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 개설하고 처음으로 블로그, 카페 동시 개봉입니다.
지금 막 블로그에 올린 글을 카페에 전격 게재합니다. ㅎㅎ
맛집 소개만 별도로 올릴 계획은 없었는데, 비행 님에게 자극 받아 한 편 올립니다.
일단 이거부터 보시죠! 이게 뭘 의미하는지 아시지요?
이 엄동설한(1월 14일)에 손님들이 밖에서 한 시간 정도는 예사로 기다립니다. 지금은 3번 노시훈 일행 4명이 들어갈 시간입니다. 현재 시간은 오후 7시.
손님 이름에 모자이크했습니다. 산 너머 살구의 독자가 수십만(?)인데 이 정도 조치는 해야지요.
'깜딱' 놀라셨죠? 시장에서 파는 미니족입니다. 이것도 잘 고르면 맛있어요. 일단 값도 싸고…
오늘의 주인공 성수족발입니다. 육안으로는 거기서 거깁니다.
제가 한번 평가해보겠습니다. 우선 좀 달달합니다. 니혼진들이 이 맛을 보면 환장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제 입맛을 기준으로 하면 조금 덜 달았으면 좋겠습니다.
고기가 보쌈이나 수육처럼 따뜻합니다. 주방의 의도인지는 모르겠지만 손님들이 줄 서서 기다리는데 미처 식힐 시간이나 있었겠습니까?
그리고 성수족발을 성수족발이게 만든 가장 중요한 포인트! 껍질이 유난히 쫄깃거립니다. 껍질 말고 살코기 부위는 보쌈처럼 부드러워서 저처럼 껍질만 탐닉(?)하는 사람도 살코기에 손이 갑니다.
다른 족발집과 다른 점은 저 양념입니다. 새우젓을 대파, 고춧가루, 깨와 함께 버무린 건데 성수족발의 달달한 맛을 중화한다고나 할까? 아무튼 탐나는 양념입니다. 부추 무침도 불에 살짝 데쳤는지 어쨌는지 식감이 부드럽고 족발과 잘 어울립니다.
돼지족을 언제부터 이런 식의 족발로 삶아
먹었는지는 확실치 않습니다. 제가 많이많이 신뢰하는 책, '한국음식문화박물지(황교익 지음)'와 '식객' 등을 종합하면, 한국전쟁 이후 평안도 실향민이 중국의 오향장육을 흉내 내어 당시에 싸고 구하기 쉬웠던 돼지족을 삶아 먹으면서 생겨난 음식으로 보입니다. 그 후 1970년대를 지나면서 돼지 등심과 안심은 일본에 수출하고 부산물로 남은 돼지족이 흔하게 되면서 대중화되었다고 합니다. 확실한 건 한국인이 대대로 먹어온 '몇백 년 전통' 뭐 이런 음식은 아니라는 겁니다.
사진은 독일 드레스덴에 갔을 때 맥주와 함께 먹은 독일 족발입니다. 오븐에 구워 바삭한 맛이 특징입니다. 이름이 뭐라더라? 아무튼 한 사람이 하나씩 먹는데 일행 10명 중 접시를 깨끗이 비운 사람이 아무도 없었습니다. '어찌나 많던지'
테이블 10개를 바투바투 붙여 놓은 정말 조그마한 가게입니다. 신발 벗고 앉는 좌식 자리에는 4인석 테이블을 둘씩 붙여서 8인석 네 개를 만들어 놓았는데 8인석을 테이블 한 개로 친다면 그나마 테이블은 총 여섯 개입니다. 그리고 말이 8인석이지 성인 여덟 명은 절대 못 앉습니다. 대기 손님들은 어림잡은 시간이 되면 슬슬 나타나거나 문앞 비닐하우스에서 불을 쬐면서 호출을 기다립니다. 성수역 내리면 걸어서 채 5분이 걸리지 않고 별도의 주차장이나 주차비 지원은 없습니다.
왼쪽 기둥에 '알림'이라고 써놓은 걸 확대
해 볼까요? 발(성수족발)의 행복이 눈(권안경)의 불행이네요. 권 사장님께도 민폐지만, 가뜩이나 눈 나빠서 안경 쓰러 온 사람들 시야를 가려서야 되겠습니까? "줄 서신 분들! 안경 가게 안 보이니까 오른쪽으로 조금만 비켜주세요."
족발말고 다른 메뉴로는 좀 생뚱맞게도 순대국이 있습니다. 고기를 아무리 배부르게 먹어도 밥은 꼭 '먹어줘야' 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런 사람들을 위한 식사 메뉴이자 추가 안주(술국)입니다.
성수족발 소개를 마치며 부록-재미있는 족발 이야기- 나갑니다.
3대 족발
혹시 서울의 3대 족발집이라고 들어보셨습니까? 여기 성수족발하고 시청역의 만족오향족발, 양재동의 영동족발 이렇게 3곳이라고 합니다. 애당초 이런 타이틀을 누가 갖다 붙였는지도 모르겠고, 또 별다른 이견 없이 정설로 회자된다는 것도 희한합니다. 확실한 공통점 하나는 있습니다. 3곳 모두 대기 손님들이 줄을 선다는 것.
식객에 나온 족발
또 한 군데 유명한 집은 충무로의 평안도족발집입니다. 말이 나왔으니 얘기지만 족발하면 충무로 아닙니까? '원조' 옆에 '진짜 원조', '뚱뚱이할머니' 옆에 '원조 뚱뚱이', 이런 식으로 열 몇 군데 족발집이 박터지게 몰려있습니다. 아무튼 평안도족발집이 언제부터 유명했는지는 모르겠지만 허영만의 만화 '식객'에 실린 덕을 보는 것만은 확실합니다. 이 곳도 제 시간에 안 가면 줄을 서야 하는 유명 맛집입니다. 그 옆집은 손님이 절반도 안 찼는데 말입니다. 아무튼 식객에서는 충무로의 수많은 '자칭 원조' 중 진짜 원조는 평안도족발집이라고 소개하고 있습니다.
앞발과 뒷발
족발집 메뉴판을 보면 대, 중, 소가 있는데(더러 특대도 있습니다), 이게 돼지 크기별로 나눈 게 아닙니다. 앞발은 대, 뒷발은 중입니다. 앞발이 뒷발보다 더 크면서 껍질 부분이 많아서 더 맛있다고 합니다. 저 역시 두 명이 가더라도 꼭 대자를 시킵니다. 물론 허영만의 식객을 보면 뒷발도 뒷발 나름의 맛이 있으니 주는 대로 먹으라고도 합니다.
족과 발과 족발
소는 '족'
닭은 '발'
돼지는 '족발'
웃기죠? 시간 나면 유래 좀 알아봐야겠습니다. 아시는 분은 댓글!
첫댓글 족도 발도 안좋아하는지라.....ㅡ,ㅡ
족발은 좋아하시나요?
족과 발의 만남도 그닥...ㅡ,ㅡ
ㅋㅋㅋ
수십만 독자를 위한 배려에서 감동을 느끼네요
공인인 자의 당연한 책임입니다 ㅋ
족, 발, 족발...
ㅎ, ㅋ, ㅎㅋ...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