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 적정기술이란? ‘적정기술(適正技術, appropriate technology)’이란 그 기술이 사용되는 사회 공동체의 정치적, 문화적, 환경적 조건을 고려해 해당 지역에서 지속적인 생산과 소비가 가능하도록 만들어진 기술로, 인간의 삶의 질을 궁극적으로 향상시킬 수 있는 기술을 말한다. 지금까지 수많은 적정기술이 개발되어 왔다. 대표적인 적정기술 제품으로는 라이프스트로(LifeStraw)와 같은 구호 제품, 수동식 물 공급펌프(Super MoneyMaker Pump)와 같은 농업 관련 기술,OLPC(One Laptop Per Child)사의 XO-1 컴퓨터와 같은 교육용 제품 등이 있다. 인간의 얼굴을 한 기술, 적정기술. 적정기술의 태동 적정기술 개념은 1960년대 경제학자 슈마허(E. F. Schumacher, 1911~1977)가 만들어낸 ‘중간기술(intermediate technology)’이라는 용어에서 시작되었다. 당시 슈마허는 선진국과 제 3세계의 빈부 양극화 문제에 대해 고민하던 중 간디의 자립 경제 운동과 불교 철학에서 영감을 받아, 올바른 개발이 달성되기 위해서는 중간 규모의 기술이 필요하다고 주장하였다.
중간기술은 과거의 원시적인 기술보다는 훨씬 우수하지만 선진국의 거대 기술(super technology)에 비하면 소박한 기술이다. 대단위 자본을 기반으로 대량의 제품을 생산하는 거대 기술과 달리, 중간기술은 현지의 재료와 적은 자본, 비교적 간단한 기술을 활용하여 그 지역의 사람들에 의해 이루어지는 소규모의 생산 활동을 지향하는 기술이다. 따라서 중간기술은 훨씬 값싸고 제약이 적은 기술이며, 기술이 사용되는 과정에서 인간이 소외되지 않고 노동을 통해 기쁨과 보람을 느낄 수 있는 ‘인간의 얼굴을 한 기술’인 것이다. 슈마허는 이러한 중간기술을 개발하는 것이 제 3세계의 빈곤 문제는 물론, 자기 파괴적인 거대 기술로부터 야기된 여러 문제들을 해결해줄 수 있다고 보았다. 이후, 슈마허의 [작은 것이 아름답다(Small is Beautiful)](1973)가 널리 읽히면서 중간기술 운동이 활발해진다. 당시 활동가들은 '중간(intermediate)'이라는 용어가 자칫 기술적으로 미완의 단계를 의미하거나 첨단 기술보다 열등하다는 느낌을 줄 수 있다고 생각해서 '적정기술'이라는용어를 선호하였다. 이후중간기술보다는 적정기술이라는 용어가 더 많이 쓰이게 되었다. 제 3세계 원조를 위한 기술 1970년, 영국 서식스대학교의과학자들이 발표한 서식스 선언에는 개발도상국의 발전을 돕기 위해서 선진국이 과학기술을 활용한 원조를 늘려야 한다는 주장이 담겨있다.
1960년대와 1970년대에 걸쳐 제 3세계를 위한 적정기술에 대한 관심은 점점 높아졌다. 당시 미국과 소련이 과학기술을 앞세운 경쟁에 나서고 일본과 독일이 기술 개발을 통한 산업화로 재기에 성공하면서, 과학기술이 경제 발전을 이끄는 동력으로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특히 제 3세계를 위한 공적 원조에 있어서 과학기술을 활용하는 것이 효과적일 수 있다는 주장이 강력하게 제기되었다. 1966년 슈마허가 설립한 중간기술개발집단(ITDG, Intermediate Technology Development Group, 현 Practical Action)은 제 3세계의 빈곤 문제를 해결하고 자립을 도울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하는 데 주력했다. 1970년에는 영국 서식스대학교(University of Sussex)의 몇몇 과학자들이 서식스 선언(Sussex Manifesto)을 발표하는데, 이 선언에는 개발도상국의 발전을 돕기 위해서 선진국이 과학기술을 활용한 원조를 늘려야 한다는 주장이 담겨있었다.
