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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밀리터리 스타일의 블랙 코트는 디누엘. 골드 반지는 제이티아라. 앵클부츠는 페르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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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실버 컬러 트렌치코트는 켈리오. 골드 반지는 블랙뮤즈. 오닉스 반지는 케이트앤켈리. 실버 반지는 제이티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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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블랙 드레스는 로자스포사. 볼드한 반지는 블랙뮤즈.
There’s SOMETHING about her
청바지에 민무늬 셔츠, 얇은 패딩 아우터를 걸친 그녀가 멀리서도 한눈에 들어왔다.
“안녕하세요. 임정은입니다.” 스튜디오에 들어선 그녀는 스태프들에게 먼저 인사를 건네며 일일이 악수를 청했다. 매일 저녁 8시, 성형수술로 인생을 뒤바꿀 수 있다는 ‘페이스오프 드라마’ <루비반지>의 헤로인으로 연일 주부들의 애간장을 녹이는 중인 그녀는 바쁜 드라마 스케줄 중 잠깐 짬을 내 <여성조선> 표지모델 촬영을 준비했다.
조명의 불이 켜지고 사진기자의 셔터 소리가 시작되자 가녀려 보이던 임정은의 작은 얼굴에서 배우의 카리스마가 드러났다. 초 단위로 바뀌는 셔터 속 찍힌 그녀의 사진에는 사랑에 빠진 풋풋한 소녀에서부터 욕심 많은 커리어 우먼, 실연을 당한 슬픈 여성이 있었다. 한 얼굴에 이렇게 다양한 인물을 표현해낼 수 있는 그녀가 점점 궁금해졌다.
지난 8월, 기대와 우려 속에 시작된 <루비반지>가 5개월간의 긴 여정을 마치고 종영을 앞두고 있다. 드라마는 성격과 외모가 모두 다른 두 자매가 갑작스러운 교통사고를 당하고 성형수술로 얼굴과 운명까지 뒤바뀐다는 내용을 담고있다. 처음에는 일명 욕하면서 본다는 막장 드라마로 세간의 주목을 받았지만 회를 거듭할수록 ‘막장스럽지만 거북하지 않다’, ‘파격적이지만 주인공들의 심리가 이해된다’는 따뜻한 평을 받고 있다. 극 초반, 자신의 욕망을 위해서라면 무슨 일이든 마다 않는 욕심 많은 루나로, 지금은 동생 루나에게 얼굴과 운명을 빼앗긴 루비로 살아가고 있는 그녀, 임정은의 담백한 연기가 있었기 때문이다.
“전, 루나와 루비 모두 이해돼요. 외모로 인생을 바꿔보려는 생각, 여자라면 누구나 한 번쯤 해보기 마련이잖아요. 저 역시 외모가 전부라 생각했던 적이 있었어요. 인형처럼 예쁘고 화려한 외모가 아니라서 그에 대한 콤플렉스도 있었죠. 그렇게 한참을 방황하다 29살, 몇 달간 캐나다에 홀로 여행을 다녀왔어요. 배낭 하나 메고 떠났는데 한 달은 도서관에서 또 한 달은 영어학원에서 그리고 마지막 한 달은 캐나다 현지를 여행하는 것으로 시간을 보냈죠. 여행을 하다보니 늘 부족하고 모자라 보이던 제가 조금은 대견하더라고요. 그때부터 제 스스로를 보듬고, 칭찬해주기 시작했어요. 자연히 어렵고 힘들기만 했던 연기에 대한 재미도 찾게 되었고요.”
임정은은 배우라는 직업의 다양한 매력 중 ‘자신에 대한 새로운 발견’을 계속할 수 있다는 걸 가장 큰 가치로 꼽는다. 그래서 작품마다 다양한 시도를 하고 싶다고 말한다.
“제 속에 있는 제 모습, 꺼내보지 않으면 알 수 없잖아요. 처음에는 어울리지 않아도 무조건 시도해보려고 노력해요. <루비반지> 초반, 루나를 연기할 때 과할 만큼 진한 메이크업과 헤어, 의상을 선보였어요. 진한 아이섀도나 아이라인, 화려한 의상 등은 평소 내추럴한 제 이미지와는 어울리지 않는 것들이었지만 작품을 위해 도전해보고 싶었죠.”
극 중 루나와는 달리 그녀는 평소에 메이크업을 잘 하지 않는다. 30대라는 나이를 믿을 수 없을 만큼 투명하고 매끄러운 피부를 가진 그녀에게 피부 관리 노하우를 물었다.
“30대가 되니 관리를 하지 않을 수 없더라고요.(웃음) 저 역시 다른 여배우들처럼 피부과도 다니고 운동도 열심히 하지만 요즘처럼 촬영으로 바쁠 때는 홈 케어를 꾸준히 해요. 피부 트러블과 개선에 가장 효과적인 피지 관리를 위해 필링 기계를 사 일주일에 한두 번 홈케어를 하고, 고무팩이나 곡물팩 등으로 수분을 공급하죠.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건 자외선 차단이에요. 저는 20대부터 하루도 거르지 않고 매일 자외선차단제를 발랐어요. 늘 휴대하며 3, 4시간에 한 번씩 덧바르죠. 피부나 몸매 관리는 꾸준히 관리하는 것밖에는 방법이 없는 것 같아요. 부지런함만 있으면 누구든 피부 미인이 될 수 있지 않을까요?”
자신을 특별한 누군가가 아닌, 연기하는 직업을 가진 30대 여성이라 말하는 배우 임정은. 어쩌면 그녀가 특별해 보이는 건 자신을 알고 받아들일 줄 아는 자존감 높은 여배우여서가 아닐까? 새로운 임정은의 모습을 찾기 위한 도전을 멈추지 않겠다는 그녀의 연기가 앞으로 더 기대되는 이유다.
s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