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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라치고개~느보산~전양고개~절운고개~매봉산~배미산~동촌재
양평군 지평면 소재지와 무왕리 쪽 사이를 잇는 342번 지방도로가 무시로 넘나드는 고개인
모라치 고개,오늘도 그 고개를 연락부절하는 차량들은 거개가 건축 폐기물을 운반하는 대형
덤프트럭이거나 쓰레기 수거차량들이다.그들이 몰고 다니는 흙먼지가 오늘도 여전한 모라치
고개에서 연신 꼬리를 잇는 지맥의 산길은 고갯마루의 서쪽인 우측의 길섶에 우뚝 서 있는
'무왕1리'라고 새겨진 큼지막한 빗돌 옆이다.
산악회 등의 전세버스 였다면 두 시간도 채 안되어 도착할 수 있는 거리를 곱절로 허비한
뒤에 닿은 여로의 과정은, 전철로 용문역으로,용문역에서 택시의 도움을 받아 내처 모라치
고개로 직행을 하고 나서야 비로소 득달하게 된다.오늘의 산행지는 원래 성지지맥의 세 번째
구간 산행이었다.그러나 청량리역에서 국철로 환승하는 과정에서 불거진 늑장으로 불가피
하게 목적지가 바뀌게 되었다.
마침 성지지맥과 추읍지맥을 한 묶음으로 종주를 할 참이었기 때문에 다행이라고 할 수 있겠
다.체포나 제거의 대상인 적에게 거꾸로 잡혀 사지를 묶인 채 죽음이 경각에 달한 007 제임스
본드가 지껄인 영화의 대사 한 구절이 갑자기 떠 오른다. "007이 잘못되면 008이 있다".
암튼 교통상황으로 007인 성지지맥 세 번째 구간 산행이 삐끗하였으니, 008격인 추읍지맥
두 번째 구간을 꺼내들 수밖에 없게 되었다.
그러한 우여곡절을 겪은 뒤에 추읍지맥 두 번째 구간의 들머리인 모라치 고개에 상현과 로마'
가 득달한 때는 구름 한 점 없는,마치 시퍼렇게 벼린 강철검 같은 파란 하늘과 바람은 숨을
죽이고 있지만 싸늘한 냉기가 코끝을 맵싸하게 지분거리는 오전녁 새참 무렵이다(9시40분).
고갯마루를 연락부절하는 대형 덤프트럭과 쓰레기 수거차량 등이 몰고온 흙먼지가 가실 틈
이 없는 고갯마루를 뒤로하고 곧바로 지맥의 등성이로 붙으면 지맥의 등성이는 건축물 폐기
장 시설이 등성이 마루금까지 아금받게 파고 든 상태다.
크고 작은 콘크리트 조각들이 널려 있는 등성이 곁의 건축물 폐기장을 얼른 벗어나면 아름
드리 노송 한 그루와 어린 신갈나무 등이 엄부렁한 넙데데한 멧부리이고,다갈색의 가랑잎이
수북한 산길을 거쳐 둥그스름한 행색의 크고 작은 바위들의 봉긋한 멧부리를 차례로 넘어
선다.바람은 한 점 불어오지 않는데, 여지껏 닦아 놓은 것처럼 맑고 파란 하늘은 금새 희뿌연
구름들이 스폰지에 물이 스며들 듯 점점 번져가고 있다.
지맥의 산길은 아름드리 노송 서너 그루가 지키고 있는, 다갈색 가랑잎은 수북하고 베개처럼
기름한 해발314.1m봉으로 꼬리를 잇는다.등성이 좌측 저 아래 산협의 분지 형태의 오붓한
무왕리 마을이 부감이 된다. 다소 밋밋한 산길은 좀 더 솟구쳐 있는 기름한 꼴의 멧부리로
산객을 안내한다.쉼터용의 긴의자가 마련이 되어 있고, '느보산 등산로 안내표지'가 담겨 있는
입간판이 세워져 있는 해발324m의 느보산 정상이다(10시8분).
