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웅산, 인생을 노래하는 그녀, 소박한 내일을 꿈꾸다
10년도 훨씬넘은 1998년 가을이었던 것 같다. 재즈 애호가들이 홍대에 모여 음악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는데 지인이 여성 재즈 보컬리스트와 함께 자리에 왔다. 순간 매력적인 외모에 모든 분들의 시선이 그녀에게 멈췄다. 아마 그때가 웅산과의 첫 만남으로 기억된다. 당시 신관웅 밴드와 류복성 밴드에서 활약하고 일본 활동도 시작했다고 소개받았다. 당연히 그녀의 아름다운 외모에서 풍기는 매력에 압도되었지만 사실 ‘웅산[雄山]이라는 독특한 이름은 처음에 매치가 잘되지 않았다. ’몇 천 년을 그대로 있는 산‘처럼 변하지 말라는 법명이라고 얘기를 나중에 들었고 18살에 비구니가 되기 위해 출가해 충북 단양의 구인사에 있었다고 전해 들었다. 순간 그녀의 허스키하고 호소력 짙은 목소리가 꾸며서 나오는 것이 아닌 마음속 깊은 곳에서의 울림이란 것을 알게 되었고 당연히 그녀의 팬이 되어 앨범과 공연장을 찾아 응원하게 되었다.
데뷔 후 10년을 넘게 한국을 대표하는 재즈 보컬리스트로 곡내외에서 활약하고 있는데 2003년 <Love Letters>를 시작으로 그녀의 족적이자 한국 재즈의 역사가 되고 있는 앨범 작업 또한 매우 중요하다. 피아니스트 베니 그린과 베이시스트 로니 플렉시코가 참여한 본작은 일본에서도 발매되어 그녀의 일본 활동에 시금석이 되었다. 2005년 재즈 스탠더드가 중심이었던 전작의 컨셉에서 벗어나 블루스를 노래한 <The Blues>를 발표 했는데 당시 타이틀곡 ‘Call Me'를 비롯해 많은 곡을 직접 작사/작곡하여 싱어송라이터로서 역량을 보여 주기도 했다. 당시는 노라 존스의 열풍이 지나간 후여서 실력파 해외 여성 싱어송라이터들이 대거 등장할 때였는데 웅산의 노래도 그녀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정도로 완성도 높은 노래들이었다. 2년 후 웅산의 대표 앨범이자 재즈 팬을 넘어 대중들에게 자신의 이름을 알린 앨범인 세 번째 앨범 <Yesterday>를 선보인다, 전작 <The Blues>에 이어 송라이팅에 신경을 써 주옥과 같은 곡을 쏟아낸다. 그 어떤 전문 창작자도 하기 힘든 일은 멋지게 해내었고 타이틀 곡 ’Yesterday'는 2008년 3월 한국의 그래미라 할 수 있는 한국대중음악상에서 최우수재즈 & 크로스오버 노래부문에 선정되었고 음반상에도 올라 2관왕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담백하고 심플한 멜로디라인을 잘살린 표창훈의 프로듀싱도 앨범의 인기에 기여를 goTEk. 월간 재즈피플에서 매년 독자들의 투표로 이루어지는 리더스폴[Reader's Poll]보컬 부문에 선정되어 2008년 6월 한국 재즈의 모든 것을 볼수있는 리더스폴 콘서트에서 멋진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그리고 얼마 전까지 고현정이 출연한 맥심 아라비카 CF에 삽입되어 많은 사랑을 받기도 했다. 이런 수상 결과에 힘입어 2008년 가을 네 번째 앨범 <Fall In Love> 를 발표하는데 본작에서는 처음으로 자신이 직접 프로듀싱을 맡아 앨범을 진두지휘하게 된다. 그리고 한국과 일본을 오가며 녹음을 진행하는 열의를 보인다, 특히 4집부터는 일본 음반사인 포니캐년과 파트너가 되어 든든한 지원하에 자신의 음악세계를 펼치게 된다. 이와 같은 열정적인 앨범 작업 와중 다수의 단독공연, 뮤지컬 주연, 드라마 O.S.T. 참여, 해외 아티스트와의 협연, 방송 진행, 국내외 재즈 페스티벌 참여 등 몸이 열 개라도 부족할 활약으로 보여준다.
