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 – 벨기에(2009.6.28.)
브뤼헤에서 브뤼셀까지(2009.6.28.)
브뤼헤는 ‘유럽의 제2의 베네치아’라고 할 만큼 아름다운 운하의 도시다. 시가를 더욱 운치 있게 감상하려면 유람선을 타야 했다. 작은 유람선 안에는 빙 둘러 의자가 창문에 밀착되어 있어 양쪽의 경치를 더 많이 보려고 자리에 신경을 썼다.
브뤼헤의 시가는 중심지로 이루어져 살아있는 그림 같았다. 사각으로 둘러서 있는 웅장하고 장엄한 고딕 건축물들이 가슴을 설레게 했다. 47개의 종이 달린 종각에는 유명한 옛 시장 건물과 시청 건물이 있었다. 시청사는 어느 곳을 가든 기본적인 관광지이다.
그곳에는 성당이나 교회는 신트살바토르 대성당(12~16세기), 부르고뉴의 마리아와 그녀의 아버지 및 대담 공 카를의 무덤이 있는 노트르담 교회, 성묘의 교회를 모방해 지어진 예루살렘 교회(1428년) 등을 포함해 대부분 천년을 넘는 문화유산들이다. 플랑드르 예술품과 역사 유물이 소장된 여러 박물관 중 유명한 곳으로는 12세기의 신트얀 병원 안에 있는 멤링 박물관, 흐로엔닝헤 박물관, 15세기의 흐루투스 저택 등이 있었다.
골목들은 장난감 모양처럼 예뻤다. 작은 골목 다리를 건너편에 온화한 흰색 건물로 이루어진 곳이 있었는데 조금은 특별한 의미를 지닌 곳인 듯했다. 전쟁 당시 남편을 잃은 여인들이 재산을 가지고 수녀원에서 생활 보장을 받은 후 전쟁이 끝난 후에는 다시 그곳에서 재산을 찾아 나왔다는데 오늘날은 베네딕트 수녀원이 되었다고 한다.
하루 내내 걸어도 피곤하지 않은 매혹적인 관광이었다. 브뤼셀시가에는 유럽 연합 본부가 있는 곳이라고 한다. 은행과 다국적 기업이 들어선 상업과 산업의 중심지임을 한눈에 알 수 있었다. 시가와 골목마다 상점에는 브뤼셀 레이스를 전시하여 마치 브뤼셀을 상징하는 듯 화려하면서도 은은한 여성의 아름다운 이미지를 내비쳐 친숙한 인상을 주었다.
그랑 팔라스는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광장으로 꼽힐 만큼 우아한 조각 건축물 들이 보는 이로 하여금 감동을 선사했다. 어느 곳 한 군데라도 빼놓을 수 없는 멋진 시가다.
그랑 팔라스 인근 찰스 불스 거리(the rue Charles Buls)의 벽면에 세워진 에베라르드 세르클라에스 청동상(Everard Serclaes Bronze Statue)은 '혀를 뽑혀 죽은' 순교자의 동상이 있었다. 그 동상은 원래가 검은색이었는데 어찌나 많은 사람들이 만졌던지 노란 구릿빛으로 변색하여 반질거리는 것이 아닌가, 누워있는 자세의 동상의 팔을 쓰다듬으면 축복을 받는다고 했다. 많은 사람이 그의 팔과 팔뚝을 쓰다듬는 모습이 흥미로웠다. 동상을 만지면 브뤼셀에 또 오게 된다는 말도 있다는데 지나칠 수 없었다. 그 주위에서 많은 볼거리가 있어 그만큼 바쁜 하루를 보냈다.
그날 관광의 중점이었던 브뤼셀에서 제일 유명한 ‘오줌싸개 동상’을 찾을 때는 다른 곳을 찾을 때보다 더 큰 기대를 했다. 좁은 골목 한 귀퉁이에 아주 작은 어린아이의 동상은 60cm밖에 되지 않는 동상이었다. 더욱이 인파들의 훼손을 막기 위해 쇠창살로 엮어 울타리로 되어있어 직접 손으로 만질 수 없게 올려져 있었다. 그런데도 이 동상이 유명세를 치르는 이유가 있을 법하여 가이드의 설명을 듣지 않을 수 없었다.
유래인즉슨, 브뤼셀인들이 주변 국가들로부터 침략을 자주 당했을 당시로 거슬러 올라간다. 프랑스가 브뤼셀까지 침입해 화약고에 불을 붙였을 때 어린 소년이 아무것도 모르고 불붙은 화약고에 오줌을 싸서 껐다는 놀라운 사실을 제보받은 국왕이 꼬마 쥘리앙을 높이 칭송하여 그 동상을 만들었다는 것이란다.
1600년의 실화가 오늘날까지 전해지고 있어 관광 수입을 높일만한 가치가 다분하다고 여겨졌다. 우리는 인파 속을 빠져나와 특산물인 초콜릿 가게에 들렀다. 시식코너에서 다양한 초콜릿을 맛볼 수 있었다. 여름을 방불케 하는 날씨 탓에 초콜릿을 가지고 갈 수는 없었지만 얼마든지 먹을 수는 있었다. 비싼 만큼 맛이 고급스러웠다. 백야는 계속 이어지고 한밤중인 시간이 되어서야 투숙하기 위해 호텔로 이동해야만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