갬성 제주 04
생각하는 정원
성영범 원장님을 만날 수 있어서 행운이었습니다
하도 유명해진 분이라 여러 매스컴을 대해본 경륜으로 말씀이 조리있고 고생을 몸소 겪은 탓인지 몸짓이 너그러웠습니다
1968년 제주에 정착했습니다
셔츠회사 경영자를 버리고 농부가 되었는데 조금은 어리석은 사람 아닌가 주위에서는 고개를 갸웃거렸다네요
그러나 지금은 산을 옮긴 우공
우공이산 愚公移山의 현대판 설화를 만든 주인공이 되었습니다
꾸준함이 곧 비범함이다
제가 모토로 삼고 사는 말이거늘
우공 성씨는 그 말의 결과를 보여주는 증좌로 제 앞에 나타났던 것입니다
생각하는 정원
처음 저간의 산 옮기기를 일단락하면서 세상에 문을 열던 1988년 당시에는
예술분재원
이었는데
나중에 생각 이라는 주제가 본래의 발상을 살려준 개명으로 이어진 것이지요
지금은 이 정원에 부여된 상 賞이
그 높이를 경신 또 경신하고 있는데
제주도 전 관광지 심사평가 1위
제주 제일의 국빈방문지
구가 지정 민간 정원 1호
중국 의무교육 교과서에 소개
등 등 다채롭고 화려합니다
성범영 우공을 표현한 중국 교과서 표현을 보면
개척진취
견인불발
자강불식
등으로 신세대 교육 가치의 표본이 되었습니다
생각하는 정원의 특징은
분재와 수석 괴석이 어우러져 있고
농부 한 사람이 퍼나른 흙으로 이루어진 동산이 제주의 오름을 닮았으며
관람로를 따라 스토리텔링
생각하게 하는 텍스트 입간판이 요소요소에 도열해 있다는 것입니다
그 스토리 중에 이 정원을 찾았던 중국 인민일보 논설위원의 신병매관기 컬럼이 있는데요
분재의 미덕의 진실 공방에 자연미를 일부러 변형조작한다는 일반론을 완전히 뒤엎는 내용이었거늘
이 내용이 중국의 정치가들에게 제주 방문 의욕을 돋우웠고
후진타오까지 다녀가게 됐다는군요
분재는 뿌리를 잘라주지 않으면 죽는다
영양 과잉이 제일의 경계사항이라는 말입니다
사람도 생각을 바꾸지 않으면 빨리 늙는다
사람은 금방 꼴까닥 죽지는 않지만 생각을 쟁기질하는 삶이 아주 중요하다는 가르침입니다
1만2천여 평 넓이의 정원 어디에고 성영범 원장의 손길 닿지 않는 곳이 없으며
하루라도 눈길이 가 닿지 않는 곳이 없습니다
정원의 역사와 함께 이곳을 찾은 세계 각국의 명사들의 휘호와 보내온 찬사와 작품들이 넘쳐나고
1톤 트럭 한 대 분량의 방명록을 전시할 박물관 건립을 계획하고 있답니다
정원에 뿌리를 잘 내린 소나무 마흔 그루가 한꺼번에 말라죽었던 기억을 되살릴 때마다 진저리를 친답니다
왜 죽었을까
정답은 건태풍
바람만 몰아치고 비는 내리지 않는 태풍
그 바람 속에 묻어온 소금기를 해송이 아닌 육송은 견뎌낼 수가 없었던 것이랍니다
몸으로 배운 진리인지라 그 후로는 육송은 절대 심지 않는답니다
지금 있는 두 그루 육송은 인공 오름 덕택에 바람이 건너뛰는 자리였던지라 돋보이게 자리하고 있다네요
나무는 꽃이 질 때 5월부터 내년 봄의 꽃피울 일을 준비하거늘
사람들은 제 스스로 한 약속도 하찮게 여기고 어기는 일이 많지요
전국의 학생들에게 이 곳 정원에 오게하여 정직함 근면함을 가르친다면 그 중에 얼마는 어렸을 적에 웅지를 품고 미래의 국가지도자가 돌 터인즉 교육 현장으로서의 큰 가치가 있는 세계적인 정원이 될 것입니다
울림이 큽니다
다행인 것은 부자간에 대를 이어 정원을 가꾸고 운영하게 되어
성영범 원장님은 정말로 넉넉한 표정으로 제주 하르방 생불이 되었다는 사실입니다
바지 무름께를 덧댄 디자인의 누비옷이 딱 하르방입니다
당초에는 이 정원이 진행하는 힐링부페 점심식사를 기대했거늘
관광객 감소로 일단 접고
일류 단품 갈치조림이나 구이 하나로 축소했답니다
식사를 예약하면 입장료 면제
1인당 33천원이니 이유있는 값이다 싶습니다
모자를 파는 기념품 가게가 숍인숍으로 운영되고 있고
3층의 전망대 오름건물에서는 명품 커피도 마실수 있는데
저는 하와이 특산 코나KONA 를 만났더랍니다
정원을 건성건성이라도 한바퀴 돌고
황칠차 한 잔으로
원장님 마무리 차 대접을 받으며
방명록에 몇 줄 소감도 적을 수 있었습니다
오늘 갬성 제주 제4탄은 발길 닿는대로 돌며 찍었던 정원의 이모저모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