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야흐로 기차를 타고 대한민국에서 두 번째로 큰 섬인 거제도를 갈 수 있게 됐다. KTX 덕에 서울과 거제가 일일생활권에 접어들었으니 세상 참 좋아졌다.
서울에서 단번에 도착한 거제도, 둘러볼 곳이 다양하다. 서울역에서 2시간 40분을 달려 거제에 도착한 관광객은 뭘 하고 싶을까? 뭘 기대하고 있을까? 그 여정을 시작해본다. (2027년 남부내륙고속철도 개통을 가정해서 작성했다)
아름다운 남쪽빛 감성여행 스타트
도시의 각박함에서 훌쩍 떠나온 거제도는 참 매력적인 곳이다. 파란하늘과 청정해역, 오목조목한 리아스식 해안과 노을이 아름다운 ‘남쪽빛 감성’을 느끼기에 충분하다. 서울에서 언제든지 달려올 수 있는 KTX, 거제에 도착한 관광객이 제일 먼저 할 일은 점심식사가 될 것 같다. 먼저 싱싱한 해산물로 식사를 하고 ‘리무진 관광버스’로 여행을 시작한다. 관광버스는 1일 이용권 1만 원부터 3일 이용권 2만 원까지 티켓을 사면 모든 관광지로 안내한다.
제일 먼저 가고 싶은 곳은 바다의 금강산, 국가지정 명승2호 거제 해금강이다. 사자바위 위쪽에 있는 천년송(수령 1000년의 소나무), 116m에 이르는 기암절벽의 십자동굴이 보인다. 진시황제의 신하 ‘서복’이 불로초를 캐러 왔던 곳이기도 하다.
경남의 관광 1번지라 할 수 있는 ‘외도 보타니아’에서 지중해의 이국적인 풍광을 느끼며 힐링하고 여유롭게 휴식을 취한다! 파란하늘과 에메랄드빛 수평선은 세상 모든 것을 내려놓게 하는 마법을 부리는 것 같다.
유람선을 타면 온몸으로 맞는 신선한 바람과 갈매기의 날갯짓 소리, 끼룩거리는 울음에 관광객의 마음도 갈매기가 되어 비상한다.
바다여행을 마치고 향한 곳은 ‘바람의 언덕’이다. 유럽에 온 듯한 느낌을 주는 대형 풍차, 수백 년 된 동백숲, 나부끼는 억새풀, 그리고 언덕 전체를 관통하는 산들바람을 느껴본다.
‘신선대’도 빼놓을 수 없다. 하늘에서 신선이 내려와 놀았다는 곳. 60~80년대 대한민국 문화를 보여주는 전시물과 미술관을 갖춘 거제해금강테마박물관도 탐방할 곳이다. 첫날 일정은 이렇게 마무리된다. 신선대가 훤히 내려다보이는 블루마우호텔에 여장을 풀고 휴식을 취한다.
‘흑진주’로 불리는 학동몽돌해변
몽돌 구르는 소리는 덤
다음날은 도장포마을에서 ‘학동흑진주몽돌해변’으로 가는 버스를 탔다. 흑진주? 왜 흑진주일까? 해변에 오밀조밀 쌓여 있는 검은 몽돌들, 흑진주처럼 까맣고 반짝이니 그리 불릴 만하다.
몽돌끼리 부딪치는 소리도 꽤 특별하다. 파도에 밀려왔다가 다시 쓸려내려가는 몽돌 구르는 소리에 귀가 즐겁다. 몽돌 구르는 소리는 ‘아름다운 소리 100선’에 올라있다. 그리고 지세포항으로 가는 버스에 올랐다. 가는 길에 펼쳐지는 몽돌해변, 수평선, 구조라해수욕장, 와현모래숲해변을 실감하며 지세포항에 도착했다. 요트를 타고 파란바다와 육지의 풍광들을 보면서, 잠깐의 낚시체험도 하며 동백섬 ‘지심도’를 휙하니 세일링한다!
