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youtu.be/YOmNQGrpnIw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
백석
가난한 내가
아름다운 나타샤를 사랑해서
오늘밤은 푹푹 눈이 나린다
나타샤를 사랑은 하고
눈은 푹푹 날리고
나는 혼자 쓸쓸히 앉아 소주를 마신다
소주를 마시며 생각한다
나타샤와 나는
눈이 푹푹 쌓이는 밤 흰 당나귀 타고
산골로 가자 출출이 우는 깊은 산골로 가 마가리에 살자
눈이 푹푹 나리고
나는 나타샤를 생각하고
나타샤가 아니 올 리 없다
언제 벌써 내 속에 고조곤히 와 이야기한다
산골로 가는 것은 세상한테 지는 것이 아니다
세상 같은 건 더러워 버리는 것이다
눈은 푹푹 나리고
아름다운 나타샤는 나를 사랑하고
어데서 흰 당나귀도 오늘밤이 좋아서 응앙응앙 울을 것이다
* 백석 시집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 (다산초당, 2005)
※백석
시인
본명 백기행
출생 1912. 7. 1. 평안북도 정주
사망 1996. 1.
데뷔 1930년 조선일보 신춘문예 단편소설 ‘그 모(母)와 아들
1936년 시집 《사슴》을 간행하여 문단에 데뷔하였다.
오산(五山)중학과 일본 도쿄[東京] 아오야마[靑山]학원을 졸업하였다. 조선일보사 출판부에 근무하였으며, 방언을 즐겨 쓰면서도 모더니즘을 발전적으로 수용한 시들을 발표하였다.
주요작품《통영(統營)》 《고향》 《북방(北方)에서》 《적막강산》
그림 설종보 -사계리마을에 내리는 눈
첫댓글 시와 그림과 노래까지...
잘 감상했습니다.
늘 수고 많으십니다. 배시인님 고맙습니다~~^