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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얼굴엔 생명이 느낀다.
구원의 예수님을 보내신
하나님 손
은혜의 손이신 하나님이 내미는 손끝에는
예수님이 계신다.
뻗쳐 잡기만 하면
생명의 떡인 예수님으로 구원을 받는다.
내 믿음의 손에
하나님의 손을 잡게 하시는
예수님
죽음이 없는 빛 가운데로 생명을 갖고 오셨다.
번식, 열매, 영원, 말씀, 미래의 희망을 연결하셨다.
하나님의 손끝에 계신 예수님
마지막 날에 다시 살리신다.
아멘 할렐루야 하며 이끄시는 대로 순종하니
하나님의 이끄는 손이 꽉 붙잡아 주신다.
생명의 떡이신
예수님
하나님의 손끝에 계신다.
물이 포도주 된다!
포도주가 떨어졌나요.
살아계신 예수님께 말하세요.
돌 항아리 준비하세요.
큰 믿음 갖고서 물을 부어요.
하인처럼 가져가세요.
순종하니 놀라운 기적 오네요.
이루어질 것을 믿나요.
살아계신 예수님께 말하세요.
매달린 인생.
바닥에 떨어지는 빨래집게 소리
나란히 놓은 쓰레기통 여기 저기
화단 대나무 사이까지 찾았지요.
빨래 하나씩 개켜서 포개쌓다가
보이는 뽈그스름한 빛바랜 집게
매달린 모양에 웃음 피는 내 얼굴
세상에서 좋은 것을 찾는 자 중에
모래보다 많은 벌레 같은 자 중에
귀띔으로 가슴으로 내리쬐던 빛.
너는 내 사랑하는 자라 부르시고
십자가 보혈에 씻기시는 예수님
감사해서 오늘도 매달려 삽니다.
네가 이길 거야!
오늘따라 정신없이 흔드는 나무야
그럼에도 잘도 버티는구나.
창문 안에서 종일
내가 너를 위해 응원하며 보고 있단다.
모퉁이 바람이 너를 이길 것 같으냐
내 삶 한 가운데서 찌르는 고난아
아무 것도 알지 못하는구나.
소용돌이치는 중에도
불꽃같은 눈으로 보시는 주님에게 맡기니
파란 하늘과 버티는 나무가 보인다.
발을 들고 가세요 / 문계자
이 밤을 사랑하신 그대여
저쪽 끝에서 그대의 얼굴에까지
해님이 궁금한지 자꾸만 엿보고 있네요.
그대의 움직임이 길어질수록
가시는 길 발뒤꿈치를 들고 가셔야
이웃 홀 아줌니도 감쪽 함으로 가린 다오
어서요 옷섶 챙기시고
우리의 사랑일랑 잠깐 동안만 모른 척
흐르는 강물 속에다 쏟아 부으시고요
행여나 알세라 눈을 피해
꿈속의 사랑의 냄새까지 싸 가지고요
옆집 강아지야, 오늘만은 모른 척 짖지 말거라
그대여 깊고 깊은 흔적을
보리 밭 귀퉁이에 곱게 숨겨 놓았다가
그리움에 이끌리어 가끔 살짝 보고 온 다오
내 말 좀 들어보오.
이 보오.
내 말 좀 들어보오.
아침에 거울을 보고 놀라
눈을 비비며 보고 또 보았다오.
내 앞 거울 속엔 내가 아니고
하얗게 바래 가는 여인이 있었다오.
내 한참을
이리보고 저리 보았다오.
세월 속에 서러움을 그냥 놔두었더니 그랬을까
유리조각이 되어버리는 꿈만 꿔서 그랬을까
분명, 세월에게 몽땅 맡긴 내 인생은
지금까지 감쪽같이 속은 게요.
내 손에 거울이 어머니의 거울인 줄 알고
당장 내동댕이치려 했다오.
내 말 좀 들어보오.
이 보오. 이 보오.
예수님 모르는 이여
내 말 좀 들어보세요.
아침에 거울을 보고 놀라
눈을 비비며 보고 또 보았답니다.
