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 IB IB에 대하여
1. 성취기준을 교사가 만드는 것과 현행 국가교육과정 고시 사이에 문제는 어떻게 해결하나?
2. 국정과 검정 중심의 교과서 체제에서 자유발행제를 IB 인증학교에만 줄 수 있는 특혜는 어떤 법적 조율이 없어도 되는 것인가?
3. 교사별 평가는 초등의 경우 이미 시행되고 있고, 중등의 경우 시도는 하지만 훈령과 지침상의 문제를 해결하지 못해서 공동출제를 하고 있는데 IB 학교는 이걸 어떻게 해결하나?
4. 시도교육청별로 인사발령은 매우 민감한 문제인데 IB학교만 이런 특혜를 주는 것은 무슨 초법적 권리인가?
5. 내신 30% 비중의 교사 재교육은 도대체 어떻게 가능한가?
1~5의 '시스템 혁신'은 그동안 혁신학교나 교원단체에서 지속적으로 요구하던 것들이지만 이에 대해 끊임없이 저항하는 세력들, 누구도 나서서 하지 않으려고 했던 것들이지 그다지 새롭지 않다고 보는데 IB학교는 "어떤 초법적 특권"을 부여받아 가능하게 하겠다는 것인가?
무엇보다 1개 학교에 1만 달러, 1인당 시허비용 120만원을 교육청이 지원해준다는 것 자체가 불평등을 야기하는 것 아닌가? 이에 대한 토론과 합의 과정이 있었는가?
IB 평가 점수로 결국 한국의 대입까지 바꾸겠다는 건가? IB 전형이라는 또다른 입시안을 만들 거 같다는 느낌적 느낌이다. 그렇게 되면 또다시 IB로 홍역을 치를 것 같다. 이것이 과연 교사와 학교에 대한 신뢰로 가는 길인가?
정말 사교육 요소가 끼어들 요소가 없는지 회의적이며, 보편화되지 않을 것을 대구, 제주 두 교육청에서 시작해서 KB를 만들겠다는 것 자체가 거대한 이권 사업은 아닌가?
학종이 비교과로 인해 불공정한 거라면 그걸 수정하면서 갈 수 있는 것 아닌가?
"학종"에 대한 불공정성을 과잉담론화하고, "수능=정시=공정"으로 도배하던 언론이 IB에 대해서는 침묵하거나 동조한다면 그거야말로 사대주의에 다름 아닌 듯.
이범 (Bohm Lee) 펌글입니다=========================
IB(인터내셔널 바칼로레아) 한국어판에 대한 발표와 토론이 2019년 1월 11일(금) 청주교대에서 하루종일 진행됩니다. 청주교대 교육연구원과 충북교육청이 공동 주관하는 CITEF(청주국제교사교육포럼)의 마지막날 순서입니다. 저는 이날 오전에 'IB 교육과정과 대입'을 주제로 발표합니다.
<IB란 무엇인가?>
제주교육청과 대구교육청을 필두로 IB 한국어판을 도입하기 위한 계약이 IB본부와 곧 체결될 예정입니다. 이미 이를 추진하기 위한 기본 예산은 제주도의회 및 대구시의회를 통과한 상태입니다. IB는 100% 토론형·탐구형·논술형 수업과 평가라는 점에서 혁신학교가 표방하는 교육이념과 유사하나, 혁신학교가 담보하지 못하는 다음과 같은 '시스템 혁신'을 내포하고 있습니다.
