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문고개~여항산~장골산~명정고개~천암산~갈목포구
통영시 문화동과 그 반대 쪽인 고개너머 북쪽의 북신동이 서로 경계를 짓는,지난 세 번째
구간의 날머리 베이스 캠프였던 충열사 주차장에서 북동 방향 7,8백 미터쯤의 서문고갯
마루에서 도상거리 40여 km의 통영지맥의 마지막 구간인 네 번째 구간의 산행은 발행이
된다(11시24분).시절은 무더운 염천지절을 가까스로 넘어섰으나, 태풍 '오마이스'가 뒤를
잇고,가을을 재촉하는 가을장마가 연신 그 뒤를 따르고 있는 즈음이다.
궂은 비가 내리는 가을장마 와중에 가을비도 하루쯤 쉬어갈 요량인지 오늘은 이른 새벽
부터 말간 얼굴의 구만리장천이다.네 시간여의 지루한 버스여행으로 오늘의 들머리인
서문고갯마루에 득달하니,미상불 고갯마루에는 뜨거운 뙤약볕이 눈이 부실 만큼 쏟아져
내린다.이곳에서 연신 꼬리를 잇는 지맥의 산길은 고갯마루 서쪽으로 샛가지를 친 양회
임도다.어귀에는 '법운암'이라고 새겨진 빗돌이 우뚝 세워져 있다.법운암 가는 길인 모양
이다.
통영시가지 풍경
50여 미터쯤 양회임도를 따르다가 임도를 그대로 두고 임도 좌측의 가파른 오르막 산길
로 발걸음을 옮긴다.등성이 좌측으로 통영항의 서호만과 포구시가지 풍광이 한폭의 그림
처럼 부감이 된다.기온은 다소 낮아졌다지만 높은 습도와 바람 한 점 불어오지 않는 가풀
막진 오르막은 일찌감치 헐떡거림과 팥죽땀을 내놓으라 산객을 몰아세운다.그리고 여러
종류의 매미들이 짝을 부르는 세레나데가 귓전을 두드린다.
오늘따라 유별나게 암컷을 향한 수컷들의 세레나데가 더욱 간절하게 울려퍼지는 것은
수컷은 암컷이 비가 내리면 그들의 노랫소리를 들을 수 없다는 걸 본능적으로 알기 때문
이다.장마통에 어쩌다 비가 쉬어가는 날을 맞이했으니 수컷들의 애절함이 오죽했겠는가.
통영시민들의 휴식공원답게 산길은 제초작업을 거친 것처럼 멀쑥하고 넉넉하다.그러한
행색의 산길은 머지않아 넙데데한 멧부리로 산객은 안내가 되는데,정수리 한복판에는
'北舖樓'(북포루)라는 현판이 걸려 있는,팔작지붕을 인 오색단청의 누각이 번듯하다.
여항산 정상의 북포루
해발173.9m의 여항산 정상이다(11시37분). 통영시 시가지 일대와 코발트빛 수면을 자랑
하는 남해안의 풍광이 한데 어우러진 조망은 산객들에게는 더할 나위없는 눈의 호사가
아닐 수 없다.그리고 이곳 여항산 일대는 경상남도 기념물 제106호로 지정이 되어 있는
통영성지(統營城址)다.조선 숙종 4년에 왜적방어를 위하여 평지와 산지의 지형을 절충
하여 지은 성곽으로 여항산 양쪽 등성이 약 1km쯤은 토성으로,나머지는 석성으로 쌓았
으며,둘레는 2.8km에 높이는 4.5m가 되는 성곽이었다고 전해온다.
그러한 역사적인 사실과 눈부신 조망의 여항산 정상을 뒤로하면 산길은 수렛길처럼
널찍하고 가지런하며 군데군데 쉼터와 체력단련을 위한 시설이 마련이 되어 있는 시민
공원의 산책로 행색이다.이러한 행색의 산길을 따라 5분여의 발품이면 평지나 다를 게
없는 삼거리 멧부리로 산객은 안내가 된다.해발 179.2m의 장골산 정상이다(11시43분).
이곳에서 지맥의 방향은 좌측 9시 방향으로 급커브를 그리며 꼬리를 잇고,그 반대 쪽인
우측은 통영시 북신동 어민회관 방면의 등하행 산길이다.
장골산 정상의 이정표
하늘을 찌를 기세의 울창한 편백나무 숲길은 또 다른 코스의 어민회관(우측) 갈림길로
이어지고,그곳을 지나고 나면 운동기구들과 쉼터용의 의자들이 마련이 되어 있는 쉼터
가 다시 입산객들을 기다리고 있다.등성이 양쪽으로 통영시 일대의 해안가 풍광이 간간
이 눈에 들어온다.그러한 행색의 수렛길처럼 넉넉한 산길은 철책을 두른 널찍한 헬기장
의 곁으로 산객을 안내하는데,헬기장 한구석에는 흰색의 콘크르트 슬라브 건물이 한 채
덩그렇다.
그러한 행색의 헬기장을 뒤로하는 널찍한 임도는 머지않아 지맥을 가로지르는 왕복2차
선 폭의 아스콘 포장도로로 슬며시 꼬리를 드리운다.통영시 도천동 방면과 그 반대 쪽인
고개 너머 북쪽의 명정동 방면 사이를 넘나드는 고갯길 명정고개다(11시57분).고갯마루
한켠에는 얼굴의 윤곽이 흐릿한 돌장승 한 쌍이 고갯길을 지키고 있고, 도로 건너 쪽으로
연신 꼬리를 잇는 지맥의 산길 어귀에는 '북포루와 천암산 숲길'안내도가 담겨 있는 입간
판이 산객들을 기다리고 있다.