내 앞 거울 속엔 내가 아니고
하얗게 바래 가는 여인이 있었지요.
내 한참을
이리보고 저리 보았어요.
세월 속에 서러움을 그냥 놔두었더니 그랬을까요.
유리조각이 되어버리는 꿈만 꿔서 그랬을까요.
분명,
세월에게 몽땅 맡긴 내 인생은
지금에 와 보니 감쪽같이 속은 것 같아요.
내 손에 거울이 어머니의 거울인 줄 알고
당장 내동댕이치려 했어요.
내 말 좀 들어보세요.
예수님께서 내 인생을 맡으셨어요.
내 믿는 우리 예수님을 당신께도 드릴께요.
내 말 좀 들어보세요.
이 보세요
새로운 해 밝게 보자 / 문계자
넓은 하얀 세상
밝은 눈으로 깨끗한
새해를 맞이한다.
서리 먹은 아침
내 가슴 속에 와 닿는
새로운 바람이여
함박웃음으로
주님과 함께 맞는 해
기쁨만 가득하라
환히 열린 새 해
희망 속에 바람 녹여
번창의 해 만난다.
새 마음 주소서!... / 문계자
유리조각
되어진 내 마음
누굴 찔러 피를 흘리게 할까
아예 눈 꼭 감고는
사방 여기저기
휘젓는다.
아프단 말
들을 겨를 없이
이리 저리 뛰다 숨차 오르니
지친 몸 주저앉아
이미 그어진 곳
살펴본다.
핏 물 자리
줄줄 흐르는 중
그래 어떠냐. 좀 시원 했더냐
마음 달래주시는
웃음 가득 담은
주님 말씀
믿음 / 문계자
내 천국 가는 길이
눈앞에 가까운지
아직도 오랜 길인지
머뭇거리다 흠칫
나 닮은 그림자야
허리에 띠를 띠고
신 신고 지팡이 잡고
급하게 먹고 가자
이것저것 하나도
묻지 마 소용없다
내 주 여호와 하나님
주가 내 길 아신다.
오월의 빗방울 / 문계자
나무들은
간지럼 주는 빗물로
가만가만
담 길에 분홍꽃가루 뿌려요
참새들은
집 지려 전기 줄 타며
폴짝폴짝
뻗은 가지 꽉 물고 눈짓해요
아이들은
팔꿈치 내민 옷 입고
높이높이
두 팔로 파란 하늘 갈라 놔요
구름들은
군더더기들 싹 씻고
하늘하늘
오월해님 낯을 간지럽혀요
덤 인생 / 문계자
헌 종이가
접혀지거나 꾸겨졌으면
새 종이처럼 편다 한들
처음 것과
똑같아 지랴
한 귀퉁이
찢긴 종이 물감 떨어뜨려
어느새 흡수되어진 것
새 하얗게
어찌 돌리랴
종이 인생
하나님 보시기에 좋았더라.
맨 처음부터 조심조심
후회 속에
또 하루 보낸다.
^^*) / 문계자
노란 꽃 위에
노란 햇빛
오므린 두 손에 담아
우리 집 창가에 놓으면
환해지겠지
내 창 뒤 숨은
새까만 밤
발 디밀지 못하겠지
저 멀리 보내고 손 털며
웃는 노란 빛.
장작개비 일생 / 문계자
그래도 예전엔...
개구쟁이 두 손에 잡히어
파란하늘 갈라놓으며
고추잠자리 잡아 주었고
창호지 문풍지 바꾸는 날
늦가을 앞마당 가마솥
되다란 풀 휘저어 주었고
윗목 자개 장 밑 숨은 구슬
팔 뻗어도 어림없는 걸
이리저리 굴려 꺼내 주었고
땡볕이 밝은 날 하얀 빨래
길게 널은 줄 힘껏 높여
종일 꿋꿋하게 받쳐 주었지
허리통이 바짝 마른 장작
담 벽에 비스듬히 기대
오늘은 또 허드렛일 없나요
예전엔 그래도.......
