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MW M 디비전의 개발책임자인 알베르트 비에르만은 새 1시리즈 M 쿠페의 의의를 감추지 않았다. “이 차는 다른 종류의 M카입니다”라고 그가 인정한 것은, 추앙받는 BMW의 고성능 부문에 완전히 새로운 시대가 시작됨을 뜻하는 셈이다. M디비전의 최신 모델이자 가장 저렴한 모델인 이 차에 쓰인 것과 같은 고효율의 과급, 직분사 휘발유 엔진으로 정의된다.
비에르만은 지난 2년간 철통보안의 BMW 뮌헨 개발기지뿐 아니라 지구 저편의 도로들에서 많은 시간을 보냈다. 그가 이 차의 명백한 기원으로 꼽는 오리지널 M3처럼 M배지를 달 자격이 있는지를 확인하기 위해서였다.
이 M 쿠페는 최근 페이스리프트된 135i쿠페를 바탕으로 했지만, M카로 탈바꿈하는 과정에서 더 크고 비싼 M3으로부터 섀시의 상당 부분을 가져오는 등, 많은 부분이 바뀌었다. 그것이 얼마나 잘 느껴지는지가 관건이다.
하지만 운전이 어떤지 살펴보기에 앞서, 1시리즈 M 쿠페를 가장 잘 정의할 수 있는 수치 하나를 보자. 그것은 3만9천990파운드(약 7천100만원)의 가격이다. M3보다 1만4천555파운드(약 2천600만원)가 저렴하니, 두 모델 사이의 판매 간섭을 막기에는 충분한 가격차다.
경쟁모델로 가장 그럴 듯한 것은 같은 가격의 신형 아우디 RS3이지만, BMW는 그리 신경 쓰지 않는다. 뭉툭한 3박스 차체와 아담한 2+2 시트배치를 가진 새 M카는 클래식 쿠페이지 “또 하나의 핫 해치”가 아니라는 것이다.
사실, 이 차는 간만에 잘생긴 M카 중 하나이다. 1시리즈 쿠페의 스틸 차체에 업그레이드된 섀시를 접목하고 135i보다 훨씬 근육질의 외관을 꾸미기 위해 많은 노력이 들었다. 스틸 차체의 불독은 터프해 보인다. 낮춰진 새 앞 범퍼에는 엔진과 브레이크에 냉각용 공기를 제공하기 위한 여섯 개의 덕트가 있고, 넓어진 앞 휀더, 살을 붙인 실, 미묘한 립 스포일러, 4개의 크롬 테일파이프가 시각적인 차이에 포함됐다. 트레드 앞쪽이 71mm나 넓혀졌고, 뒤쪽은 44mm 늘었으며, 높이는 25mm 낮아졌다.
하지만 외관이 적절한 것과 달리 실내는 실망스럽다. 속도계가 시속 310km까지 표기된 전통적인 M스포츠 계기판, 7,000rpm이 레드라인인 회전계, M스포츠 다기능 스티어링 휠, 오렌지 스티치로 대조시킨 가죽 스포츠 시트, 약간의 알칸타라 마감, 회색 천장 등의 고유한 터치가 있지만, 4만 파운드(약 7천100만원)짜리 차치고는 원래 차와의 차이가 기대에 못 미친다. 실내의 더 큰 문제는 운전석 시트다. 전동 조절을 위한 잡동사니들 때문에 어이없을 정도로 높게 위치한 것이다. 그 결과, 시트에 안긴다는 느낌이 아니라 위에 걸터앉은 듯한 기분이 든다.
시동버튼으로 엔진에 불을 붙이면 모든 불만은 갑자기 사라진다. 전형적인 M카의 청각적 특성이 아주 거친 배기음으로 뒤따르면서 이제 M 쿠페가 보여줄 것들에 대한 기대치를 급상승시킨다. 네 개의 크롬 배기를 통과하며 억제된 공명음은 깊게 울린다. 하지만 엔진에 일정 회전수를 가하자마자 회전수만큼의 피치를 꾸준히 올리는 한결 선형적인 음색으로 굳어진다.
회전수를 많이 높이지 않아도 감동적이다. 가벼운 드로틀 부하에서는 극히 다루기 쉽고, 같은 속도에서 더 높은 기어를 쓸 수 있다. 지난 M카들이 최고조에서 힘을 내던 것과는 큰 차이. 따라서 M쿠페는 더 극한 성능의 이전 모델들보다 폭넓게 어필할 수 있다. 다만 M3과 같은 쾌적한 드로틀 반응만 기대하지 않으면 된다.
트윈터보 3.0L 6기통 엔진은 기본적으로 BMW가 지난해 출시한 Z4 sDrive 35iS의 엔진과 같은데, 흡기 매니폴드와 배기가 바뀌었다. M디비전의 라인업에서는 X5 M과 X6 M에 탑재된 4.4L V8 트윈터보에 이어 두 번째로 선보이는 과급 엔진인데, 여기에서 그치지 않을 것이다. 340마력의 최고출력은 M카 기준으로는 낮은 5,900rpm에서 발휘된다. 1,495kg인 M 쿠페가 1톤당 227마력을 내기에는 충분하다. 1,580kg인 M3 쿠페보다는 1톤당 38마력이 뒤진다.
새 M카의 확고한 성능을 다른 어느 것보다 잘 보여주는 것은 1,500~4,500rpm에서 발생하는 45.9kg·m의 토크다. 오랫동안 정평이 난 M3의 자연흡기 V8 엔진이 3,900rpm에서 40.8kg·m의 토크를 내는 것과 비교된다.
