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KC에 마음은 있으나 망설이는 그대에게
얼마 전에 RKC 테스트를 최종적으로 마친 RKC 이지헌은 올해 25살, 공과대 대학생이다.
2009년 22살, 군대를 제대도 하지않고 말년 휴가 때 가이아요가(School of Movement의 전신)케틀벨 수업에 찾아왔다.
제대하고도 계속 찾아왔고 마침내 스쿨오브무브먼트가 문을 열자, 지금껏 SOM에서 요가와 케틀벨 수련을 열심히 해왔다.
처음에는 스콰트 자세가 나오지 않을 만큼 뻣뻣했다. 숄더 팩킹이 되지 않을 만큼 상체 모빌리티도 별로였다.
그러나 무엇보다 심각한 문제는 누가 봐도 심각한 평발이었다.
발바닥 아치가 무너져 내리다 못해 아예 아치 부분의 살이 옆으로 삐져 나와 있었다.
마치 맨발로 큰 개똥을 즈려밟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평발은 단지 발의 문제로 한정되지 않는다.
발바닥에서부터 연결된 몸 뒷면 전체 파시아 (근막)가 느슨하다. 덕분에 '유연한' 사람도 있지만, 힙을 정점으로 폭발적인 파워를 만들려면 몸 뒷면 전체에 단지 느슨한 유연성(느슨한 채 고정된 파시아)이 아니라 탄력성(탄성이 있는 질긴 파시아)이 있어줘야 한다.
우리는 '진짜 같은 거짓' 말로 그를 위로하지 않았고 진실을 말하고 여러 해법들을 제시했다. 맨발, 발가락 양말과 발가락 신발, 발가락들을 최대한 펼치고 움직일 수 있는 능력을 기를 것. 십지조지(十指爪地) 하면서 운동할 것. 특히, 엄지 발가락을 쓰면서 걷고 뛸 것. 골프공 발마사지 등등
그는 할 수 있는 것을 다 했고 심지어 손을 사용하지 않고 열 발가락끼리 깍지를 끼울 수준으로 노력해 왔다.
자세히 보면 그의 양팔이 양다리 뒤에 있다.
그는 힙 힌지(hip hinge)에서도 몸 뒷면이 느슨해지는 평발 특유의 약점을 계속 보였다. (평발하고는 별개로 아드레날린 수용성이 낮아서 텐션을 불어넣으면 전신이 함께 떨리는 경향도 있었다.)
지금은 더이상 그렇지 않다. 그가 볼리스틱운동을 하고 있으면 오히려 발바닥의 아치가 살아날 정도다. 전혀 평발처럼 보이지도 않는다. 그냥 서 있을 때는 여전히 평발이지만, 보이는 것과 달리 기능적인 개선은 상당한 수준이다.
스쿨오브무브먼트의 수련자이자 RKC 써트에 도전한 분들은 대부분 이런 사람들이다.
태권도학과 학생이지만 전년도에 결핵을 앓아서 12kg 스윙에도 괴로워했거나,
(잘 기억 나지 않았는데, 알고보니 RKC 써트에 등록하려는 그에게 나는 "[RKC]못 될 것 같은데요." 말했었다.ㅠㅠ)
국가대표 선수였지만 부상 때문에 선수 생활이 끝장나버렸고, 다시 부상과 생업 때문에 운동을 멈췄고,
퍼스널 트레이너이지만 66kg 체중밖에 나가지 않거나,
체중이 44kg밖에 안 나가거나,
반대로 110kg 나가는 문과대학 4학년생이거나,
항생제 부작용으로 대사증후군이 있거나,
쓸개 제거 수술을 받았거나,
키가 많이 작거나,
난치병인 레이노증후군을 앓고 있거나,
평생 턱걸이 1개 못 해본 엔지니어이거나,
평생 운동이라곤 SOM에서 처음 시작한 사업가거나,
심각하게 이직을 고려하며 반년 동안 쉬고 있던 트레이너이거나,
물론, 도장 관장(님), 운동처방사, 국가대표 코치도 있었지만,
레이노 증후군이 있는 SOM 도전자는
5분 스내치 테스트만 빼고 다 합격했다.