그래도 여전히.... / 문계자
오르락내리락
세월과 가위바위보
지난 날
어림없다 내가 질쏘냐
서로 비겼더냐.
꼭대기까지 조금씩
한 계단씩만 밀려 올라갔더냐.
하얗게 바랜 젊음
기를 쓰고 이기려 애쓰더니만
가위바위보 내리 졌느냐
곤두박질치는 계단
미끄러운 내리막 세월
그래도 여전히 가위바위보
천국 / 문계자
그대 간 곳에
나를 잠시만 데려가주오.
잔잔한 물가가 있다면
그곳에도 잠시만 데려가주오.
어여쁜 각가지 꽃들에게도
잠시만 데려가 주오
쏜살처럼 빠르다는 세월에게
잠시 쉬라고 해놓고
급히 다녀오리오.
숨쉬기도 어려운 세상에서
잘 버티며 잘 산다고 말해주고 오리오.
잠시만, 아주 잠시만
그대 손만 잡아보고 돌아오리오.
***나에게***/문계자
멀리서 그대를 봅니다.
하루 종일 그대만 보느라고
이쪽저쪽으로 고개를 자꾸만 돌립니다.
눈이 부셔서 크게
뜨지도 못하면서 그래도 샛눈 뜨고
몰래몰래, 살짝 쿵 보고 있습니다.
꼼지락거리는 듯한 손도 만지고 싶고
따스할 것 같은 가슴에도 푹 ㅡ
안기고 싶은데 가까이 갈 수가 없습니다.
멀리서 누군가에게
뭐라고 말을 하는데도 난 얼굴만
뚫어지게 보느라고 전혀 들을 수가 없습니다.
저번에 난 그대를
몰래 보다가 서로 눈이
마주쳤을 때에는 얼어 버리는 것 같았습니다
지금까지 눈 맞춤 중
오늘은 유난히 반짝거리는 눈에
눈물이 가득 차 넘치고 있는 것을 보았습니다.
울고 있는 그대에게
난 가까이 갈 수는 없지만
마음만은 가까이 가서 위로를 해주고 있습니다.
열심히 살고 있는 그대여
혼자서 쓸쓸하게 살고 있다고는 하지만
좋은 이웃들과 친구들이 있는데
힘을 내시기 바랍니다.
내가...
오 거룩한 밤
눈물 거두고
두리번거려 찾았네.
구석진 곳에 접혀 있었네.
아하, 하늘 높은 소리
평화를 주는 소리였네
기쁨을 주는 소리였네
무겁던 내 마음
새하얀 새털처럼
소리 타고 날아가네.
겨우 겨우 찾은 소리
가벼운 소리
기쁨의 소리
주님의 소리
오 거룩한 밤, 찬양 듣고....
슬픈 노래...
눈물을 끌어다 주는 노래는
지평선 바닷가에 하얀 구름을
잠자리 날갯짓하며 끌어안는다.
귓가에 맴도는 슬픈 노래여
세월을 따라 멀리도 왔는데
청춘무덤 파헤쳐 어깨를 흔드누
슬픈 노래의 뿌연 사연들은
떨어져 가는 머리카락들처럼
뒹굴다가 모래밭 속에 파묻힌다.
바윗돌에 머무른 작은 새가
눈물을 끌어다 주었던 노래를
지평선 하얀 구름위에 뿌려준다
제빵왕 김탁구 주제가를 듣고.....
인생은 육십부터....
어느새
무심히 흘려보낸 세월위에 서서
겹겹 날개 밑으로 숨고 산
반백 여인
육십에 하나 더 올려놓고
웃음 핀 케이크에
행여나 쇠진 마음까지 더 올려놓고
도무지 날지 못하던 날개를
푸드덕 푸드덕거린다.
인생은 육십부터라는데....
사신 하나님께 전부 맡긴 내 인생.
마음은
독수리 날개 치듯 저만치 갔다마는
날개 편 반백 여인
하나님의 큰 손이 또한 궁금하다.
하마터면 그림처럼 될 뻔했다.
마침 주일날인데
어쩌나..
