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전산책] 『청정도론』③
내것 나누는 보시가 지계-수행의 근본
재가자들은 보시(布施), 지계(持戒), 수행(修行)의 세 가지 실천을 기회를 만들어 항상 행동으로 옮겨야 한다.
보시는 자기가 가지고 있는 것을 나누어 주는 것이다. 내가 가진 재물을 나눠 주는 것은 가장 쉽고 낮은 단계의 보시이다. 남의 마음을 편안하게 해 주는 것을 무외시(無畏施)라고 한다. 즉 다른 사람에게 그 사람의 입장에서 마음을 편안하게 해 주는 것이다. 이 무외시가 재물을 나눠 주는 것보다 더 큰 보시가 될 수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 최상의 보시는 법(法)보시이다. 부처님의 가르침, 진리를 나누는 것이다.
법보시는 괴로움에서 벗어나게 하는 부처님의 가르침을 나누는 것인데 재가자들은 법보시를 실천하기가 쉽지 않다. 자신의 노력으로 애써 모은 재물을 승단에 보시하거나 얼굴에 미소를 띄우며 주위 사람들을 편안하게 하는 것, 따뜻한 마음으로 다른 사람의 마음을 편하게 해 주는 것은 얼마든지 실천할 수 있다. 그리고 자신이 이해하고 실천하고 있는 부처님 법에 대해서도 가능한 만큼 나누려고 애를 쓴다면 세 가지 보시가 갖춰지는 것이다. 이것이 계를 실천하기 전에 하기 쉬운, 1차적으로 해야 하는 재가자의 실천이다.
다섯 가지 계(五戒)를 자발적으로, 즉 마음으로 스스로 지켜야 한다. 『밀린다왕문경』에서 밀린다 왕이 나가세나라는 인도 스님과 대화하는 내용 중에 계에 대한 말이 나온다. 바로 ‘알고 짓는 죄와 모르고 짓는 잘못 중에 어떤 것이 더 과보가 큽니까?’ 하는 물음이다. 법적인 형량으로 보면 고의적으로, 혹은 계획적으로 지은 죄가 더 무겁겠지만 불교적으로 보면 모르고 지은 죄의 과보가 더 크다고 한다.
모르고 지은 잘못은 그것이 잘못인지도 모르기 때문에 계속해서 잘못을 되풀이한다. 그러나 잘못한 줄 알고 지은 죄는 마음에 잘못되었다는 것이 남기 때문에 거기에서 벗어나려고 하는 싹이 튼다. 그래서 무엇이 잘못된 것인 줄 분명하게 아는 것은 계를 지키는 데 필수적인 요건이 된다. 즉 지혜가 있어야 계를 지킬 수 있다는 것이다. 계정혜 삼학은 이렇게 서로 의지하고 있다.
계를 지키는데도 기본적인 지혜가 없으면 지키기 힘들다. 『밀린다왕문경』에 나오는 얘기처럼 잘못을 잘못인 줄 모르고 짓는 사람이 많다. 따라서 법을 공부해야 한다. 법문도 듣고, 경전과 해설서도 읽어보고, 무엇이 정말로 우리의 삶을 행복하게 하는지, 무엇이 청정에 이르는 데 방해가 되고 도움이 되는지 그 기준을 알고 있어야만 한다. 들어서 생긴 지혜(聞慧)는 사유해서 생긴 지혜(思慧)의 바탕이 되고, 수행해서 얻는 지혜(修慧)로 이어져 번뇌를 끊어내는 밑거름이 되는 것이다.
부처님께서는 재가자들이 일상생활에서 닦을 수 있는 수행법으로서 자비관(慈悲觀)을 제시하셨다. ‘자비’는 자애(慈)와 연민(悲)으로 나누어지며 자애명상을 먼저 시작한다.
자애명상을 처음 시작할 때, 1-2분정도 자신에 대한 자애명상을 먼저 하고 난 후에 다른 대상을 향해서 자애명상을 한다. ‘내 자신이 안락하고, 행복하고, 평화롭기를, 괴로움에서 벗어나기를 기원한다.’ 이처럼 자애명상의 대상으로 자신을 넣어서 자신을 위한 자애명상을 한다.
자신을 본보기로 하여 짧게 자애명상을 하고 난 후에 한정되지 않은 모든 대상이나 한정된 대상을 향해서 자애명상을 한다. 자애명상을 닦으면 여러가지 유익함이 따르는데, 그 유익함은 △편히 잠든다. △편히 잠에서 깨어난다. △악몽에 시달리지 않는다. △사람들이 사랑하게 된다. △사람 아닌 천신들과 동물들이 사랑하게 된다. △천신들이 보호한다. △독극물, 무기, 물, 불 등의 외적인 위험에 의해 해를 받지 않는다. △얼굴에서 빛이 난다. △마음이 평온해진다. △죽을 때 혼란되지 않는다. △아라한이 되지 못하고 죽으면 범천(梵天)이라는 행복한 천상 세계에 태어난다는 11가지에 달한다.
자애명상을 포함한 자비희사의 사무량심 수행은 『청정도론』 9장(초기불전연구원 간행, 『청정도론』 2권 135-191쪽)에 자세히 해설되어 있고 뒤에서 다시 정리하려고 한다.
김재성 교수
서울불교대학원대학교
[출처 : 법보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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