매어 있기 때문이요,
이치로 변론하는 마음이니 일체 이치를 깨달았기 때문이며,
법으로 분별하고 변론하는 마음이니 모든 소리를 깨닫기 때문이다.
변설을 즐기는 마음이니 중생들을 기쁘게 하기 때문이요,
다라니를 얻는 마음이니 들은 법을 잊지 않기 때문이며,
도리를 의지하는 마음이니 문자(文字)의 실제 성품을 알기 때문이요,
지혜를 의지하는 마음이니 지식은 환영과 같음을 알기 때문이며,
『요의경(了義經)』을 의지하는 마음이니 『요의경』에는 그르거나 다툼이 없기 때문이요,
법을 의지하는 마음이니 사람의 실제 성품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일체의 행은 무상하다고 보는 마음이니 일체 삼계 안에 머물지 않기 때문이요,
제법무아임을 관하는 마음이니 나와 중생은 다 나가 없기 때문이며,
고요한 열반을 관하는 마음이니 구경적정(究竟寂靜)하기 때문이요,
공ㆍ무상ㆍ무원의 해탈문을 관하는 마음이니 감로(甘露)의 문에 들어갔기 때문이며,
모든 법은 남[生]이 없다고 보는 마음이니 생사가 없는 법인을 얻었기 때문이요,
모든 법은 환영과 같고 꿈ㆍ불꽃ㆍ그림자ㆍ메아리ㆍ물 속의 달 등과 같다고 보는 마음이니 어떤 견해에도 머물지 않기 때문이다.
인연법에 순응하는 마음이니 단견(斷見)과 상견(常見)을 떠났기 때문이요,
어느 한 편에 치우친 모든 견해[邊見]의 번뇌를 떠난 마음이니 두 가지 치우친 견해를 떠났기 때문이며,
둘이 아닌 법문에 들어간 마음이니 하나의 도를 깨달았기 때문이요,
일체의 행을 떠난 마음이니 바른 자리에 이르렀기 때문이며,
법의 자리를 바로 보는 마음이니 모든 법은 평등하기 때문이요,
보리의 법을 다 모은 마음이니 모든 불법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이와 같이 긴나라왕이여, 만일 어떤 이가 이런 법을 닦아 모아서 잘 닦고 바로 머물고 획득하여 그 말대로 수행하면 이것을 보살의 보주삼매라 한다.
만일 이렇게 할 수 있으면 그는 보주삼매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어떤 보살로서 이 보주삼매를 얻고도 세간의 보배와 출세간의 보배가 없으면 그 보살은 자재를 얻지 못할 것이다.
긴나라왕이여, 세간의 보배는 무엇이며, 출세간의 보배란 어떤 것인가?
긴나라왕이여, 세간의 보배란 존귀한 사람이나 하늘로서 존귀한 제석천ㆍ범천ㆍ사천왕 등과 존귀한 전륜왕ㆍ거사ㆍ바라문ㆍ장자ㆍ찰제리 등이다.
이런 존귀한 사람이나 하늘이 되었더라도 방종하지 않아야 하는 것이니, 방종하지 않으면 일체 보리의 법을 다 모을 수 있다. 이것을 세간의 보배라 한다.
출세간의 보배란 거룩한 지혜로서 이것은 세간을 뛰어넘은 것이다.
왜냐 하면 지혜는 출세간의 법을 다 포섭하기 때문이니,
그러므로 지혜의 문에 들어간 것을 출세간이라 한다.
긴나라왕이여, 그것은 큰 바다가 모든 물의 주인이 되는 것과 같고,
수미산이 모든 산의 왕이 되는 것과 같으며,
모든 별에서 달이 그 으뜸이 되는 것과 같고,
약초화주(藥草火珠)의 광명에서 해가 최상인 것과 같으며,
모든 짐승에서 사자가 제일인 것과 같고,
일체 서민에서 왕이 최상인 것과 같으며,
삼십삼천에서 제석천이 최상인 것과 같고
모든 범천에서 범왕이 최상인 것과 같다.
