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락산 아흔 아홉 골짜기
수락산 아흔 아홉 골짜기
지도에는 나오지 않네
거미줄 길에 얽히면 나오질 못하지 설사
지독한 당신이 아흔 아홉 골짜기를 다 누벼도
언제나 거기 한 골짜기는 더 있네
귀신 씨나락 까먹는 소리인지
구미호 방귀뀌는 소리인지 알 수 없지만
청동 황동 숲 지나 비단 계곡
꿀처럼 맑은 물 천수 만수향 자욱한 게
관음보살이 목욕하는 것 같네
일찍이 수천 거사와 이인들이 그 물에 몸담그려
북적였지만 아무도 들어갈 수 없었네
그러나 산 때문에 몸살나본 사람은 알지
나무뿌리 돌부리에 걸려 넘어져봐야
벼락처럼 맑은 순간도 있다는 것을
기진하고 맥진한 그 순간 도끼처럼
한 세계가 열릴 수도 있다는 것을
숲 속 웬 노인이 나타나 길을 알려주었나
나비가 길잡이가 되어주고
노랑턱멧새의 노래 소리가 몸을 환히 뚫으면
어둡던 숲이 갑자기 환해진다네
제비꽃 물봉선의 인삿말이 들리는가
당신은 이미 그 집 문지방을 넘은 것이네
아, 거기엔 똥통에 머리 내밀고
세상이 미쳤다 외친 중도 있어 장기라도 한판 둘 수 있지
이 세상 저 세상 세상 따윈 솔가지에 걸어두시게
까마귀가 까악까악 울 뿐이라네
수락산 아흔아홉 골짜기 일제히 울어
천지가 요동해도 그 물이 모두 모여
한강수로 간다니 길이 궁금하거든 그대
저기 갈매기에게나 물어보든지
참고 - 똥통에 머리 내밀고 외친 중 : 김시습
첫댓글 예전에 수락산 밑 자락에 산 적이 있습니다. 이 시도 지난 달 어머니와 도토리를 주으러 수락산에 갔다가 돌아와 쓴 것입니다. 참 좋은 산입니다. 주말에 뵙겠습니다.
어머니와 도토리를 주을수 있는 여유와 낭만이 부럽네요 ^^ 저는 아들딸과 그러고 싶네요.
에구~~~ 동덕님들 ㅓㄱ에 산천 유람 함께 하게 되니 넘 감사 합니다.. 그리 멀리는 첫 걸음인지라 2시간 반 왕복 다섯시간텀을 둬야겠는데 또 지각 해서 일행 놓치지 말도록 7호선 낯선 역이 저를 두근대게 하네요...혜 심고
모시고 넷으로 이동좀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