멈추지 않는 그녀의 활동은 손오공의 근두운[근두운]와 같은 음악이 언제나 늘 곁에 있기에 가능하리라 본다, 특히 2009년 1월 근두운을 타고 일본으로 건너가 벌인 세계최고의 라이브 클럽 ‘블루노트’일본 투어는 일본에서도 큰 반항을 일으키기도 했다, 그동안의 사랑을 팬들에게 드리는 쉼표같은 앨범 <Miss Mister>를 2009년 가을에 발표하는데 정식 앨범으로 볼 수 없는 스폐셜한 앨범으로 역시 자신의 창작곡과 선배인 박선주와 작업한 곡들이 새로운 분위기를 연출했다. 첫 번째 Gift Album인 <Miss Mister>를 선보이고 바로 5집 <Close Your Eyes>를 발표한다. 2009년 12월에 일본에서 먼저 발매되고 2010년 국내에 선보이게 되는데 본 작은 한국인 최초로 일본의 최고 재즈잡지 <스윙저널>의 골드 디스크를 수상하는 쾌거를 올려 아이돌 음악과 영화배우에 집중된 한류의 열기를 재즈로까지 확대시키기도 한다. 일본에서 공연이 있거나 레코딩이 있을 때 가장 큰 힘이 되는 색소포니스트 히사츠구 스즈키가 연주 뿐 아니라 프로듀싱을 맡았고 히토자카구치 스튜디오에서 일본 연주자들과 녹음을 했따. 본인이 만든 창작곡‘Close Your Eyes’‘All I Want'를 제외하고는 모두 스탠더드로 채워 재즈적인 색채가 더욱 돋보이는 앨범으로 평가 받았다. 새로운 밀레니엄을 맞이하고 10년을 지내게 되는 2010년에는 일본에서 <Once I Loved>를 발표하는데 본작은 일본의 재즈 비평지의 ’제5회 재즈 오디오 디스크 대상‘보컬 부문에서 금상을 수상해 한국 뿐 아니라 일본에서도 정상의 자리를 확고히 하게 된다. 5집인 전작 <Close Your Eyes>에서는 토쿠[Toku]가 참여했다면 <Once I Loved>에서는 일본의 세계적인 트럼펫 히노 테루마사가 피처링으로 참여해 앨범의 품격으로 더욱 높여주고 있다. <Once I Loved>가 정규 앨범이 아닌 한국 팬들을 위해 두 번째 Gift Album으로 발매되고 있어 정규 여섯 번째 앨범 <Tomorrow>와 동시 발매되어 팬들을 기다리고 있다.
이처럼 한편의 소설과 같은 이야기는 끝나지 않고 정규 6집인 <Tomorrow>로 이어진다. 그동안 한국과 일본으로 오가면서 양국의 연주자들과 녹음하며 앨범을 만들었는데 본작은 최근 그녀의 연주를 책임지고 있는 웅산 밴드가 함께하고 있다. 특히 최근 대한민국 재즈 1세대의 대표 트럼페터 최선배가 현악 앙상블과 함께한 앨범 <A Trumpet in the Night Sky> 의 편곡과 프로듀싱을 맡은 피아니스트 조윤성이 역시 피아노와 프로듀싱을 맡아 깔끔하고 담백한 사운드를 만들고 있다. 언제나 음악인이 앨범을 발표하면 신보에 찬사가 이어지기 마련이지마나 웅산의 6집 <Tomorrow>의 사운드는 최고라 할 수 있다. 오랫동안 그녀 뒤에서 연주해온 박철우[드럼]를 비롯해 베이스에 허진호, 기타에 찰리정,퍼커션에 김정균이 역시 자리를 지켜주고 있으며 현재 한국에서 교편을 잡고 있는 숀 피클러가 4곡에서 드럼을 연주하고 있다. 그동안 창작곡의 결실이자 ‘Yesterday’의 화답송이라 할 수 있는 타이틀 ‘<Tomorrow>’를 시작으로 재즈 스탠더드와 팝송, 그리고 우리 대중음악의 고전이 이어진다. 조윤성의 과하지 않는 편곡은 소박한 분위기를 잘 표현하고 있으며 찰리정의 기타는 블루스를 배경의 클리어한 톤이 너무 매력적이다. ‘<Tomorrow>’는 포스트 노라존스의 주역인 마들렌 페이루와 멜로디 가르도트의 재즈-포크-컨트리를 믹스한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곡으로 2011년 한국을 대표하는 승글로도 손색이 없다. 