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프힐 운동란에서 발도르프치유교육과 윤종섭님이 언급한 캠프힐치유교육을 서로 구분하셨는데,
똑같이 슈타이너박사의 이론에서 나온 치유교육으로 알고 있는데, 그 차이점이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그리고 치유 교육이라 함은 인지학을 바탕으로한 특수교육만을 말하는 것인가요? 아님 인지학과는 상관없는 치유교육도 있나요?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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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글이 늦어져 죄송합니다.
우선, 우리나라에 새로운 교육철학이나 개념이 도입되면
어떻게 불리워야 하는지 많은 고민을 해야 하는 것은 당연합니다.
왜냐하면 그 불리워지는 이름을 통해서 서로간의 개념을 공유할수 있으며
그것을 통하여 구체적인 행위로 나타날수 있기 때문입니다.
슈타이너의 인지학을 바탕으로 한 교육학이라는 것을 전제 할때,
그 어원은 독일어에서 출발했음을 의심할 수 없겠지요.
독일어로는 Heilpädagogik (하일페다고긱)이라 불리워 집니다.
1924년 6월 장애인관련 기관과 병원, 시설에서 근무하는 사람들을 모아 놓고
장애인의 교육과 관련된 교육세미나를 실시한 것이 Heilpädagogischer Kurs
(하일페다고긱 코-스) 로 출판되었으니 말입니다.
그렇다면 독일어로 ' Heil'(하일)이란 무슨뜻일까요.
그것은 독한사전에 '치유하다, 치료하다'라고 번역되어 있답니다.
지금으로부터 6년전이던가요?
우리나라에 파라다이스 복지재단 (장애인 복지를 지원하는 재단으로 우경 파라다이스
복지재단이라고도 합니다)에서 최초로 장애아이들을 위한 발도르프교육에 관한
세미나를 독일의 강사들을 초청하여 실시했었지요.
그때, 독일에서 공부하고 오셨던 몇몇 분들이 통역을 맡아서 했었지요.
그분들은 한국의 특수교육 현실에 대하여 많은 이해가 없었던 듯 했습니다.
사전적 용어를 그대로 번역하여 '발도르프치유교육'이라고 명명했었습니다.
그렇다면 독일에서 현재의 발도르프특수교육 상황에서 불리워지는 이름은 무엇일까요.
이들은 특수교육을 Heilpädagogik(하일페다고긱),
혹은 Sonderpädagogik(존더페다고긱)이라고 하는데,
그 차이를 굳이 우리식의 개념으로 정리하자면
Sonderpädagogischeschule (하일페다고기쉐에슐레-학교)
즉, 학습장애, 혹은 정서장애를 갖고 있는 아이들이 다니는 특수학교이고,
Heilpädagogischeschule(하일페다고기쉐에슐레)라 함은
우리가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중증 정신지체 중복장애아이들이 다니는 학교입니다.
이번에는 우리나라의 현 특수교육 상황에서 불리워지는 이름과 비교해 본다면
중증 정신지체, 중복장애를 갖고 있는 학생들이 다니는 학교를 '특수학교' 또는
'정신지체 특수학교'라 불리우잖아요?
우리나라에는 학습장애나 정서장애를 갖고 있는 아이들이 다니는
학교가 없고 그 아이들이 대부분 특수학급에 편입되어 있다고 할때,
Heilpädagogik 을 특수교육이라고 불리는데 특별히 문제가 없고,
오히려 처음 접하는 사람들에게 이해를 빨리 할수 있는 이름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개념을 바탕으로 전체적인 교육적 관점에서
일반교육과 특수교육으로 분류를 한다고 할때,
일반교육의 대안교육적 이름으로 '발도르프교육' 이라 한다면,
마찬가지로 발도르프교육 철학과 이념을 바탕으로 특수교육을 한다는 의미에서
'발도르프특수교육'이라고 명명하는 것은 크게 문제가 없을 것이라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그렇다면, 캠프힐학교에서 불리우는 캠프힐치유교육이란 무엇일까요?
