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지공예 수업
한지공예 수업 첫날입니다.
작년부터 사찰의 도반들이 한지공예를 하고 싶다고 했지만
이런 저런 핑계로 이제서 시작합니다.
늘 무엇인가 바쁜 듯 돌아가는 일상에서
하루쯤 차분히 앉아서 한 가지 일에 몰두하며
자기를 돌아볼 수 있는 유일한 시간이 됐음 하는 마음에서
먼저 배우고 습득한 지혜를 나누기로 결정했습니다.
무엇이든 시작한다는 것은 새로운 도전이니
준비해야 할 것도 많습니다.
인사동과 방산시장과 마트와 문방구를 다니면서
준비한 준비물이 한보따리입니다.
이번 주부터는 수요일 오늘 만큼은 모든 일 다 접고
부처님 도량에 서둘러 올라와 사시 법회를 보고
점심공양 후 2시부터 시작할 것입니다.
모두 보기는 많이 했겠지만
직접 만드는 일은 처음이니
둘러앉는 보살님들의 표정은 마치 학생이 된 양
살짝 상기된 모습으로 제 설명을 들어 줍니다.
특별히 거창하게 설명하기보다는 실습을 하고 싶어 하는 연세들이니
가장 기초되는 작업부터 시작합니다.
우선 기본으로 준비한 반제품인 합지 붙이는 작업을 해 봅니다.
바라만 보면 쉬워보였겠지만 직접 작업하는 것은 그리 쉽지만은 않습니다.
세상사 다 그렇듯이 말입니다.
작업 순서를 정해 주고
붙이는 방법을 설명해 주고
잘된 것과 잘못된 것을 구분해서 설명해 주면서
함께 공작시간처럼 진행을 하다 보니
어느 순간 보살님들의 삼매가 통했는지
마치 도량이 맑은 기운으로 꽉찬듯하여
잠시 고개를 들고
물끄러미 바라보고 계실 부처님쪽을 향하니
오늘따라 그 미소가 그윽함으로 다가옵니다.
원래 이런 일을 하다보면 시간은 쏜살같이 가는 법
준비했던 작업을 다 끝내기도 전에
3시간이 후딱 가 버렸습니다.
우리는 오늘만 할 것이 아니고
다음 주에도 그 다음 주에도 할 것이니
오늘은 여기서 마치기로 하고 5시에 수업을 마쳤습니다.
함께하는 내내 힘들다 하면서도
하나씩 형체가 만들어질 때마다
행복해 하는 모습이 참으로 보기 좋았습니다.
도반여러분!
그리고 학생 여러분!
오늘 시작했으니
우리 쉼 없이 노력해서
같이 공부하는 마음으로 좋은 작품 만들 때까지
차근차근 한지 삼매에 푹~~ 빠져봅시다.
2014/2/26
다경 합장
첫댓글 고단하셨지요 ?보살님!! 재료 준비시하랴 말기 못알아듣는 학생들 가리시느라;....ㅎㅎ 우리도 예전엔 총기있었답니당~~
뭔가에 집중하는 기회를 갔게되어서 좋았습니다...
나혼자 못하는게 아니고 옆에도반님들 보며 위안삼고
ㅎㅎ 별일도아닌데 웃음바다...동심으로 돌아간것같습니다~
한지공예가 처음이지만 만만치않은거 같습니다.
뭔들 쉬운게 있겠습니까..?
손따로 마음따로...^^
정진할때 내 맘자리를 살펴보듯 이 작업도 조금만 실수하면 바로 표시가 나던되요ㅎㅎ
도반님들! 우리 열심히배워봐요
선생님이 괜찮던데요~~~ㅋㅋ
선생님!!
잘 부탁합니다~~~^^♥
좋을 시간이었네요 재능을 나누어 주시니 참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