이렇게 제 3세계와 같이 빈곤한 지역의 경제적, 사회적 개발을 달성하기 위한 방법으로서 해당 사회에 맞는 기술을 개발하려는 노력은 계속되어 왔다. 슈마허에서 출발한 적정기술 운동이 부침을 겪었던 미국, 유럽 사회에서 ‘적정기술’ 개념에 대한 정의와 평가는 조금씩 다르다. 각 국가나 기관의 역사와 관점, 활동 방식에 따라 제 3세계를 향한 원조 활동에서 기술이 차지하는 위치, 기술의 정의와 기능, 기대 효과 등이 달라질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여전히 다양한 공식적, 비공식적 단체와 연구소, 대학 등이 제 3세계에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기술을 개발하고 원조하는 활동을 벌이고 있다는 점에서 초기의 적정기술 운동에서 보였던 문제의식과 철학은 지속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특히, 2000년대에 들어서는 제 3세계에 대한 원조의 효과와 수원국의 역량을 실질적으로 높이는 문제가 부각되면서, 제 3세계에 적합한 ‘적정기술’을 개발하려는 노력이 활발해질 것으로 보인다.
대안기술로서의 적정기술 1970년대 후반만들어진 "지속 가능한 개발"이라는개념은 2000년 UN이 발표한 8가지 새천년개발목표(MDGs)에도 이어지고 있다. <출처: UN>
초기의 적정기술 운동은 제 3세계의 빈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시작되었지만, 적정기술의 철학이 현대 사회의 문제에 가장 성공적으로 연결된 지점은 환경 문제에 대응할 수 있는 대안기술 개발 분야이다. 1960년대 말에는 제 3세계뿐 아니라 선진국 사회에 적용될 수 있는 대안기술로서의 적정기술을 개발하는 기관들이 생겨난다. 1969년에 미국에는 신연금술연구소(New Alchemy Institute, 현 The Green Center), 패럴론연구소(Farallones Institute) 등이 설립되어 생태학적인 관점에서 물, 에너지, 건축과 관련된 대안기술을 개발하는 연구를 진행하였다. 한편, 미국 정부의 차원에서도 적정기술 관련 기관과 부서가 만들어졌다. 에너지 보존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고심하던 카터 정부는 1976년에 국립적정기술센터(NCAT, National Center for Appropriate Technology)를 설립하였고, 백악관에 태양광 패널을 설치하기도 하였다.
대안기술 운동은 각 시기별, 장소별 정치적, 사회적 분위기 속에서 다소 굴곡을 겪는다. 하지만, 전반적으로는 환경 위기에 대한 문제의식이 점차 높아지고 있으며, 이와 함께 재생될 수 없는 자원을 낭비하지 않고 생태계를 파괴하지 않는 기술을 개발하려는 노력 또한 점차 증대되어 왔다. 1970년대 후반부터는 “지속 가능한 개발(sustainable development)”이라는 개념이 만들어지고 확산되면서, 개발과 보존의 균형을 추구하면서 환경적, 사회적으로 지속 가능한 발전을 이루는 것이 전 세계적으로 중요한 문제가 되었다. 이러한 문제의식은 2000년 UN이 발표한 새천년개발목표(MDGs, Millenium Development Goals)에도 이어지고 있다. 적정기술 운동의 위기 슈마허에서 시작된 적정기술은 1970년대까지 제 3세계에 적합한 기술이자 선진국의 거대 기술이 낳는 부작용이 없는 바람직한 기술로 인식되었다. 하지만 1980년대에 들어서면서 적정기술 운동은 한 차례 몰락을 겪는다. 