둘째 오빠가 추석날에
늙으신 엄마를 뵙겠다고
11시쯤 우리 집에 오신다고 한다.
사탄은
밤새 갈등하는 것을 알고 있었다.
9시 예배로 영광 돌림으로
나의 마음은 가벼워졌다.
하마터면 그림처럼 될 뻔했다.
운동 날에 우리는 하나.
하나님 동산에서 내려와
보시는 가운데 운동장에서 뛰었지요.
새 생명의 따뜻한 가슴 편
새 생활의 기쁨으로 편 갈라 뛰었지요.
소리를 내질러 응원하고
날개를 치듯이 뛸 때에 같이 뛰었지요.
하나님 크게 웃으실 만큼
모두 하나가 되어 재미있게 뛰었지요.
우리는 하나.
속 쓰릴 때 특효약
퇴근길 빙빙 돌아서 간
방앗간 떡집
고운 떡 하나 예쁜 떡 두개
팥떡 말랑말랑 호두 떡
오천 명 먹고도 남았다는
성경말씀의 그 떡 주세요.
사이다 한잔 앞에 놓고
하나하나씩
오물오물 맛보시는 중에
반쪽 갈라 누운 호두 떡
끌어당기시는 엄마에게
속 쓰릴 때 약처럼 드세요.
하나님과 나 / 문계자
어쩌다 길을 잃을까 봐서
기다랗고 단단한 끈 매달아 놓으셨다
곁으로 가야하는 그 날만
딱 한 번만 쫙 당기실 큰 손
아버지 하나님.
소풍 나갔던 세상의 일들
혼자인줄 착각하고 겁나 울었던 일들
흐르는 물처럼 지난 일들
기울여 들으시려는 큰 귀
아버지 하나님.
나를 따르라! 그리고 배불리 먹으라!
손자 놈들에게
이다음에 어른이 되면
너희들은 영웅이 되어 있을 것이다
앞장서면서 외치는 말
모두 나를 따르라!
당연하다는 듯
싱끗 웃는 손자들에게
주님 기적 오병이어를 말해 주었다
앞장서면서 외치는 말
다 배불리 먹으라!
주님 아들들아
나라 이끄는 자 도리는
굳건히 잘 지키고 잘들 살게 하여라.
앞장서면서 외치는 말
날 따르고 먹으라!
작품 / 문계자
세상을 덮은 하얀 눈
우리 주님 작품 같아요.
하얗고 긴 작대기가
하늘에 매달려 있어요.
까만 전기 줄이 밤새
흰 작대기로 변했어요.
작대기 잡은 전봇대
멋진 흰 모자를 썼고요
건너 부부은행나무
흰 옷 입고 기지개 펴요
아름답게 만든 흰 눈
정말 주님 작품 맞아요.
여전히...!
헌 집 살면서
이사하기 전에도
이 물건 찾았었고
그 물건 찾았었지
요즘 새 집에
이사 와서는 정말
이 물건 가져왔나
그 물건 가져왔나
은 숟갈 넣은
수놓은 복주머니
또다시 찾아보자
자세히 찾아보자
그리움 / 문계자
그리움이
새벽마다 책상 위를 환히 비춰 주는
앉은뱅이 전깃불이라면
얼른 꺼 버리지
그리움이
여름 대낮 차 창문 기댄 내 팔뚝에
쏘는 듯한 해님이라면
얼른 창문 닫지
그리움이
작은 딸이 옆집 살다 이사 갈 때 준
시들어 가는 꽃이라면
얼른 물주지
널 둔 내 생각은 이런 데 / 문계자
그냥 조금
아무 말 아니해도
잘 있겠지
아는 척 아니해도
잘 지내겠지
아는 걸로
평생 가는 거겠지
아는 김에
기대어도 되겠지
그냥 조금
오로지.... / 문계자
난 그대만 찾아 다녔소.
오로지 난 그대만 아는 사람이오.
세상에 태어난 것도 그대 때문에 태어난 것 같소
난 귀가 안 들린 다오
오로지 난 그대의 말만 들리는 귀를 갖았소.