느보산 정상에서 지맥의 산길은 좌측 9시 방향의 가파른 내리막이다.수북한 가랑잎의 가파른
내리막을 구르듯이 내려서고 망두석과 상석을 갖춘 순흥안가의 묵묘의 곁을 지나고 나면
지맥을 가로지르는 왕복 2차선의 차도로 지맥의 산길은 꼬리를 드리운다.양평군 지평면 쪽과
여주군 북내면 방면 사이를 잇는 345번 지방도로가 넘나드는 고개 전양고개다(10시26분).
고갯마루 도로 건너 쪽 지맥의 등성이에는 이동통신철탑이 높직하다.
고갯마루 우측 도로 건너 편의 수렛길로 접어들면 꺼먼 차광망을 뒤집어 쓴 비닐하우스 한 동
과 컨테이너 반 토막짜리를 이용한 농막으로 여겨지는 간이건물이 나란히 자리하고 있는 데,
지맥의 산길은 그들 앞을 거쳐 지맥의 등성이로 꼬리를 잇는다.지맥의 산길은 금새 하늘을
찌를 기세의 낙엽송 숲의 곁으로 이어진다.그러한 산길은 곧바로 다시 지맥을 가로지르는
임도를 만나게 되는 데,좌측 방면의 임도는 하수용 흄관과 검은 PVC관을 쌓아 놓아 임도는
그대로 막혀있다.
그러한 행색의 임도를 뒤로하면 지맥의 등성이 좌측은 여전하게 낙엽송 숲이 이어지고,잣나
무 숲이 그 뒤를 잇는다.그런 뒤에 오르게 되는 붕긋한 멧부리가 해발278m봉이다(10시52분).
지맥의 등성이 좌측은 낙엽송과 잣나무들의 숲이 갈마들며 이어지고,등성이 우측은 신갈나무
를 비롯한 참나무들과 소나무들이 한데 어우러진 행색이 여전하다.그러한 행색의 산길은
간벌이 이루어져 헐렁한 느낌의 낙엽송 숲으로 이어지고,지맥의 등성이 좌측 8부 능선쯤의
산허리를 따라 지맥과 궤적을 같이 하는 임도가 줄곧 따르고 있다.
그 임도 길섶에는 4,5미터쯤 길이의 벌채한 굵직한 낙엽송 토막들이 두어 군데 수북하게 쌓여
있다.간벌이 이루어져 헐렁한 느낌의 낙엽송 숲을 좌측으로 끼고 꼬리를 잇는 산길은 서낭당
행색의 잘록한 안부 사거리를 거치고 나면 좌측은 바로 곁으로 임도가 결을 같이 하고 있고
등성이 우측 저만치에는 거뭇한 행색의 간이건물 한 채가 덩그렇다.간벌된 낙엽송 숲을 좌측
으로 끼고 이어지는 산길은 한동안 꼬리를 잇는다.
그러한 행색의 산길이 시야를 벗어날 무렵이면 신갈나무 등이 엄부렁하고 넙데데한 멧부리를
넘어서고, 한 차례 더 오르막을 짓쳐 올려치면 베개처럼 기름한 멧부리에 오르게 된다.거뭇한
행색의 두부모처럼 생긴 큼지막한 바윗덩이 하나가 기름한 등성이 한복판을 차지하고 있다.
이 멧부리에서 지맥은 우측 3시 방향으로 급커브를 그리며 산객을 안내한다.산길은 수북한
가랑잎이 발목까지 빠져들고 다소 밋밋한 행색으로 꼬리를 잇는다.
그러한 행색의 산길은 아름드리 노송 두어 그루가 우뚝하고 ,어린 신갈나무 등이 엄부렁하고
납데데한 멧부리를 넘어서고 나서 한 차례 더 완만한 오르막을 올려치면 펑퍼짐스럽고 다소
기름한 멧부리에 오르게 된다.해발350.2m봉이다(11시34분).산길은 여전하게 가랑잎이 수북
하다.지맥의 산길은 아름드리 노송 두어 그루의 봉긋한 멧부리를 넘어서면 가파른 내리막으
로 이어지고,등성이 우측 저 아래로는 오붓한 망미리 마을이 나무가지 사이로 부감이 되고,
좌측으로는 대평리 쪽의 산협이 눈에 들어온다.