이와 같이 긴나라왕이여, 모든 출세간 법에서 지혜가 그 우두머리가 된다.
그러므로 『반야경』을 모든 경의 으뜸이라 하는 것이니, 그것은 모든 무리를 제도하여 도에 편안히 이르게 하기 때문이니라.
이것을 횃불이라 하는 것은 번뇌의 어둠을 비추기 때문이요,
용맹하고 씩씩하다 하는 것은 온갖 원한을 제거하기 때문이며,
의왕(醫王)이라 하는 것은 온갖 약을 조화시키기 때문이요,
스승이라 하는 것은 온갖 글을 알기 때문이며,
활이라 하는 것은 번뇌의 과녁을 쏘기 때문이요,
이것을 힘이라 하는 것은 번뇌를 철저히 풀기 때문이며
큰 코끼리라 하는 것은 번뇌의 나무를 뽑아내기 때문이요,
거스리거나 다툼이 없다고 하는 것은 모두에 평등하기 때문이며,
다툼이 없다고 하는 것은 소송이 없기 때문이요,
거스리지 않는다 하는 것은 잘 수순하기 때문이며,
분노가 없다고 하는 것은 분노가 아주 다했기 때문이다.
잘 안다 하는 것은 네 가지 진리를 알기 때문이요,
생각한다 하는 것은 바로 생각하는 곳이기 때문이며,
바르다 하는 것은 바로 끊기 때문이요,
나타내 보인다 하는 것은 신족의 힘이 있기 때문이며,
계율이라 하는 것은 모든 감관을 막기 때문이요,
항복 받는다 하는 것은 큰 힘이 있기 때문이며,
깨달음이라 하는 것은 잘 깨달아 알기 때문이요,
열어 보인다 하는 것은 바른 길을 보이기 때문이며,
고요하다 하는 것은 고요한 선정이기 때문이요,
밝다고 하는 것은 지혜가 밝기 때문이다.
밝게 한다 하는 것은 가려 막음을 떠났기 때문이요,
바른 것에 이른다 하는 것은 비추어 밝게 하기 때문이며,
버린다 하는 것은 번뇌를 버리기 때문이요,
물결이 없다고 하는 것은 모든 흐름을 건넜기 때문이며,
볼 수 없다고 하는 것은 경계를 지났기 때문이요,
경계가 없다는 것은 안팎을 떠났기 때문이요,
공(空)이라 하는 것은 견해의 언덕을 떠났기 때문이며,
무상(無相)이라고 하는 것은 각관(覺觀)을 떠났기 때문이요,
무원(無願)이라고 하는 것은 삼계의 모양을 떠났기 때문이며,
한 모양[一相]이라 하는 것은 모양이 없기 때문이요,
공의 모양[空相]의 모양이라 하는 것은 같은 모양이 없기 때문이며,
애욕과 교만을 부순다는 것은 악마의 업을 떠났기 때문이다.
보시하되 망상이 없으며, 계율을 의지하지 않으며, 인욕에 머물지 않고, 정진을 일으키지 않으며, 선정에 집착하지 않는다.
말의 문이 없을 뿐 아니라 일체의 문이 없고, 방편을 스스로 지으며 나도 없고 중생도 없어 저쪽 언덕에 이르렀으며, 온갖 선근을 모으되 지을 것도 없고 짓는 이도 없으므로 온갖 유위(有爲)의 도를 넘어선 것이다.
긴나라왕이여, 이것이 출세간의 보배로서 지혜의 보배라 한다.
이 지혜의 보배는 곧 보주삼매의 본체이니, 만일 보살로서 이 보주삼매를 얻으면 모든 보배가 다 모여 올 것이다.
마치 큰 바다가 모든 흐름의 주인이 되어 온갖 보배를 모을 때 그것들이 다 돌아와 바다가 온갖 보배를 내는 것처럼,
이와 같이 긴나라왕이여, 보살로서 이 보주삼매를 얻으면 일체 중생의 주인이 되어 온갖 보배를 모으면 모든 법의 보배가 다 돌아오느니라.