우선, 적정기술이 제 3세계의 빈곤 문제 등 당시의 경제 구조가 야기하는 경제적,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는 데 그리 효과적이지 않다는 비판이 등장했다. 대규모 공업시설을 기반으로 급속도로 경제 발전을 이룬 한국과 대만 등의 사례가 밝혀지면서, 소규모 경제를 추구하는 적정기술의 철학이 제 3세계의 빈곤 문제를 해결하는 현실적인 대안이라기보다는 이상적이고 낭만적인 사조에 불과하다는 인식이 확산되었다. 또한, 유가가 하락하면서 당시의 경제 구조가 갖는 취약성을 지적하는 슈마허의 문제 제기가 힘을 잃으면서 적정기술에 대한 관심이 자연히 줄어들었다. 게다가, 미국과 소련의 대결 구도 속에서 거대기술을 개발하는 대형과제들이 빈번히 채택되면서 작은 규모의 기술을 지향하는 적정기술 운동이 쇠퇴하게 되었다. 소외된 90%를 위한 디자인 혁명 폴 폴락은 기존의 ‘기부의 방식’이 적정기술 운동을 실패로 이끌었다고 지적하며, 적정기술은 냉정한 기업가에 의해 개발되어야 성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적정기술 운동이 한 차례 실패를 겪은 뒤에는, 적정기술에 대한 새로운 관점과 방식이 부상하였다. 가장 큰 변화는 적정기술 운동에서 기존의 인도주의적 접근에 대한 비판이 등장하고 시장 지향적 관점이 부상되었다는 점이다. 이러한 관점의 전환을 이끈 대표적인 사람으로 국제개발기업(IDE, International Development Enterprises)의 설립자이자 [빈곤으로부터의 탈출(Out of Poverty)](2008)의 저자인 폴 폴락(Paul Polak)을 꼽을 수 있다. 그는 기존의 ‘기부의 방식’이 적정기술 운동을 실패로 이끌었다고 지적하면서, 적정기술은 좋은 의도를 가진 서투른 수선쟁이보다는 냉정한 기업가에 의해 개발되어야 성공할 수 있다고 말한다.
폴락의 운동은 그간 기술 설계 과정에서 고려되지 않았던 소외된 90%의 빈곤 계층을 자선의 대상이 아니라 고객으로 바라보고, 그들이 필요한 물건을 사기 위해 얼마를 지불할 수 있으며 어떤 의향이 있는지 배움으로써 적절한 가격의 디자인을 실현하는 것을 목표로 삼는다. 전 세계 인구의 90%를 차지하는 빈곤층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기 위해 소규모의 저렴한 기술을 설계하는 폴락의 운동은 지불 능력이 막강한 소수의 소비자를 주요 고객으로 삼아 온 기존의 상품 디자인을 정면으로 비판하는 ‘디자인 혁명’인 것이다. 2007년 뉴욕에서 개최된 ‘소외된 90%를 위한 디자인(Design for the other 90%)’ 전시회는 다시 한 번 적정기술 운동을 북돋고 있다. 현재의 적정기술 활동 현재 영국의 프랙티컬 액션(Practical Action, 전 ITDG), 독일 국제협력단(GIZ, Deutsche Gesellschaft für Internationale Zusammenarbeit, 전 GTZ), 네덜란드 개발기관(SNV, Stichting Nederlandse Vrijwilligers) 등 선진국의 기술 원조 기관들, 국제개발기업(IDE, International Development Enterprises), 킥스타트(KickStart, 전 ApproTEC) 등의 사회적 기업들, MIT의 D-lab 등 공과대학의 정규 프로그램, 그 외 수많은 NGO 단체들이 제 3세계를 위한 기술 개발 및 원조 활동을 활발히 추진하고 있다. 대안기술과 관련해서도 미국, 영국, 호주 등지에 공공 기관이 존재하며, 방글라데시의 그라민샥티(Grameen Shakti), 라오스의 선라봅(Sunlabob), 인도의 셀코(SELCO) 등 개도국 내에 설립된 사회적 기업들 역시 적정기술 개발 사업을 벌이고 있다.