그러한 행색의 내리받잇길은 너덧 동의 큼지막한 축사를 운영하는 '가나안 농장'이라는 이름
의 축사 곁으로 이어진다.축사의 입구를 막 벗어날 무렵에 축사의 주인으로 여겨지는 한 사내
가 불쑥 나타나더니,다음부터는 다른 길을 이용하시라고 짐짓 점잖게 타이른다. 가축들의
전염질병을 염려한 것이리라.아닌게 아니라 축사 정문 주위에는 가축전염질병을 예방하려는
소독약 살포로 희뿌옇게 얼룩이 더께를 이루고 있고, 입구를 지키고 있는 털북숭이 개 한
마리의 그동안의 앙살은 주인의 등장으로 더욱 목청을 높여 나가고 있다.
축사 정문은 곧바로 지맥을 가로지르는 왕복 2차선의 도로로 이어진다.지평면 곡수리 쪽과
망미리 방면(우측) 사이를 잇는 341번 지방도로가 넘나드는 고개, 절운 고개(편의상)다(11시
51분).이곳에서 우측인 고갯마루 길섶에는 '망미1리(節雲마을)'라고 새겨진 빗돌이 번듯하다.
지맥의 산길은 그 빗돌을 지나서 바로 도로 건너 쪽의 수렛길로 접어들어야 한다.그런데 그
수렛길은 철망을 이용한 철문이 가로막고 있는 게 아닌가.
진입을 제한하고 있는 철문은 문 옆으로 틈새가 너무 넉넉하다.꺼먼 차광망의 비닐하우스
행색의 농막을 지나서 숲 쪽의 수렛길을 따르면 이내 오르막 산길로 이어진다.오르막은
머지않아 더욱 가풀막지게 이어지고 코가 땅에 닿을 것처럼 산객을 다그지게 몰아세운다.
울퉁불퉁한 돌부리와 가랑잎의 가풀막진 오르막을 헐떡헐떡 올려치면 비로소 오르게 되는
기름하고 펑퍼짐스러운 멧부리,해발300.8m의 매봉산 정상이다(12시4분).
매봉산 정상에서 지맥의 산길은 북쪽 방면인 우측 3시 방향으로 급선회를 하며 산객을 안내
한다.내리받잇길은 완만하고 부드럽게 이어지고, 수렛길처럼 널찍한 행색에 그동안 가랑잎이
수북했던 산길은 비질을 거친 것처럼 멀쑥하고 가지런하다.그러한 행색의 산길은 서낭당
행색의 사거리 안부로 이어지고 서낭당 사거리 안부를 뒤로하고 한 차례 오르막을 짓쳐 올려
치면 꺽다리 소나무들의 해발311.8m봉이다(12시19분).
소나무들의 해발311.8m봉을 뒤로하는 소나무 숲길은 TV안테나가 세워져 있는 곳을 지나게
되고,붕긋한 멧부리에 이르면 맞은 쪽 저멀리 희뿌연 운무 사이로 우뚝 솟구쳐 있는 배미산이
한눈에 들어온다.그동안 하늘은 구름이 차츰 늘어나더니 기어코 하늘 전체를 뒤덮어 버린
것이다.그리고 조금 전부터는 하루살이 날벌레 같이 눈이 나부끼고 있는 거다.그런 까닭으로
먼 산은 이미 희뿌연 운무 속으로 사라진 거였다.
그나마 배미산의 거무스레한 실루엣이 조망이 되는 넙데데한 멧부리에서 헛헛함을 잠시
달래본다. 눈발은 오는 둥 마는 둥 저희 마음 내키는 대로 하루살이처럼 나부끼고 있다.
간식을 해치우고 발걸음을 옮기면 산길은 여지껏의 수렛길 같은 산길은 다시 가랑잎이
수북하고 이전의 말쑥함과 가지럼함은 거의 사라진 산길이다.그러한 행색의 산길은 두어
차례의 언덕 같은 멧부리를 거치고 한 차례 가풀막진 오르막을 더 거치고 나면 마침내
오르게 되는 봉우리가 해발395.2m의 배미산 정상이다(13시9분).
