웅산 / 깊어지고 진화(進化)해가는 혼신(魂神)의 노래
부산 출신으로 한국에서는 이미 수많은 음악상을 수상하며 압도적인 실력과 인기를 자랑하고 있는 No. 1 싱어, 웅산(Woong San). 일본에서도 98년 쯤부터 활동을 시작하여, 2004년에는 인디즈 레이블로부터 앨범 데뷔했고, 입소분을 통해서 서서히 팬을 늘려서 지금은 수많은 팬을 매료시키고 있다. 작년 말에는 일본의 대형 음반기획사인 [포니캐년]을 통해 [Feel Like Making Love]로 메이저 데뷔를 성공, 그 인기를 확고히 했다.
그런 그녀의 1년만의 작품인 “待望”의 신작이 나왔다. [Close Your Eyes]!!
자신의 오리지널 곡을 타이틀로 한, 기대했던 작품으로, 웅산의 자신작이기도 하다.
“待望의...” 등의 말을 쓰면 또 상투적인 얘기라고들 하겠지만... 사실이 그렇다. 그녀의 노래를 처음으로 들은 건 [Feel Like Making Love] 발매 기념 라이브의 마지막 날, 토쿄 메구로의 “BLUES ALLY"에서였다.
웅산의 라이브가 멋지다는 건 소문으로 들어 익히 알고 있었지만, 원래 외출하기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 내 성격 탓에 라이브를 보러 갈 기회가 별로 없었다. 하지만 그 날은 “스윙저널”에서 라이브 후기를 부탁받았기 때문에 딱 좋은 기회였다.
라이브 공연장은 이미 가득차서 그 높은 인기를 증명하고 있었으며, 멋진 스테이징에 진심으로 감동했다. 특히 한국어로 부른 자신의 오리지널 곡 [비새]는 최고의 작품이었다.
“아시아를 대표하는 그녀가 세계적인 디바를 향해 한걸음 한걸음 전진하고 있는 것이 느껴지는 훌륭한 스테이지”라고 원고에 적긴 했지만, 그것만으로는 신작에의 기대감을 전부 표현할 수가 없다.
그러기에 “待望”의 2글자도 결코 오버스러운 것이 아닌 것이다...
웅산의 가창력, 표현력 등, 뛰어난 노래실력과 정교함, 빼어남은 이미 정평이 나있는 상태로, 이 신작에서도 “혼신(魂神)의 노래”로 느껴지는 뮤즈의 역량은 충분히 발휘되고 있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훌륭한 것은 영어 능력으로, 노래하는 가사의 하나하나가 똑똑히 들릴 뿐만 아니라, 곡의 “핵심”을 멋지게 표현해낸다.
이는 영어권 밖의 재즈 보컬리스트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요소이기도 하다. 게다가 또 하나 칭찬하고 싶은 것은 , 그녀의 훌륭한 인간력(이론 단어가 있었으면 싶지만...) 이랄까... 그 성격과 인격이다.
올해 봄 그녀는 메이저 데뷔작품을 들고 내가 담당하고 있는 방송 (본래 직업은 라디오 프로듀서)에 게스트로 출연했는데, 그 따뜻한 인품 덕에 같은 방송의 여성 아나운서를 비롯해서, 젊은 여성 디렉터, 접수창구의 여자아이 등 동성의 모두가 매료되오 바로 팬이 되어 버렸다.
엄격한 학자 집안에서 태어난 그녀는, 17세 때 1년간 절에서 수행을 했고, 그 사이에 가수가 되기로 결심했다는... 그야말로 특이한 경험의 소유자이다.
예명인 ‘웅산(雄山)’은 수행 중에 받은 법명이라는 이야기는 이미 유명할 것이다.
수행했을 당시 길러진 ‘인간력’이라는 것이 평소의 행동에도 반영되어 많은 이들을 매료시키는 것 일테고, 그것이 목소리에 한층 더 넓고 깊은 느낌을 더하고 있는 것일거다.
“애수(哀愁)라는 말이 있습니다만, 이 애수를 표현하는 점에서, 한국인은 일본인이나 유럽인들보다 뛰어나다고 생각합니다.”
그녀는 그렇게 얘기했지만, 난 이는 민족성에 의한 것 뿐만 아니라, 그 허시키하면서도 스위트하고... 오가닉하면서도 블루지한... 한 번 들으면 잊을 수가 없는 매력적인 보이스와 그 노랫소리에 절절히 애환을 담아 때로는 스윙감 있고 테크니컬하게, 때로는 가슴 따뜻해지는 훈훈한 분위기로 노래해서 가슴에 스며드는 곡들이 이 앨범에 있다고 느낀다.
일본에서 본격적인 데뷔작이었던 전작 [Feel Like Making Love]의 테마는 “COZY(편안함)”로, 그 테마대로 편안하고 기분 좋은 넘버들을 속삭이는 듯이 노래했으며, 퀸의 [Crazy Liittle Jinx...]를 블루스 느낌으로 부르는 등, 자신의 오리지널 곡과 함께 그녀만의 색깔도 더한 주옥같은 작품이었다.
“쿨한 일본 팬들을 기쁘게 하기 위해서는, 쿨한 자신을 표현하는 것이란 걸 알고 일부러 감정을 누른 톤으로 노래해 봤습니다.”라고 인터뷰 때 그녀가 얘기했는데, 그것이 적중해서 성공을 거두었다.