최근 한국 사회에서도 ‘적정기술 붐’이 일었다고 말해질 정도로, 적정기술에 대한 관심과 활동이 급증하고 있다. 2000년대 중반부터 나눔과기술, 국경없는 과학기술자회 등 과학기술 전문가들을 중심으로 한 모임들과 굿네이버스, 팀앤팀, 대안기술센터 등의 NGO 단체들, 한밭대학교 적정기술연구소, 한동대학교 그린 적정기술 연구협력 센터와 같은 대학 내 기관 및 교육 프로그램 등이 생겨나면서 민간 차원에서 크고 작은 적정기술 개발 활동이 시작되었다. 2009년에 한국이 공식적으로 OECD 개발원조위원회(DAC)의 24번째 회원국으로 가입하면서 공적개발원조(Official Development Assistance, ODA)에 대한 정부의 지원도 점차 늘어나고 있다는 점도 적정기술 운동에 순풍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
적정기술 제품의 예.
인간의 얼굴을 한 기술 적정기술은 그것을 생산하고 사용하는 과정에서 최소한의 자원을 소비하는 생태적인 기술이자, 제 3세계와 선진국 사이의 기술적, 경제적 격차를 가장 바람직한 방식으로 해결할 수 있는 도구이며, 기술을 사용하는 궁극적인 목표가 인간의 발전에 맞춰진 기술이라고 볼 수 있다. 결국 적정기술이라는 개념은 특정한 종류의 기술들의 집합을 의미한다기보다는, 우리 사회에 존재하는 기술, 그리고 그 기술과 우리와 맺는 관계를 평가하고 점검하는 기회라고 볼 수 있다. 다양한 목표 하에 다양한 방법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적정기술 활동 속에서, 기술은 점점 인간다워지고 있다. 참고문헌: 나눔과기술, [36.5도의 과학기술: 적정기술], 허원미디어, 2011; Hazeltine B. and Bull, C., [Field Guide to Appropriate Technology], Academic Press, 2003; Pursell, C. (1993), [The Rise and Fall of the Appropriate Technology Movement in the United States, 1965-1985], Technology and Culture, Vol. 34, No. 3, pp. 629-637.
[요약]
2. 국내 적정기술 현황과 다양한 적정기술
지난해 4월 충남도는 전국 광역자치단체 가운데 최초로 기후변화 대응 소외계층을 대상으로 적정기술 확산 사업을 추진하기로 했다. 2014년부터 2년간 ▲충남형 적정기술 개발 및 인프라 구축 ▲수요자 중심의 지역 공동체 및 창업기반 조성 ▲주민 참여를 통한 나눔의 가치 확산 ▲3농 혁신연계 적정기술 성공사례 창출 등 4대 중점과제를 선정했다.
사진 충남적정기술협동조합 제공
국내 적정기술은 충남지역을 시작으로 전국적으로 다양한 분야에서 활기차게 진행되고 있다. 7개 시군에서 적정기술 협동조합이 창립되고, 이어 충남적정기술 협동조합연합회가 결성됐다. 이에 따라 충남도청에선 적정기술 시범사업을 펼치며 정책에 적극 반영하고 있으며,충남발전연구원과 시민·사회단체도 꾸준하게 적정기술 연구와 확산에 동참하고 있다. 충남도는 한발 앞서 지난해 겨울 농촌지역에 따뜻한 겨울을 보내도록 볏짚 압축 보드로 만든 ‘다다미’를 보급했다. 논산시 ‘기후변화 안심마을 시범사업’ 전개에 따른 결과다. 각 시군에서 활동하는 협동조합에선 난로와 화덕, 천연 페인트, 햇빛 온풍기·온수기, 구들, 벽난로, 흙집, 생태 건축 등 보급 사업에 노력하고 있다. 이렇듯 적정기술은 소규모 에너지 창출에 탁월하고 현실 생활에 적용 가능한 분야가 많아 발전 가능성이 크다. 소외계층의 에너지 사각지대를 해소하고, 나아가 에너지 자립마을을 구축하는 데 가장 적절한 기술이다. 또한, 협동조합을 통한 일자리 창출과 적정기술 연구와 디자인 개발에서 청년 창업이 기대되는 분야다.