콘트라 베이스의 인트로에이어 핑거 스냅이 흥겨움을 더하는 ‘Am I Blue'는 넘치지 않는 스윙감이 웅산의 목소리[스캣]를 감싸고돌고, 조윤성의 피아노 반주[콤핑]는 멋들어진 완급조절을 보여준다. 이어지는 ‘The Boulevard Of Dreams'는 다이애나 크롤과 토니 베넷의 버전 뿐 아니라 장국영의 노래로도 친숙한 알 두빈 [Al Dubin]과 할 위렌[Hal Warren]이 만든 곡이다. 찰리 정의 어쿠스특 기타가 곡독한 가을 남자의 우수를 표현하고 웅산의 노래는 그 남자의 옷깃을 올려 세우듯 고혹적으로 들린다. 그리고 전반부 기타를 이어받는 애수어린 반도네온[Bandoneon]연주는 최근 활발한 활동으로 보이고 여성 반도네온 연주자 박상지가 연주하고 있다. 'This Masquerade'는 레온 러셀[Leon Russell]의 1972년이지만 카펜터즈와 조지 벤스의 노래로 더 많이 알려진 곡으로 적막한 뮤트 트럼펫 연주는 일본 재즈 트럼펫의 리더인 켄지 마츠시마[Keiji Matsushima]가 피처링으로 참여해주고있다. 드럼과 베이스, 기타와 펜더 로데즈가 연출하는 그루브 리듬에 트럼펫 솔로가 멋지게 연주된다. 또 하나의 창작곡 ‘Like River' 는 열정이 가득한 곡으로 찰리 정의 기타가 마이스 스턴처럼 록필을 보여주고 있으며, 'Gee Baby, Ain't Good To You'는 낸시 윌슨, 아니타 오데이, 에타존스 등 여성 재즈 보컬리스트가 자주 부르는 스탠더드로 웅산은 조윤성의 피아노와 찰리 정의 기타만을 백업으로 재즈 필 가득 담아 노래하고 있다. 그동안 웅산은 장필순의 ’어느새‘ 명혜원의 ’청량리 블루스‘ 등 우리의 대중음악으로 세심하게 골라 부르곤 했는데 본작에서는 신중헌의 ’꽃잎‘과 산울림의 ’찻잔‘을 부르고 있다. 1967년 작으로 ’봄비‘를 부른 신중현 사단의 이정화가 불러 히트를 기록한 곡으로 웅산은 싸이키델릭 원곡보가 조금 느리게 커버하고 있는데 노래 중 “또~다시” 부분은 신중현과 이정화의 오마주로 느껴지기도 한다. ’찻잔은‘이제는 다시 만날 수 없는 록밴드 산울림[(김창완 곡)]의 노래로 1980년 산울림의 6집에 실린 곡으로 그보다 한해 전인 1979년 쌍둥이 밴드 노고지리가 먼저 불러 전 국민의 애창곡으로 사랑을 받기도 한 곡이다. 애잔한 원곡의 분위기를 대부분 해체하고 피아노와 기타만으로 포스트 모던한 유럽피언 스타일로 만들어 내고 있다. 'Street Life'는 웅산이 예쩐부터 즐겨 부른 곡으로 조 샘플이 이끄는 퓨전재즈밴드 더 크루세이더스[The Crusaders]의 1979년 곡으로 랜디 크로포드[Randy Crawford]의 소울풀한 보컬은 지금까지 사랑받고 있는 곡이다. 웅산은 재즈와 소울이 적절히 믹스된 분위기를 잘 소화하고 있다. ‘Black Coffee'는 재즈 스탠더드 중에서도 자주 불ㄹ리어지는 곡으로 폴 프란시스 웹스터[Paul Francis Webster]가 작사하고 소니 버크 [Sonny Burke]가 작곡한 노래로 페기 리[Peggy Lee]의 건조한 음색이 유명한 1948년 곡이다. 웅산은 찰리 정의 어쿠스틱 기타와 함께 블루지하게 소화하고 있다. 3집 <Yesterday>에 수록된 적이 있는 ’Loving You Was Like A Party'는 신보에 다시 한 번 더 실려 있다. 웅산의 소울과 블루스를 느끼기 위해 가장 어울리는 곡으로 뛰어난 보컬리스트 말레나 쇼[Marlena Shaw]가 1974년 자신의 앨범 <Who Is This Bitch,Anyway?