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끝!
이젠 다시 안 가리라 다짐을 했다가도 때만되면 계절병처럼 도져서는 모든 신경은 어느새 그 곳에 가 있다.
5월 어느날부터 슬슬 군불을 지피기 시작하였다.
엄동설한 구들장처럼 냉랭하던 도전900라이딩방도 서서히 온기가 들어오고 뭔가 팽팽한 긴장감이 감돌기 시작하였다.
8월 3일 남이섬으로 첫 훈련라이딩을 하였다.
내리꽂는 듯한 뜨거운 햇살도 우리의 열정을 막지는 못하였다.
유명산,이포나루,홍천,천안....차근차근 진행되는 훈련라이딩에 자신감도 늘어가고, 호응도 높아져가니 흥도 절로 났다.
물론 부족한점도 많았다.
팀라이딩이기에 모르는 사람과 장거리에 대한 위험성 때문에 두번 이상은 훈련에 참가해 주십사했는데 그렇지 못한 경우도 있고,정작 중요한 팀 라이딩시 선두교대등 기본적인 실전연습도 못한 상태에서 시간은 다가오고야 말았다.
전투조 18명,기자1명,지원조5명 으로 팀이 구성되었다.
전투조는 따로 공지가 필요없이 인원이 마감 될 정도로 호응이 좋았다.
서둘러 마감하다 보니 가고 싶은 분들에게 기회를 못 준 것 같기도 해서 죄송스럽기도 하다.
24시간안에 완주!
우리의 목표다.
전투조중 땅끝 경험이 있는 분은 5명...결코 쉽지 않은 일이다.
준비물
긴팔져지 2개,긴바지 2개,반팔져지 1개,반바지 1개,방풍자켓,윈드자켓,양말 2개,상하 여벌옷,우의, 모자,헬멧,장갑3개,예비튜브,물병,라이트,배터리 2개,바디글라이드, 파워젤 6개,꿀 1병,막걸리 2병
출발시 어떤 옷을 입을까 고민하다가 상의는 반팔에 긴팔을 겹쳐입고,반바지를 택했다.
키네시오 테입을 무릎에 붙이고,한달 넘게 통증이 있는 왼쪽 어께와 목에 파스도 붙인다.
지난 일욜 천안 왕복을 마지막으로 훈련은 끝내고 휴식을 취해서 그런지 몸 컨디션은 좋다.
아직은 어둠이 깔린 안양천 그러나 이른 시간인데도 사람들이 꽤 보인다.
이 분들은 어디를 가시는지...
오목교에서 온달을 만나 늑대님을 모시고 잠실로 향한다.
온달을 만난지 어언 1년...
일취월장...그 동안 가장 많이 는 사람이 바로 온달이다.
늑대님은 풀샥으로 부산,땅끝... 완전히 전천후다.
긴장을 누그러뜨리며 잠실선착장으로 향한다.
잠실은 이른 시간인데 아주 부산하다.
다른 동호회지만 벌써 속초 두팀이 떠났단다.
각기 지원차에 짐도 옮겨싣고 ,잔차도 조립하고,간식도 먹고, 배웅오신 분들이랑 인사도 나누고 몸 하나가 부족하다...^^
출발전의 긴장감은 부산함에 어디론가 가 버리고 6시를 3분 넘겨서 허겁지겁 출발을 한다.
이른 새벽의 탄천의 시원한 공기를 마시면서 상큼하게 출발한다.
분당을 지나 수지쪽은 운동하는 분들이 꽤 많다. 늦은 시간이라면 여기는 피해야 할 듯...
드뎌 구성에서 도로로 올라선다.
마르코님께서 배웅 나오셨는데 얼마나 고마운 일인가.
용인을 지나 317번 지방도를 타고 동탄을 지난다.
차들은 많지 않은데 신호등이 많아 가다 서다를 반복한다.
팀은 2열로 진행하는데 멈추고 출발할때는 대열이 흐트러져 보기가 상당히 안 좋다.
잘못하면 사고 위험성도 높아 보이고...
싸이렌님의 호각 소리에 선두교대를 하기로 했는데 갓길이 없어서 위험도 하지만 매끄럽지 않고 자꾸 삐걱대는 모습이다.
천안갈때처럼 오산의 같은 식당에서 아침을 먹는다.
맛은 그 때 보다는 나은 듯 하다.
맛있게 한그릇을 뚝딱하고 1번국도로 옮겨 타고 진행을 한다.
역시 신호등에서 라이딩 흐름도 끊기고 답답은 하지만 어쩔수 없다.
2열이던 대열을 한줄로 바꿔 차 옆으로 진행할려던 순간 우탕탕 소리가 들린다.
소양강님 넘어져 있고 바실리오님도 다친 듯 하다.
흐미~~ 출발한지 얼마 안 됐는데 큰일이다.
다행히 크게 다치지는 않은 것 같지만 소양강님 병원으로 후송되고 바실리오님은 어께 타박상인데 그냥 가신단다.
오랜시간 오늘만을 보고 준비하셨는데 그만 두기가 아쉬웠으리라.
충격으로 왼쪽 바엔드도 떨어져 나갔다.