국내 적정기술은 시작단계다. 전문 서적과 전문 인력도 부족하다. 국내에 소개된 많은 적정기술 정보는 대부분 외국 자료를 응용해 소개하는 정도에 그친다. 적정기술 개발과 보급에 앞장서는 적정기술 협동조합의 제정도 취약해 기술 개발이 더디다. 정부와 지자체의 적극적인 관심과 지원정책이 절실할 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적정기술은 조금씩 발전하고 있다. 2014년 완주에 ‘전환기술 사회적협동조합’이 생기며, 적정기술에 대한 체계적인 기술교육과 보급 활동을 시작해 기대가 크다. 국내 적정기술 발전을 위해 먼저 개선돼야 할 건 지역에 포진된 협동조합에 지원정책을 늘리는 것이다. 해외 적정기술과 정보에 관한 전문 서적도 필요하다. 적정기술의 보급 활동이 수월하도록 부품과 조립의 표준화와 다양한 디자인을 갖춰야 한다. 생활 가까이에서 누구나 적정기술을 접하도록 도시형 적정기술 개발이 이뤄져야 한다. 이렇듯 적정기술 보편화를 위해 해결할 과제는 많다. 잠재적으로 성장 가능성이 큰 분야로 바라보는 적정기술. 그래서 무엇보다 정부의 지원정책과 제도 마련이 가장 시급할 때라고 입을 모은다.
생활에 적용하는 적정기술의 분야와 범위는 넓다. 음식 저장 기술, 쾌적한 주거 공간을 만드는 기술, 태양과 바람의 에너지를 이용하는 기술 등이 있다. 대부분 제작 방법도 간단하다. 무한한 상상력을 바탕으로 환경과 조건에 따라 최적화된 기술을 찾아가는 적정기술. 일반 가정과 농가에 적용할 기술에 어떤 것들이 있는지 살펴보자.
 햇빛 건조기
전기냉장고의 대안은 텃밭과 다양한 전통적인 음식 보관 방법에 있다. 왕겨가 담긴 옹기에 생선을 보관하는 방법, 훈제, 진공 병, 염장, 설탕 절임, 발효, 맹감나무 잎이나 차조기와 같은 천연 방부제를 이용하는 방법들 역시 주방의 생활 기술이다. 텃밭은 가장 좋은 저장방법이며, 도시 농업이 필요한 이유다. 도시 텃밭은 흙부대를 이용하거나 PET 병을 재활용해 화단을 만들면 된다.
자연 채광 조명은 가정에서 11%, 상업건물에선 26% 정도의 에너지를 소비한다. 주간에 태양 반사 채광관(Sun Light Tube)이나 천창, 창문형 반사판으로 전등을 대체해 에너지를 절감하는 기술이다. 이 기술은 아프리카에서 물을 담은 PET 병을 지붕에 꽂아 주간 조명으로 활용한 것에서 출발한다. 최근 유럽에선 패시브 하우스의 주간 조명장치로 개량해 활용하고 있다.
자연 정수기 물은 취수와 정수, 이송과 공급에서 막대한 에너지가 소모된다. 자연 정수기는 옥상에 설치한 빗물 저장 탱크의 물을 걸러 사용하는 기술이다. 숯이나 자갈, 모래, 면천, 타공 투습성 도기를 이용한 ‘필터식 비전력 정수기’는 일반 정수기를 대신한다. 태양열로 증류하는 증류식 정수기는 곳곳에 보급돼 현재 사용하고 있다.
자연 냉방 적정기술  자연 냉방의 시작 ‘그늘’ 에너지 절약을 위해 그늘과 환기를 이용하는 방법이다. 초기 비용도 단열 시공보다 그늘을 만드는 게 더 경제적이다. 자연 냉방에선 그늘과 환기를 중요하게 다룬다. 건축할 때 태양열을 차단하는 그늘을 만들어 건물이 뜨거워지는 것을 방지하는 것이다.