그대가 아주 작게 하는 말까지 잘 들리는 내 귀라오
난 밝은 눈을 갖았소.
오로지 난 그대만 밝게 볼 수가 있다오
아무 것도 볼 수가 없는데 그대만 잘 보인다오.
난 수줍어 말을 할 수가 없소
오로지 난 그대 앞에선 더 말이 짧아진다오.
그대에게 속삭이는 내 말은 사랑해 라는 말뿐이오.
난 그대만 생각했소.
오로지 난 기뻤던 일, 슬펐던 일들, 짜릿한 일들...
딴 생각이랑 할 수가 없는.. 그대 생각으로 하루 종일 지냈소.
난 평생 이렇게 살겠소.
오로지 그대에게 날 바치며 지내겠소.
그대에게만 바치는 사랑은 이 세상에 나 혼자 뿐이라오.
주님 / 문계자
빨강색깔 십자가에
매달려 숨넘어가는 안타까움
오로지
새빨갛게 타오르는 불길 같은 사랑
억누르는 법
아직 배우지 않았는데.
주님 오른발 앞
붙잡을 수도 없는 거리에서
옆 사람들 눈길에
부끄러운 줄도 모르고
목청껏 외쳐 본다.
나도 데려가 달라고.
꼿꼿하게 나를
그 때 그 자리에 남겨 두신 이유
내 죄로 인해 십자가 죽으신
온전한 주님 사랑을
삶으로 말미암아
이웃에게 골고루 알려 주라고.
사랑을 / 문계자
사랑하기 위해
마음을 들여다본다.
어떤 사랑이 기다릴까
넓은 바다 같은 사랑이면 좋겠는데
저 파란하늘 만큼 큰사랑이라도 좋겠지
맛난 찰떡같은 사랑이라도 좋은데
따스한 봄바람의 사랑일까
뜨거운 여름 태양 같은 사랑일까
낙엽이 우수수 떨어지는 가을의 근사한 사랑일까
추운 겨울 하얀 눈같이 깨끗함만 가득한 사랑일까
특별한 내 님은 귀 속말, 사랑해
이 말을 잘하는 님이라면 좋겠는데
변치 않는 사랑을 할 줄 아는 님이
이 세상에 살고 있을까
준비는 하나도 하고 있지 않지만
그래도 오늘도 두 손에 턱을 고이고 기다린다.
그런 님이 오기를...
죽기까지 / 문계자
책갈피
갇힌 단풍잎
한 글귀에 기대고 있구나.
좋아하는
한 글귀만
본다.
볼을 가만히 만지고
손도 잡는다.
이제...
다음 줄
또 다음 글로
건너뛸 수 있을까
잔잔한 삶
은근하게 달구어 주던 글귀
[사랑해]
꼭 한번만
마음을 글귀에 접붙인다.
너를 사랑해
책갈피
한 글귀에 평생을 보낸다.
갇힌 단풍잎
쉿! / 문계자
멍멍개야 또 짖니... 짖지 마라
제발 그만 좀 짖어라.
오늘이라도
님의 소식이 있을지도 모르잖니
혹시 발꿈치를 들고
반 걸음으로 오시던 내 님이
기겁을 하시어
바짓가랑이가 흘러 내려간 것도 모른 채
줄행랑치듯 그냥
오시던 길로 쏜살처럼 되돌아가시겠다.
새로운 님을
그렇게 가시게 하면 혼나지
조용하지 않으면
너 재미없다 알았지!
헛소리를 잘 질러대는. 멍멍개야
그 입을 오늘만은 꽉 막아 놓으련다.
보고 또 보고 / 문계자
나를 불렀나요.
얼른 이야기하세요.
불러놓고 왜 한 마디도 안 하세요
왜 아까부터 바라보기만 하시나요.
답답해요
웃으려면 활짝 웃으세요.
웃을랑 말랑 하시면요
날 놀리시는 것 같아요
이대로요
아니, 아까부터 이대로 있잖아요.
지금이 제일 예쁘다고요
땀에 절었는데요.
혹시 저에게 할 말 있나요
용서를 빌건 가요.