명정고개의 돌장승
데크계단이 안내하는 산길을 따라 명정고개를 뒤로하면 숲길은 여전하게 시민들의 쉼터
와 여러 종류의 운동기구들이 마련이 되어 있는 체력단련장들이 간간이 모습을 드러내는
산길이다.이러한 행색의 부드럽고 넉넉한 산길은 약수암(좌측) 갈림길에 이르면 우측 3시
방향으로 급커브를 그리며 꼬리를 잇는다.산길은 여전하게 밋밋하고 부드럽게 꼬리를 잇
는다.그러한 행색의 산길이 다하면 목책난간이 안내하는 오르막으로 이어지고,두어 길 높
이의 철구조물 위에 자리를 잡은 산불초소와 남쪽 방향의 해안가 풍광을 마음껏 조망할
수 있는 반원꼴의 데크전망대가 마련이 되어 있는 넙데데한 멧부리로 산객은 안내가
된다.
산불초소와 데크전망대가 차지하고 있는 넙데데한 멧부리를 뒤로하는 산길은 통영시
평림동 작은개 방면(우측)으로의 갈림길로 이어지고,그 갈림길을 지나고 나면 예비군
사격 훈련장의 경고가 담겨있는 입간판이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한다.지맥의 등성이 우
측의 우묵한 골짜기에는 예비군 사격훈련장이 자리하고 있는 모양이다.그러한 경고의
입간판들을 두엇 지나고 나면 오르게 되는 헬기장 만한 공터의 멧부리가 해발238.6m
봉이다(12시23분).
천암산 정상의 이정표
해발238.6m봉에서 우측 3시 방향으로 꼬리를 잇는 산길은 통영시 인평동 혜성아파
트(좌측) 방면으로의 갈림길로 이어지고,한 길이 넘어뵈는 높이의 돌탑2기가 나란히
서 있는 바위등성이를 차례로 넘어서고 나면 비로소 오르게 되는, 2,3십 미터쯤의
길쯤한 너럭바위 행색의 멧부리가 해발257.9m의 천암산(天岩山) 정상이다(12시37분).
동서로 기름하고 부드러운 바위 등성이에서의 조망은 오늘 산행의 하이라이트라고
할 수 있겠다.
사방 어느 곳으로 눈길을 돌려도 해안가의 풍광과 한려해상국립공원의 아름다움은
입에 침이 마를 지경의 절경이 아닌가.아무리 눈 안에 퍼담아도 거북함이 없고 마르지
않을 것 같은 조망의 천암산 정상을 뒤로하는 가파른 내리막은 데크계단이 안전하게
안내한다.연신 가시권에서 어른거리는 해안가와 다도해의 절경이 기다리는 산길은 한
길이 훌쩍 넘는 1기의 돌탑의 곁으로 이어지고,다시 모습을 드러내는 데크계단의 가파
른 내리막을 거치고 나면 무인산불감시철탑의 곁으로 산객은 안내가 된다.
이제는 눈이 부신 조망에 배가 부른 모양이다.아직도 남아있는 기름한꼴의 너럭바위
등성이에서의 조망을 건성으로 넘어서고, 간간이 산객을 기다리고 있는 쉼터를 거치고
'황토볼 산림욕장'의 곁을 지나고 나면 지맥을 가로지르는 왕복2차선의 차도고갯마루
로 지맥의 산길은 슬며시 꼬리를 드리운다.통영시 인평동 쪽과 그 반대 쪽인 고개너머
북쪽의 평림동 방면 사이를 잇는 1021번 지방도로가 연락부절하는 고갯길,갈목고개다.
뙤약볕이 눈부시게 쏟아져 내리는 후끈 달아오른 열기의 고갯길을 곧장 가로지르면
어린 아이 주먹 만한 진초록색의 귤이 주렁주렁 달려 있는 귤밭 사이로 이어지고,그곳
을 거치고 나면 납데데한 멧부리로 산객은 안내가 되는데,정수리 한복판에는 가선대부
벼슬을 거친 김해김가의 묵묘가 차지하고 있는 해발62.8m봉이다(13시17분).잡풀더미
같은 봉분의 가선대부의 묵묘를 뒤로하고 나면 산길은 칡넝쿨과 한삼넝쿨 등의 넝쿨들
과 쑥대들이 앞을 가로막고 있는 허섭한 산길이다.
갈목포구
이러한 허섭한 내리받잇길을 애면글면 헤치고 나면 비로소 득달하게 되는 곳이 오늘
산행의 날머리이자 통영지맥의 종착지 갈목포구다.그곳 주변은 여행객들을 기다리고
있는 펜션들이 거지반 차지하고 있으나 코로나-19 영향탓인지 한적하기만 하고 쓸쓸
하기까지 하다(13시26분).갈목포구에 비로소 득달함으로 도상거리 40여 km에 달하는
통영지맥의 대미를 장식한다.
이제부터는 산행을 마무리하였으니 예정된 즐거운 뒤풀이 시간이 기다릴 거다.통영
시 중앙동의 고깃배 선착장 옆 중앙시장으로 이동을 하여 삼삼오오 제각기 다른 횟집
으로 분산을 해야 하는 다소 엉뚱한 상황을 견뎌야 한다.코로나-19감염병이 가져온
이상야릇한 풍경이 아닌가.그나저나 비교적 가격이 허름하고 양은 푸짐하고 싱싱한
생선회와 매운탕,그리고 갈증을 대번에 만족시켜줄 각종 주류들이 청하면 청하는대로
식탁을 가득 채운다. (산행거리;7km. 소요시간;2시간10분). (2021,8/26)
중앙시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