이번 작품의 테마는 “재즈 보컬”.
타이틀이기도 한 그녀 자신의 오리지널 곡, [Close Your Eyes]의 베이스 솔로에 의한 인트로부터, 리듬과 트럼펫이 더해져 그녀의 스윙감 넘치는 노랫소리에 이끌리게 된다.
그야말로 “재즈”에 정면으로 대하는 의지와 다짐이 직접적으로 전해져 온다.
전작의 “Jazzy'한 스타일보다, 이번 작품은 스트레이트하게 ”Jazz"를 표현하여, 그 보컬 테크닉이나, 세계를 매료시킨 빌리 할리데이를 상기시키는 표현력을 통해 본격파 재즈 보컬리스트로써 다채롭고 깊은 회한을 잘 나타내고 있다. 또한 그녀만의 우아하고도 물흐르는 듯한 보이스로 어떤 의미로는 일종의 ‘승부’를 낸 앨범이라고도 할 수 있겠다.
멤버는 전작과 거의 같은데, 그녀와 오랜 시간동안 함께해오면서 그 동안 쌓아온 신뢰도 역시 높은 스즈키 히사츠구(ts/as/ss&arr)가 뮤직 디렉터를 맡았고, 거기에 아키타 신지(p), 야스카가와 다이키(b), 오오츠키 “KALTA" 히데노부(ds) 등의 솜씨좋은 세션들이 있다.
여기에 그녀 자신도 “단합이 잘되어 기분 좋게 노래할 수 있다”고 얘기한 사람들이 모였는데, 어레인지 담당인 스즈키를 비롯해서 “재즈 보컬리스트”로써의 그녀의 매력을 한껏 발산시켜주는 호화 멤버들 -마츠시마 케이지(tp, flh), 아마노 키요츠구(g), 아츠미 유키히로(g), 카네코 유타(org)- 역시 곡에 따라 참여하고 있다.
그 중 스페셜 게스트는 2번째 곡에 등장하는 TOKU.
바트 버커락 & 할 데이빗의 명콤비에 의한 [Walk On By]로 트럼펫, 플루겔혼, 그리고 코러스까지 3역을 소화해내어, 앨범의 완성도를 높였다.
이번 앨범에 실린 곡에 대해 살짝 얘기하자면, 웅산 자신의 오리지널 곡은 타이틀곡과 5번째 블루지한 [All I Want]의 2곡이다. 이 곡들은 상당히 “Jazz"를 의식한 오리지널곡으로, 특히 [All I Want]는 카네코의 오르간이 전체의 무드를 잡고, 스즈키의 테너도 좋은 소리를 더해 그녀를 더욱 돋보이게 한다.
뉴 스탠다드로도 불리울만큼 컨템퍼러리 넘버는, 위에서 얘기했던 TOKU가 게스트인 [Walk On By]와 재즈계의 인기 싱어송 라이터인 마이클 프랭크스가 쓴 [Vivaldi's Song]이다. [Vivaldi's Song]은 비발디의 곡에 영감을 얻어 써진, 클래시컬한 보사노바 터치의 작품이다.
“마음에 스며드는 노래”를 목표로 하고 있는 그녀에게는 딱인 곡으로, 그 훌륭한 감정표현이 이 앨범에서도 하이라이트로 꼽힐 만하다.
나머지는 콜 포터의 [Just One of Those Things] (오오츠키의 브러쉬를 백으로 하여 테크니컬하게 노래한 인트로부터 소름이 돋을 정도로 훌륭한 기교가 엿보이는 곡)이나 [Love for Sale], 재즈보컬리스트로는 필수적인 곡이자 많은 싱어들이 즐겨부르는 [After You've Gone].
거기에 맷 데니스의 [Angel Eyes] (12비트의 박자를 딴 스즈키의 어레인지도 훌륭하다)와 그녀가 경외하는 페기 리의 18번 곡인 [Fever](블루지한 표현이 탁월하다!) 등은 친숙한 노래들이다.
또, 귀재 셀로니어스 몽크가 쓴 발라드 명곡으로, 크리스 코너 등도 노래한 꽤 어려운 곡인 [Round Midnight] 등... 이런 넘버들을 다양하게 표정을 바꿔가며 선명하고 또렷하게 노래한다.
그 중에서도 가장 흥미로운 것은 4번째 곡인 보컬 킹=냇 킹 콜이 쓴 [Straighten Up And Fly Right]. 정교한 스캣을 더해 요염한 느낌의 스윙감을 느끼게 해준다. 이런 가볍고 노즈탤직한 표정에서부터 그녀의 성장과 진화를 느낄 수 있다.
그리고 마지막을 장식하는 [Sentimental Journey]는 도리스 데이의 대 히트작(45년)으로, 노스텔직 멜로디의 대표적 넘버이다. 웅산이 부른 노래 역시 블루지하고 노스탤직한 느낌을 잘 살려냈으며, 아마노의 기타와 카네코의 오르간 역시 아주 좋다.
P.S. 이 멋진 앨범은, 그 높은 완성도에 의해 기쁘게도 “스윙저널”의 “골드 디스크(GD)”를 수상했다.
[09/11/03 코니시 케이이치]
첫댓글 좋은 자료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