이순신 장군의 역사 속으로
거제에는 이순신 장군의 첫 승전지가 있다. 옥포대첩기념공원으로 향한다.
가는 길에 조선(造船) 강국의 역사를 써온 대우조선해양의 광활한 야드를 멀리서 바라보며 다시 도약하는 거제도를 실감하기도 한다. 지구의 70%를 차지하는 바다, 작은 거제도에서 바다를 지배할 수 있게 한 대우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은 IMF 사태 때도 굳건히 버티며 우리나라 경제를 견인하기도 했다.
이윽고 도착한 옥포대첩기념공원. 1592년, 풍전등화의 위기에서 나라를 구한 이순신 장군의 용맹을 접할 수 있는 곳이다. 왜구를 물리친 첫 승전지 옥포대첩기념공원에서 23전 23승이란 불멸의 역사를 선사한 해신(海神) 이순신 장군을 만난다.
거제도는 이순신 장군의 첫 승전지면서도, 뼈아픈 패배의 역사도 지녔다. 패배 또한 역사이기에 그 현장을 재현해 놓은 곳이 칠천도에 조성한 ‘칠천량 해전공원’이다. 이곳에서 선조 임금, 권율 장군, 원균 장군, 이순신 장군에 대한 상념이 교차한다. 지난 역사를 살피며 패할 수밖에 없는 악조건 속에서도 전쟁을 치러야 했던 시대 상황을 반추해 본다.
한화리조트서 여장 풀고
공원과 성터 잇따라 탐방
이튿날 일정을 마치고 장목면에 자리한 한화리조트에서 여장을 풀었다. 21층에서 내려다보는 전망은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북쪽으로 부산 풍광이 훤히 보이고 침매터널 구간과 거가대교가 한눈에 들어온다. 아침을 기대하며 밤하늘의 별빛을 벗 삼아 숙면을 취해본다.
여행 사흘차를 맞았다. 버스를 타고 하청면에 있는 거제맹종죽테마파크, 6·25전쟁의 아픔이 남아 있는 거제도포로수용소공원을 탐방한다. 맹종죽테마파크는 대나무 숲이 백미다. 산책로와 쉼터에선 잔잔한 음악이 들려와 호젓하다. 죽순조형물, 동물조형물 등이 보는 즐거움을 더한다. 테마파크 쉼터에선 칠천량 해전공원 등을 감상 할 수 있다.
거제도포로수용소공원은 6·25 전쟁 포로들의 역사를 주제로 다양한 공간이 갖춰져 있다. 이곳은 당시 기록물들을 모으는 작업이 한창이다. ‘세계기록유산’ 등재를 위해서다. 올해 중순쯤 유네스코 사무국에 등재를 신청할 계획이다. 오후에는 고려 의종왕이 3년여 머물렀던 ‘거제둔덕기성(국가지정문화재 사적 제509호)’을 탐방한다. 둔덕면 주민들은 의종왕을 추념하는 제례봉행을 무려 800년 이상 지켜 왔다.
‘둔덕면과 고려촌 발전추진위원회’는 국내 최초 고려촌을 조성해 문화·예술·역사콘텐츠가 결합한 획기적인 관광자원으로 활용하겠다는 복안이다. 이어 거제면의 ‘자연생태테마파크’를 둘러봤다. 돔 형태의 외관이 눈길을 끈다. 석부작, 3000여 점의 각종 분재작품, 생태조각공원, 야생화 소공원, 생태습지원, 식물 분수광장 등으로 꾸며져 있다.
이렇게 사흘이 훌쩍 지나갔다. 다음에도 사랑하는 이들과 함께 다시 오리라 다짐하며, 다시 서울행 KTX를 타러간다.
글·사진 전의승 명예기자
첫댓글 지금부터 관광지로 변신하고 아름다운거제도 만들어야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