그것도 아님 뭔가요
사랑 하니까 더 예쁘다고요
다른 사람은 아니던데요.
하여튼 고마워요
그래요 가만히 있을 게요
빨그레 된 얼굴 뚫어지겠네요.
변치 않는 사랑에 기뻐요
내 목숨까지 모두 드릴께요.
내... / 문계자
갔니
입맞춤의 사랑은 어찌하고
갔니
가르쳐준 노래는 어찌하고
갔니
사랑해, 라는 속삭임은 어찌하고
갔니
팔베개로만 잠자는 난 어찌하고
갔니
거꾸러지는 아픔은 어찌하고
갔니
하늘만한 그리움은 어찌하고
갔니
꽉 박혀있는 추억은 어찌하고
갔니
해바라기처럼 사는 난 어찌하고
갔니
가져갈 남은 사랑은 어찌하고...
갔어
보고파라 / 문계자
세월아 아름다운 기억을 한 입에 삼키려거든
애써 버티려는 내 정신까지 먹어 치우려무나.
두 송이 몽실 꽃 같았던 내 젖가슴에서
껍데기만 남겨두고 한 입에 빨아 먹었나 세월아
까만 가슴 가운데 구멍에 너의 혀 자국만 남아있고
어느새 세월에 솔솔 흘려 빠지는 것도 모른 채였구나.
낙숫물 떨어지는 소리도 그리도 아름다웠던 것은
세월아 너의 속임 속에 나를 모두 내어놓은 탓일까
젊음도 세월인 너의 앞에서는 꼼짝 못하였구나
잘도 굴러가는 세월아 오늘은 몇 발치나 굴러갔느냐
손목에서 뛰는 심장소리 아기소리 같구나. 세월아
옛 추억의 기억은 아직도 쿵쾅거리고 추억은 젊었더라.
허기진 세월 껍데기에 몸은 끊어질 듯 실 같아졌는데
옛 추억은 아직도 굵은 동아줄 같은 뻗침으로 단단하구나.
세월의 뜸물 속에 깊이 감춘 진주 같은 찌꺼기 추억들
다시 볼 수만 있다면 뒤돌아 가고픈 마음은 욕심일까
그 때의 님 소식을 뒤뜰 안 솔잎나무에 물어 볼까
님의 사랑을 안 뜰에 같이 기대었던 벽에다 새겨둘걸
세월아 내 정신을 내버려 둔 너도 이제 보니 한심하구나.
추억의 건더기는 묻고 진국은 개울가에 흘려보내 버릴까
내 사람아 / 문계자
그리운 사람아
보고 싶은 사람아
나만 그리움을 갖고
쳐다보고 있는 내 사람아
솜사탕 같은
내 사랑만 받는 사람아
아직은 먼발치에서
바라만 보고 있는 사람아
나를 생각하고 즐거워하는 사람아
내 건강에 염려 갖고 있는 사람아
해 뜰 때 잘 잤나, 인사를 해주는 사람아
해 질 무렵에 수고의 피곤을 풀어주는 사람아
먼 길 떠날 때 웃는 사람아
혼자서도 잘 지내길 바라는 사람아
뒤돌아 가려 하다가도 애처로워 그냥
그 자리를 떠나질 못하는 사람아
목소리 듣기를 허락지 않는 사람아
듣고 싶어도 들을 수가 없어 애태우는 사람아
오늘은 정말. 정말
보고 싶다. 라고 말해 주길 원하는 사람아
곁 눈길은 절대로 하지 말라는 사람아
내 마음을 다른 사람에게 빼앗기지 말라는 사람아
그리운 내 사람아
보고 싶은 내 사람아 사랑하는 사람아
그냥 먼발치에서 바라만 보아도
그래도 좋은 사람아 내 사람아
물방울은 어디로..
물일을 열심히 한 고운손등 끝에서
송알송알 거리는 방울소리 물방울
옹옹옹 다투어 떨어질 듯한데
오색 황금 물방울과 다이아 물방울
토르르르 데구르르 쪼르르르
목숨 걸고 온갖 힘으로 끙끙 매달렸네.