햇빛 차단용 차양 건축물을 그대로 일사 광선에 노출시킨 채 단열만 하면 효율이 떨어진다. 차양은 빗물보다 햇빛 차단을 목적으로 만든 구조물이다. 옛 주거문화에선 갈대발이나 대나무발을 문과 창밖에 걸어 햇빛을 차단했다. 최근엔 이와 유사한 블라인드를 사용하지만, 실내 냉방엔 효과가 없다. 블라인드나 검은 방충 창, 차양 포렴 등은 창문 바깥쪽에 설치해야 효과적이다. 
이중 외피·외벽 값싼 농사용 PE 차광막으로 여름철 남서쪽 벽에 그늘을 만들기만 해도 자연 냉방 효과가 있다. 나팔꽃과 같은 넝쿨 식물을 이용해 그늘을 만드는 방법도 있다. 보다 적극적으로 이중 지붕(Double roof)이나 이중 외벽(Double Skin wall)이 패시브 하우스에 적용되기도 한다. 저렴한 썬 라이트를 이용해 이중 외피를 만들면 시공비를 절감한다.
태양 굴뚝 환기는 자연 냉방 적정기술에서 핵심 기술이다. 그 가운데 하나인 태양 굴뚝(Solar chimney)은 햇빛 온풍기와 같이 대류현상을 이용해 더워진 공기를 내보내고, 찬 공기를 집 안으로 끌어들이는 방식이다. 이 기술은 집 안의 환기 지도를 그려 바람의 방향과 동선을 파악하는 게 우선이다. 구조는 간단하다. 차고 무거운 공기는 낮게 깔리니 흡입구는 그늘진 북서면 낮은 곳에 두고, 가열된 공기가 잘 빠지도록 배기구는 남동쪽에 둔다. 
기화열 자연 냉방 기화열 자연 냉방은 대중적인 패시브 냉각 적정기술의 하나로, 수분이 기화하면서 열을 빼앗는 현상을 이용한 방식이다. 박스 종이를 잘라 골판이 보이도록 붙인 기화 판을 창문에 부착해 물을 뿌린 후, 건물 내부 반대쪽에 태양 굴뚝이나 환기팬으로 공기를 빨아낸다. 단, 여름철 습도가 높은 지역에선 환기 장치를 설치해 습도를 조절해야 한다.
적정기술 난방에너지  태양열 온풍기·온수기 태양열 온풍기는 저렴하고 제작이 손쉬워 난방에너지의 대안으로 많은 사람이 실생활에 적용하고 있다. 철물점에서 쉽게 구하는 알루미늄 주름관, 각목, 합판, 실리콘, 스프레이 페인트, 유리나 폴리카보네이트 등으로 만든다. 햇빛이 좋은 날 온풍기로 유입되는 공기는 50~60℃ 정도에 이른다. 태양열 온수기는 온풍기 원리와 동일하다. 
축열 벽 축열 벽(Trombe Wall)은 태양열을 저장하는 흙이나 돌 등 축열 기능을 가진 모든 재료를 활용한다. 햇빛이 잘 드는 창가에 철망으로 된 구조물을 세우고 그 안에 큰 자갈을 채우거나 PET 병에 물을 채워 축열 벽을 만든다. 
햇볕 거실 햇볕 거실(Sun room)은 가장 단순한 자연 난방 방식이다. 쉽게 말하면 집 안을 밝게 만드는 것이다. 겨울철 거실 바깥쪽에 비닐로 온실을 만들면 햇볕 거실이 된다. 
고효율 화목 난방 장치 전국적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장치다. 기술적 접근과 진화가 빠르게 진행되는 적정기술 분야다. 최근엔 벽난로와 개량 복합 구들에 대한 관심도 늘고 있다. 이미 유럽에선 연기 배출량을 줄이면서 적은 양의 나무로 난방을 해결해 도시에서도 사용 가능한 고효율 화목 난방 장치들이 등장했다. 국내도 콘테스트 ‘나는 난로다’ 및 ‘지역별 워크숍’ 등을 통해 고효율 화목 난방 장치의 기술과 원리, 제작 방법을 보급하고 있다. 