조심스런 탐사에서의 첫 번째 풀 드로틀 결과, 이것이 보통의 M카가 아니라는 비에르만의 주장이 사실임을 알 수 있었다. 사실상 모든 속도에서 (그저 시속 50km로 시내를 통과하건, 눈이 커지는 시속 210km의 속도로 아우토반을 질주하건) 오른발을 그저 움찔거리는 것만으로 속도가 붙는다. 시간차는 없다. 놀랍도록 선형적인 거침없는 힘이 컴팩트한 2도어 차를 맹렬하게 밀어낸다.
뒷바퀴까지 구동력을 전달하는 것은 일반 6단 수동변속기로, 선택의 여지가 없다. 전자식 M 디퍼렌셜과 조합된 변속기는 호흡이 긴 클러치 작동과 상대적으로 (정밀하지만) 긴 움직임이 전형적인 BMW의 느낌이다.
BMW가 제시한 0→ 시속 100km 가속 시간은 4.9초로, 조금 불만스럽다. 하지만 이것은 보수적인 수치일 것이고, 감안할 것이 또 있다. 훨씬 비싼 M3쿠페의 4.8초보다 빠르다고 하면, 모양새가 나빠질 것이기 때문. BMW가 제시한 것보다는 훨씬, 아주 훨씬 빨랐다.
M쿠페의 전반적인 성능에 대해 더 언급할 것은 바로 추월 가속이다. BMW에 따르면 시속 81~121km 가속을 4단에서 단 4.1초에 끝낸다. M3은 4.7초로, 0.6초가 더 걸린다. 5,900rpm 너머를 유지하면 엔진의 회전욕구를 터보차저가 방해하지는 않는다. 6단에서 연료가 차단되는 7,000rpm에 이르러도 잘 만들어진 자연흡기 엔진과 같은 힘을 뿜어냈다. 그리고 터보 엔진으로는 이례적으로, 회전수가 높을수록 배기음이 좋아진다.
어쨌든, M쿠페가 제대로 성공하려면 핸들링도 뛰어나야 하는데, 초기 인상은 압도적으로 긍정적이었다. 아스팔트의 까다로운 부분에서도 M쿠페는 놀랍도록 빠르고, 코너를 높은 속도로 통과할 때는 적절한 그립을 제공한다. 그리고 이 와중의 피드백이 좋은 것은 RS3을 비롯한 라이벌들보다 뛰어난 점이다. 135i쿠페의 유압 작동 랙 앤 피니언의 업그레이드 버전인 스티어링은 구식의 묵직함과 극단적인 직접성을 가졌다.
135i의 기어비는 16.0:1이지만 M쿠페는 착 붙는 12.4:1로 바뀌어, 중심을 벗어날 때의 예리함이 유망고객들을 놀라게 할 것이다. 여기에 개량된 서스펜션 지오메트리-캠버가 증가하고 오프셋이 바뀌었으며 알루미늄 부품이 늘었다-가 합세해 135i쿠페보다 훨씬 잘 파고든다. 그리고 횡가속을 받으며 트랙을 꿋꿋이 주파하니 보정은 약간이면 된다.
일단 코너로 들어가면 기울어짐이 적다. 사실, 전체적인 차체 제어는 모범적이다. 핵심은 순수한 민첩성이고, 이때 컴팩트함 덕분에 확실하게 자리를 차지할 수 있다. 그리고 승차감? M 쿠페는 135i보다 단단한 듯하지만, 지나치게 경망스럽지는 않다. 사실 서스펜션에는 놀라울 정도의 평정이 녹아있는데, 특히 압축에서는 거의 모두를 흡수한다. 어쨌든 우리는 영국의 보다 까다로운 노면에서 테스트할 때까지 최종결론을 유보할 생각이다.
브레이크는 타당하다. M 쿠페는 M3과 동일한 앞 360mm, 뒤 350mm의 통풍, 크로스드릴 처리 스틸 브레이크로 괴력을 발휘하며, 높은 속도에서 멈춰 세울 때도 확실하다. 페달감과 작동거리도 적절하다.
M 쿠페를 오래 운전할수록, 전반적인 능력의 진가를 알아보게 된다. 우리가 BMW M에 기대한 것보다는 초점이 다소 넓을지 몰라도, 영국에 도착하면 인기가 있을 것이다. 많은 부분이 보여주듯이, 작은 M3이 아니라 뚜렷한 자기 캐릭터를 갖고 있으며 실생활에서 더 비싼 M3보다 빠르다. 비에르만이 약속하듯이 다른 종류의 M카이다. 모든 적절한 요소를 갖추었지만 안타깝게도 이름이 잘못됐다. M1이 어때서?
글 · 그렉 케이블(Greg Cable)
FACT FILE
BMW 1 Series M Coupe
가격 £39,990(약 7천100만원)
0→시속 100km 가속 4.9초 최고시속 250km(제한)
연비 10.4km/L CO₂배출량 224g/km
엔진 6기통, 2979cc, 트윈터보, 휘발유
구조 프론트, 세로, 뒷바퀴굴림
최고출력 340마력/5900rpm
최대토크 45.9kg·m/1500~4500rpm
무게당 출력 216마력/톤 리터당 출력 114마력/L
압축비 10.2:1 변속기 6단 수동
길이 4380mm 너비 1803mm 높이 1420mm
휠베이스 2660mm 무게 1570kg
연료탱크 53L 주행가능거리 552km 트렁크 용량 370L
앞 서스펜션 맥퍼슨 스트럿, 코일스프링, 안티롤바
뒤 서스펜션 멀티 링크, 코일스프링, 안티롤바
브레이크 360mm V디스크(앞) 350mm V디스크(뒤)
휠(앞/뒤) 9J×19인치/10J×19인치
타이어(앞/뒤) 245/35 R19, 265/35 R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