안타깝지만 소양강님은 지원조에 일임하고 라이딩을 진행한다.
상심해하실 소양강님과 잔타로님이 오버랩된다. 마음 한 쪽이 상당히 무겁다.
천안을 거의 가서 길따라가 뒤로 빠졌다.펑크다...ㅠ
대원 전체가 기다릴 수는 없고 싸이렌님,온달,엠티바이커님을 남겨두고 출발한다.
출발부터 심상치 않지만 애써 외면하며 진행한다.
소양강님은 라이딩 접고 전철로 복귀하신단다.
큰 부상은 아니라니 다행이라면 다행이다.완전 우울모드다...
다행히 날씨는 우리 편이다.
구름이 많아 햇님을 가려주니 라이딩 하기가 훨 수월하다.
쉴때면 어김없이 바나나,포도,인절미.... 마구 먹어댄다.
먹지 않으면 안 된다.
어느새 길따라도 붙었고 차령고개도 가뿐하게 넘는다.
일월휴게소..
시원한 아이스크림으로 더위를 달래는데 청아님이 심상치 않다.
허벅지가 사혈침으로 혈액이 낭자하다.
왜 그런 실수를 하셨는지 싯포스트를 바꾸셨단다...ㅠ
다시 출발하지만 패달링이 시원치 않아 보인다.
23번 국도를 접어들면서 대열도 어느정도 안정을 찾아간다.
쉬었다 출발 할 때 각자 출발하여 보기도 안 좋았고 뒤에 가는 분들은 선두를 잡느라 상당히 힘들었는데
출발후 선두가 속도를 조금 늦춰주며 대열이 맞아가고 선두교대 또한 아주 자연스럽게 이뤄진다.
역시 저력이 있는 팀이다...^^v
이제 햇님도 모습도 보이고 서서히 더워지기 시작한다.가로수 그늘이 그립고...ㅎ
쉬는 시간을 줄여야 되는데 한 번 쉬다 보면 10분은 쏜살처럼 지나 예정 시간을 오버한다.
더위 때문인지 피곤함 때문인지 바람 때문인지 길은 좋은데 속력은 그닥 늘지를 않는다.
지칠때쯤 논산 점심 예약한 식당에 들어선다.
쫙 펴진 상에 지글지글 불고기가 익어 가고 바로 먹게끔 셋팅이 완벽하다.
맥주 한 잔으로 갈증을 식히고 허겁지겁 밥을 먹는다.
작년엔 힘들기도 했지만 세끼밥을 거의 못 먹다시피 했는데 오늘은 아주 꿀맛이다.
반공기를 더 먹고서 염치불구하고 바로 눈을 붙인다.
한 십분정도 아주 단잠을 잤다.
엉덩이에 글라이드도 바르고 썬크림도 바르고 무거운 발걸음을 옮긴다.
내리꽂지는 않지만 한 낮의 더위는 힘을 뺀다.
오늘 오후를 어떻게 보내냐에 따라서 시간내 완주가 정해지리라.
시간이 지나자 힘겨워 하는 분들도 많아져 선두교대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
진통제를 드시는 분들도 많아지고...
하지만 서울 근교와는 달리 지나는 차안에서,길가에서 간간히 외처주는 힘내라는 응원에 어께에 힘도 들어가며 우쭐 해 지기도 한다.
하지만 무거운 발거음을 가볍게 해 주는 것도 한계가 있다.
평속을 줄이고 쉬는 시간을 줄이는 수 밖에 없다.
선두교대는 6명만 하기로 하고 길을 재촉한다.
속도계가 오르지 않은 맞바람 구간 부안이다.
최대한 각격을 좁혀 바람저항을 줄이며 패달링에 박차를 가한다.
바로 눈앞에 커다란 쟁반처럼 석양을 머금은 태양이다.
석양녁을 달리는 라이더 ....
아름답기 보단 애잔한 그림인데 마치 태양속으로 치고 들어갈 듯 힘차게 패달을 저어 가는 우리의 모습은 당당하기 이를데 없다.
서둘러 찾아온 어둠
더운 것 보다는 백번 낫지만 길도 좁아지고 라이트가 있지만 휙휙 자동차는 우리를 위협하기에 충분하다.
마치 우리가 온 것을 환영하기라도 한 것처럼 청사초롱을 걸어 놓은 고창에 도착한다.
준비된 밥상에 앉아 다시 먹는다.
부족한 것 있으면 얘기를 하라는 수더분한 총각의 입담을 뒤로 하고 청국장을 밥에 말아 먹는다.
반디님 점심도 잘 안 드시던데 이번에도 젓가락질이 영 시원치 않다.
많이 드셔야 하는디...
역시 반공기를 더 먹고 긴 옷으로 갈아 입고 바로 눕는다.
잤느지 안 잤는지 모르지만 다시 일어나서 채비를 차리는데 두 조로 나눠서 간단다.
아무래도 시간내 들어가기가 어렵다고 판단한 모양이다.
빡조 먼저 출발하고 널조도 뒤 따른다
저 멀리 빡조의 꼬리는 놓치지 않으면서 라이딩이 이어진다.