긴나라왕이여, 보주삼매는 모든 법의 보배를 모으므로 거기서는 3보의 종자가 끊어지지 않는다. 이 보주삼매를 모든 법을 모으는 보배라고도 하느니라.”
그때에 천관보살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이 대수긴나라왕은 그 보주삼매를 얻었습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선남자여, 그대가 직접 긴나라에게 물어 보라. 그가 네게 말해 줄 것이다.”
천관보살이 긴나라왕에게 물었다.
“긴나라왕이여, 당신은 그 보살의 보주삼매를 얻었습니까?”
긴나라왕이 답하였다.
“선남자여, 이 삼매는 머무를 곳도 없고 얻을 것도 없으며 얻는 이도 없습니다.
이 삼매는 물질도 감각도 생각도 지어감도 의식도 아니어서 빛깔로도 볼 수 없고 소리로도 들을 수 없습니다.
그것은 머무는 모양도 아니요, 사라지는 모양도 아니며 모양이 있는 곳도 없습니다.
그러나 모양이 없는 것도 아니요 한 가지 모양도 아닙니다.
이른바 그 모양이란 전연 모양이 없는 것이요 작용할 수도 없는 것입니다.
삼매의 모양이란 스스로 모양이 없는 것이요 또한 모양이 없는 것도 아닙니다.
이것이 삼매의 모양이니 그런 줄 알고 수행해야 하는 것입니다.
선남자여, 이 삼매는 일체의 법과 같은 것입니다.
모든 법과 같다면 그것은 나와 같은 것이요,
나와 같은 것이면 또 일체 중생들과도 같은 것입니다.
왜냐 하면 일체 중생은 곧 공(空)의 모양이니 공의 모양이 바로 삼매의 모양이며,
일체 중생은 곧 모양이 없는 모양이요, 모양이 없는 모양은 바로 삼매의 모양이며,
일체 중생은 곧 무원(無願)의 모양이요, 무원의 모양은 바로 삼매의 모양이며,
일체 중생과 일체 법은 곧 적정(寂靜)의 모양이요, 적정의 모양은 바로 삼매의 모양이며,
일체 중생은 곧 나가 없는 모양이요, 나가 없는 모양은 바로 삼매의 모양이기 때문입니다.
삼매의 모양은 몸으로도 닿을 수 없으며, 마음으로도 닿을 수 없습니다.
무릇 닿을 수 있는 법은 평등하거나 평등하지 않거나 그것을 다 억제하기 위해 연설하는 것입니다.”
그때 천관보살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희귀한 일입니다.
이 대수긴나라왕은 이런 방일한 가운데 있으면서 이렇게 매우 깊고 묘한 법을 잘 연설하였습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선남자여, 보살은 지혜의 방편에서 일체의 활동을 나타내 보이면서도 그 활동에 더러워지지 않는다.
선남자여, 이 대수긴나라왕은 거문고와 퉁소ㆍ젓대 등의 소리와 또 묘한 노랫소리로 70억 긴나라 무리를 다루어 보리에 머물게 하고 30억 건달바를 조복시켜 위없는 도를 얻게 했으며, 그 안 권속 8만 4천을 일체지(一切智)에 머물게 하였으니, 그는 이런 큰 방편의 지혜가 있느니라.
선남자여, 나는 이렇게 외친다.
즉 이 보살들이 사는 곳은 바로 열반의 곳이므로 그들은 모든 곳에서 많은 중생을 이롭게 하는 것이다.
선남자여, 마치 섶이 없으면 불이 붙지 않은 것처럼,
그와 같이 선남자여, 보살도 고요한 곳에서만 있으면 중생들을 활발하게 교도(敎導)할 수 없는 것이다.
선남자여, 큰 섶무더기가 있으면 불이 왕성하게 타는 것처럼
보살도 그와 같아서 많은 대중 속에 있어야 활발하게 교도할 수 있느니라.
그러므로 보살은 가장 존귀한 곳에 있으면서도 그 머무르는 곳을 따라 많은 중생들을 이롭게 하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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