손거울 물방울은 반짝반짝
손끝에서 떨어지면 금방 사라질 텐데
쉿! 나비야 꽃 속에 있거들랑 그쪽에서
날개를 고이 접고 깜박거리지도 말아라.
아무래도 너의 날개 꿈적거림에
다이아 물방울이 그 바람으로 날아갈라
앞치마에 활짝 핀 예쁜 꽃
그 속의 나비는 치마 향기에 코 취했고
물방울 나비같이 날아가길 바랐는데
몇 초의 생으로 죽어 떨어져 가버리네
옆 물방울 속 함박 웃고 있는 해님
어깨동무로 얼마큼 버티려나. 물방울
좋겠네! / 문계자
사뿐사뿐 걸어가는 아이들
분홍색 가방을 메고 가는 예쁜 여자아이
나였으면
색색가지 우산을 맞대고
까르르 웃으면 친구랑 걸어가는 여학생
나였으면
청바지를 똑같이 입은 젊은 한 쌍
매달리며 팔짱끼고 가는 아가씨
나였으면
큰소리로 껄껄 웃고 가시는 아저씨
종알종알 답하는 아줌니
나였으면
세단 차 운전하는 멋진 아저씨
옆에서 분칠하는 아줌니
나였으면
부러울 것 한 가지도 없는 여자
그런 행복한 여자 나였으면 좋겠네.
나 어렸을 적 우리 집 부엌
붉게 힘찬 해님
더디게 한 바퀴 집 안을 삥 돌고 가네.
엄마가 누런 베 헝겊으로 포장 친 부엌문
고개 숙이면서 해님 슬그머니 감춰지네
구수한 밥 냄새
높은 부뚜막엔 개미가 줄지어 기다렸네.
뜨거운 가마솥에 꽁보리밥을 푸시다가
한 톨 흘리는 것 싸가지고 가려고 하네.
누렁이 큰개 놈
따뜻한 불 앞에서 길게 앉아 기다리네.
지난여름에 왕 포도로 만든 술 뜨다가
살랑 밑에 흘리면 날름 핥으려고 하네.
잘 생긴 셋째오빠
동그란 전등알에 입대고 연극대사 읊었네.
막내 동생 앞에서만 술술 큰소리를 치고
하얀 밥 김에 얼굴이 안 보이는 줄 아네.
*문계자*
예배시간 찬송 중에 옆에 성도의 손을 잡으라는 목사님말씀에
옆의 작은 딸의 손을 잡았습니다만
나는 다른 사람의 손을 잡은 것 같아 꼭 잡은 손에 힘을 주었습니다.
그때 그 시절에 머물고 지내고픈 나는
당연히 작은 손이었던 그 손이 내 손에 잡힐 줄 알았는데
작은 딸의 손은 어느새
인생살이 언덕을 넘어 올라가는 어른의 손이 되어 있었습니다.
저만치에서 어리광을 꼬리에 달고 다니는 막내아이....
지금 잡은 손에서는 절대로 그때를 찾을 수 없었습니다.
딸들이 어른이 되어 내 뒤를 바짝 좇아옵니다.
아직도 늘 저만치에서 아장아장 좇아오는 줄 알았더니...
이제 이 어미는 긴 한숨에서 빠져나와
앞에서 가는 어른으로서 당당하게 걸어가야 할 것 같습니다.
앞서가는 선배로서 네게 배울 것이 많은 사람이고 싶고
여자들 중에서 저희들을 낳아준 엄마선배는
누구보다도 자랑스러웠다는 것을 남기고 싶습니다.
오늘도 이렇게 지냅니다.
오늘도 살아있으니
크게 웃는 하루였으면 더 좋겠습니다.
오늘도 할일이 있어
즐겁게 일할 수만 있다면 더 좋겠습니다.
오늘은 마음속에 배배꼬인
매듭이 확 풀어지면 더 좋겠습니다.
오늘은 주님 닮아 조건 없이
이웃에게 사랑을 베풀면 더 좋겠습니다.
오늘도 이렇게 지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