자연재료를 이용한 단열재 유럽에선 오래전부터 갈댓잎으로 만든 고단열 압축 보드를 건축물 단열에 적용해왔다. 우리나라도 볏짚을 압축해 만든 일명 ‘다다미’를 주택 단열재로 활용하고 있다. 아직 다다미 외엔 친환경적인 자연재료 단열재가 없으며, 이에 대한 연구개발이 필요하다.
기타 유용한 적정기술  폐식용유를 이용한 바이오디젤 바이오디젤은 경운기, 트랙터, 경유 차량에 사용하는 친환경 경유 연료다. 폐식용유와 메탄올, 촉매(수산화나트륨 또는 수산화칼륨)재를 섞어 화학 반응을 일으킨 후 물을 이용한 세척 과정을 거쳐 고순도의 바이오디젤을 얻는다.
수격 펌프(Hydrulic Ram Pump)는 관내에 유입된 물의 흐름을 일시적으로 차단하면서 발생하는 수격 현상(Water hammering)을 이용한 비전력 펌프다. 용량이 다른 두 개의 체크 밸브와 적절한 파이프로 쉽게 제작한다. 펌프 가동은 수량이 일정한 시냇물이라면 충분하다.
소수력 휠 펌프(Wheel Pump) 원리와 동일하며, 물에 뜨는 재활용 통과 플라스틱을 이용해 쉽게 만든다. 유량과 유속, 낙차에 따라 다양한 크기로 제작이 가능하다. 마을 에너지 자립에 도움되는 기술이다. 
소형 풍력 국내에 적정기술로 보급된 풍력장치는 대부분 수평축으로 효율이 좋다. 하지만, 일정 이상의 풍속이 필요해 활용도가 그리 높지 않다. 이에 비해 수직축의 소형 풍력장치는 적은 풍속에도 회전한다. 재활용 자재와 자동차용 제너레이터를 이용해 쉽게 만든다. 다만, 각종 자재의 수평, 수직을 정확히 맞춰야 제 기능을 발휘한다. 
천연 페인트 코를 찌르는 페인트는 각종 유독성 화학제품이며, 아토피의 주요 원인이기도 하다. 천연 페인트는 어린 학생들도 만들 정도로 쉽다. 종류도 우유 페인트, 석회 페인트, 물유리 페인트, 소금 페인트, 밀가루 페인트, 맥주 페인트 등 다양하다. 
바람잡이탑 높은 곳의 시원한 바람을 사방에서 집 안으로 끌어들이는 간단한 구조의 장치다. 자연 환기와 자연 냉방의 효율을 높이는 보조 장치로 활용하기도 한다. 
가스피케이션(Gasification) 한마디로 연기(Wood Gas)로 만들어 내는 난로라고 이해하면 된다. 우드 가스를 연료로 사용하기 때문에 디젤 발전기, 디젤 자동차, 보일러, 난로 등 활용도가 높다. 마을 단위의 에너지 자립을 추진하면서 바이오매스 연료를 적극 활용해야 하는데, 가스피케이션이 집단 난방 방식에 활용하기 좋은 기술이다.
개량 농기구 적정기술은 단지 에너지 분야에만 국한된 게 아니다. 주거, 옷, 먹거리, 농업, 이동, 노동 등 일상생활 모든 분야에 적용된다. 특히, 농업 분야에 적정기술 활용도가 매우 높다. 그러나 농기구 대부분이 화석연료를 사용하는 기계로 대체되면서, 전통 농기구는 사라질 위기에 몰렸다. 개량 농기구는 버려진 자전거, 경운기, 콤바인 등을 이용해 사용 편의성을 높인 기술이다.
|
첫댓글 인간의 삶과 지역사회 공동체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하여
적은 비용으로, 지역의 자연재료로, 지역 주민의 기술과 노동력을 협동으로,
분산된 재생가능 에너지를 활용하는 삶의 기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