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MW 3시리즈 세단과 투어링의 장점을 아우르는 새로운 개념의 3시리즈 그란 투리스모가 등장했다. 기존의 5시리즈 그란 투리스모 이후 선보이는 3시리즈 그란 투리스모는 보다 젊은 감각에 초점을 맞춘 다재다능한 모습을 갖추고 있다.
글 /
박민영 기자 (메가오토 컨텐츠팀) 사진 /
김동균 기자 (메가오토 컨텐츠팀)
형님인 5시리즈 그란 투리스모는 5시리즈 세단과 전혀 다른 인상의 앞모습에 뭉툭하게 느껴지는 퉁퉁한 몸집을 가졌기에 나름대로 풍만한 멋스러움은 있지만 호불호가 갈릴만한 디자인이 못내 아쉬웠던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3시리즈 그란 투리스모는 날카롭고 스포티한 현행 3시리즈 세단의 이미지와 크게 다르지 않다. 앞에서 보면 거의 비슷한 얼굴을 가졌고, 측면 라인은 약간 더 두툼하게 이어질 뿐 살이 쪘다는 느낌은 없다. 중형급은 아니지만 3시리즈 세단 대비 커진 차체와 110mm 늘어난 휠베이스로 인해 전체적으로 무게감과 안정감이 상당해 보인다.
멋스러운 프레임리스 도어를 채택해 세련된 분위기를 연출하는 것도 특징. 게다가 BMW 최초로 선보이는 액티브 스포일러를 장착해 역동적이고 스포티한 외관을 완성한다. 액티브 스포일러는 속도가 110km/h를 넘으면 자동으로 펼쳐지고, 다시 70km/h 이하로 감속하면 감쪽같이 숨어버린다.
실내는 세단보다 늘어난 휠베이스로 인해 넉넉한 공간을 자랑한다. 시트 포지션도 세단보다 59mm 높고 뒷좌석 레그룸은 72mm 넓어져 어떤 자리에 앉아도 넉넉함이 느껴진다. 전반적으로 더 넓어진 시야, 그리고 적당히 부드러운 시트로 인해 장거리 여행에서 피로감을 덜 받을 수 있겠다.
3시리즈 세단과 거의 동일한 운전석 정면과 센터페시아는 기본에 충실하고 간결하다. 다소 크게 느껴지는 스티어링 휠은 시트에 앉아 양 손으로 잡아보니 촉감이 괜찮고 편안한 감각이다.
트렁크 용량은 투어링보다도 넉넉한 520리터이며 시트를 접을 경우 최대 1,600리터까지 늘어난다. 전동식으로 활짝 열리는 테일게이트는 입구가 넓어서 짐을 싣고 내리기 수월하며 트렁크 하단에 따로 수납함이 있어 실용성이 높다.
국내에 선보인 3시리즈 그란 투리스모는 옵션 사양에 따라 320d 그란 투리스모와 320d 그란 투리스모 럭셔리 두 가지 모델로 출시되며 파워트레인은 동일하다. 이제는 너무도 친숙한 2.0리터 디젤 엔진은 최고출력 184마력, 최대토크 38.8kg.m을 발휘하며 8단 자동변속기와 매칭 되어 복합연비 16.2km/L라는 훌륭한 효율성을 자랑한다.
다음은 BMW 코리아가 준비한 시승 코스를 달려볼 차례. 워낙 짧은 구간이었기에 맛보기로 성격을 이해하는데 중점을 두고 시승했다. 가속페달을 힘껏 밟아 출발하자 전반적으로 탄탄하면서도 예상보다 부드러운 감각이 다분히 전해져온다. 세단 대비 날렵함은 약간 떨어지는 것 같은데 실내에서 느껴지는 정숙성과 안락함은 조금 더 우월하다.
속도를 높이자 탁월한 고속주행 안정감은 예상대로. 하지만 노면의 질감을 느끼며 밀착해 달리는 감각이 아니라 부드러운 매트 위를 달리는 것처럼 가볍고 포근하다. 때문에 코너를 돌아나갈 때 특유의 재미나 신속함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스티어링 감각도 스포츠카 뺨치는 일부 BMW들과 비교하면 나긋나긋하고 유격이 있는 편이다.
전반적으로 독일차 특유의 단단함이 많이 희석된 대신 쾌적함이 강조된 것이 3시리즈 그란 투리스모의 성격이다. 다만 드라이브 셀렉트를 통해 에코 프로, 컴포트, 스포트, 스포트 플러스까지 다양한 드라이빙 감각을 즐길 수 있으니, 너무 부드러운 것이 싫다면 스포트 모드 정도로 타협을 보면 되겠다.
아쉬운 시승 코스, 3시리즈 그란 투리스모를 제대로 체험하기엔 더없이 부족한 시간. 그럼에도 불구하고 매력적인 디자인과 여유로운 공간 활용성, 충분한 성능과 효율성 등은 오감을 만족시키기에 충분했다. 빠르게 변해가는 도시인들의 라이프스타일을 겨냥해, 그 흐름에 맞는 가장 적절한 차를 선보이는 BMW의 탁월한 역량이 3시리즈 그란 투리스모를 통해 여지없이 드러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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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MW 3시리즈 그란 투리스모 프레스 갤러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