기온이 낮아도 사진처럼 혈액순환이 되지 않는다.
하드 텐션운동인 고반복 스내치에서도
이런 현상이 발생한다. 악력을 유지하기가 힘들다.
SOM에서 수련하고 RKC에 도전한 이들은 대부분 마치 RKC 정건, 최하란, 임규태처럼 몬스터나 괴물은 커녕 뭔가 큰 약점 심지어 치명적인 약점이 있는 사람들이었다.
나로 말하자면 타고난 약골에 샌님에 바닥체력출신이다. RKC 임규태 역시 미국과 헝가리에서 2번 RKC 써트를 참여해야 했다. 리테스트만 수차례 봤다. 심한 평발에 체중이 낮은 편이다. (그러나 이제 그는 RKC 레벨2 스트렝쓰 테스트들을 곱배기로 해낸다. 6월 이탈리아에서 레벨2에 도전할 것이다.) 그나마 RKC 최하란이 여자 강골처럼 보이지만, 어릴 적 치명적인 부상으로 왼발가락들이 신경자체에 장애가 있다.
여전히 RKC 써트의 비디오 리테스트를 치르지 않은 SOM 회원들도 있다. (써트 현장에서 통과하지 못한 테스트가 있으면 3개월 내에 동영상으로 리테스트가 가능하다.) 제대로 하는 게 중요하니까. 우린 그렇게 가르쳐왔다.
리테스트를 하지 않고 바로 2012년 재도전을 결정하신 분도 있다. 2011년 11월 RKC 써트 끝나고 일주일 뒤부터 바로 SOM에서 <엔터 더 케틀벨!>의 RoP를 시작하며 2012년 재도전 준비에 들어간 분이다. 석 달째 꾸준히 케틀벨을 쥐고 사다리를 타고 주사위를 던지고 있다. 그는 500달러를 내면 올해에도 다시 한번 멋진 교육과 도전의 기회가 주어진다는 사실에 흡족해 하신다.
(1년 안에 RKC 써트를 재등록하면 500달러만 더 내고 다시 들을 수 있다.)
RKC 써트는 몬스터나 선수, 혹은 잘난 사람들의 장이 아니다.
2012년 10월 26~28일 그리고 동영상 리테스트 기간 3개월을 더한 2013년 1월 27일까지는 아직 1년이 남았다.
1년의 도전....
자신을 새롭게 주조하는 변화의 시간이 될 것이다.
Hard Style!
첫댓글 하드스타일!!
저는 이 글 보고 갑자기 울컥해서 눈물이 확 났네요. 하드스탈!!
ㄷㄷㄷ 멋집니다
하드스타일~!!
평범한 사람들이 쓰는 드라마. 저도 읽으면서 울컥했네요. 건샘의 글에는 기교나 재주보다 진실함이 읽는 사람의 마음을 울리는 것 같아요. 좋은 글 감사합니다.
ㅠㅠ
망설임은 없었으나 뜻하지 않은 부상으로 환불하게 되어 몹시 아쉬웠던....
저는 헬스장에서 운동하는 것을 정말 싫어해요. 넓고 아무리 시설이 좋아도 금방 답답을 느끼고 안나가게 되요.
허지만 이곳에선 실내에서 운동하지만 답답함이 없어요.
비록 아주 늦게 케틀벨에 흥미를 가지게 되면서 케틀벨 운동도 정말 재미있어 졌어요.
조급하게 내 몸을 수치로 보려고 했던 강박관념에서 조금씩 내몸을 알아가는 즐거움으로 바뀌어 가고 있는 듯해요.
다만 지구력이 아주 약해서 이것을 잘 이겨나가길 바라고 있어요.
지금 여기서 내가 할 수있는 것 부터 시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