붕긋한 정수리 한복판에는 대리석으로 빚은 빗돌이 번듯하고,'배미산 등산로 안내표지'가
담겨 있는 흑갈색의 입간판이 우뚝하다.그리고 쉼터용의 긴의자와 산행안내를 위한 이정표
가 마련이 되어 있으며,주변에는 군의 방어진지인 모랫자루를 이용한 참호가 두어 군데 자리
하고 있기도 하다.그러한 행색의 배미산 정상에서 지맥의 방향은 좌측 10시 방향이다.가랑
잎이 수북한 내리막은 울창한 잣나무숲을 거치고 나면 머지않아 군부대의 울타리와 맞닥
드리게 된다.
이곳에서는 군부대의 울타리 좌측으로 발걸음을 옮길 수밖에 없다.울타리를 우측으로 끼고
발걸음을 옮기면 울타리 바깥은 널찍한 폭으로 제초작업을 거친 까닭에 이동의 어려움은
별로 느껴지지 않는다.그러한 행색의 울타리 곁을 한동안 따르면 군부대의 진출입로로
이어지고 군부대의 진출입로는 이내 지맥을 가로지르는 왕복 2차선의 차도로 슬며시 꼬리
를 드리운다.
이 도로는 양평군 지평면 쪽과 여주군 금사면 방면 사이를 잇는 70번 지방도로다(13시45분).
지맥을 곧이곧대로 이으려면 군부대 진출입 입구가 있는 70번 지방도로를 따라 우측으로
200미터쯤의 고갯마루 어름까지 발품을 보태야 지맥의 마루금에 붙을 수가 있다.그러나
그곳에서도 군부대의 울타리가 지맥의 방향을 가로막고 있으니 지맥을 곧이곧대로 이을
수는 없다.
그러한 상황의 구간으로 인하여 군부대의 차지가 되어 있는 해발281m봉 일대를 건너 뛸
수밖에 없는 노릇이다.그러한 까닭으로 70번 지방도로를 따라 좌측 방향으로 6,7백 미터쯤
도로를 따르면 삼거리 차도에 닿게 되는 데,이 삼거리에서 우측의 차도를 따라야 한다.우측
차도 어귀에는 '양평수목원'의 흑갈색 입간판이 우뚝하고, '가나안농군학교' 입간판도 전신주
에 걸려 있다.이 우측의 왕복 2차선 도로는 이곳 옥현리 삼거리와 용문면 소재지 사이를 잇는
군도다.
이 도로를 1km쯤 따르면 도로 좌측으로 '양평수목원'과 '가나안농군학교 1교' 입구 삼거리
이고,삼거리를 지나고 나면 곧바로 '부일마을,옥현2리'의 마을 빗돌이 우뚝 서 있는 부일마을
동구다.이곳을 지나서 500마터쯤 더 발품을 더하면 고갯마루에 닿게 되는 데,이 고갯마루가
지평면과 용문면의 지경이 되고, 주읍지맥상의 고개이기도한 동촌재(편의상)다(14시13분).
오늘 산행은 여기까지다.이곳 동천재를 뒤로하고 칠보산을 넘어 고길고개까지의 예정 구간을
조금 줄인 거다.
오늘은 산행을 시작할 무렵에는 그렇게 맑은 날씨였는 데,산행을 본격적으로 시작하고부터
시나브로 우중충하던 날씨는 눈발까지 나부끼는 상황으로 치닫게 되었고, 기온마저 낮아
쌀쌀함이 가득한 하루였다.다음 번으로 나눠 잇게 될 산행을 이런 날씨에 좀 더 한들 무에
도움이 될 수 있겠는가.산행에 대한 개략적인 결정이 내려졌으면 행동은 민첩하게 이루어져야
한다.우왕좌왕하거나 뜸을 들이며 꾸물거리다 보면, 되는 일은 으레 시원찮은 법이다.
(산행거리;14km. 소요시간;4시간30분) (2019,12/3)
(아래)추읍지맥 지도1 분기점-70번도로(지도를 클릭하면 확대됨)
(아래)추읍지맥 지도2 70번도로-앙덕(지도를 클릭하면 확대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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