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 안골노인복지관의 무료 ‘도시락 배달’ 사업
거동불편 독거노인의 ‘생명줄’
밥은 생명이다. 끼니를 거르는 것처럼 고통스러운 일은 없을 것이다. 전주 안골노인복지관(관장 이연숙)은 올해부터 거동이 불편하여 복지관을 이용하기 어려운 저소득 독거노인을 대상으로 따뜻한 끼니를 드실 수 있도록 무료 도시락 배달 사업을 시작하였다.
수혜 대상은 전주시에서 위탁한 인후 • 우아동 거주 38명(남18 여20)이며 대부분 70~80대 고령이고 90대도 3명이나 있다. 함께 사는 사회적 역할을 다하려는 사회복지 현장을 찾아가 보았다.
오전 08:30분 조리원 5명이 조리복장으로 갈아입고 주방에서 200여명의 점심을 조리한다. 10:10분 조리원이 원통모양의 스텐도시락에 밥을 꾹꾹 눌러 담는다. 담당 김홍애 사회복지사와 자원봉사자 2명이 빠른 손놀림으로 찬그릇에 반찬을 담는다. 오늘 메뉴는 파래무침, 고등어조림, 콩나물국이다. 주말에는 대체 식품으로 라면 떡, 빵, 누룽지, 과일 등을 첨가한다.
10:50분 도시락을 여러 개씩 들고 나가 재빨리 봉고차와 소형 승용차 두 곳에 나누어 싣는다. 10:55분 드디어 배달이다. 따뜻한 도시락 식기 전에 어르신 식탁에 도착해야 한다. 남쪽과 북쪽 방향으로 나뉘어 각각 출발했다. 남쪽 방향은 엄창섭 사무국장과 김홍애 사회복지사가 배달에 나섰다. 기자는 북쪽 방향 배달 차에 동승했다. 주봉택 사회복지사가 운전을 하고 송인섭(65세) 자원봉사자가 집집마다 빠른 동작으로 배달을 했다. 골목골목 주차된 길 잘도 빠져나간다. 긴 언덕길을 후진으로 빠져나오기도 한다. 곡예운전이다. “안녕하세요, 불편한 것은 없는 지요.” 안부를 묻는다.
“아침은 드셨어요?” “아니, 그냥 건넜어. 이제 먹어야지.” “저녁은 어떻게 하십니까?” “이걸로 저녁까지 먹지, 많으니까.” 92세 할머니다. 꾹꾹 눌러 담는 조리원의 마음을 알 것 같다. “도시락은 잘 드시는지요?” “이걸로 살지요. 참 고맙지요.” 89세 할아버지다. 실로 독거 노인에게는 복지관 도시락 배달이 그대로 생명줄인 것이다. 어제의 빈 도시락을 들고 나온다. 모래내 시장골목을 지나 복지관에 돌아오니 시계는 12:23분을 가리키고 있었다. 도시락 배달은 수호천사의 발길이다.
은 종 삼 도민기자
첫댓글 수고많으셨습니다. 이 기사는 르포형 기사네요. 르포형 기사는 기자가 어떤 현장을 직접 방문해 시간대별로 기록하며 현상소개와 함께 느낀 점 등을 사실에 근거해 기록하는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