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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동고개~망설봉~사별산~덕갈산~수영덤이
함양군 안의면 관동마을,금빛햇살은 여지없이 쏟아져 내리고
관동골을 휘감아대며 들이치는 정체를 드러내지 않는 바람은 살을
에우도록 살천스럽기만 하다.휘몰아대는 바람의 결을 따라 춤이라도
추려는가,희끗희끗 휘날리는 날벌레처럼 작으마한 눈송이들은
바람의 추임세에 따라 이리저리 춤을 춘다.
한 떼의 산꾼들이 우루루 버스에서 쏟아져 나온다(10시).
그동안 한적하기만하던 관동마을이 갑짜기 시끄러워지기 시작한다.
바로 옆 농가의 똥개 한 마리가 악착을 떨며 짖어대는가 하더니
바로 그 이웃 똥개마져 나도 질 수 없다 새된 목청으로 한몫 거든다.
그놈들을 뒤로해서 마을 고샅을 벗어날 무렵쯤의 한 농가의 흰둥이는
산꾼들을 멀건이 바라보고 아무런 소리를 지르지 않는다.제법
덩치도 크고 기골도 헌걸차고 끌밋한데 점잖게 꼬리를 좌우로
가만히 흔들어 대는 품세가 지나가는 산꾼들에게 인사를 하는
행동거지 같기도 하고, 수상쩍은 행색은 혹시 없는가 이리저리
훑어보는 것 같기도 하다.
그러나 흰둥이는 이 산꾼들의 정체를 행색과 냄새로 이미 파악하고
있는 게 분명하다.우리마을과 우리들에게 해꼬지를 저지를 사람들이
아니라는 것을.지금 그는 그런 내막조차 모른 체 악다구니를 하고
있는 어린 후배들의 열성어린 경계업무에 내심 흐뭇하고 미더워 하는
심정이 가득 들었던 게다.
관동고개 들머리
마을을 벗어나 숲으로 향하는 양회임도를 곧장 따르면 기맥의
주능선이자 언덕배기인 관동고개에 이른다.기맥의 줄기는 언덕배기
우측의 가파른 절개지 어귀로 꼬리가 보이는데 어귀에는 친절하게
산행안내말뚝이 망설봉은 1.8km의 상거에 위치하고 있음을 손짓을
하며 일러준다.울창한 소나무 숲 속으로 기맥의 산길은 발행이 된다.
가파른 오르막 치받이 산길은 물론이고 내리받이 비탈길 주위에도
울창한 소나무 일색의 숲이다.찬 기운이 가득담긴 바람이 송림으로
밀어닥쳐 홀가분하게 빠져 나가는 소리가 솨아 솨아 소리를 낸다.
밋밋하고 완만하게 들쭉날쭉 거리던 산길이 경사각을 높인 끝에
첫고등으로 내놓은 멧부리,장방형의 작으마한 대리석에 '망설봉'
이라고 새겨진 빗돌이 한복판에 세워져 있다.
그러나 이 정상석은 엉뚱한 봉우리에 잘못 세워놓은 빗돌이다.
망설봉은 이 지점을 뒤로하여 비석없는 묘지를 하나 지나고
5분 여의 발품을 보태고 치받이 오르막 산길을 올려치며 고도를
조금 더 높인 멧부리가 삼각점으로 권위까지 얹어놓은 해발
619.5m의 망설봉이다.
작으마한 헬기장으로도 소용이 됐음직한 행색을 띠는 망설봉을
내려서는 산길도 키가 우뚝하고 몸피도 튼실해뵈는 소나무 숲길이다.
기맥의 산줄기는 고래등판 같은 둔중한 몸매가 아니고 잉어등처럼
날렵한 유선형을 띠고 있다.그러므로 산길 양 측은 가파른 비탈을
이루는 형태인 게다.
범강장달의 덩치를 닮은 소나무 한 그루가 온갖 잡목들과 얽혀있는
멧부리를 넘어서면 산길은 누런 잔디가 고루 덮혀있는 한 기의
묘지 곁도 지나가게 된다.그리고 곧바로 가파른 내리막 내리받이가
시작이 되는데 굄목계단이 안전하게 이끌고 목책까지 갖춘 데크계단도
한몫 거든다.
파란 천공과 하늘금을 그은 기선봉이 저 멀리서 손짓한다.
누런 잔디가 고루 덮혀있는 두어 기의 묘지를 지나고,끌밋한 몸매를
자랑하는 소나무들의 솔가리 숲 길을 따르다 보면 삼거리 갈림길을
만나게 된다.거창군 남상면의 신기마을(좌측1.0km)로의 등하행 산길이
나 있는 삼거리 고개,숙지령이다.