영어로는 'The Curative Education'이라 불리우며 큰 제목으로는 'Education Special Needs'라
이름짓고 있습니다. 그동안 특수교육 현장에서 'Education Special Needs' 를 '특수교육'이라고
일반적으로 변역하여 사용하고 있는 흐름과 무관하지 않지요.
그러나 다음과 같은 것들을 유념해 두고
좀더 폭넓게 이해하는 방법도 있을 것 같습니다.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발도르프특수학교에는 장애아이들을 위한
낮은 교육과정이 존재하지 않습니다.
다시말해서 일반 발도르프학교에서 교육하고 있는 교육과정을
그대로 발도르프특수학교에서 사용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특수교사는 반드시 일반교사과정을 마친 후에
특수교사자격증을 취득할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다만, 장애학생들 개개인이 어떤 치료교육적 요구가 있는지에 관하여
적극적인 중재 (치료교육)를 실시한다는 것이,...
그리고 또한 그것이 슈타이너의 하일페다고기 코스에서 다루고 있는
사례와 처방을 바탕으로 실시된다는 것에 차이가 있겠지요.
포괄적으로 말해서 슈타이너의 하일페다고기코스 (특수, 치료 교육과정)은
특수학교에서 특수교사를 위해, 그리고 특수교육현장의 치료교사 모두가
함께 교재로 사용하여 아이들의 처방과 진단, 교육에 도움을 주는
지침서로서의 역할을 한다고 할수 있다.
이와 같은 의미에서 캠프힐학교에서는 그곳에 상주하고 있는
중증, 중복장애 학생들을 위한 좀더 집중적인 치료교육이 이루어 지기 때문에
그렇게 불리워 진다고 할수 있겠지요.
그러나 큰 틀에서는 발도르프특수교육이라고 명명되는 것이 마땅할 것 같습니다.
다시 말해서 이명수님께서 지적하신대로 슈타이너의 인지학을 바탕으로
장애아이들을 가르치는 교육철학과 방법이므로 발도르프 특수교육이라고
불려지더라도 문제가 없을 것이며 오히려 혼란을 가져오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치유교육, 치료교육이라 한다면,
마치 치료나 치유를 통해서 정상이 되거나
어떤 의료적 행위로 착오를 일으킬수 있으며,
발도르프특수교육 영역에서 실시하는
치료교육 (예를 들어, 치료오이리트미, 미술치료, 음악치료, 맛사지치료, 승마치료...등등)과
혼돈을 일으킬수 있기 때문에 더욱 정확한 이름으로 불리워 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 부분에 대하여 지난 주에 캠프힐 학교에서 아이들을 가르치시는 윤종섭님과도
잠깐 의견을 나누었답니다.
뭐 저의 일방적인 견해라고 좀 그랬지만, 혹시 이것에 대하여 다른 의견이 있으시다면
회원 여러분과 함께 논의해도 좋을 것 같습니다.
이름을 짓는 것은 참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하나의 이름이 '사회성'을 획득하여 그것을 통하여 더 많은 개념을
정확히 자리잡게 할수 있으니까 말입니다.
결론적으로 말해서 이명수님께서 질문하신내용의 답은
이명수님께서 스스로 제기하신 답이 옳다고 생각합니다.
슈타이너의 인지학을 바탕으로 한 발도르프특수교육과 캠프힐 학교에서 실시하고 있는
캠프힐치유교육과 같은 것이고(캠프힐 학교에서는
좀더 치료교육쪽에 집중하고 있는 관계로(?))
인지학을 바탕으로는 장애아이들에게 실시되는
교육은 발도르프특수교육이고, 아이들 개개인을 대상으로 적절히 실시되는 것이
치료교육이라고 할수 있지요.
그 치료교육에는 위에서 말씀드린데로 치료오이리트미, 미술치료,
음악치료, 승마치료.... 등등이 있습니다.
충분한 대답이 되었는지 모르겠네요. 혹, 궁금하신 것이 있으시면
보충질문 해 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