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의 점수로 피츠버그가 승리를 거두었네요.
투수력, 타자력, 수비력등 모든면에서 밀리는 경기였습니다. 신시내티는 일찍 경기의 흐름을 내주었고, 그 흐름을 끊을 기회를 놓친 반면, 피츠버그는 한발짝씩 도망가면서 경기내내 신시내티는 질질끌려가는 모습이었습니다. 국내와는 달리.. 홈구장을 가득메운 팬은.. 거의 다 피츠버그팬으로.. 어쩌면 분위기와 기싸움에서 약간은 밀리면서 경기를 시작했을수도..(정말 무서울 정도로 열광의 도가니..)
단기전에서는 역시 강한 선발을 가진 팀이 유리한가 봅니다. 특히 특정팀에 강한 에이스 투수가 있을 경우 상대팀으로서는 정말 답이 없는거 같네요. 피츠버그의 선발 릴리아노의 경우, 신시상대 엄청난 성적을 거두고 있다는 기사를 본 적이 있는데.. 사실상 팀의 출루를 이끌고 팀의 득점을 이끄는 추신수 선수와 보토선수가 모두 좌타자인점.. 릴리아노에게 약한 점만 미루어봐도, 오늘 경기는 쉽지 않겠다고 예상은 했습니다.
이에반해 신시내티의 선발투수 쿠에토는 릴리아노에 비해 상대가 느끼는 부담이 적겠죠.
쿠에토에게 팀도 많은 것을 바라지는 않았을 겁니다. 대략 5~6이닝 정도 1~2실점 내외로 막고 나머지 이닝을 투수들을 총 동원해서 막아낼 계산이었겠지만, 피홈런 2방으로 일찌감치 흐름을 내주게 됩니다. 2실점 정도는 신시입장에서도 예상을 하고 있었겠죠. 이 점수차대로 5~6회까지 끌고간다면, 아무리 릴리아노에게 약한 신시내티라도 한, 두번의 기회는 올 것이고, 1점 정도 따라가서 경기 후반 불펜싸움에서 승부를 걸어 볼 수 있었겠죠.
하지만 3회 맥커친에게 안타를 허용한 후, 1사 1루에서 유격수앞 땅볼이 불규칙하게 튀면서 1사 1,3루로 이어지게 되죠. 아무래도 경기의 운도 피츠버그에게 있던거 같습니다. 희플로 3:0까지 점수차가 벌어지고.. 상대투수가 릴리아노라는 점을 감안하면, 조금은 부담스러운 점수차로 벌어지게 됩니다.
하지만 한 번의 기회는 분명히 올 것이고, 그 기회를 살린다면, 충분히 따라갈 수 있는 점수차였죠. 이런 기회가 바로 다음 이닝에 나오게 됩니다. 선두타자로 나온 추신수 선수의 사구와 이어진 안타로 무사 1,2루의 찬스가 오게 되죠.
여기서 적어도 2점정도만 뽑아준다면, 초반 넘어간 흐름을 뒤집을 수 있는 기회였는데, 보토가 최소한의 진루타도 성공시키지 못하고 삼진으로 허무하게 물러나면서.. 흔들리던 릴리아노도 안정감을 찾게 되었고, 부담이 되는 쪽은 오히려 신시내티가 되었죠.
어찌됐든 1사 1,2루에서 또 허무하게 아웃카운트 반납.. 2사 1,2루로 바뀌었고, 제이 브루스의 1타점 적시타가 나왔지만.. 2사 후 였고.. 아직은 점수차가 2점인 상황.. 안정을 되찾은 릴리아노의 투구로 피츠버그가 위기를 넘기면서.. 이닝이 마무리 되었죠.
그래도 아직은 경기 초반이고, 2점차라는 점수를 고려한다면, 가능성은 아직 충분했던 상황이었습니다.