숙지령의 이정표
이곳에서 기선봉까지는 4.4km를 남겨두고 있다.
찬 기운이 가득한 바람이 끊임없이 불어댄다.애시당초 방풍쟈켓으로
몸을 감쌌으니 그리 염려는 않고 있지만 대부분은 잠시잠깐 걸쳤다가
다시 벗어제껴 배낭 신세를 지곤하던 방풍쟈켓이 오늘은 제 몫을
톡톡이 할 추세가 여전하다.바람! 바람은 역시 변화의 주역이다.
입춘이 지난지가 닷새가 되고 우수를 아흐레 남겨둔 때에 이렇게
바람이 등천하니 춘신(春信)을 위한 변화의 조짐이 아닌가.
겨울의 심술이라고 싸다듬이 할 일이 아니다.바람의 역할이 무엇인지
눈여겨 본다면 수긍이 될 일이다.
이제는 기맥의 등성이도 고래 등짝처럼 둔중한 외양을 띠기 시작한다.
빼곡하게 들어 찬 소나무 숲을 빠져나와 누런 잡풀과 억새가 무성한
잘록한 안부를 지나면 곧바로 가파른 치받이 오르막이 기다린다.
가풀막진 비알을 올려치면 해발 636m의 밋밋한 무명봉, 기맥의 산길은
이 무명봉에서 좌측의 9시방향으로 발길을 돌려야 한다.
곧바로 오르게 되는 또 하나의 봉우리,미니 헬기장으로 소용이
됐음직하게 공터가 닦여 있는데 듬성듬성 잡목들이 세를 불리고 있다.
저 멀리 해가 떠오르는 쪽으로 감악산 풍력발전소의 위용이 조망이
된다. 예닐 곱 개의 풍차 팔랑개비가 빙글빙글 잘도 돈다.
밋밋한 봉우리가 이어진다.누런 솔가리가 담뿍 내려앉은 산길은
대접을 좋이 받아가며 등산을 하는 느낌을 지을 수가 없다.
봉분이 납작해진 묘지를 지나고 푸릇푸릇한 이끼가 더께로 앉은
엄장한 바위를 만난다.그 곁을 지나면 산길에는 간벌목의 길고 짧은
나무 토막들이 널려있는 숲 길을 따르기도 한다.
평지나 다름없는 밋밋한 소나무들의 봉우리,산길은 이곳에서 또 다시
좌측의 9시 방향으로 발길을 돌려야 한다.기선봉을 2.4km남겨둔
멧부리다.
소나무들이 빼곡하게 자리하고 있는 밋밋한 봉우리를 넘어서
완만한 비탈을 내려가면 두 기의 묘가 금빛햇살에 해바라기를
즐기고 있으며, 내처 올려친 밋밋한 멧부리를 넘어서 완만한 내리받이
산길을 잇다보면 선바위를 만나게 되고,곧바로 다른 선바위와
고인돌 행색의 기암도 거듭 만나 볼 수 있다.
가풀막진 내리막 비탈에 봉분이 납작해진 묘지가 금빛햇살에 졸고
있다.감악산 바람맞이 주능선에 일렬로 자리하고 있는 예닐 곱의
풍차 바람개비가 기세좋게 바람을 거스리며 빙글빙글 돌고있다.
감악산 풍차를 조망하며 내리닫는 잘록한 안부를 뒤로하고 다시
올려친 멧부리,물때가 거뭇하게 끼어있는 삼각점이 옹골차게
자리하고 있으며,기선봉이 1.3km에 불과하다는 산행안내말뚝이
멀뚱거리며 그 옆에 서 있다.
유선형 행색의 주능선에는 선바위를 비롯한 바위들이 눈에 띠고
바위절벽의 우측을 비껴 오르면 미니 헬기장으로 쓰였음직한 공터의
봉우리에도 오르게 된다.푸릇푸릇한 이끼의 바위들을 지나고 올려친
멧부리에도 그와 어슷비슷한 바위들이 서로 얽혀있다.
그곳을 내려서서 다시 한 번 올려친 멧부리는 이전의 헬기장 분위기
보다 규모가 큰 공터의 헬기장인데 이젠 소용이 끝이 났는지 잡목들만
무성하다.
그러한 행색의 헬기장을 뒤로하여 완만한 치받이 길을 올려치면
그곳도 역시 미니헬기장 분위기가 역력한 멧부리다.