①교사가 만드는 교육과정(성취기준을 위에서 내려주지 않음)
②교사가 교과서 집필하거나 교과서 없이 수업 가능(교과서 자유발행제)
③교사는 본인이 수업한 학생들만을 평가(교사별 평가). 즉 1반에서 끝반까지 시험문항이 동일해야 한다는 규정 없음
④교사가 담당할 학년·과목을 신학년 적어도 2-3개월 전에 예고(인사혁신 내포)
⑤전세계적으로 채점되는 과목별 논술형 입시(6개과목 45점 만점의 IB 총점 중 30%는 교사가 평가하는 내신, 70%는 논술형 입시에 의해 구성됨)
①~⑤는 한국과 일본이 공유하고 있는 후진적 교육시스템에 대한 파격적 대안입니다. 그중 ①~④는 교사의 교육능력을 하향평준화시키는 한국식(=일본식) 시스템을 전복하는 '교권 선진화'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①~⑤는 우리에게는 낯설지만, 선진국에서는 흔히 볼 수 있는 제도들입니다. 예를 들어 최고의 교육선진국으로 유명한 핀란드는 ①교사가 만드는 성취기준 ②교과서 자유발행제 ③교사별 평가 ④교사가 담당할 학년·과목 조기 통보 ⑤과목별 논술형 입시 등 IB와 꼭 닮은 교육시스템을 가지고 있습니다. 구성주의에 대한 강조도 똑같습니다. IB는 한국에서 시도가능한 가장 핀란드적인 교육시스템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IB에 대한 오해>
IB에 대해 숱한 오해가 존재합니다. 한국내의 IB학교들이 모두 영어판(예를 들어 제주도의 국제학교인 NLCS, BHA)을 운영하기 때문에 '귀족교육', '사교육비' 등의 괴담이 횡행했습니다.
하지만 제주교육청과 대구교육청이 중심이 되어 추진하는 IB는 일반 공립학교에서 한국어판으로 운영하는 것이고 모든 비용을 교육청이 부담하므로 '귀족학교'가 아닙니다. 학교 1개교당 회비(IBO에 내는 fee)가 1년에 1100만원(1만달러) 정도 소요되고 고교 졸업예정자가 치르는 입시 비용으로 1인당 120만원 정도가 소요되는데 이는 교육청에서 모두 부담합니다.
또한 영어판이 아니라 한국어판이고 소규모로 몇몇 학교에서 시범 도입하는 것이므로 사교육비를 자극할 우려가 거의 없습니다. IB 인증 고교를 다니지 않으면 IB입시에 응시가 금지되므로, IB입시가 사교육을 자극하기 어려운 구조입니다.
IB는 전통적으로 영어판만이 존재했는데 5년 전 일본 문부성이 IB본부와 계약하여 IB 일본어판을 보급, 현재 일본내 100여개 초중고교가 IB학교로 인증받아 IB 교육을 하고 있습니다. 일본은 이것을 자국의 고질적인 '주입식 수업 + 객관식 시험'의 대안으로서 도입하고 있습니다.
IB에 대한 또다른 오해는 프랑스 대입시험인 바칼로레아와 착각하는 것입니다. IBO(IB본부)는 스위스에 있는 비영리재단으로서 프랑스 제도와 전혀 다릅니다. 전세계 6천여개 학교가 IB학교로 인증받아 IB교육을 실시하고 있는데 그중 60%는 공립학교이며 40%는 사립학교입니다. 물론 IB 입시의 문항은 프랑스 바칼로레아와 유사한 경우들이 있지만 이것은 프랑스만이 아니라 유럽 여러 국가들(프랑스, 영국, 독일, 스웨덴, 핀란드 등)이 가진 과목별 논술형 입시의 교집합입니다.
<IB를 통해 KB로>
IB는 "학종보다 공정하고 수능보다 선진적인" 교육체제입니다.
IB는 비교과를 전혀 인정하거나 반영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학종보다 공정하며(단위학교 자율로 비교과 활동을 추가하는 것은 가능하지만 IBO는 이에 전혀 관여하지 않음)
IB는 내신과 입시 모두에서 객관식이 없고 학생 본인의 논리와 아이디어를 발전시키도록 요구하고 이를 평가한다는 점에서 수능보다 선진적입니다.
IB는 한국에서 보편화될 수는 없습니다. IBO로부터 'IB학교'로 인증되어야만 하는 제도이기 때문입니다. 시도별로 초중고별 몇개 학교 정도에서 할 수 있을 것입니다. IB를 통해 10년 내로 KB(코리안 바칼로레아)를 만들어내는 것이 목표입니다. KB의 핵심은 IB와 동일하게 (1)교권 선진화(위의 ①~④)와 (2)과목별 논술형 입시(⑤) 입니다.
행사에 대하여 좀더 알아보거나 참가를 고려하는 분은 다음 사이트에 접속하시기 바랍니다.
www.CITEF.net
https://eri.cje.ac.kr/www/contents.do?key=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