>에서 불렀지만 국내에는 당연희 웅산의 버전이 사랑받고 있다. 지난 3집의 버전이 말레나 쇼의 원곡과 비슷했다면 이번에는 조윤성의 어쿠스틱한 터치가 빛을 발하고 있다. 후반부 웅산의 보컬은 완숙미가 느껴지면서도 뛰어난 완급조절도 자유로운 분위기가 물씬 풍긴다, 이곡을 만든 버나드 아그너[Benard Ighner]는 니나 시몬의 노래가 인상적인 ‘Everything Must Change'의 작곡자이기도 하다. 2010년 최고의 수익을 올린 공연 10위에 오르며 다시 전성기를 맞이하고 있는 캐롤 킹의 ’You're Got A Friend'를 마지막으로 웅산의 6집이 마무리 된다. 40년 전인 1971년 곡으로 올해 데뷔 15주년을 맞이한 웅산이 자신의 음악 동료와 팬들에게 선사하는 선물이 아닌가 한다.
앞에서도 언급은 했지만 6집은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한국에서 가장 호흡이 잘 맞는 한국 연주자들과 함께했고, 자신이 좋아하는 곡으로 채워놓고 있다. 특히 조윤성의 프로듀싱은 웅산과 완벽한 호흡을 이뤄 최고의 결실을 보여주고 있다. 또한 5집<Close Your Eyes>로 일본 음악 스튜디오 협회 녹음상의 우수상을 수상한 최고의 엔지니어 가와사키 요시히로가 직접 엔지니어를 맡아 최고의 사운드를 구현해 놓고 있다. 신보는 웅산 자신의 데뷔 15주년을 기념하면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일본인들에게 대지진 이후 상처받은 마음을 위로하는 진심어린 마음이 담겨져 있다. 음악은 국적과 이념, 그리고 종교를 떠나 평화의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다.
김광현[월간 재즈피플 편집장]
6집 <Tomorrow>는 지난 <Close Your Eyes>앨범처럼 고품질 앨범에 적용하고 있는 HQCD로도 발매된다. ‘HQCD'란 ’Hi Quality CD'를 뜻하는 말로 선전적인 오디오 환경을 지니고 있는 일본에서 음악팬들에게 사랑받고 있는 매체[CD]이다. 일반 CD보다 한층 진보된 투과율로 신호가독 능력을 향상시켜 음의 해상력, 음장감, 분해력과 투명도를 강조하고 고역과 저역의 특성을 향상시켜 고품질의 음질을 들려주고 있다. 그래서인지 악기로 인해 음악폭이 넓은 재즈에서 사랑받는 CD 형식이다, 일반 CD 플레이어에서도 재생이 가능한 장점이 있으며, 이미 일본에서는 차세대 배체로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자연스러운 사운드 표현이 가능하며, 실제 연주하는 느낌을 최대한 반영한 아날로그적인 향기를 간직한 나추럴 사운드를 추구하고 있으며, 저렴한 비용으로 고품질의 사운드를 경험할 수 이TDj 소장가치를 높이고 있다. 이번에 동시 발매되는 기프트 앨범 <Once I Loved>와<Tomorrow>가 ‘HQCD' 기술로 제작되어 국내 1,000장 한정으로 발매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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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인생을 노래하다...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