이 멧부리가 해발669.2m의 기선봉 정상이다.멧부리 한복판에는
삼각점이 기선봉의 위치를 알리고 있으며 공터 주변으로는 네모 진
보도블럭들이 사방에 흩어져 뒹굴어 예전에는 이곳이 헬기장이
었음을 웅변한다. 기선봉에서 사별산은 1.3km를 남겨두고 있다.
기선봉을 뒤로하는 산길은 좌측의 10시 방향의 다소 밋밋한 숲 길
이다.솔가리가 내려앉은 고즈넉한 산길에는 변화를 추구하는 매서운
바람 만이 들이쳤다가 홀가분하게 빠져 나간다.
누런 덤불로 뒤덮혀 있는 묘지를 지나면 곧바로 삼거리 갈림길과
맞닥드리게 되는데 이곳에서는 우측으로 3시 방향의 산길을 따라야
한다.
간벌목의 길고 짧은 나무토막들이 널려있는 산길 주변은 다소
어수선 맞다.거뭇한 물때와 이끼가 더께로 말라붙어있는 상석을
앞에 둔 오래 묵은 묘지를 지나면 사별산이 손을 뻗으면 닿을 듯이
가까운 곳에서 손짓한다.가족 묘지인 듯한 묘역의 곁을 지나치면
곧바로 잘록한 안부 사거리가 기다리고 있는데.남재고개다.
거창 춘전리 남재마을과 함양 안의면 황곡리의 당산 부락 사이의
산길이 뚫려있는 고개인 것이다.
가풀막진 치받이 산길을 올려치면 산꼭데기 봉우리는 의외로
밋밋하고 평평하다.밋밋하고 붕긋한 멧부리를 내려서고 거뭇한
행색의 바위들이 드문드문 눈에 띠는 치받이 길을 올려치면 오르게
되는 멧부리,해발 692m의 사별산 정상이다.오늘 산행 구간 중의
최고봉다운 조망은 빈약하기만 하다.만약 최고봉 대접을 굳이
부여한다면 조망의 빈약은 정상 주변의 잡목들이 떠 안아야 하지
않을까.
사별산 정상의 이정표
사별산에서의 다음 여정인 춘전치는 2.4km 상거에 위치하고 있다.
간벌목의 나무토막들이 사방에 널려있는 가파른 내리받이 산길을
빠져 나오면 산길은 또 다시 키가 우뚝하고 몸피가 튼실한 허우대의
노송들이 안내한다.갈색의 솔가리를 담뿍 뒤집어 쓴 오래 묵은 묘지를
하나 지나고 나면 또 두엇이 모습을 드러내고 주능선 좌측 골짜기의
기슭으로는 넓은 규모의 농장으로 가늠이 되는 농지가 시원하게
내려다 보인다.
바람을 가르며 질주하는 차량들의 소음이 귓전을 울려대기 시작한다.
영호남을 오고가는 88고속도로가 턱밑으로 다가 온 것이다.
지맥 상의 춘전치를 뭉턱 잘라내어 88고속도로를 뚫어놓은 뒤 끝의
가파른 절개지 한복판으로 철계단이 기다랗게 걸려있다.
철계단을 내려서면 절개지 중간치인데, 사태방지용 빗물받이 양회턱이
기다린다.
춘전치의 '춘전1육교'/88고속국도
첫고등으로 맞닥드린 빗물받이 양회턱을 가로질러 두 번째 철계단을
거푸 내려서면 2차선 차도(1084번,수남로)로 내려선다.
오고가는 차량들도 거의 없는 빈 도로의 갓길을 따라 좌측으로 발길을
재촉한다.줄곧 차도의 갓길을 따르다가 차도가 좌측의 10시방향으로
향하는 지점에서 우측의 2시방향으로 차도를 벗어나 사태방지용
빗물받이 양회턱을 따른다.양회턱은 이내 과수밭 앞에서 끝이 난다.
그러면 과수밭의 가장자리를 따라 곧바로 이동을 하면 과수밭 둑이
다하면서 88고속도로를 넘어가는 육교 어귀에 닿게 된다.
이 육교가 '춘전1육교'다.진양기맥 상의 춘전치를 대체하게 된 셈이다.
춘전육교를 넘어가서 우측으로 뻗은 양회임도를 곧장 따른다.
쭉 뻗어있는 양회임도가 급하게 좌측으로 꺾여나가는 지점에서
맞은 쪽 절개지 사면으로 기어 올라가야 한다.절개지 사면을 헐떡거리며
올려치면 나무토막과 삭쟁이들이 널려있는 산길이 기다리고 그곳을
빠져나가면 종전의 소나무 숲길이다.