이제부터 잘하면 되는 것인데.. 쿠에토가 4회 1사 후 2루타를 허용하게 됩니다. 중반으로 넘어오는 경기 시점이라는 점, 단판 승부라는 점, 더이상의 점수를 허용하면 경기를 되찾아오기 힘들기에.. 투수교체의 타이밍은 적절했다고 생각합니다.
신시내티의 투수진이 어떻게 되는지, 잘 모르기 때문에 바뀐 투수 마샬의 선택이 올바른가에 대해서는 판단할 수 없지만, 이어지는 투수도 홈런성 2루타를 허용하면서.. 경기가 많이 넘어 갔습니다. 그리고 이어진 맥커친 타석에서 고의 사구로 거르게 되는데.. 나쁘지 않은 선택이라 보입니다. 좌투수인 마샬에게 강타자이면서 우타자인 멕케친을 상대하는 것보다.. 비어있는 1루를 채우고 좌타자아 승부 병살을 유도하는 작전으로 가는게 정석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죠.
문제는 이어진 좌타자에게 유인구로 승부를 하다 볼넷을 허용하게 되는 장면입니다. 결과론이기는 하지만.. 공격적 피칭을 할 타이밍이 아니었나? 생각합니다.
그리고 후버로 투수교체가 되고, 2루땅볼타구가 나오면서.. 신시팬은 '됐다"라고 외쳤을 것 같은데.. 아쉽게도 필립스의 실책이 나오게 됩니다. 정말 평범한 땅볼.. 단판 승부라는 긴장감.. 경기가 질질 끌려가는 분위기와 피츠버그 홈의 열광적인 응원으로 주눅이 들만 한 경기장 분위기, 필립스도 정신줄을 챙기지 못한 것 같습니다.
병살타구를 병살로 처리하지 못하면서 점수차는 5:1 4점차로 벌어지면서 사실상 경기가 완전히 넘어가게 되죠. 릴리아노의 오늘 페이스와 단판승부 불펜 총동원이라는 사실을 고려한다면.. 3~4점을 한 번에 뽑아내는 빅이닝을 만들기는 쉽지 않았을 것이고, 중반부터 신시내티는 실점을 최소화하는 동시에 한점씩,, 두점씩 따라가는 방식으로 조금씩 조금씩 경기 흐름을 가져오는 방식을 택해야 했죠.
(이런 경기의 흐름을 한 번에 뒤바꿀 수 있는 방법은 큰 거 한방이죠. 최소 2점짜리 홈런으로 단번에 흐름을 가져올 필요가 있었는데.. 불행히도 신시에는 거포형 타자가 없는거 같더군요. 그래서 삼진이 많아도 거포형 타자를 붙박이로 두는 이유가 이것 때문인가봐요.)
그 후 1사 2루라는 또 한번의 기회가 찾아오지만.. 이미 벌어진 점수차는 피츠버그 투수인 릴리아노에게 심리적 안정감을 가지게 해주었고.. 편한 상태에서 자신의 페이스대로 던지게 되니, 연속안타를 뽑기는 쉽지 않았을 것입니다. 보토가 또 한번 삼진을 당하며.. 찬물을 얹었죠.
그 후, 도망가는 솔로홈런이 나왔고, 추신수의 추격하는 솔로홈런도 나왔지만.. 경기를 흔들만한 큰 기회를 만들어나가지 못한 신시내티였죠. 아무래도 큰 점수차에서 오는 심리적 압박감이 컷을 것이고, 그런 심리가 소극적인 타격자세를 만들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반대로 피츠버그 투수들은 넉넉한 점수차를 안고 편하게 한, 두방 맞는 것은 괜찮다라는 자기 피칭을 맘껏 뿌리면서.. 피츠버그가 쉽게 경기를 이겼다고 봅니다.
단기전 특히 단판승부에서의 선발투수.. 원펀치들의 얼마나 중요한가를 보여주는 경기였습니다. 경기 초반에 쫄깃하게 경기를 가져가면서 경기의 흐름을 조율하는 에이스 투수의 필요성을 절감하는 신시내티가 되었을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