갑수형 배과수원도 지나치며 잠시 작년의 일이 떠오른다.
우리 많은 식구들을 집에 들인체 식사 장소도 제공해 주고 배도 맛보게 해 주었던 고마운 선배다.
이정표엔 영광까지 간다면 집안의 영광이라는 영광이 보인다.
우리 널조는 속도는 조금 늦추는 대신 라이딩 시간을 더 길게 가기로 한다.
누적거리도 300키로를 벌써 넘어섰고 엉덩이도 아프고 몸도 지처간다.
이제 목포가 머지 않았다.
목포대학교 지나자 언덕이 3개 있는데 작년에 마지막 정상에서 막걸리를 마시며 쉬었다 갔었다.
그때는 무릎 통증으로 상당히 힘들게 올랐던 언덕이었는데 밤이라서 그런지 그렇게 힘들지 않게 오른다.
시간이 다급하자 다시 안장에 앉아 빡조에서 선두를 끌어주던 청아님은 언제 제앞으로 오셔서 선두를 끌어주신다.
솔직히 청아님은 안 그러셔도 되지만 우리를 보고만 있기가 안 쓰러우셨나 보다.
가뭄에 단비처럼 청아님께 의지하며 힘을 비축한다.
마지막으로 돌솥비빔밥으로 허기를 채우고 다시 한 팀으로 뭉처서 서둘러 출발한다.
출발한지 한 삼사십분 지난는데 갑자기 허기와 함께 피로가 밀려온다.
머리속이 복잡해진다.
그동안 뒷주머니 자리만 차지하고 있던 파워젤 하나를 빨아 먹었다.
5분정도 지나니 거짓말처럼 피로감이 없어지며 패달링하는 발에 힘이 들어간다.
지금까지 파워젤 먹었어도 이렇게 즉시 확실하게 효과를 보기는 첨이다.
그 뒤로 두개를 더 먹었는데 역시 효과 짱이였다.
여러분 힘들땐 파워젤 드세요...ㅎ
드뎌 땅끝 이정표가 보인다.절로 환호성이 터진다.
땅끝까지 31키로 남았단다.
노심초사하던 러브님의 얼굴에도 시간내 완주가 가능할거 같다며 희색이 돌고...
땅끝 21키로를 남기고 마지막 휴식을 취한다.
근데 졸음이 온다.
잔차 타면서 졸린건 280에 이어 두번째다.
하지만 남은 거린 고작 21키로.. 힘을 낸다.
14,13,12,11키로 이정표를 지나고 드뎌 10키로 남았다.
카운트 다운 들어간다...ㅎ
5,4,3,2,1....이제 마지막 언덕을 남겨 놓았다.
먼져 올라가신 분들도 정상에서 기다리고 계신다.
다시 2열로 대열을 맞춰서 카메라 세례 맞을 준비를 하면서 천천히 다운을 한다.
어? 이 때쯤 후레쉬가 터져야 하는데 조용하다....
조금후에 밑에서 러브님이 올라오신다.
여기인줄 모르고 아래로 내려가셨단다....ㅎ
순서를 기다리며 즐겁게 표지석에서 기념사진도 찍는다.
잔차를 번쩍 들어 증명사진도 찍고...
개인적으로 3번째 땅끝을 밟았다.
2005년 처음엔 연습은 한다고 했는데 기본 체력도 많이 부족하여 상당히 애를 먹었다.
2007년 컨디션은 좋았는데 한달을 앞두고 허리를 삐끗하는 바람에 마무리 훈련 부족에다 오버패이스로 무릎이 아파 상당히 고전하였다.
2008년 올 해는 훈련도 4번이나(물론 개근하신 분도 계시지만) 참석하며 마무리 훈련까지 깔끔하게 마치다 보니 컨디션도 좋았고 날씨까지 받처줘 몸에도 큰 무리가 없이 완주를 할 수 있었다.
대회나 큰 행사를 진행함에 있어 결과도 중요하지만 과정이야말로 정말로 중요한 요소이다.
과정이 부실하면 결과가 아무리 좋다 할 지라도 즐거움이 반감되고
최선을 다 했다면 결과에는 크게 연연하지 않지 않는가.
기획, 코스분석,훈련라이딩,행사진행... 뭐 하나 부족함이 없는 아주 깔끔한 행사였다.
우리 엠앤엠의 저력이 빛나는 아주 훌륭한 행사였다.
지원대장 바이크러브님을 비롯한 김영제님,금산님,정태원님,바람꽃님 정말 감사합니다.
님들이 아녔으면 불가능한 일이였습니다.
전투조 여러분들이 함께 하여서 무지무지 든든하고 힘든 줄 모르고 라이딩 할 수 있었습니다.감사합니다.
이른 시간 배웅 나오시고 안부전화,문자,게시판을 보면서 응원해 주신 여러분들 거듭 감사드립니다.
애정을 갖고 지켜봐 주신 분들이 이렇 듯 많으니 우리 앞날은 밝을 수 밖에 없죠.
정이 넘치는 우리 엠티비매니아 사랑합니다.....
글도 현장감있개 잘 쓰고, 수고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