그러나 소나무 숲이 다하면 철망 울타리가 앞을 막아서는데, 이때는
울타리를 따라 우측으로 진행을 하면 곧바로 치받이 오르막 숲길이
나온다.벌겋게 맨땅이 드러나서 곧바로 허물어질 듯한 봉분을
지나가면 또 하나의 봉분이 눈에 들어오는데 이 묘지는 잔디가 골고루
곱게 덮혀있는 김해김가의 묘지다.조금 전과 너무 비교가 되지 않는가.
치받이 산길은 다소 가파르다.날머리가 가까워 질수록 멧덩이들이
산객에게 안겨주는 짐은 점점 큰 부담으로 다가오게 마련이다.
다리에 힘도 바닥을 드러내게 되고 인내심도 시나브로 사그라지게
마련 아닌가.그러므로 이럴 때에는 속도를 이전보다는 늦춰잡는 게
효과를 발휘하는 법이다.그러나 늦춰잡되 쉬지는 말아야 한다는 것이
핵심이다.드디어 올라선 해발670m의 식기봉,'식기봉'이란 이름이
깊숙하게 새겨져 있으며, 새겨진 글자에는 붉은 칠까지 보태져 있다.
식기봉을 뒤로하면 산길은 밋밋한 능선을 따르는 평이한 형태를
보인다.유난히 눈길을 자주 끄는 진달래 나무의 잔가지들이 다소나마
거추장 스럽다.그러나 봄의 전령이자 우리나라 모든 지역의 산에서
고루 반갑게 만나 볼 수 있는 봄 산의 주인공아닌가, 그날이 자꾸만
기다려지기 만 한다.
개활지나 다름없는 외양의 평평한 지역인데 억새와 잡풀이 가득하고
어린 소나무들이 빼곡하게 자리하고 있다.예전에는 이곳에 비교적
널찍한 헬기장이 닦여져 있는 곳인 듯, 이곳저곳에는 헬기장을 표시할
때 주로 사용되던 네모 진 보도블럭들이 사방에 흩어져있다.
진달래 잔가지들을 헤치고 그곳을 빠져 나오면 산길은 또 다시
끌밋한 소나무들이 이끄는 숲 길의 면모로 일신된다.
감악산의 풍력발전기
간벌목들과 삭쟁이들이 널려있는 숲길을 따라 치받이 오르막이
완만하게 시나브로 고도를 높여 나간다.
이윽고 올라선 밋밋하고 붕긋한 멧부리,해발 669m의 덕갈산 정상이다.
덕갈산의 빗돌이 튀는 외양에 특이한 형태를 취하고 있다.
직사각의 기단석(대략0.7m x 1.2m)에 큰 벽돌모양의 돌을 하나 얹고
그 위에 그보다 작은 세 개의 정사각형의 돌을 어슷하게 쌓아올리고
그 세 개의 돌에 차례로 이름을 새겨 넣은 것이다.이러한 모양의
빗돌을 산행을 시작하고부터 입때까지 구경한 적이 없으니
튀는 외양도 그렇지만 특이하고 독특하지 않은가.
덕갈산은 처음에는 떡갈나무가 많은 산이라서 떡갈산이라 부르다가
지금은 덕갈산이라고 부르고 있다는 것이 덕갈산을 관할하는
거창군 남상면의 정론이고, 이 산에 칡이 많다고 해서 '갈(葛)'자를
사용한 거라며 우기며 이야기하는 측도 있다고 부언하고 있다.
덕갈산 정수리를 내려서는 길목에 저멀리 감악산의 풍력 발전기의
풍차 바람개비가 아직도 쉴 줄 모르고 빙글빙글 돌고있다.
그리고 발치에는 거창국립종축장이 빤히 부감이 된다.
기맥의 줄기는 수영덩이로 산객을 끄집어 내린다.수영덩이를
가로지르는 비포장 도로로 내려선다.
오른쪽으로 격납고 모양의 커다란 터널이 눈에 들어오는데, 흔하게
보던 생태이동통로를 만들고 있는 중인 게다. 아직은 공사가 진행중
인지 널찍한 도로는 비포장 상태이고, 비포장 임도를 따라 좌측으로
몇 십 미터 이동을 하면 1034번 차도로 들어서게 된다.진양기맥 상의
수영덩이의 현재의 행색은 그러하다.
수영덩이의 터널
감악산의 풍차 바람개비가 온종일 빙글빙글 쉼없이 돌아가듯이
수영덩이 차도 근방에서 출출함을 달래려는 기맥의 산꾼들도
바람결에 흔들리기는 마찬가지다(14시30분). (201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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